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1 (일)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아침시산책]환유의 골목

환유의 골목

/김영

혼자 구르다 멈춘 깡통은

버려진 악기처럼 운다



이전 골목에서도 그런 적 있다



차 한 잔을 사이에 두고

이마를 부딪친 적 있다



여닫는 각도가 비례하지 않았다



비오기 하루 전

수천 개의 가로등 뒤로

말문이 트이지 않은

불균형이 꿈틀거린다



굴러다니며 비를 맞는 깡통



더 이상은 울지 않는다

 

 

 

평소에 친했던 사람과 사소한 일로 서먹하게 돌아서는 날이 있다. 자라온 환경이 서로 다른 만큼 같은 사안에 대해 서로의 각도가 맞지 않기도 할 것이다. 터벅터벅 돌아오는 밤길, 화자는 가로등에 기대어 미처 건네지 못한 말을 바라보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가 제일 멀게 느껴지는 날이 있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배너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