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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서 진화 사투···'주권 행사 기회' 놓친 진화대원들

본투표는 주소지에서만 가능···사전 투표도 못한 진화대원 '난감'

 

강원도와 경북 동해안 지역 산불 진화에 나선 군 장병이나 소방대원 등 진화대원 중 일부는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수 없게 돼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지난 4일 경북 울진과 강원도 강릉 등에서 발생한 산불로 지금까지 동해안 지역 전국 각지에서 4천∼5천 명 안팎의 대규모 진화 인력이 투입됐다.

 

강원도에서는 진화 작업이 거의 마무리됐지만, 경북 울진은 산불 발생 엿새째인 9일에도 진화 작업이 한창이다.

 

문제는 비상 소집된 군 장병이나 소방대원 등 진화 대원 일부가 제20대 대통령 선거일인 9일 주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됐다는 것이다.

 

지난 4∼5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 기간에는 산불 진화 탓에 투표 시기를 놓쳤고, 본투표는 사전투표와 달리 주소지에서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산불 피해지가 근무지인 A씨는 "5일 새벽부터 산불 진화에 투입돼 동료들과 밤새 매캐한 연기를 마시며 사투를 벌였다"며 "사전투표 이틀째인 지난 5일 투표할 계획이었지만 산불 진화로 시기를 놓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와 같은 처지의 부대원들이 대략 100여 명은 되는 것 같다"며 "산불 진화 지원은 지난 7일 해제됐지만, 근무지 특성상 본투표를 하기 위해 거리가 먼 경남에 내려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경북 울진 화재 현장에 투입된 진화대원 B씨 역시 "사전투표 첫날 불이 난 뒤 지금까지 계속 비상 상황이어서 투표는 엄두를 낼 수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진화대원 C씨는 "교대근무가 가능한 조직은 투표권을 행사할 여지라도 있지만 그럴 여건이 안 되는 조직은 투표를 하고 싶어도 못한다"며 안타까워했다.

 

주소지가 화재 현장 인근인 진화대원은 근무 교대 후 늦게라도 주권을 행사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강원도 삼척 사곡리 산불 현장을 밤새워 지킨 한 소방대원은 "지난 4일 근무하다 출동을 해서 사전투표를 못 했다"며 "오늘 오전 9시 근무교대 후 복귀하면서 투표했다"고 말했다.

 

강원도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전국 어디서나 가능한 사전투표와 달리 본투표는 반드시 자신의 주소지에서만 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 제도는 과거 부재자 투표를 대체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놓친 유권자는 본투표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허수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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