도깨비, 응답하라1988, 이상한변호사우영우, 모범택시 등. 내가 본방사수한 드라마다. 요즘엔 몰아볼수 있어 본방사수가 별 의미 없지만 재미있으면 몰입한다는 말이다. 어떤 경우라도 재미없는 드라마는 안본다. 내용이 건전하고 좋은 메시지 전달한다고 재미없는걸 보지는 않는다. 재미와 시청률은 드라마 생존의 기본이다. 오로라공주, 아내의유혹, 왔다장보리, 조강지처클럽, 임성한, 김순옥 등. 소위 유명세를 탔던 막장드라마와 대표적 작가다. 막장이라 비난하지만 아무나 못쓴다. 막장이어도 시청률이 담보되었기에 이 작가들이 살아남은거다. 각자 시청률 20% 이상씩은 항상 들고 다녔다.그래도 욕은 먹는다. 욕하면서도 드라마는 또 본다. 막장드라마란 말이 우리사회에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중반쯤이다. 임성한의 일일연속극 등이 이말의 생성에 기여했다. 김순옥의 아내의유혹(2008)이 막장드라마에 마지막 점을 찍고. 통상 일반적 상식이나 도덕기준으로 이해하거나 받아들이기 어려울 정도로 자극적이고 이야기 흐름이 개연성 없이 전개되는 드라마를 말한다. 불륜으로 가정이 파괴되고 이를 응징, 복수하는 과정에 기억상실증, 출생의 비밀, 극단적 고부갈등, 재벌가와의 관련 등이 적당히 조
대만을 거쳐 배송된 정체불명의 국제우편물이 민심을 흉흉하게 하고 있다. 지난 20일 울산의 한 장애인복지시설에서 소포를 개봉한 3명이 어지럼증을 호소한 후 병원에 이송되면서 시작된 ‘소포 독극물’ 소동은 온 국민을 공포 속에 몰아넣었다. 하루하루를 소포·택배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이런 종류의 흉문 횡행은 심히 고통스러운 사태다. 정부와 사법 당국은 신속히 진상을 밝히고 대책을 세우는 등 국민 불안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주문하지 않았거나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소포가 발견됐다는 신고는 23일 오후 5시까지 총 2058건 접수됐다. 경찰은 오인 신고로 확인된 1413건을 제외한 소포 645개를 수거해 조사 중이다. 지역별로는 경기 지역이 641건으로 가장 많았고, 서울(506건), 인천·경북(각 98건) 순이었다. 다행스럽게도 현재까지 경찰 등이 수거한 소포에서는 정밀 검사 결과 독극물 등 위험물질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이 배송 과정을 역추적한 결과 울산 장애인복지시설에 배달된 소포는 중국 선전에서 ‘경유 우편’으로 대만에 보내졌고, 대만을 거쳐 한국으로 배송된 것으로 밝혀졌다. 대만 당국도 대만 타이베이는 경유지로만 활용됐다는…
피묻은 1500개 소뼈 더미 위에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이 앉아있다. 소뼈 하나하나를 정성스레 닦고 있는 그녀의 입에서 끊임없이 유고슬라비아의 민요가 흘러나온다. 흰 드레스의 여인은 세르비아의 행위 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이고 이 작품은 1997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장을 거머쥔, ‘발칸 바로크(Balkan Baroque)’. 4일간 이뤄진 이 퍼포먼스는 90년대 발칸반도의 보스니아 내전 학살을 고발하는 행위였다. 그 충격적 퍼포먼스와 함께 기억에 남은 그녀의 인터뷰. “내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을 때 ‘세르비아인’이라고 말하지 않고,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나라에서 왔다고 말합니다” 세르비아인이면서 세르비아인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단다.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나라는 어디일까. 소뼈를 닦으며 부른 노래를 주목한다. 유고슬라비아 민요. 지구상에서 사라진 나라 유고슬라비아. 백년도 못 채우고 사라진 유고슬라비아의 흥망사는 발칸반도 비극의 상징이다. 1차 세계대전으로 오스만 제국과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해체되면서 신생국가들이 생겨난다. 발칸반도에서는 세르비아가 주도권을 잡아 이웃나라들을 흡수, 연합국을 세우는데 그 이름이 ‘유고슬라비아 왕국’이었다
서초구 서이초등학교 젊은 여교사의 극단적인 선택. 쉬쉬해왔던 학부모의 갑질이 불거진 사건이다. 어디 서초동, 교사에게 뿐 만일까? 우리 사회 갑질은 직장, 농촌, 학교, 백화점, 아파트, 식당…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대기업 총수 혹은, 재벌 2, 3세의 폭행에서부터 간호사의 태움 문화, 밀어내기 갑질, 학폭에 이르기까지 언론의 조명을 받았던 사건은 하나둘이 아니다. “나 뭐하는지 알지? 변호사야”. 서이초교 학부모의 교사에 대한 갑질 발언이다. 무엇이 그리 대단하기에, 알량한 직업을 내세우고, 자기 자녀의 선생님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이번 사건으로 교권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일리 있어 보이지만,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은 아닐까? 근본 원인은 우리의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삐뚤어지게 형성됐기 때문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를 긍정적으로 흘러가게 하는 소중한 의미를 함의한다. 사회 구성원 간 신뢰와 상호주의를 바탕으로 결합하고 연결하는 게 사회 자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사회자본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진화한 것처럼 보여 진다. 법조인이라는 특정집단의 우월의식이 부정적 동질성으로 확대 재생산됨으로써 젊은 여교사를…
