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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1분기 실적 맑지만…고환율에 밸류업 '발목'

예대금리차 확대로 이자이익↑…홍콩 ELS 기저효과도
건전성 리스크·환율 불안으로 주주환원 못 늘릴 듯

 

국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가 올해 1분기에도 5조 원에 육박하는 역대급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리 하락기임에도 불구하고 예대금리차 확대에 힘입어 이자 이익이 증가한 데다, 지난해 실적을 짓눌렀던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충당 부담이 해소된 영향이다.

 

다만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미국을 필두로 글로벌 관세 전쟁도 커질 조짐을 보여 건전성 부담은 여전하다. 환율 리스크로 인해 이들이 추진 중인 밸류업(Value-up·기업가치 제고) 역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총 4조 8759억 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3.6%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치였던 2022년 1분기(4조9015억 원)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번 실적 개선의 주된 요인은 이자 이익이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예금 금리를 낮추면서도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한 결과다. 실제로 4대 은행의 지난 2월 말 기준 가계대출 평균 예대금리차는 1.57%로 1년 전(0.87%)보다 2배가량 높다. 이는 7개월 연속 상승세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화대출이 은행 전체적으로 소폭 성장하고, 은행 평균 순이자마진(NIM)도 우려와 다르게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소폭 상승하면서 순이자이익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난해  실적을 악화시켰던 홍콩 ELS 관련 손실에 대한 기저효과도 주목할 만하다.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분기 홍콩 ELS 관련 배상금으로 총 1조 3219억 원의 충당부채를 쌓았다.

 

금융지주별로 봐도 지난해 충당금을 가장 많이 적립한 KB금융의 실적 증가세가 돋보인다. KB금융의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48.4% 늘어난 1조 5780억 원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각각 1조 4711억 원, 1조 525억 원으로 1년 전보다 9.1%, 1.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우리금융은 지난해 1분기보다 7.7% 줄어든 7743억 원의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점쳐졌다.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한 순이익 감소로, 홍콩 ELS 관련 충당금이 상대적으로 적었고 통상적으로 4분기에 인식되는 희망퇴직 비용을 올해 1분기로 넘긴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이들의 대손충당금 규모가 이번 실적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건전성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어 은행을 비롯한 금융지주들이 대손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국내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0.61%로 전월 대비 0.11%포인트(p) 상승했다.

 

미국의 관세정책에 따른 수출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진 만큼, 이러한 건전성 리스크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지주들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의 관세 리스크를 지원하기 위해 은행을 중심으로 26조 원의 금융지원에 나섰다. 또 대출 건전성 관리 강화를 위해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기업의 여신 규모 및 연체율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관세 리스크로 인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환율도 부담이다. 이날 오후 2시 31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60.10원을 기록 중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떨어지면서 밸류업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의 경우 호실적이 점쳐지는 상황임에도 주주환원 규모는 예년과 비슷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증시는 관세 부과로 인한 경기침체와 이를 극복하기 위한 완만한 기준금리 인하가 반복되면서 일정 범위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주주환원 개선은 RWA 증가율을 목표 수준 이내로 통제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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