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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복은 없다" 아프간 최후 항전지 '다섯 사자' 판지시르

저항세력 속속 집결, 병력 2천~6천명 추산
천혜의 요새여서 탈레반 공격 어려워
20년 전 탈레반 정권에도 점령되지 않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그야말로 순식간에 장악하고 다시 정권을 잡았지만, 한 곳을 점령하지 못하고 있다.

 

예로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 '천혜의 요새'로 꼽히는 판지시르주(州)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점령한 후 항전하려는 세력들이 속속 판지시르로 모여들고 있다.

 

여기에는 아프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살레 제1부통령과 야신 지아 전 아프간군 참모총장, 일반 군인들도 포함됐다.

 

아프간 정부는 또 카불이 탈레반에 점령되기 전 무기 등 군수물자들을 판지시르로 옮겨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의 '국부'로 불리는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로 판지시르 관리를 책임지는 아흐마드 마수드는 이날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에서 현재 판지시르 골짜기에 무슬림 반군조직 무자헤딘 전사들과 함께 있다며 탈레반과 싸운 아버지의 뒤를 따르겠다고 밝혔다.

 

군 출신인 모하마드 자히르 아그바르 주타지키스탄 아프간 대사는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판지시르가 저항의 거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 주재 아프간 대사관 무관이었던 아흐마드 무슬렘 하야트는 뉴욕포스트에 "절대 항복하지 않고 저항하겠다"면서 "판지시르인들은 절대 테러리스트에게 항복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게 되기 전에 목숨을 던질 것"이라 말했다.

 

현재 판지시르에 있는 병력은 2천~2천500명으로 알려졌는데, 뉴욕포스트는 병력 규모를 6천명 이상으로 추산했다.

 

판지시르는 수도 카불에서 북동쪽으로 100㎞ 밖에 떨어지지 않은 작은 주(州)지만, 힌두쿠시산맥을 중심으로 기다랗게 양옆으로 형성된 도시여서 군사적으로 지키기는 쉽지만 공격하기는 쉽지 않은 곳이다.

 

인구는 약 17만3천명이며 탈레반의 기반인 '파슈툰족'과 경쟁 관계인 타지크족이 대다수를 차지한다.

 

아프간 군경 핵심 인사 중에도 판지시르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프간전의 발단이 된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한 직후엔 미국 중앙정보부(CIA) 요원들이 판지시르로 들어와 반(反)탈레반 세력인 북부동맹의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판지시르는 페르시아어로 '다섯 사자'라는 뜻이다.

 

이 때문인지 판지시르를 기반으로 소련과 탈레반에 맞선 아흐마디 샤 마수드에게는 '판지시르의 사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입구가 깊고 좁은 협곡으로 된 판지시르는 소련 등 외세나 20년 전 탈레반 집권기에도 점령되지 않은 지역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판지시르 골짜기 입구를 두고 "(적군의 진격을) 방해하고 매복해 있다가 기습하기 맞춤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판지시르에서 저항이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가디언은 "판지시르는 요새이지만 고립돼있어 보급이 어려울 것"이라면서 "현재로선 반탈레반 운동을 지원할 아프간 이웃 국가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NYT는 "20년 전과 달리 (판지시르의) 반탈레반 지도자들은 아프간 북쪽 국경까지 보급선을 이을 만한 지역을 확보하지 못했다"면서 "국제사회의 두드러진 지지를 확보했다고 보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탈레반이 미군과 아프간군이 버린 무기들을 획득하면서 무장조직 수준을 넘어 '군대' 수준으로 세력이 강해진 점도 저항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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