우리는 잊고 산다. 우리가 얼마나 빠른지. 얼마나 쏜살같은지. 우리는 잠시도 쉬지 않고 내달린다. 내달릴 때, 우리의 속도는 시속 11만km다. 총알보다 30배 빠른 속도다. 방향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1초에 30km를 달린다. 그것이 우리가 사는 지구라는 별이 태양의 주위를 도는 공전(公轉) 속도다. 그렇다고 앞만 보고 무작정 달리는 건 아니다. 총알 보다 빨리 달리면서 뱅글 돌기까지 한다. 뱅글 돌 때, 도는 속도는 시속 1667km다. 경주용 자동차 보다 5배 빠른 속도다. 방향은 시계 반대방향으로, 1초에 460m를 내달린다. 그것이 지구라는 초록별의 자전(自轉) 속도다. 초록별에 붙어사는 온갖 것들은 그 두 가지 속도에 기대어 산다. 공전과 자전이라는 두 가지 속도 틈에서, 사랑하고 미워하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죽이고 죽는다. 우리는 느끼지 못한다. 우리가 얼마나 빠르게 날아가는지. 얼마나 쏜살같이 돌아가는지. 비행기에 탑승한 승객처럼, 지구라는 별을 타고 날아가는 우리는 속도를 느끼지 못한다. 느끼지 못해서, 지구라는 별이 품고 있는 두 가지 속도의 경이로움 또한 망각한다. 우리가 사는 지구가 공전(公轉)을 멈추면 지구에 사는 모든 것들은 죽는다.…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졌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있었다. 사고 당시 청주 지역 강수량은 기상청 집계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13일부터 참사가 발생한 다음 날인 16일까지 누적 강수량은 455.2mm로 지난 2021년 여름철 강수량인 446.6mm보다 많았다. 4일간 쏟아진 비의 양이 여름철 강수량을 합친 것보다 많다. 우리나라는 여름철이면 태풍이나 호우와 같은 계절성 재해로 인한 피해가 잦다. 인명 피해도 늘고 재산상 피해 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예년보다 빠른 장마와 짧은 시간에 많은 비를 내리는 ‘극한호우’ 빈도가 늘고 있다. ‘집중호우’는 시간당 30mm 이상 내리는 비를 일컫는다. 이에 반해 극한호우는 시간당 50mm 이상이면서 3시간에 90mm 이상인 강한 비를 말한다. 물폭탄 같은 강수량에 홍수와 침수를 유발할 위험이 크다. 극한호우에는 보행자가 보이지 않고 차량 와이퍼가 소용없을 정도로 시야 확보가 어렵다. 2011년 우면산 산사태와 지난해 서울 강남 침수 사고 등도 해당 지역에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호우가 내렸던 사례다. 강한 비는 더 자주 내리고 반대로 약한 비는 줄어드는 경향이 늘면서 예상하지 못한
경기신문 19일자 1면 ‘사이렌 민원 넣겠다, 소방 발목 잡는 악성 민원’ 제하의 기사를 보면 가슴이 답답하다. 같은 시대 같은 나라에 살면서 이처럼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이 믿기 어려웠다. 경기신문에 따르면 최근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하동 및 장안구 연무동, 상광교동, 하광교동 등을 담당하는 수원시 광교 이의119안전센터에 ‘사이렌 소리가 시끄럽다’는 항의 민원이 들어왔다고 한다. 인근 아파트 일부 주민들이다. 이에 소방 측은 지난달 민원인 대상으로 관련 간담회를 열고 협의에 나섰고 일부 구간에서 사이렌 소리를 줄이는 것으로 협의됐다. 신도시 주민 약 12만 명의 안전과 생명을 담당하는 유일한 소방 시설인 이의119안전센터 관할 지역에는 영동고속도로, 용인·서울고속도로, 신분당선 등이 교차하고 있고, 광교산, 저수지 등도 있어 센터 직원들은 항상 안전사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얼마 전에도 길에서 쓰러진 노인이 긴급 출동한 이의소방센터 119 대원들에 의해 생명을 건지기도 했다. 그런데 생명을 구하기 위한 출동사이렌 소리를 일부 시민들은 소음공해라며 항의한 것이다. 소방서와 파출소 등은 안전·치안 필수시설이다. 그럼에도 이를 반대하는 주민들
장마인가, 우기인가. 기후 변화에 의해 장마철이 점점 길어지고, 특히 올해는 예년 장마철의 세 배에 달하는 강우량에 역대급 폭우가 이어지자 500여 년 전부터 사용되어 온 용어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강해지고 있다. 여름철 열대·아열대 지역의 나라에서 3~6개월 동안 많은 비가 집중되는 시기 ‘우기’는 이제 한국의 여름을 표현하는 용어가 될지도 모른다. 사람도 식물처럼 환기해주지 않으면 시들해진다. 바이러스와 세균의 활동 증가로 질병에 노출되고 낮은 일조량과 높은 습도로 인한 체내 호르몬 변화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이 강해지며 활동량 저하로 무기력감도 짙어진다. 비 오는 날이 길어질수록 사람의 건강은 위태로워진다. 비가 오지 않는 날이 드문 이 여름, 어디로 떠나야 할까. 마이크로투어리즘은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대형 관광지 대신 집에서 1~2시간 거리의 숨은 여행지를 찾는 근거리 여행이다. 여름철 여행지로 가장 인기가 많은 계곡, 바다, 워터파크보다 작은 미술관이나 물놀이장으로 떠나는 방식이다. 마이크로투어리즘을 더 잘게 쪼개 자신만의 ‘소소한 여행’을 시도해보자. 가까운 전시장과 식물원 가기, 서점에서 평소에 읽지 않았던 책 읽기, 오랜만에 극장으로 나가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