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데 보이(Donde Voy). 요즘 뜬금없이 30년 전 드라마 삽입곡이었던 라틴 포크송을 한숨 섞어 흥얼거린다. ‘나는 어디로 가야할까요’ 라고 번역되는데, 시간만 나면 배낭 매고 훌쩍 나라 안팎을 떠도는 게 유일한 호사였던 내게 코로나로 발 묶인 현실은 우울하다. 답답한 마음에 동네 서점 나들이가 잦아졌는데 그제 구석진 곳에서 뜻밖의 책을 발견했다. 탱고 입문서인데 저자가 20여년 전 방송 인터뷰 일로 만났던 시인이었다. 읽고 쓰고 음악 듣는 게 삶의 전부라 은둔형 외톨이처럼 사는 게 좋다던 그가 세상에! 탱고댄서로 변신해 있었다. 게다가 탱고학원을 운영하고 탱고영화까지 제작했다는데 한마디로 탱고전도사가 됐다는 얘기다. 시작은 ‘한 영화의 배경음악이었던 탱고가 불을 붙이면서’란다. 한 곡의 음악이 삶을 바꿔버린 것이다. 오래된 독서모임의 멤버였던 대학 무용과 H교수도 그랬다. 발레 동작이 몸에 배어 말도 동작도 우아, 반듯했던 H교수는 음악에 카스트라도 있는 듯 발레 배경음악인 서양 클래식을 최고라 했다. 그러던 그녀가 어느 해 세밑 송년회를 마치고 귀가하던 택시 안에서 취중에 들은 플라멩코 한 곡에 꽂혀버렸다. 술기운 때문은 아닌 듯, 이후 플라멩코 연주를 찾아듣기 시작하더니 춤까지 입문, 지난 달에는 발표무대를 가졌다. 내 눈에는 반듯, 우아, 고상한 발레무대에서보다 꽃무늬 드레스에 머리에 꽃 꽂고 추던 플라멩코 무대에서의 그녀가 더 행복해보였다. 내 경우도 방송작가 외길을 걷다 음악 강의를 하게 된 계기가 한 곡의 음악이다. 집시 음악이었다. 20년 전 KBS 드라마 ‘푸른 안개’에 흐르던 집시 밴드 젤렘(Djelem)의 바이올린 활이 심장을 그어버린 것. 한동안 젤렘의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세르게이 트로파노프의 연주에 빠져 살았다. 시인과 교수, 그리고 내 인생을 바꾼 탱고, 플라멩코, 집시음악. 모두 월드뮤직이다. 혹시 음악이라면 서양 클래식이나 미국, 영국 팝음악을 취미로 즐기고 노래방에서는 가요, 트로트를 즐기며 살아오지 않았는지. 그런 우리에게 월드뮤직은 묻는다. 이 지구상에 약 200개의 나라가 있고 인류사에 수 천개 민족이 존재해왔는데, 또 그 나라와 민족만큼의 다양한 역사, 문화, 언어가 만들어낸 수많은 음악들이 있는데 우리는 평생 몇 종류의 음악을 만나고 가는 것일까. 음악 한 곡이 인생을 바꿔버리기도 하는, 그 경이로운 세계를 모르고 살아온 것이 억울하지 않은가. 그러나 월드뮤직이 ‘세상의 모든 음악’ 인만큼 어디서부터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난감하다는 사람이 많다. 천천히 가보자. 시작은 우선 앞에 소개한 ‘세 사람의 인생을 변하게 한 음악’부터. 시인을 탱고에 빠지게 한 영화는 영국의 샐리 포터 감독,주연의 탱고 레슨(The Tango Lesson)인데 영화 OST 중 샐리 포터가 직접 작사, 노래하고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한 ‘I am you’를 추천한다. 물론 세상 좋아져서 유튜브로도 감상 가능하다. 반듯, 우아, 고상한 H교수 머리에 꽃 달게 한 플라멩코 추천곡은 스페인 출신 피아니스트 다비드 페냐 도란테스가 만들고 연주한 집시들의 노래 오로브로이(Orobroy)인데 반드시 끝까지 들으시라. 감동을 넘어 잠시의 감전 상태를 실감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집시음악은 몰도바 출신의 세르게이 트로파노프가 고향을 그리며 만들고 연주한 몰도바(Moldova). 이 세 곡만으로도 당신을 ‘헤어나오기 힘든’ 월드뮤직의 늪에 빠뜨릴 자신이 있다. (유튜브에서 ‘김여수의 월드뮤직기행’을 검색하면 소개한 곡들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신종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한 학기 내내 비대면 수업이 이뤄져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학생들의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전국 대학생들이 교육부와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대학생들은 교육부와 대학에 등록금 반환과 학습권 침해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대학은 재정난을 들어, 교육부는 ‘대학과 학생이 해결할 사안’이라며 책임을 회피해왔다고 비판했다. 