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는 꿈 또는 소망하는 일을 그려보는 행위. 이를 상상이라고 한다. 현재는 상상(想像)이라고 쓰지만 원래는 상상(想象)이었다고 한다. 상상(想像)의 의미는 ‘형상을 그려본다’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그리 어렵지 않지만, 상상(想象)은 왜 코끼리 상(象)자가 쓰여졌는지 의아해 할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여기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 하나는 고대 중국의 황하(黃河) 지역에 살던 코끼리가 기후 변화로 인해 멸종되었고 후대에 코끼리의 뼈를 발견한 사람들이 나름대로의 상상력을 동원해 코끼리의 모습을 유추하면서 만들어졌다는 설(說)이 있다. 다른 하나는 인도에 사신으로 갔던 중국의 관리들이 그곳에서 코끼리를 본 후 돌아와 코끼리의 모습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생긴 단어라는 설(說)이다. 아무리 코끼리에 대해 설명한들 한 번도 코끼리를 본적 없는 사람들에게 그 모습을 설명하는 일은 무척이나 고된 일이었을 것이라 상상할 뿐이다. 요즈음 추미애 장관과 윤석열 총장의 힘겨루기가 점입가경이다. 윤 총장의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이 검언유착 수사의 대상자이고 윤 총장의 아내와 장모에 관한 좋지 않은 소문도 시중에 떠돌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이번 주 안에 발표되는 검찰 인사는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예상컨대 윤석열 총장의 측근들은 중요 보직에서 거의 제외될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검찰개혁위에서는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라고 권고했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히 검찰총장의 위상을 약화시키는 정도에 머물지 않을 것이다. 윤석열 총장은 후배 검사들에게 신망이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검찰개혁위의 권고를 법무부가 수용하게 된다면 더 이상 후배 검사들에게 존경과 신망을 얻는 검사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검찰총장의 수사지휘권을 잃어버린 검찰의 수장이며 검찰의 위상과 명예를 실추시킨 검사로 기억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경까지 오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당연히 윤석열 총장 본인에게 있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그의 말은 국민들에게 매우 깊고도 강렬하게 기억되었다. 이 말은 사람들에게 ‘공정한’, ‘우직한’, ‘믿음직한’ 등의 이미지를 심어 주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인의 말과는 다르게 그의 검찰인사는 자신에게 충성하는 검사들을 중용하면서 그만의 검찰공화국을 완성시키고 있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결국 본인은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은 윤 총장 자신에게 충성하도록 만드는 아이러니(ironic effect)를 만들어냈다. 도대체 왜 이러한 상황을 만들고 있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있다. 필자는 이 지점에서 그가 가졌던 상상(想象)에 대해 상상(想像)하고 싶었다. 윤석열 총장은 검찰을 지휘하면서 어떤 코끼리를 그리고 싶었을까? 혹시 본인의 화폭에 담기고도 남을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그가 말하는 법과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나라를 상상하고, 완성의 적임자를 본인이라고 상상(想象)하지는 않았을까 상상(想像)해 본다. 실제로 우리 사회에서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으며 누구에게도 견제 받지 않았다. 우리사회가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이 양립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들에 대한 통제권을 검찰권력이 쥐고 있었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검찰의 눈 밖에 났던 인물이 무사한 적은 없었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던 윤 총장에게 조국 교수나 유시민 작가는 한낱 걸림돌 정도가 아니었을지 상상(想象)해 본다. 그의 상상(想像)은 검찰권력을 토대로 너무 멀리 날았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국민으로부터 직접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국민에게 권력을 위임받는 자들보다 더 겸손하고 정의로워야 한다. 털끝만큼의 사심이 결부되는 그 순간, 권력은 부패를 시작한다. 그 동안 위임받지 않은 권력을 자유로이 만끽했던 검찰은 이제부터라도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격변기에 윤석열 총장은 검찰의 수장으로서 어떤 상상력(想象力)을 발휘할 지 지켜 볼 일이다. 앞으로 그가 어떤 상상을 하든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녹록치 않음을 반드시 명심해야 한다. 더 많은 시민이 직접적이고 적극적으로 개인의 의사를 표현하는 민주주의 방식이 우리사회에 이미 착근(着根)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민간ㆍ상업용 로켓의 고체연료 사용제한이 한미 미사일지침(missile guideline) 개정으로 완전히 해제됐다. 이번 개정은 우선 우리나라 국방력 향상에 획기적인 계기다. 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완전한 미사일 주권’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미 미사일지침 개정의 핵심은 군의 정보·감시·정찰 기능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이다. 800km로 제한된 사거리 제한도 하루빨리 풀어야 한다. 한국은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 3호 등을 갖고 있음에도, 판독기능이 충분치 않고, 한반도 상공 순회주기도 12시간이나 돼 군사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무려 50조 원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쓰고 있으면서도 정보·감시·정찰 능력이 태부족해 미국·일본에 대한 의존도를 떨어뜨리지 못했다. 현대..
