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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아포리아]아는 ‘척’해서 빠지는 난관들

 

 

 

더운 여름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출근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잠시 후 버스가 보인다. 아이스크림 포장지를 버리기 위해 주변을 살펴보았으나 휴지통은 없다. 그것을 들고 버스를 타기에는 불편하기도 하고 옷에 아이스크림이 묻을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여러분은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작은 쓰레기를 들고 버스에 타겠는가? 아니면 보는 사람도 없는 것 같으니 그냥 버리고 타겠는가?

우리는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안다. 그래서 불편해도 주머니나 가방에 넣거나 조심히 들고 버스에 탄다. 하지만 누군가는 불편하니 그냥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고 탑승한다. 만약 그 사람에게 “바닥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모르냐”고 물어본다면 분명히 “알고 있다”고 대답할 것이다. 그런데 정말 알고 있는 걸까?

행복한 부부관계를 위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거나, 특정한 무엇인가를 하면 안 되는지 알면서도 하는 행동 때문에 부부 아포리아(난관)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착각’ 때문이다.

우리는 아는 대로 행동한다. (당연히) 모르면 행동할 수 없다. 버스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쓰레기를 버리면 안 되는 것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쓰레기를 안 버린다. 아는 대로 행동한 것이다. 그렇다면 함부로 버린 사람은 알면서도 그런 행동을 한 것일까? 그 사람은 자신이 아는 것을 ‘착각’했다. 그 사람이 아는 것은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 지금 쓰레기를 버려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이다. ‘함부로 버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지금은 버려도 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는 것을 잘못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그 착각은 부부관계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부부행복을 위한 행동은 무엇인가? 배려, 존중, 대화 등 많은 것들이 떠오른다. 하지만 알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행동을 하면 마음이 불편하다. 즉, 착각하면 불편하고 괴롭다. 다행히 그 덕에 우리에게 행복의 기회가 찾아온다.

아는 대로 행동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불편한 감정이 생긴다. 행복한 부부관계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그렇지 않으면 불편하다. 배우자와 대화할 때 인정, 지지, 격려의 말을 하면 좋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비난, 경멸, 회피 등을 하면 불편하다.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착각하기 때문에 이런 불편한 상황이 발생한다. 착각으로 인한 불편함, 괴로움 등의 감정은 내가 무엇인가 잘못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다. 이 순간이 다시 생각할 기회이다.

나에게 소중한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행동을 한다. 영아기 자녀가 새벽에 잠에서 깨 계속 울면 아무리 부모라도 힘들고 짜증이 난다. 하지만 힘들다는 이유로 우는 아이를 계속 방치하면 불편한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해결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러다가 문득 아이가 걱정된다. 열이 있는지, 배가 고픈지, 기저귀가 젖었는지 확인하고 어르고 달래 잠을 재운다. 자녀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기 때문에 부모는 그에 맞는 행동을 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상황에서 아이만큼 중요한 사람을 알고 있다. 바로 ‘나 자신’이다.

무엇이든 내가 원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면 불편하다. 누구든 나에게 함부로 하면 불편하다.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기 때문이다. 이 원칙은 배우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즉, 배우자는 나보다 더도 덜도 아닌 꼭 나만큼 소중한 사람이다. 부부 아포리아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중요한 것은 우리가 그것을 알고 있는지, 아니면 착각하고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

아는 것과 현재 행동이 다르다면 아는 것이 아니라 알지 못하고 있거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오늘 집에 들어가면 아내에게 내 말과 행동이 다른 것이 무엇인지 물어봐야겠다. 아는 ‘척’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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