코로나 감염증으로 우리에게 불어 닥친 대학교육의 언컨택트(Uncontact: 비접촉) 시대는 집단생활을 하는 대학에 큰 변화와 부작용을 가져왔고, 코로나 이후에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많은 변화들이 정착되어, 포스트코로나 학교문화가 새로운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사회 변화에 따라서 대학의 교육방법, 교육내용 등의 영역에서 변화가 필요했으나, 그런 과감한 변화가 일어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타의적으로, 강제적으로 대학의 교육 환경이 대면 교육에서 비대면 교육으로 이동하게 된 것이다. 현재는 연구개발과 인재육성 측면에서 대학이 기업을 리드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처럼 패러다임이 바뀌는 변화의 시대에 대학들은 연구개발과 인재육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향상하는 방향을 새롭게 모색하여야 한다. 코로나19 사태로 올 한학기동안 비대면 교육 환경 변화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교수들은 교육 과정상 IT 활용의 불편함, 학생들과 상호소통의 어려움, 평가 및 행정 시스템과 불일치, 대면과 비대면의 강의 전달 속도가 다르다는 점 등 불편함과 불균형, 불일치를 경험했다. 어찌되었던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대학 교육 형태는 교육 환경 및 교육 방식에 따라서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교육방식 측면에서 지식전달 중심 교육과 체험중심 교육으로, 교육환경 측면에서 대면 교육과 비대면 교육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이미 사회 변화에 의해서 대학들은 전통적인 지식중심 교육에서 체험중심의 교육으로 변화할 것을 직·간접적으로 요구받고 있다. 일반적 수준의 지식은 이제 네이버, 유튜브 등의 채널을 통해서 보다 쉽게 습득하고 학습하는 세상이 돼버렸다. 웹캠을 이용해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면서 IT 환경에 익숙한 학생들은 수동적인 형태의 교육방식보다는 실습하고 실천하면서 예습하는 적극적인 형태의 수업 방식을 원하는 상황이다. 둘째, 강의하는 교수들의 주요 관점은 교육 콘텐츠의 품질 및 유용성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주로 대면으로 강의하던 교육 내용들을 비대면 교육 환경에서 온라인으로 강의하면서 교육 콘텐츠가 유용한지, 교육 방법이 적정한지, 심지어 유튜브의 콘텐츠와 차별이 무엇인지를 스스로 준비하고 보여주어야 한다. 셋째,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는 단순한 지식을 갖춘 인재보다는 복합적 문제의 해결 역량을 갖춘 인재를 필요로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은 여러 도전에 부딪히는 상황이었다. 따라서 대학은 사회의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전 속에서 기회를 찾아내고 해결할 수 있는 창조적 역량을 키우고,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체험 중심의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온라인 교육에도 단점은 있다. 온라인 비대면 강의로 대학 교육의 축이 이동하면서 일부 대학은 불가피하게 재정의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측된다. 또한 정부의 지원보다 등록금에 주로 의존하는 대학은 등록금이 줄면서 대학이 도산에 이를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있다. 언컨택트는 비대면, 비접촉이란 뜻으로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러나 언컨텍트는 서로 단절되어 고립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계속 연결되기 위해서 선택된 트렌드라는 점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에듀테크는 그 동안 교육분야에서 바라보는 미래의 교육방식이었는데 이 에듀테크가 언컨택트시대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에듀테크는 오프라인교육과 온라인교육의 장점을 결합시켜 가장 지능적이고 가장 개인화되는 교육을 구현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것은 학교교육에서 가장필요한 것으로 결국 에듀테크시장은 미래교육시장의 중심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교육부와 대학당국, 그리고 교수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관계하고 가르쳐야 하는지 그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여야 할 것이다.