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게도 국내외 모두에서 흥행에 실패한 실사영화 ‘인어공주’는 몇 가지 지점에서 다른 면을 지니고 있다. 그것도 두드러질 만큼 아주 다른데 짐작하는 것과는 달리 인어공주가 흑인이라는 점이 제1의 요소는 아니다. ‘공주=흑인’은 차이라기 보다 비교적 단순한 특징, 캐릭터의 외모 설정에 불과하다. 인어공주가 흑인이기 때문에 내용이 달라지거나 극 전체의 톤 앤 매너가 달라지는 것은 없기 때문이다. 그냥 피부가 까매서 처음엔 다소 ‘신기하게’ 느껴지다가도 이내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란 걸 알게 된다. 이번 ‘인어공주’가 안데르센의 원작이나 1989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와는 궁극의 지점에서 각각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1) 원작과는 결말을 완전히 다르게 갔다는 것이고 2) 1989년 애니메이션과는 왕자의 캐릭터가 아주 다르다는 것이다. 이번 실사영화에서 왕자는 ‘백마를 탄’ 이미지가 아니다. 그는 다른 선원들과 함께 갑판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백성처럼, 일반 국민처럼 살아가려는, 그래서 ‘보통 사람의 정치학’을 깨달아 가려는 꽤 괜찮은 덕목의 지도자 청년으로 나온다. 심지어 왕자는 그리 잘생기지도 않았다. 외모상 아주 매력적인 인물이라고 할 수는
‘인어공주’, ‘미운 오리 새끼’, ‘장난감 병정’, ‘성냥팔이 소녀’, ‘벌거벗은 임금님’ 등 제목만 들어도 아! 하는 작가, 안데르센이 이런 독특한 작품도 썼었나 싶은 책 한 권이 그림책으로 출간됐다. 동화라고 하기엔 조금, 아니 실은 많이 무섭게 느껴지는 ‘그림자’라는 책이다. 일단 부제를 보면 대충 그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데, 바로 ‘나는 사람이 되었어요’다. 말 그대로, 작품 속 주인공인 학자와 또 다른 자아로 표현된 그림자 사이에 벌어진, 믿을 수 없는 기묘한 이야기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어두운 내면과 심리상태까지를 보여주는 듯한 고정순 작가의 그림은 무척이나 인상적이다. 분량으로만 보자면, 어른들이 읽을 경우 1시간 정도만 투자해도 충분하지만, 몇 번이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 다시금 들여다보게 만드는 고 작가의 그림으로 더해지는 여운까지 감안한다면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싶다. ◆그림자/안데르센 지음/고정순 그림/배수아 옮김/길벗어린이/68쪽/값 1만7000원 책은 북쪽의 추운 나라 출신인 한 학자가 무더운 나라로 여행을 떠나온데서 출발한다. 마음 편히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아침부터 저녁까지 찌는 듯한
◆선녀와 인어공주가 변호사를 만난다면/백세희 지음/도서출판 호밀밭/296쪽/값 1만5000원 흔히 ‘법’이라고 하면 범죄와 처벌만을 떠올리지만, 우리 일상에는 생각 외로 많은 부분이 법과 닿아 있다. 특히 드라마, 영화, 공연, 전시 등 각종 문화예술 콘텐츠가 생산되고 소비되는 과정에도 무수히 많은 법이 존재한다. 이 책은 대중문화예술 분야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시콜콜한 법적 궁금증을 32가지 주제로 나눠 실었다. 책에 실린 글들은 10년 간 변호사 생활을 한 저자가 쓴 칼럼 가운데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거나 반응이 좋았던 것들을 선별해 담은 것이다. ◆부를 부르는 극한의 영업 법칙/디어크 크로이터 지음/강영옥 옮김/황금시간/357쪽/값 1만6000원 “끝났다고 생각한 곳에서 팔아라!” 'CEO보다 많이 버는 세일즈맨의 10가지 성공 전략'이란 부제를 가진 이 책은 독일 세일즈 업계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있는 저자의 노하우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한정된 에너지를 더 중요한 고객에게 집중적으로 쏟아 붓는 ‘현명한 성실함’을 강조한다. 특히 이를 위해선 기존의 프레임을 바꾸는 극단적인 세일즈 원칙이 필요한데, 저자가 제시하는 체계적인 전략을 읽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