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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행궁동길 ‘지속가능 상생상권’ 조성해야

수원시와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역사 거리로 남길

  • 등록 2024.04.04 06:00:00
  • 13면

수원시 화성 안 행궁동에는 ‘행리단길’ ‘행궁둥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다. 법정동 장안·신풍동 일대다. 이 지역은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이 감싸고 있는 문화재 보존구역으로써 재산권 행사가 제한되어 도시 쇠퇴가 심각한 상태였다. 구도심의 대표적인 낙후지역이었던 행궁동이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세계 최초로 열린 ‘생태교통 수원 2013’ 행사 이후였다. 골목길과 옛길이 정비되고 전선은 지중화 됐으며 거리도 말끔하게 정비됐다. 이 지역에서 개최되고 있는 ‘수원야행(夜行)’ 축제도 관광객의 발길을 행궁동으로 이끄는 역할을 했다.

 

행궁동은 SNS를 통해 소문이 났고 행궁동을 찾아오는 젊은이들이 크게 증가했다. 행궁동길을 찾아오는 사람들은 다양한 메뉴와 분위기에 반한다고 한다. 방문객들이 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또한 해마다 늘고 있다. 수원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팔달구 장안동·신풍동 일원 음식점의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음식점 매출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인 2022년 2427만 9012원에서 2023년 2765만 5245원으로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2022년 476만 5000원, 2023년 527만 3244원으로 늘었다.

 

그러나 방문객이 증가하면서 보증금과 월세도 증가했다. 행궁동 일대 40~60㎡ 규모 상가의 경우 보증금 2000만원~4000만원, 월세 150만~300만 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임대료 상승으로 인한 원주민 유출 현상(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한 우려도 깊다. 실제로 최근 몇 년 사이 행궁동 일대 주인과 임차인이 바뀐 부동산이 많다고 한다. 식당, 카페 등 일반 상업시설 위주로만 거리 밀도가 높아질 경우 앞으로 경기 침체 시 공동화 현상도 발생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말 수원시에서 추진한 용역 결과 장안·신풍동 상권은 연평균 임대료 상승률이 15%에 육박하는 등 젠트리피케이션 ‘경계’ 단계에 이른 것으로 진단됐다. 이에 지난달 29일 수원 행리단길 상권(장안동·신풍동)의 지역상생구역 지정을 추진할 ‘행리단길 지역상생구역 주민실무협의체’가 구성됐다. 지역상생구역은 ‘지역상권법’에 근거한 활성화 구역으로 임대료가 급상승하는 상권에 대해 상인·건물주 간의 상생협약을 체결해 지속가능한 상권을 조성하는 상권보호제도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행궁동 상권 현황을 알리고, 지역상생구역 지정 필요성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21일에는 행궁동 주민자치회가 수원시에서 추진하는 행궁동 상권의 지역상생구역 지정과 관련, 주민 공감대 형성을 위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수원시는 지역상생구역 지정에 어려움이 없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행궁동을 지속가능한 문화·역사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곳곳에 수원화성 스토리를 접목한 시설들을 조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민·관이 적극 협력해 행궁동길이 주민과 관광객들의 지속적인 사랑을 받는 명소로 유지·발전되면 좋겠다. ‘~리단길’을 표방했지만 이제는 찾는 이들이 없어 다시 낙후되고 있는 몇몇 지역의 사례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반짝 유행으로 사라지지 않고 수원과 경기도의 대표적인 문화·역사 거리로 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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