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이하 암파스)는 2020년 신규회원 819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68개국에서 선별된 인원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우식·조여정·이정은·장혜진·박소담 등 영화 ‘기생충’의 출연자들이 이름을 걸었다. 미국 아카데미상을 암파스가 주관하고, 작품 선정은 회원들의 투표로 정하는 것이니 회원이 되었다는 것은 아카데미상에 한 표를 행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암파스가 회원 숫자를 늘려 다양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는 납득할만 하지만 외국인의 비율을 높이는 부분에서는 갸웃해진다. 아카데미상은 기본적으로 미국영화를 대상으로 한다. 미국영화를 시상하는데 외국인 투표를 높이겠다는 전략은 아무리 해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의 표준이 되다시피 한 미국영화를 대놓고 세계 영화화하겠다는 것인지, 외국인이..
2020년 6월 17일, 문재인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인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였다. 대책의 주요내용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과열된 주택시장 지역에 대한 규제와 주택매입 및 전세 대출 규제, 투기과역지구에서의 2년 이상 거주자에 대한 조합원 분양 자격부여, 법인 및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 종부세율 인상 등 조세 부담을 높이는 것이다. 고강도 정책을 내놓음으로써 주택가격 인하와 주택투기를 원천 봉쇄하고자 하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의 불안정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다시 주택의 공급 정책을 추가하고, 더 강력한 조세강화도 추가적으로 시행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와 같은 강력한 주택규제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하는 주택시장은 크게 위축될 것이다. 그럼에도 주택시장이 안정될지는 여전히 회의적이다. 문재인 정부는 물론 역대 우리나라 주택정책을 추진하는 방법에는 두드러지는 특징이 있다.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도, 수요를 감소시키려는 정책도 군사작전과 유사하게 전격적인 대책으로 발표하곤 하는 것이다. 그 내용에는 공간과 대상을 특정하여 개발과 규제를 반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과거보다 더 세밀하게 장소와 대상을 한정하여 규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름하여 ‘핀셋’ 규제다.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정책추진의 전제는 강력한 무기, 그리고 비밀과 보안유지이다. 주택을 개발하거나 규제에 대한 강력한 내용이 사전에 공개되면 정책효과가 반감되니 전격적으로 발표할 때 까지 보안유지는 필수이다. 그래서 정부가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언론은 대서특필하고, 시장은 혼란에 빠지고, 국민은 심리적 충격을 받는다. 단기적으로는 충분히 정책효과를 얻는 유효한 방법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와 같은 주택정책 추진은 우리사회에 ‘정보의 비대칭’을 유발시켜 부정적 파급효과를 초래한다. 비밀과 보안유지를 바탕으로 하는 ‘전격적 정책’ 자체가 그 정보를 알고 있는 자와 모르는 자로 나누는 것이다. 정보를 가진 자는 수혜를 얻고, 정보에 뒤처진 자는 항상 손해를 보는 것이다. 더욱이 이 정책의 대상자체가 그 정보를 모르는 보통사람들이니 사회전체에 박탈감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 차별적 정보의 비대칭이 주택시장에서 투기와 불로소득의 근본원인이라 할 수 있다. 