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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소] 잔소리하지 않을 결심!

 

추석이다. 이번 추석이 짧지 않아서 가족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많겠다. 오랜만에 가족, 친척과의 만남은 즐거운 일이지만, 항상 경계할 일은 서로 간의 잔소리다. 명절 단골 잔소리는 결혼, 취업, 2세, 입시, 성적 등으로, 이러저러한 명절 잔소리가 듣기 싫어 고향 가기 싫다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심심찮게 기사에 오르내린다. 실제로 에듀윌이 20~40대 성인남녀 6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추석 때‘가족이나 친척들의 참견이나 간섭'이 가장 큰 스트레스로 나타났다. 걱정하는 마음은 알지만, 가족의 잔소리가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일상에서 자신도 모르게 잔소리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나도 만만치 않은 잔소리꾼이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에게 잔소리하는 나를 자주 발견하게 된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아졌다. 잔소리하지 않고 잘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러다 우연히 SNS에서 한 교수의 글을 보았다.

 

‘이번 학기 목표는 학생들에게 잔소리하지 않기’

 

공감도 되고, 위로도 받아서 박장대소했다.

 

잔소리의 사전적 정의는 ‘쓸데없이 자질구레한 말을 늘어놓음. 필요 이상으로 듣기 싫게 꾸짖거나 참견함. 또는 그런 말.’이라고 되어있다. 나는 같은 말을 반복하고, 말이 길어지는 잔소리꾼이라 스스로 판단하고 있다. 이 점을 반성하면서 잔소리를 조언으로 바꾸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메시지를 짧게 전달하자! 사족(蛇足)을 제외하고 핵심만을 짧게 전달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때 이런저런 군더더기가 붙기 때문에 상대방의 메시지 이해에 필요한 사례, 전문가의 의견, 통계 등의 근거를 제외하고 불필요한 말을 줄여 간결하게 메시지로 전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둘째, 들리게 말하자! 상대방이 집중할 수 있도록 중요메시지를 말하기 전에 휴지(pause)를 사용하면 좋다. 대화든 발표든 강의든 중요한 메시지를 말하기 전에는 잠시 쉼을 두자. 쉼으로 메시지가 잘 들리는 환경을 형성한 뒤 중요메시지를 강조하면서 말한다면 상대방에게 잘 전달된다.

 

셋째, 진심을 담자! 말하는 사람의 진심은 그대로 말에 묻어 전달된다. 상대가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말한다면 상대가 그 진정성을 고스란히 느낀다.

 

넷째, 평가하지 말자! 평가받는 것은 기분 나쁜 일이 되기도 한다.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공직자, 기업에서 연봉을 협상해야 하는 직장인 등의 경우와 다르게 개개인 간의 평가는 감정을 건드릴 수 있다. 감정을 건드리는 말은 아무리 진심과 따뜻함을 담은 조언이어도 듣기 싫다. 남과 비교하는 말, 거칠거나 부정적 감정이 섞인 듯한 말투, 책망하는 듯한 표정 등은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다섯째, ‘샌드위치 화법’을 활용하자! 상대방이 개선해야 할 점을 조언할 때 긍정적인 말로 시작하여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얘기한 뒤 다시 긍정적인 말로 마무리하는 소통방법이다.

 

오랜만에 가족과 만나는 명절에는 서로에게 평안과 지지를 건네는 관계가 건강하다. 잔소리, 평가, 판단이 아닌 그리웠던 마음을 표현하고, 좋은 변화를 칭찬하고, 행복한 말을 나누는 것이 가족의 단단함을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번 추석에는 그리웠던 가족을 만나면 반가운 얼굴과 한층 밝은 목소리로 두 팔 벌려 맞이하자! 잔소리하지 않을 결심을 하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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