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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서동균

왼쪽 팔뚝에 감자가 자란다

일곱 살 때 춘천에서
연탄 화덕에 감자를 구워 먹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덴 상처

땅속으로 들썩 파고드는
황갈색 땅강아지처럼
피부에 깊숙이 들어갔다가
조랭이 떡국 같은 물집을
몇 개 터트리더니
별 모양 감자꽃으로 피었다

날이 궂으면
땅강아지가 터앝에서
흙을 헤치고 올라오듯
포슬포슬한 감자알이 꿈틀거린다


- 서동균 시집 ‘뉴로얄사우나’

 

 

 

상처는 궂은 날이면 생각난다. 뽑히는 감자알처럼 꿈틀꿈틀 내 안을 헤치고 올라온다. 특히 눈에 보이는 흉터가 있을 때 그 아픔에 대한 기억은 더 생생하다. 시인은 상처의 흔적을 감자라 했다. 일곱 살 때 춘천에서 연탄 화덕에 감자를 구워 먹다가 눈 깜짝할 사이에 덴 상처이다. 하지만 어찌 어른이 된 지금 화상 자국이 감자 모양이겠는가, 그러나 왼쪽 팔뚝을 볼 때마다 조랭이떡국 같은 물집을 몇 개 터트리더니 감자꽃으로 피었던 그 공간의 사건은 잊을 수 없다. 우리도 누구나 보이는 곳이나 보이지 않는 곳에 상처가 있을 터, 무엇으로 보이는가, 그곳에는 어떤 추억이 들어있는가. /서정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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