투기과열지구 지정과 같이 주택시장을 공간적 범위로 구분하여 규제하는 것도 장소적 차별 속성이 있다. 주택규제가 심한지역보다 그렇지 않은 지역이 투자효과가 더 좋으니 정부가 규제정책을 추진할 때마다 시장은 규제가 덜한 지역으로 이동한다. 주택규제의 장소적 차별이 존재하는 한 풍선효과는 항상 존재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이러한 정책도 주택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하는 원인으로 작용한다. 또 다른 정책으로 주택가격의 하락이나 상승폭을 자연스럽게 줄이고자 주택을 매입하거나 투자하는 사람을 규제한다. 대출규제, 보유세 및 거래세 부담을 강화하는 정책도 포함된다. 그런데 여기에도 함정이 있다. 이미 매력적인 주택의 자산가치가 존재하기 때문에 주택매입이나 투자가 허용되거나 자유로운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더 큰 횡재를 얻게 된다. 정부에서 경쟁자를 제거해 주었으니 안정적으로 불로소득을 얻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정책당국자는 주택시장이 과열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을 구분하여 다른 곳은 다르게 차별적 정책을 펼치는 것이 효율적이고 공정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분명히 주택시장을 한편으로는 차별적으로 다루고, 한편으로는 동등하게 다루는 것이 정부의 역할일 것이다. 그런데 정부 정책에 대한 정보의 비대칭이 강하면 강할수록, 규제가 강하면 강할수록 누군가에게는 불로소득과 횡재가 더 커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주택가격이 천정부지로 상승한 것이다. 이제 군사작전과 같은 정부정책 추진 방법을 전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가 정치권 최대의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법 규정에 따라 이달 15일까지 출범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정식 요청했지만,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한 번도 동의한 적이 없다며 오불관언의 자세를 바꾸지 않고 있다. 공수처는 오랜 국민적 숙원의 결과물이다. 여야가 마음을 비우고 백년대계의 차원에서 정치적 악용 소지를 완전히 배제한 시스템으로 완비하여 서둘러 설치해야 한다. 공수처법은 지난해 지루한 여야 정쟁 끝에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돼 추진하는 과정에서 동물국회 물리적 충돌까지 일으킨 뒤에야 가까스로 국회를 통과했다. 미래통합당은 이 법이 ‘정치적 중립’ 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다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친위대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과 함께 끝까지 반대했다. 공수처에 관한 전..
무더위가 시작 됐는데도 코로나19 기세가 수그러들 줄 모른다. 언제 종식될 것인지 끝이 안 보인다. 이처럼 코로나19가 확산되는 것은 일부 국민들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손 세척 등의 방역수칙을 준수하고, 특히 여러 사람이 모인 장소에서는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지만 이를 무시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는 서울과 대전의 방문판매업체와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광주 일곡중앙교회는 상당수가 마스크를 쓰지 않고 시설을 이용했다고 한다. 대중교통의 경우 이용 시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시행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지난 5월 26일부터 지하철, 버스, 택시, KTX를 이용할 때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탑승이 제한된다. SRT와 항공기와 여객선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들어갔다. 그러..
