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로 잊혀져 가던 민족의 역사와 아픔을 재발견해낸 권비영 작가가 5년만에 선보이는 ‘가족애 부활’ 프로젝트 ‘은주’.
부모의 폭력과 폭언을 견디다 못한 25세 여주인공 ‘은주’가 가출 후 타인들과의 소통과 이해, 그리고 스스로의 반성과 통찰의 과정을 통해 긴 시간 치유되지 않은 채 들러붙어 있던 상처와 아픔을 치유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은주’가 가족 안에서 받은 고통과 아픔이 소통과 용서를 통해 치유되는 과정이 실감나게 전개된다.
우리는 일생동안 수 많은 선택을 하며 살아간다.
인생을 살면서 받는 상처에 평생 고통스러워하는 것도, 이를 극복하고 행복으로 채우는 것도 모두 자신이 선택하기 나름이다.
부정하고 싶은 현실을 회피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참고 배우고 알아가려는 은주의 모습에서 ‘가족’은 자신이 가진 모든 실체의 전부라는 진리, 방향을 정하고 싶지만 선택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준다.
‘결국 나를 만들어 준 건 ‘가족’ 그리고 ‘사랑’, 타인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 사이의 ‘관계’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하지 않겠나’라는 질문을 던지며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일상에 대한 통찰을 권비영만이 지닌 담담한 톤으로 풀어간다.
은주는 도처에 있다. 내 곁의 그 누구도 은주일 수 있다.
불행하고 힘겨운 삶을 살면서도 아름다운 영혼을 간직하려는 은주는 우리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예쁜 딸들이다.
그녀는 자신의 고통과 상처를 깊숙이 감싸 안아 영롱한 빛의 진주를 만들고자 애쓴다.
이 소설은 상처를 감싸 진주를 품어내려는 영혼들의 이야기다.
/김동성기자 kd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