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컨대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나치의 아만성이 우리 안에서 똑같은 야만성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우리 안의 그런 야만성을 물리쳐야 하고, 우리 안의 증오를 부채질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 안의 야만과 증오를 다스리지 않으면 수렁에 빠진 세계가 조금도 헤어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최악의 범죄까지 포함해서 대상을 똑바로 바라보려 한다. 그래서 무분별한 행위가 초래한 무시무시한 파멸 한가운데 있는 벌거벗은 작은 인간을 발견하고자 한다. (유대인 명부를 기록하면서 소리를 지르는 게슈타포 장교를 두고 한 말) 모든 사회의 정치가 악해질 수 있으며 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거대해지고, 악마 같은 손아귀로 사람들을 움켜쥐고, 사람들은 자신이 만든 체계의 제물에 불과하게 된다. 인간의 손으로 만든 거대한 건축물과 뽀족탑들이 우리 위로 올라가고 우리를 지배하지만, 그것들이 우리 위로 무너져 우리를 매장시킬지도 모른다. “남들의 타락한 면은 우리 안에도 있어.” 나는 그에게 계속 설교했다. “나는 다른 해결책은 알지 못해.” 나는 시선을 자기 내면으로 돌려 자기 안에 있는 타락한 면을 뿌리 뽑는 것 말고는 정말 다른 해결책은 몰라. 정말 몰라. 먼저 우리…
‘불가능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긴 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eon Bonaparte). 그가 죽은 지 어언 200년이 넘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지만 살아있는 전설임은 분명하다. 매년 프랑스 일요신문이 공개하는 ‘프랑스인들이 좋아하는 역사인물 Top 10’의 선두주자는 어김없이 나폴레옹이다. 왜 그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를까. 프랑스에 최고의 영광을 가져다줬기 때문일까? 물론 그 이유도 클 것이다. 요즘처럼 가세가 기울어가는 프랑스에서는 그가 더욱 그리울 테니 말이다. 이 남자의 군사적 수훈도 중요하지만 그가 프랑스인들의 일상에 남긴 업적은 지대하다. 프랑스에서는 주소 하나만 들고 택시를 타면 못 찾아갈 곳이 없다. 주소를 손에 들고도 전화를 하고 또 해야 겨우 목적지를 찾는 우리와 사뭇 다르다. 이 편리함은 나폴레옹이 ‘거리에 번호 매기기’를 창안한 결과다. 쓰레기 수거 역시 프랑스는 18세기부터 실시했다. 이 또한 그의 아이디어였다. 어디 그뿐인가.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설립하여 무상교육을 실시하고, 학사학위를 만들고, 최고의 훈장 레지옹 도뇌르(Légion d'honneur)를 고안한 것도 그였다. 사방팔방의 파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제1의
“우리 아이들에게 못 먹이는 걸 어떻게 제가 팔 수 있겠어요?” 창원의 한 초밥집(끗집)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앞두고 잘 운영하던 가게를 문닫고 경양식집으로 업종변경을 선언했다. “정치에 관심이 없지만 먼 미래를 내다봤을 때 오염수 방출로 인한 문제들이 많이 발생할 것이라 봅니다. 문제가 될 것이 당연한데 활어를 다룬다는 것은 결코 용납될 수 없을 것입니다” 개업 이후 최고치 매출을 기록하며 잘 나가던 초밥집은 수족관을 비웠다. “설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겠느냐?”했던 일이 실제 일어나려 하자 그는 바다를 떠났다. 그의 우려는 그만의 것이 아니었다. 일본 후쿠시마현과 미야기현 등 지역 어민조합에 이어서 일본의 최대 어민단체인 전국어업조합연합회가 오염수 해양 방류에 반대하는 특별 결의를 채택했다. 반면에 7월 10일, 한국 어업인연합회는 부산역광장에서 ‘우리 수산물 소비촉진 어민호소대회’를 열고 “괴담으로 어민들 죽게 하는 자는 끝까지 응징한다”며 민주당을 향해 석고대죄하라고 성토했다. 세칭 ‘김건희로드’로 불리우는 서울-양평고속도로는 뚜렷한 이유없이 윤석열 대통령의 처가가 집중적으로 땅을 사들인 곳으로 노선을 변경했다. 당연히 의혹을 제기하지…
정치란 무엇일까. 최근 일어나고 있는 정치권의 다양한 양상을 보면서 이 질문을 많이 하게 된다. 국회에서는 정치인들이 많은 법을 발의하고 또 법이 통과되었다고 하는데, 실질적으로 내 삶에 보탬이 되는 법은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 우리 정치가 현실에 발을 딛지 않고 땅에서 붕 떠 있는 가벼운 정치문화 때문이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현실정치라는 이름으로 현실을 비껴가는 정치를 많이 보게 된다. 정치는 매우 세심해야 하고 구체적이어야 한다. 명품이 디테일에 강한 것처럼 정치가 명품이 되려면 디테일에 강해야 한다. 나무에 매달린 정치인들의 현수막을 보면서 의미 없는 외침 앞에서 나의 삶, 우리의 삶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가를 생각한다. 정치에서 행동과 말의 올바름이 필요하다. 행동과 말의 올바름은 진정성으로부터 나온다. 기득권에 기대는 진정성이 아닌 낮은 삶을 향하는 진정성이다. 우리 삶은 갈수록 각박해지고 기득권 체제 속에서 관행과 잘못된 틀을 깨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늘 든다. 최근 용인에 사는 지인이 경기도에서 예술인 기회소득이 시작된다고 해서 알아보던 중 용인시는 시행하지 않는다는 소식에 좌절했다. 우리 사회에는 경제적 가치보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
