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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의 소통풍경탐구] 10월, 잊혀진 계절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

 

시월의 의미

이맘때 쯤이면 라디오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노래가 있다. ‘잊혀진 계절’과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이다. 유행처럼 시간이 지나면 잊히는 것이 대중가요인데 10월이면 어김없이 나타난다.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이렇게 ‘잊혀진 계절’은 시작한다. 헤어진 연인의 애절한 노래이다. 10월은 수확과 추수의 계절이고, 나뭇잎도 붉게 물드는 자연의 시간이다. 그래서인지 마음이 넉넉해지기도 하고 감상에 젖고 애잔해 지기도 하는 계절이다. 이 푸르른 가을 아침에 올해 아니 지난 몇 달 사이에 벌어진 일들도 잊히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우리는 공동체에 살고 있다

삶은 공동체적 생활이다. 이곳에는 사람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며 살아가는 공간이다. 타인의 삶이 곧 나의 삶이다. 타인의 불행과 사고가 곧 나의 불행과 사고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인생의 경험칙이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애처롭게 여기는 마음인 측은지심(惻隱之心)과 서로의 처지와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태도는 공동체적 삶을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들의 정서적 공감이라고 할 수 있겠다.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이 역사학자와 정치학자로서의 통찰을 통해 제안한 개념이다. 그는 민족은 민족주의 지식인들이 만들어낸 ‘상상의 공동체’라고 주장한다. 이 책이 출간된 이후 지난 40년간 민족과 민족주의에 대한 연구와 토론을 활성화시키고, 민족주의 연구에 큰 자극제가 되고 있다. 현대적 고전이라고 할 만하다. 상상이라면 가상적이거나 실체가 없는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실질적인 공동체에서 살아가야 한다.

 

미디어 학자인 마셜 매클루언(Marshall McLuhan)이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개념을 제시한 이후 세계는 하나의 공동체적 사회로 변하고 있다. 개방이후 우리나라도 세계화 방향으로 진행되면서 글로벌(global), ‘글로벌 시민’이 일상어가 되고 있다. 그런데 세계는 전쟁 중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교전 중이고 최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하마스가 서로 총구를 겨누고 있다.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작년 수많은 인명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 수해복구 현장에서 목숨을 잃은 해병대원, 사도(師道)의 길에 나섰다가 교실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선생님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목숨을 잃고 던진 이들이 우리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어떤 고민을 했는지 또 그 유가족들의 아픔도 함께 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출퇴근길 전철역에서 칼에 찔리는 테러적 사건이 일상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끔찍한 전쟁의 상황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이들에 대한 인류애적 관심도 가져야 한다. 우리는 공동체적 삶을 안전하게 오랫동안 영위하기 위해서 그 원인과 대책들에 대해 함께 지혜를 모으고, 이 어젠다들을 유지(agenda keeping)하고 관심을 지속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나뭇잎이 아름답게 붉게 물드는 거리에서 평화롭게 ‘시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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