6일부터 시작된 7월 임시국회에 제1야당 미래통합당이 드디어 복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을 모두 독식한 상태지만, 통합당으로서는 밀려드는 긴박한 국가적 현안 처리를 계속 외면하기가 어려웠을 것이다. 사실상 1당 독주의 구도가 돼버린 국회여서 야당이 할 수 있는 일의 영역은 크게 위축돼 있다. 아무리 그렇더라도 국회에는 야당이 있어야 한다. 기왕에 국회 ‘문’을 열었으니 국민이 원하는 ‘협치(協治)’의 문도 활짝 열어젖히길 기대한다. 7월 임시국회에서는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갈등,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 문제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통일부 장관·국정원장 인사청문회, 부동산정책 실패 논란 등 현안에 대한 치열한 장내 공방도 예상된다. 통합당은 이미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금지 및 추미..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포스트 코로나가 아니라는 말이 힘을 얻고 있다. 2학기에도 지금과 같은 비대면 수업과 면대면 수업을 병행해야하는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교육은 교육공동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온라인과 오프라인 수업의 장점을 모두 반영하는 학교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다가오는 미래학교의 학습관리시스템은 언제든지 온라인수업이든 오프라인 수업이든 즉시 전환이 되며, 통합되는 학습관리시스템이 고도화되고 네트워크로 연결돼야 한다. 모든 정보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에게 충분히 제공되어야 한다. 그렇다고 온라인 수업을 맹신해서는 곤란하다. 미래학교와 교육을 표방한다고 해도 온라인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온라인 수업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단점을 빠른 시일 내에 보완하여야 한다. 청소년 스스로 온라인 수업..
꿈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많이 쓰이는 말인가를 네이버 카페를 검색하며 새삼 실감했다. 영화 ‘꿈’은 개인적으로 내게 큰 영향을 끼친 영화이다. 신상옥 감독의 1967년 작인 ‘꿈’은 이광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1967년 신필름이 제작하고 김혜정, 신영균, 양훈, 방수일이 출연했다. 글래머 스타인 김혜정은 태수의 딸 역을 맡아 승려 조신(신영균)을 파계시키는 역이었다. 조신은 결국 그녀를 꼬드겨 깊은 산속으로 도망쳐 아들 딸 낳고 잘 살았다. 그러나 이게 끝이 아니다. 그들을 추격해온 태수의 부하들에게 붙잡혀 조신은 생사의 기로에 서는데 그는 결국 인간으로서 최고의 행복을 누리다가 결국 죽음을 맞게 된다. 목에 칼이 떨어지는 순간 조신은 ‘우당탕!’ 꿈에서 깨어난다. 인간으로서 환희의 순간과 죽음의 순간 모두 일장춘몽이었던 것이다. 이 영화를 본 때가 초등학교 6학년 때인데 “죽을 때 죽더라도 저런 미인이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 생각을 해보았다. 또 꿈에서 깨어나는 조신의 부감 숏을 보고 “영화란 저런 것이로구나!”를 느끼며 감탄과 더불어 잠시 상념에 빠졌다. 이 영화는 내게 영화란 감독의 예술임을 개안시킨 영화가 되었고 신상옥 감독이 세운 안양예고로의 꿈을 키우게 되었다. 비록 그 학교는 직업학교라서 집안의 반대로 다니질 못했지만 나는 대학 전공을 영화로 정하고 연극영화학과에 입학하게 되었다. 영화 한 편이 인생을 좌우한다는 말을 실감한다. 어쨌거나 이 영화는 1955년과 1967년, 신상옥 감독에 의해 두 번, 1990년 배창호 감독에 의해 한 번 만들어진다. KBS의 ‘TV문학관’에서도 만들어졌다. 그 외 꿈을 소재로 한 영화는 많다. 여기서 꿈이란 생리적인 꿈이 아닌 자신의 희망과 염원을 뜻하는데 꿈만큼 우리를 사람답게 하는 것도 없다. 꿈을 잃은 사람은 삶의 의욕을 잃은 것과 다름없고 꿈을 잃은 젊은이는 더 이상 젊은이일 수 없다. 꿈은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 삶을 지탱시켜주는 원동력으로 우리 삶의 원천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취업으로 인해 많은 좌절을 느끼고 있는데 이를 해결할 방안은 없는 것일까? 이 문제는 비단 요즘만의 일은 아닌데 요즘 들어 더욱 심각해져 걱정이다. 최근 인기 트로트 프로그램에서 최종에 오른 이들을 봤다. 여러 일을 전전하며 가수를 포기했던 이들이지만 영광의 자리에 섰고 이후 영광된 길만 남았다. 그들 중에 누구 하나 스폰서의 도움을 받은 이들은 없다. 단지 부모님의 격려와 해내고야 말겠다는 자기 의지가 있어 오늘의 영광된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다. 차점으로 선발되지는 못했지만 함께 했던 다른 가수들에게도 격려의 박수를 보내 마땅하다. 비록 오늘의 주인공은 안되었지만 내일 또 다른 경연장이 있고 그들을 기다리는 무대는 영원하기 때문이다. 조금 늦었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꿈을 잃지는 말자. 꿈을 잊고 살지도 말자. “지금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다”라는 신념을 지닌다면 해내지 못할 일이 어디 있겠는가. 나를 나답게 하는 것은 나 스스로의 존중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런 신념이 있는 사람은 용모나 말, 행동부터가 다르다. 오늘이 힘들다고 자신을 잃을 수는 없다. 끝내 해내고야 말겠다는 굳은 의지야말로 나를 내일의 주인공으로 만드는 첩경이다.