장애인들은 진료받기가 결코 쉽지 않다. 의료기관으로 이동하는 과정부터 험난한 경우가 많다. 의료기관에 도착해서도 장애인에게 맞지 않는 진찰대 등 의료기구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 건강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지난달 20일 입법예고했다. 복지부는 이달 31일까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후 개정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휠체어 이용자들이 이동에 불편이 없도록 각 공간의 배치 기준과 유효폭을 명시했다. 출입구나 복도, 승강기, 경사로, 주차구역도 마찬가지다. 시청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과 안내설비, 경보·피난설비, 장애인 탈의실도 갖춰야 한다. 장애친화 산부인과 및 건강검진기관 등 장애인의 진료 접근성을 강화하고 수어 통역 제공 등 세부적인 운영 기준을 명시한 법적 근거도 들어있다. 특히 눈에 띄는 내용은 장애친화 산부인과 의료기관 지정 및 운영 관련 사항이다. 시행규칙엔 장애친화 산부인과 운영에 필요한 시설의 세부기준과 장비별 사양과 규격, 인력별 정원, 운영기준을 정하고 지정과 지정취소에 필요한 절차와 서식을 신설했다. 여성장애인은 임신·출산이 더욱 힘들다. 임신·출산과 관련된
지난달 보건복지부가 ‘제3차 장기요양 기본계획‘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전문가와 국민을 대상으로 노인장기요양보험의 발전 방향 수립을 위해 의견을 수렴하였다. 내년으로 다가온 노인 인구 1000만 시대를 목전에 둔 정부는 인구 구조가 고령화됨에 따라 점점 높아지고 있는 노후 안정화 욕구와 가족 돌봄 부담 완화를 위해 2012년부터 5년마다 장기요양 기본계획을 수립해 오고 있다. 기본계획(안)은 ‘초고령사회를 빈틈없이 준비하는 장기요양보험’이라는 비전 아래 노인들이 각자 살던 곳에서 충분하고 다양한 장기요양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하고 장기요양시설을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방안들을 담고 있다. 노인복지와 노인돌봄의 핵심축인 ‘재가요양’과 ‘시설요양’ 서비스의 선진화를 위해서 노후의 생활을 든든하게 지원할 수 있도록 장기요양보험의 보장성이 한층 강화되어야 한다. 보험제도와 노인 정책 개선과 함께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기요양시설(요양원, 요양병원)에 대한 체계적인 육성·관리 방안 마련 또한 필요하다. 이와 함께 지역 내 노인의 건강한 삶과 복지를 위해 헌신하는 요양종사자를 격려하고 처우 개선을 위한 정책지원이 병행되어야 한다. 시
"마약에 도취돼 오로지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하면서 국민의 참사마저 정쟁의 도구로 악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한 말이다. 이 언급으로 김 대표는 국회 윤리위에 제소당했다. 민주당의 말들도 만만치 않다. “X를 먹을지언정 후쿠시마 오염수를 먹을 수 없다”는 말을 하는가 하면,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웨이드 앨리슨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명예교수를 두고 ‘돌팔이 과학자’라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저명한 석학이, 대한민국 제1야당 대표에 의해 한순간에 돌팔이가 된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 누가 막말을 잘하나를 두고 경쟁에 돌입한 듯 보인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다. 정치권이 막말 경쟁에 돌입하면, 무당층의 수는 늘어나게 마련이고, 이렇게 되면 무당층의 지지를 받기는 더욱 어려워지는데, 이런 것을 모를 리 없는 정치권은 도대체 왜 이런 막말 경쟁에 돌입했을까 하는 점이 그것이다. 무당층이 늘어날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론조사가 있다. 지난 7일 공개된 한국갤럽의 정례 여론조사(7월 4일부터 6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 응답률은 13.8%, 표본오차는 95% 신회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안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한동안 국민을 놀라게 했던 새마을금고 ‘뱅크런’ 사태가 가까스로 진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새마을금고의 방만한 경영행태를 비롯해, 불안정성을 해소하기 위해 관리·감독 체계를 강화하고, 비효율 구조에 대한 전면 개혁을 단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새마을금고는 국민의 일상생활 한복판에서, 특히 서민들의 경제생활에 중요한 기능을 하는 동네 금융기관이다. 더 이상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건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새마을금고는 창립 이래 60년 동안 자산규모 284조 원, 거래 고객 2262만명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규모로 성장했다. 이번 소동을 계기로 전국 1294개 금고 임직원 2만8891명 중 임원만 무려 47%에 이르고, 중앙회장 연봉은 6억5000여만 원, 상근 임원은 5억3000여만 원에 달하는 등 막대한 고액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서민의 상호금융기관이라는 미명 아래에서 자기 혁신을 미룬 끝에 스스로 위기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새마을금고의 출발점은 일반적인 금융기관 설립과는 크게 다르다. 재건국민운동본부의 주도로 1963년 경남 산청·창녕·의령·남해군에서 5개의 협동조합을 설립해 ‘마을금고’라는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