“태영호 의원이 사상 전향 여부를 저한테 다시 물어보는 것은 아직 남쪽의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이라고 말씀드릴 수밖에 없습니다.” 국회에서 펼쳐진 통일부 장관후보자 인사청문회장에서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의 불편한 ‘사상 전향’ 질문 공세를 점잖게 받아넘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의 답변은 백미(白眉)였다. 태 의원의 거듭된 질문에 “그 당시에도 주체사상 신봉자가 아니었고 지금도 아니다”라고 못 박은 답변도 시원했다. 태영호는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탈북 고위급 인사다. 논란이 있지만, 태영호의 부친은 김일성의 전령병 활동 경력을 가진 항일 빨치산 1세대 태병렬 인민군 대장이고, 부인 오혜선 씨도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로서 노동당 군사부장이었던 오백룡의 일가로 알려졌다. 탈북 당시 태영호는 주영(駐英) 북한 대..
햇감자가 생겼다. 감자하면 떠오르는 것이 <동백꽃>이다. 김유정의 단편 <동백꽃>에서 옆집 ‘점순이’가 ‘나’에게 내밀던 큼지막한 감자 세 알이 퍽이나 인상 깊었다. “느 집엔 이거 없지?”라며 감자를 내민 점순이의 손을 밀치던 ‘나’의 비참한 심정이 감자 알 만큼이나 크게 가슴에 들어찼기 때문이었다. 감자 요리를 그리 즐기지 않는다. 그래도 감자 수프는 좋아한다. 감자를 깎는 일은 좀 재미있다. 칼끝에서 돌돌 말리는 감자껍질은 나선으로 바닥에 떨어진다. 나선으로 꼬인 상념들도 감자 껍질 떨어지듯 툭 떨어진다면 좋겠다. 양파도 깐다. 감자 수프엔 양파가 들어가야 감칠맛이 난다. 이상하게도 수프는 비 오는 날 만들게 된다. 홈통에서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스프를 만들면 마음은 차분하게 수프에 몰두한다, 깊은 냄비에 주걱을..
요즘 10대 청소년들은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가 간단하다. 코로나가 퍼지기 전 설문 조사에 따르면 아이들이 영화관에 가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 ‘2시간 동안 핸드폰을 볼 수 없기 때문’을 꼽았다. 단 몇 시간일지라도 스마트폰과 떨어져 있어야한다면 그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다는 단호함이 느껴진다. 이 세대가 주류 소비층이 되는 미래엔 극장 산업이 위태로워질 거라는 전망도 있다. 기억이 있던 시절부터 핸드폰과 함께 한 신인류는 기존 세대의 문법과 다른 공식을 만들어 가는 중이다. 우리 반 아이들은 2011년생이다. 극장에서 영화를 보지 않는 10대 후반들과도 차이가 있는,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내놓은 지 4년 뒤에 태어났다. 부모의 단호한 의지가 개입된 몇몇 아이들을 제외하면 영아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자랐다. 살아오면서 휴대폰을 사용한 날보다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은 날을 세는 게 빠르다. 컴퓨터 키보드는 독수리 타법으로 치지만 스마트폰 타자는 손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칠 수 있다. 무인도에 가져갈 필수품으로 1위로 스마트폰을 꼽는 아이들이 많다. 어른들과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입장 차이는 극과 극을 달린다. 부모님은 아이에게서 휴대폰을 최대한 떨어뜨려 놓고 싶어 한다. 부모님과 교사 중에 아이의 스마트폰 사용을 고운 시선으로 보는 사람이 드물다. 너무 이른 나이에 스마트폰을 접하면 전두엽 발달이 저해되고 충동 조절 능력이 떨어진다는 구체적인 이유를 들며 아이들을 걱정한다. 어른들의 걱정과는 반대로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못 보면 고통스러워한다. 접속해서 친구와 게임을 해야 하고, 유행을 선도하기 위해 유투브를 봐야 하며, SNS에 올라오는 소식을 놓쳐서는 안 된다. 온갖 재밌는 것들이 핸드폰 속에 들어 있으니 그 안에서 노는 게 제일 재밌다. 학교와 학원이 끝나고 스마트폰을 마음껏 볼 수 있는 저녁 시간을 기다리는 친구들이 많다. 현실의 자아 만큼이나 스마트폰 속 세상의 자아가 중요한 아이들이 많다. 학교는 이런 아이들에 한참 뒤처져 있다. 교육은 스마트폰과는 거리가 멀다. 수업의 일환으로 영상을 촬영하거나 편집할 때, 혹은 자료 조사가 필요한 수업에서 휴대폰을 검색 도구로 활용하는 수준에 멈춰 있다. 스마트폰, 인터넷 사용 예절이나 중독 방지와 관련된 내용을 주로 가르치고,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교육은 드문 실정이다. 며칠 전 정부에서 발표한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살펴보면,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전국 교실에 와이파이가 설치되고, 온라인 교과서 선도 학교 1200개교에는 태블릿 24만대가 지원된다고 한다. 지금은 소수의 학교에서 시범 학년, 시범 과목을 정해 태블릿 전자 교과서를 활용하지만 머지않아 모든 아이들이 전 과목을 전자 교과서 공부하게 될 것이다. 