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김만배 씨의 녹취록 일부가 공개됨으로써 다시 ‘천화동인’ ‘화천대유’라는 말이 호출되었다. 둘 다 주역에 나오는 괘로서 하늘과 불의 기운을 받은 동인이 큰 부를 성취한다는 뜻이다. 문학동인이라고 할 때, 이 동인도 천화동인에서 따온 것이다. 그런데 투기꾼들이 작당하여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은 해괴하다. 윤석열 후보와 관련해서는 역술인과 무속인까지 등장해 주역이 마치 점 보는 책인 것으로 오인될 수도 있겠다. 주역은 점 보는 데서 출발했지만, 미아리 ‘철학원’에서 돈 받고 일회성으로 점을 쳐주는 것과는 달리, 기록해두었다가 맞는지 연말에 확인을 했다. 한자의 기원이 된 은(殷) 나라의 거북점은 주술에 그쳤지만, 시초(蓍草)와 서죽(筮竹)으로 친 점은 숫자로 표현했다. 수는 통계와 수리(數理)로 진화하면서 주역이 되었다. 나아가서 주역은 학..
대통령 선거가 한 달 정도 남았다. 여론 조사를 보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와중에 ‘경기도 분도론’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분도를 찬성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지방분권 시대와 균형발전, 다가올 남북협력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분도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기북도 분도론은 선거철마다 수면으로 떠올라 쟁점이 되고 있다. 1987년 제13대 대선 때 민정당이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5년 뒤인 1992년 대선 때는 김영삼 후보가 분도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분도공약은 2000년 총선에도 등장했고 2004년 총선 때는 여야 모두 경기도 분도를 약속했다. 2014년 지방선거 때는 ‘평화통일 특별도’라는 이름으로 분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안이 등장했으며 2016년 20대 총선에서도 공..
북쪽의 2월은 28일이라는 가장 적은 일자에도 가장 많은 式(식)과 놀이가 있다. 式에는 기념일과 민속명절이 있다. 민속명절로는 정월초하루와 대보름이 있고 기념일로는 2월 8일 건군절과 김정일의 생일인 2월 16일이 있다. 기념일에는 각종 행사에 의식적으로 참가해야 하지만 민속명절에는 취향에 따라 한바탕 놀아볼 수 있는 날이다. 2월에 빨간 날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軍(군) 창건일이 두 개나 있다. 2월 8일은 1948년 생겨난 것이고 4월 25일은 1932년 김일성이 만주에서 ‘반일인민유격대’를 창건한날이다. 2018년 김정은의 지시에 따라 4월 25일은 창건일로, 2월 8일은 건군절로 되었다. 사실여부를 떠나서 軍을 기념하는 명절이 두 번이나 있어 2월에는 휴일이 하루 더 늘어났다. 그리고 민속명절인 음력설은 80년대 후반부터 휴일로 지정되었고..
‘중앙선데이’ 기사를 최근 ‘미디어오늘’이 조졌다. 싹수의 흔적마저 안 남은 언론 동네 퇴영(退嬰)의 음흉한 처참이 차라리 슬프다. 제 속셈이 여론인가? 신문이 지 하고 싶은 말에 전문가의 뜻을 까먹었다. 제 뜻에 맞춰 뒤집었다. 항의하니 반응 없다가 법적 대응한다니 ‘의도는 없었고 마감에 쫓겨 취지를 오해했다.’고 했다. 온라인 판에서 삭제했다. ‘미디어오늘’ 보도다. 대선 후보 이모저모, ‘스피치’ 주제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천천히 말하기'에 신경 쓰고 있다고 밝힌 뒤 ‘윤석열 후보도 단기간 내 화법이 변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불필요한 단어를 최소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고 했다. 관련해, 신지영 교수(고대 국문과)가 그 기사에서 “윤 후보는 공적인 자리에서 말하는 경험이 적었을 뿐 스피치 자체가 미숙한 편은 아니다.” “..
텔레비전을 없앤 지 20년째다. 당시 애들 엄마는 드라마 작가, 나는 정치컨설턴트였다. 세 아이 모두 초등학생이었는데, 어느 날 오후, "이 놈들이 TV에 중독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곧바로 리사이클링업체에 주었다. 물론 과격했다. 애들은 잠시 금단증세를 보이더니 이내 받아들였다. 그 해 여름 한일 월드컵 때, 놈들은 온 세상이 왜 붉은 티셔츠 입고 미쳐서 소리 지르며 뛰어다니는지 모른 채 그저 눈 동그랗게 뜨고 놀라워했다. 그 표정들 잊을 수 없다. 요즘 우연히 소위 '먹방'을 접할 때가 있는데, 그 프로그램에 배치된 거구의 연예인들과 그 기획의도를 보며 식욕이 동하기는커녕, 측은지심과 함께 화가 치민다. '폭식'은 단순히 식도락이 아니다. 정치 경제의 으뜸주제를 그토록 탐욕적이고 희화적으로 추락시켜 긴 시간 전파를 낭비하는 건 옳지 않다..
