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7년 경기 남부 오산천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멸종위기 1급 야생동물인 수달의 배설물이 오산천 상류에서 발견됐다. 삼성전자 기흥에서 반도체 용수를 정화해 오산천으로 흐른지 십년 만에 수달이 돌아온 것이다. 하루 4만 5000t의 용수가 오산천에 흐르자 수변생태가 극적으로 복원되기 시작했다. 2007년 수질 5등급이던 오산천은 수질 관리사업을 통해 2017년에 이르러 2등급 수준으로 개선됐다.
돌아온 수달을 보호하기 위해 정치권과 지자체·학계·대기업은 20일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안민석 의원(민주·오산)의 주최로 ‘경기 남부 오산천·진위천·안성천 수달보전 대책’ 국회 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서는 오산천, 진위천, 안성천의 수생보호 대책과 수도권 수달보호센터의 필요성과 부지 확보를 주제로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회 좌장은 김진세 오산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이 맡고, 발제자로는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장과 안승홍 한경국립대학교 교수가 나섰다.
토론자로는 박환우 평택환경행동 공동대표, 신춘희 오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강정훈 문화재청 학예연구관, 정택준 경기도 자연생태팀장, 최병주 화성시 공원조성과장, 김진성 평택시 환경국장, 삼성전자 황호송 상무가 나섰다.
안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2007년에 삼성전자를 설득해 내고 이를 반대하던 시민환경단체를 설득하는 과정에 꽤 힘들었지만 결과가 참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현재 멸종위기 1급의 수달은 수생태계 건강성의 상징으로, 수달이 산다는 것은 오산천 일대 생물 다양성이 개선됐다는 의미와 같다.
안 의원은 2020년 당시 수도권 수달보호센터 건립예산 국비 40억여 원을 확보했지만 정치적 환경 변화 등의 요인으로 아직 마땅한 부지를 찾지 못했다.
안 의원은 “생활 범위가 20㎞에 달하는 수달은 오산만의 것이 아니라 경기남부 일대 모두가 수달의 생활권”이라며 “인간이 아닌 수달의 관점에서 이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화성시와 평택시가 조심스럽게 수달보호센터 유치 입장을 밝힌 가운데 오는 6월에 2차 토론회를 열고 입장을 모아갈 전망이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