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9 (목)

  • 구름조금동두천 21.0℃
  • 구름조금강릉 24.9℃
  • 맑음서울 20.9℃
  • 맑음대전 22.3℃
  • 맑음대구 23.3℃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22.5℃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20.8℃
  • 맑음제주 20.6℃
  • 구름조금강화 18.0℃
  • 맑음보은 21.5℃
  • 맑음금산 21.0℃
  • 맑음강진군 23.0℃
  • 맑음경주시 24.8℃
  • 맑음거제 20.0℃
기상청 제공

[통일사색]남북공동으로 홍범도장군 유해봉환 추진하자

 

2006년 3월 개성 자남산여관, 남북대표단이 ‘안중근 의사 유해 공동발굴 및 봉환사업’ 실무협의를 위해 만난 자리다. 중국측은 남북이 합의하여 현지조사를 요청하면 긍적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낸 상황이고. 북한측은 안 의사 유해 발굴시 봉환장소가 황해도 해주(안 의사 고향)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현지 남북공동발굴을 위한 현지합동조사에는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었다. 우리측은 현지에서 매장 추정지를 직접 발굴시도해야 한다는 것과 유해봉환장소에 대해서는 우리 지역에 모셔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지만 북측 의견을 들어주기로 의견을 모은 상황이다.


그 때 우리측 대표는 “만약 우리가 안 의사 추정 매장지를 직접 파보지 않고 이 사업을 중단한다면 안 의사 혼령이 우리들을 가만 두지 않을 것 같다”고 주장하며, 유해발굴 시 봉환장소는 당연히 북한 해주라고 제시했다. 그해 6월 남북의 현지조사단 22명이 중국 대련 여순감옥 안 의사 매장지로 향했다.


남북관계가 정체된 상황에서 북한측 의사를 포용하면서 남북관계 발전을 도모했던 경우는 많이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카자흐스탄에 안치된 홍범도 장군의 유해 봉환사업이 지연되고 있으나 조만간 국내로 모셔올 것으로 예견된다. 일제가 가장 두려워한 인물이 홍범도 장군(2위 김원봉, 3위 김구)이라고 전해진다. 학창시절 국사시간에 배운 1920년 봉오동전투의 영웅 홍범도 장군을 익히 기억한다. 그런데 북한측은 홍 장군의 유해 봉환장소는 홍 장군의 고향인 평양이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고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1927년 러시아 공산당에 입당한 공산주의자이자 우리민족의 위대한 독립투사중의 한분인 홍범도 장군을 자신들이 모셔와 정통성 대결에서도 우위를 점하겠다는 생각일 것이다.


남북간에는 문화·예술·체육·역사 등 비정치적 사안들의 교류협력이 정치적 대결구도를 완화시켜 대화와 화해협력으로 나아가게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사업이나 일본 야스쿠니신사에 방치된 임진왜란 시 함경도 북평사 정문부 장군의 전승기념비를 남북이 공동으로 노력해 국내에 환수, 원소재지 함북 길주에 복원한 북관대첩비 환수사업에서 보여주듯이 우리가 대승적 견지에서 양보하고 북측 의견을 포용한다면 남북관계 발전으로 나아 갈 수 있다는 경험을 떠 올릴 필요가 있다.


금번 대북전단지 살포 문제로 험악하게 변한 남북관계를 대화재개 모드로 전환시키기 위해 홍범도 장군 유해 봉환사업의 남북 공동 추진을 고려해 보았으면 한다. 현 상황에서 대화 재개의 수단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독립투사의 환국으로 남북간 동질성을 다시 확인하는 기회도 되고 남북 화해무드 조성에 크게 이바지 할 것이다. 만약 공동사업추진 협의가 진행된다면 자연스럽게 대북전단살포문제에 대한 우리측의 진정성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금강산관광재개 실무협의 약속, 그리고 개성공단사업 재개와 북미회담 재개를 위한 우리의 노력 등 우리측 의사를 전달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최근 논의되는 통일외교안보 인적쇄신과 관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비핵화 및 한반도평화 관련한 실무 책임자들은 북한을 지식 측면으로나 정서적으로 잘 알고, 경험이 풍부한 인사가 담당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북한 비핵화나 남북관계 모든 문제의 발생 이면에는 실무 책임자들이 북한을 너무 모른다는 데에 있다.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 카운터파트는 30회 이상 만나면서 정작 북한 파트너는 한번도 제대로 만나지 못하는 현실에서 비핵화문제와 한반도 평화문제가 제대로 해결되기를 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북한을 잘 알고, 북한측과 관계유지에 불편함이 없는 인사, 북이 선호하는 인사가 그 직무를 담당해야 할 것이다.


나라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분의 혼령이 어쩌면 남북간의 화해와 협력, 나아가 통일을 위해 다시한번 우리를 돕고 있다는 생각으로 홍범도 장군 유해봉환사업을 남북이 협력하여 함께 추진하는 논의의 장을 마련해 봄이 어떨까.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