스마트폰의 탄생과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은 종이책에 익숙하지 않은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포노 사피엔스’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졌다. 스마트폰을 부정적으로 보는 교육 구성원들의 시각이 바뀌지 않는 상황에서 최신형 태블릿 제공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종이 교과서의 디지털화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이다. 여전히 스마트폰은 공부에 방해되는 장난감이고, 태블릿은 스마트폰보다 조금 더 큰 놀잇감일 뿐이다. 이런 시각으로 포노 사피엔스 세대와 소통을 시도하면 소통불가 판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최신 교육 트렌트가 학습자 중심 교육이라는데 학습자와 단절된 학습자 중심 교육은 형용 모순에 머무른다. 2018년 평창에서 열린 동계 올림픽 개막전 시청자 수는 천만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가을, 인천 문학 경기장에서 열린 롤드컵(라이엇 게임즈 사의 게임 롤+월드컵의 줄임말) 결승전 시청자 수는 9960만명으로 1억명에 근접한 사람들이 게임을 지켜봤다.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성인이 될 10년 뒤의 세상은 현재 상식이 많은 부분 통하지 않는 곳이 될 것이다. 문명의 전환기가 될지 모르는 시기에 교육이 어디쯤 서 있는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경기신문사가 27일 용인사옥 1층 대회의실에서 국내 대형여행사인 참좋은여행과 ‘2020 경기도내 31개 시·군 국내여행상품 공동개발 추진 및 마케팅 업무 협약식’을 체결했다. 언론사와 여행사가 함께 경쟁력 있는 여행상품을 개발, 위축된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가 성과를 맺어 코로나 19 사태로 지친 지역민들에게 위안이 되기 바란다.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면서 국내·외 여행 부문은 최악의 상황에 처했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해외여행 수요는 한마디로 바닥을 쳤다. 국내여행도 마찬가지다. 여행사는 물론이고 숙박업소, 요식업소 등 관련 업종들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실제로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인 티몬이 고객 9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올해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고 있지 않다'고 응답한 사람..
얼마 전 자영업자가 하루 평균 609명꼴로 폐업자 신세로 전락하며, 가계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창업에 나설 때는 누구나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하지만 현실의 경쟁은 얼마나 치열하고 냉혹한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하물며 수많은 임직원이 함께 운영하는 거대 기업은 오래 살아남기가 더욱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재벌닷컴이 감사보고서를 제출한 국내 2만2637개 기업을 대상으로 생존주기를 파악한 결과, 평균 17.6년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한상공회의소가 집계한 국내 1000대 기업의 평균수명은 28.8년으로 조사되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일본 3만 3079개, 미국 1만 2780개, 독일 1만 73개, 네덜란드에는 3357개사가 창업 후 100년 이상 생존해 있다. 장수기업 범위를 ‘200년 이상’으로 좁혀보면, 일본 3937개, 독일 1563개, 프..
3년 전 북한을 탈출했던 탈북자 한 명이 지난 19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개성으로 ‘월북’한 사실이 북한의 발표 뒤에나 확인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군 당국은 뒤늦게 탈북민 김모(24) 씨가 강화도 일대에서 북으로 넘어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동해상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오는 목선도 놓치고, 중국인들이 태안 앞바다를 소형 보트로 들락날락해도 모르고, 탈북인이 바다를 헤엄쳐 북으로 돌아가도 모르는 우리 군경 정말 왜 이러나 큰 걱정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개성시에서 악성비루스(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월남 도주자가 3년 만에 불법적으로 분계선을 넘어 7월 19일 귀향하는 비상사건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비상확대회의를 긴급 소집했고, 코로나19 의심..