쭈엉(가명)을 만난 것은 1년 전, 공단 옆 원룸촌에서였다. 미얀마에 군부쿠데타가 일어나자 한국에 거주하던 미얀마교민들이 각 지역에서 집회 같은 항의행동을 준비하기 위해 움직일 때였다. 지역 교민회 대표를 맡고 있던 쭈엉은 큰 눈에 선한 인상의 이십대 후반 젊은이였다. 야간근무 출근하기 전에 잠시 만난 쭈엉은 한국에 온 지 벌써 8년째, 이젠 십여 명이 일하는 사출공장에서 쭈엉이 없으면 공장이 돌아가지 못한단다. 쭈엉이 한국에서 자리를 잡은 후 여동생과 남동생까지 넘어와 일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있었다. 쭈엉은 훗날 결혼을 하더라도 당분간 가족이랑 한국에서 일을 더 하고 싶다고 했다. 고향에서 가족과 여유있게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가고 싶기 때문이다. 윤석열후보가 "국민이 차린 밥상에 숟가락만 얻는 외국인 건강보험 해결하겠다"고 했을 때..
한글이 유엔 공용어에 들어갔다는 뉴스가 SNS를 타고 널리 퍼졌다. ‘한류열풍으로 기존 공식 언어의 하나인 프랑스어보다 사용자가 많은 한국어를 UN에서 표결, 만장일치로 채택’되었다는 것이었다. 엄청난 일이었다. 왜 이런 중요한 뉴스를 주요 언론에서 다루지 않는 걸까. 확인을 해보니 역시 가짜뉴스였다. 좋다 말았다. 현재 유엔의 공용어는 여섯 개다. 영어와 프랑스어, 스페인어, 러시아, 중국어, 아랍어다. 유엔의 모든 문서가 이들 6개어로 작성, 배포된다. 현재 자국어를 유엔의 공식 언어로 채택하려 노력하는 나라는 인도와 일본이다. 15억에 육박하는 인도의 인구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다. 1억2000이 넘는 일본의 인구는 세계 11위다. 한국은 이들 두 나라에 비해 인구수가 적다. 남한의 인구는 5200만 명으로 세계 28위다. 북한의 인구는 2600만 명으..
대선을 한 달여 앞둔 설 연휴가 끝나고 여론조사 등을 통해 민심이 표출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가 하루속히 정상으로 돌아가, 국리민복을 챙기고 미래를 이끌 지도자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새해 들어 해외발 악재가 우리를 더욱 옥죄고 있다. 물가 상승세는 원유와 가스 등 수급 불안으로 멈추지 않고, 여기에 우크라이나 긴장이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난 1월 수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15.2% 증가한 553억 2000만 달러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수출 증가율도 11개월 연속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했다. 어려운 시기에 그나마 반가운 소식이다. 하지만 에너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무역수지는 48억 9000만 달러의 적자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원유와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 규모가 1년 전보다 90억 6000만 달러나 폭증했..
지하철이 없는 중소도시에 사는 한 구순 할머니는 자식에게 신세 지기 싫다며 텃밭에서 수확해 창고에 보관해둔 농산물을 손수레에 끌고 저잣거리에 내다 판다. 하루 3만 원 남짓 번다. 교통비는 왕복 버스요금 2900원(편도 1450원)이 든다. 짚 옆에 지하철이 있는 수도권의 팔순 할아버지 한 분은 아침 식사가 끝나면 집을 나선다. 거미줄처럼 펼쳐진 지하철을 이용해 춘천, 인천, 동두천, 여주, 아산까지 주요 지역을 찾아 다닌다. 물론 교통비 무료다. 1만 원 들고나가면 하루를 알차게 보낸다고 귀띔했다. 복지 차별을 보여주는 한 사례다. 지하철이 적자에 시달려도 무임승차 연령 조정 등 해결책을 말하는 후보는 없다. 오로지 유권자가 많은 수도권 개발 청사진만 난무한다. 충청의 후예고, 경상도의 자식이며, 호남이 사위를 들먹이지만 지역에 대한 진정성 있는 접근은..
기후변화는 가장 중요하고 심각한 환경문제가 됐다. 지구 온난화가 이대로 계속 진행된다면 자연재해로 인해 많은 사람들과 동·식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 이에 많은 국가들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하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2020년 12월 7일 2050 탄소중립 비전을 공식 선언했다. 에너지 대전환 시대를 맞아 산업계도 힘을 합쳤다. 탄소중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 그러니까 대기 속에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을 상쇄할 정도의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이산화탄소의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숲을 조성하고, 무공해에너지인 태양열·태양광·풍력 에너지 등 재생에너지 분야를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