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2 (수)

  • 맑음동두천 4.0℃
  • 맑음강릉 6.2℃
  • 맑음서울 7.2℃
  • 맑음대전 6.2℃
  • 맑음대구 6.9℃
  • 맑음울산 5.7℃
  • 맑음광주 7.6℃
  • 맑음부산 7.4℃
  • 맑음고창 1.5℃
  • 맑음제주 8.8℃
  • 맑음강화 2.0℃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3.7℃
  • 맑음강진군 3.3℃
  • 맑음경주시 2.2℃
  • 맑음거제 5.4℃
기상청 제공

[김위근의 언론 돞아보기] AI 활용 언론사도 저작권 침해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생성 인공지능(AI)이 던진 충격은 언론산업이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오히려 그 크기는 다른 산업보다 훨씬 크다고 볼 수 있다. 생성 AI는 지식정보 콘텐츠를 정리하고 만드는 데 특화된 기술이다. 뉴스는 지식정보 콘텐츠의 대표격이다. 콘텐츠 생산에서 언론사와 생성 AI 서비스의 경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언론사가 대중을 위한 지식정보 콘텐츠를 생산한다면, 생성 AI 서비스는 개인이 대상이다. 얼마 전까지 생성 AI 서비스의 최대 단점으로 실시간 정보 반영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다. 이를 언론사 뉴스와 생성 AI 서비스 콘텐츠의 결정적 차이로 봤다. 지금은 실시간 정보를 반영한 생성 AI 서비스가 적지 않다. 아니나 다를까, 예의 기술은 언제나처럼 축적 과정을 거치면서 발전하고 있다.

 

생성 AI가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초기, 기자들은 자신의 직업 안정성과 전문직주의에 큰 위협을 느꼈다. 이 기술이 기자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어서였다. 하지만 생성 AI가 내놓은 일부 결과물이 거짓 정보를 그럴싸하게 창조하거나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판명되면서 대체 가능성에 대한 우려는 잦아들었다. 대신 많은 사례에서 생성 AI가 저널리즘 품질을 제고할 수 있는 훌륭한 도구임이 증명되고 있다. 뉴스 생산의 각 과정에서 끊임없이 검증해야 하는 수고로움은 있지만, 생성 AI 덕분에 효율성은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개선되고 있다. 거의 모든 뉴스 생산에서 AI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다.

 

이와 관련해 얼마 전 상당한 의미를 가진 실험이 시작됐다. 현지시각 지난 18일 이탈리아 일간신문 '일 포리오(Il Foglio)'가 세계 최초로 생성 AI를 활용한 기사만 실린 4쪽 분량의 종이신문 '일 포리오 AI'를 발간했다. 여기서 활용된 생성 AI는 챗GPT 프로다. 인터넷에서 수집된 정보를 기반으로 해 기사 작성, 헤드라인 생성, 인용문 추가, 요약 작성 등 모든 과정을 담당했다. 기자 20여 명은 AI에 질문하고 AI가 생성한 기사를 검토하는 역할만 했다. AI 신문 발간 첫날 매출은 60% 증가했다. 이 AI 특별판이 한 달 동안 발간될 예정이며, AI 저널리즘의 한계와 가능성을 테스트하게 된다. 기다려지는 실험 결과이긴 하지만, AI가 인간 기자의 창의력과 직관력을 따라올 수 없다는 것이 증명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언론사와 AI 기업 간 관계는 갈등에서 협력으로 전환되고 있다. 물론 갈등 관계가 완전히 청산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뉴스 저작권에 대한 양측 입장은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세계 여러 국가에서 뉴스 저작권을 둘러싼 각종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뉴스 저작권을 침해 받았다는 언론사와 공정 이용(fair use) 수준에서 뉴스를 이용했다는 AI 기업이다. 현재 국내외 일부 AI 기업은 특정 언론사에게 뉴스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기술 개발을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언론산업 전체가 만족할 만한 묘수를 찾기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내년 시행을 앞둔 AI 기본법에서도 양측의 입장 차는 크다.

 

현재 AI를 통해 생성된 콘텐츠의 저작권은 명확한 판단 기준이 없다. 기존 개념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 저작권법 개정의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 포리오 AI'와 같은 언론사의 적극적 AI 활용은 저작권과 관련된 또 다른 이슈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 언론사도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를 활용해 기사를 생성할 때 다른 언론사의 콘텐츠를 기반으로 한 경우, 언론사가 아니더라도 원저작자가 분명한 콘텐츠 등을 기반으로 한 경우 등 다양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 언론사는 이러한 경우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