코로나 19로부터 오는 일상의 번거로움 속에서도 전국적으로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기도는 38개 사업지역에서 도시재생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눈에 띄는 성공사례를 찾아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시재생이란 인구의 감소, 산업구조의 변화, 도시의 무분별한 확장, 주거환경의 노후화 등으로 쇠퇴하는 도시를 지역 역량의 강화, 새로운 기능의 도입·창출 및 지역자원의 활용을 통하여 경제적·사회적·물리적·환경적으로 활성화시키는 것을 말한다(도시재생법 제2조). 인간의 공동생활을 위한 구성체를 사회라 부른다. 그리고 사회에는 항상 사회적 규범과 사회법이 따른다. 과연 이 규범과 법의 근본정신이 무엇일까. 사회 속 인간은 사회적 구성원으로서의 꼴을 갖추어야 하며 그 가운데 생활 지역이 구분되고 삶의 터전이 마련됨으로써 인간은 사회의 일원으로 함께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가르침이 있고 지혜가 흘러나오는 사회, 인간들의 사회의식을 깨우쳐주는 사회, 잘못된 제도나 관습을 바로잡아 가는 사회가 우리가 바라는 사회일 것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는 사회 안에서 시민들이 추구해야 할 바는 무엇일까? 도시 속에서 시민에게 주어지는 역할과 책임은 무엇일까? 우리 마을의 오피니언 리더들은 합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가? 자본주의 경제 도시인들은 사람들의 생김새나 매무새를 보고 선입견으로 박대하거나, 선행은 뒷전으로 밀어놓은 채 경제력과 편함만이 최고라는 환상을 갖기 쉬워진다. 사람들이 여럿으로 갈라져, 한쪽은 내 편을 들고 다른 쪽은 다른 편을 들고 있는 도시, 다양한 권리와 이해관계의 충돌 속에 도시를 어떻게 재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도시 안에 사는 주민의 삶도 재생되어야 하지 않을까? 현재까지 선정된 도시재생 전체 사업 수는 330곳에 이르며, 수도권에서는 서울 21, 경기 38, 인천 17곳 등 총 76개 사업지역이 선정되어 진행 중이다. 도시재생 지역은 지역상으로는 도시와 농어촌에 걸쳐 있으며, 아주 다양한 일자리에 종사 중인 사람들이 그 안에 모여서 사회와 마을과 도시를 이루며 생활을 함께하고 있다. 도시는 사회⸱경제⸱정치의 중심지역으로 많은 인구와 가옥이 밀집해 있고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여러 집이 함께 모여 사는 물리적 공간’으로써 마을공동체이기도 하며, 주민이 상호 대등한 관계 속에서 마을에 관한 일을 스스로 결정하고 추진하는 자치공동체를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공동체로서의 기능이 사라지면 마을의 다원적 기능과 공익적 기능이 함께 사라지고, 지속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족히 10년이면 땀 흘려 일군 도시재생 마을은 사라지고 말 것이다. 마을을 하나의 경제단위로 보고, 마을살이에 필요한 재화와 용역을 조달하기 위한 경제구조를 마을경제라 할 수 있다. 한 국가의 국민경제가 다른 국가와의 수많은 교역을 통해 연결되어있는 것처럼 마을경제 역시 독립적으로 작동되지 않으며 더 큰 시장영역 안에 포함되어 있다. 마을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좋은 것들이 마을 밖에서 마을 안으로 끊임없이 들어오게 해야 한다. 그리고 머물게 해야 한다. 사람들이 피해 가는 마을이 되어서는 안된다. 떠밀고 떠나게 하는 마을이 되어서야 어찌 지속가능한 마을이 될 것인가. 지역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등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한 사회적(social) 도시재생(urban regeneration)이 필요하다. 우리 마을과 도시의 당면과제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꼼꼼히 돌아봐야 한다. 이기심과 탐욕으로 가득 차 서로 격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온 마을 주민이 두 팔 벌려 이방인을 환영하는 마을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누군가 마을을 떠날 때 그가 행복한 여행길에 오르듯 배웅을 받으며 뒤돌아 손 인사하게 해야 한다. 소수의 리더 몇 사람이 아니라 많은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주도하는 지속가능한 사회적 도시재생을 이루어 가면 마을 주민 모두가 마을의 명사가 되고, 누구나 들르고 싶은 마을, 나눔을 청하는 마을로 재생될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프고 절실한 문제라면 이별이다. 우리는 가족, 친구, 연인, 직장동료 등 많은 사람들과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며 산다. 충견으로 알려진 진돗개를 유년시절부터 동경했지만 얼마 전 나는 이별 아닌 이별을 했다. 우리가 개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들이 사람의 마음을 잘 헤아릴 줄 알고, 주인의 기쁨과 슬픔을 잘 읽고 공감해 주기 때문이다. 공직생활 첫발을 내딛으면서 원룸공간에서 진도견과 지내다가 얼마가지 못하고 떠나보낸 기억이 오래도록 남아 있다. 이후 30년이 훌쩍 지났다. 사람을 가까이서 겪어봐야 알지 겉으로 보는 것과 마음으로 보는 차이가 얼마나 우매한 일인지 지인 한옥명장님 통해 체득했었다. 도심지에 한옥가(家)마당에 진돗개를 기르셨다. 얼마 후 어미에게서 강아지가 들어섰고, 주인을 닮은 진돗개가 건강하게 여섯 마리를 순산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