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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현장에서]4차 산업혁명과 교육의 지향점

 

 

 

 

 

4차 산업혁명이 화제다. 가까운 미래에는 인공지능의 약진으로 우리 생활은 풍요롭게 변한다는 전망이다. 기술의 발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이에 따라 수십 년 내 현재 직업이 과반수가 사라진다는 우려도 있다. 이에 맞춰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교육계도 세계적인 추세인 4차 산업혁명에 맞춰 교육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육계는 4차 산업혁명에 맞는 교육 시스템을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담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역량 교육 강화가 그것이다. 교육은 현재보다 미래 세대 학생들이 변화된 세상과 삶의 방식에 대비한 능력을 길러주는 활동이다. 따라서 미래 시대에 맞는 다양한 역량 등을 키워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따라 학교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학교의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학습 개념과 지도 원리, 수업 방법과 평가 방식 등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사회 공동체 구성원으로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우는 교육 등은 전통적인 방법과 다르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모습도 많이 보인다.

그런데 학교 현장에서 역량 교육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 이찬승의 지적대로 ‘지식과 역량을 대척점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단편적인 지식의 암기에만 머물고 이의 활용이 없는 교육을 너무 오랫동안 하다 보니 마치 지식 교육을 쓸모가 적은 것처럼 생각한다. 지식 교육을 소홀히 하는 데는 강의식 교육에 대한 오해와도 맞물려 있다. 강의식 수업은 가장 보편적인 방법이다. 산업 사회에서 과밀 학급 교육과 상급 학교 진학 준비에는 이 방법이 효과적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지식 교육은 주입식 교육으로 이어졌다. 주입식 교육은 기억과 암기를 주로 하여 가르치는 것으로 교사의 주도에 의해 이루어진다. 학생들 속에 내재하고 있는 것을 드러내고, 바람직한 학습 결과를 이끌어내는 교수법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주입식 교육은 일방적 지식 전달이기 때문에 나쁜 교수법이라는 낙인이 찍힌다.

물론 새로운 지식이 폭주하고 있는 시대에 지식 자체를 외우는 교육은 지양해야 한다. 그러나 지식에 대한 탐구를 하고, 그 지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익히는 길은 학교가 감당해야 할 중요한 교육적 행위다. 그동안 지식 교육을 제대로 못 한 방법론을 반성하고, 효과적인 방법론을 모색해야 한다. 역량은 말 그대로 지식을 활용하는 능력이다. 과거처럼 지식만 외우는 것이 아니라, 활용 능력이 중요하다. 지식을 이용해 분석하고 종합하며 다시 평가하는 것 등 고등사고 능력을 키우는 것은 중요하다.

우리 교육은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아 고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바꾸는 것으로 해결한다. 그러다 보니 무턱대고 과거의 것을 부정하고, 새로 포장된 것에만 눈을 돌린다. 지식은 객관적으로 검증된 세계다. 내가 모르고 있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 곧 지식이다. 새로운 지식에 경의를 품고 지식을 통해 삶의 의미를 푸는 것은 어린 학생들에게 꼭 필요하다.

하나 더, 4차 산업혁명에 대한 맹신이 걱정된다. 4차 산업혁명은 세계경제포럼에서 시작한 말이다. 공식적인 연구와 검증에 의해서 나온 개념이 아니라, 자본주의 사회 변화를 예측하는 표현이다. 또 4차 산업혁명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다. 미래는 실체가 없고, 우리가 상상하는 모습과 다를 수도 있다. 4차 산업혁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용어에 지나치게 공포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실체도 없는 미래형 인재보다는 현재 삶에 충실하고 성실한 인재를 키우는 것이 합리적이다. 먼 날 개인의 성공에 목표를 두는 것보다 현재 공동체의 삶에서의 역할에 주목해야 한다. 공동체에서 함께 살아가는 시민으로 비판하고, 정의를 실천할 수 있는 배움이 필요하다. 공동체의 지식을 공유하고 교류하는 것이 그 첫걸음이다. 삶에 유용한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시대를 초월한 인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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