부모는 먹을 것을 혼자 독차지하는 형제보다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형제를 사랑한다. 세월이 아무리 흘러가도 변치 않는 진리다.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동생이 칭얼대도, 떼를 써도 끝까지 부모나 형은 진정시키려고 안간힘을 쓴다. 약자인 동생은 그럴 수도 있다. 그게 유일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부모는 언제나 형제간에 서로 나누고 우애 있게 지내길 바란다. 형제가 먹을 것을 갖고 다투는 건 흔하다. 다툰다고 그들이 영원한 남이 아니다. 남이 될 수도 없다. 요즘 국회를 보면 권력이라는 먹을 것을 갖고 싸우는 것 같다. 내가 형이니깐 더 많이 차지해서 먹어야 한다. 아니다. 동생은 몸이 약하니 하나라도 더 먹어야 산다. 그것도 영양가가 높은 걸 먹으려고 한다. 너나없이 부모 입장에서는 공평하게 먹길 바란다. 또 그렇게 나눠 주려고 애쓴다. 집안이 어려울 때일수록 더욱 그렇다. 대다수 국민들의 마음이고 바람이다. 지금은 나라 안팎이 어렵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쟁 상황이다. 국민정서도 날이 갈수록 피폐해져 간다. 무엇보다 실업 등 경제 현안을 속히 풀어야 한다. 경제가 바닥이다.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다. 힘을 합쳐도 돌파하기가 어렵다. 이럴 때 삼권(三權)의 한 축인 국회가 뒤뚱거리고 있다. 물경 35조원 이르는 사상 최대 추경안이 속전속결로 처리됐다. 물론 여당 단독이다. 그나마 국회 밖에서 제기한 야당의 비판에 밀려 예산 증액 및 자신의 지역구 민원성 예산을 끼워 넣으려다 멈췄다. 국민이 바라볼 때는 재정투입이 아무리 급하더라도 국민세금인데 꼼꼼히 국민 편에서 따져봐야 하는 게 옳은 일이다. 국회는 행정부 견제가 책무다. 국민이 뽑아줄 때는 한 사람을 보고 표를 준 것이다. 국회의원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독립된 헌법기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추경안 통과를 재촉했더라도 여야가 원 구성을 마치고 했어야 옳다. 야당도 상대가 있는 것인 만큼 타협점을 찾아 먹을 것을 챙겨야 했다. 어떻게 다수당의 주장을 소수당이 다 꺾을 수가 있을까. 합당한 논리를 펴 여당을 최대한 설득시켜 나가면 된다. 옳고 그름은 국민이 지켜보고 언론이 비쳐준다. 더 중요한 것은 후일 역사가 영원히 증거 해준다. 이미 버스는 지났다. 35년 만에 18개 상임위원장 전석을 독식했다. 1987년 민주화를 세운지 처음 있는 독식이다. 싹쓸이는 민주화 시대 이전 체제로 회귀한 듯해 씁쓸하다. 이유야 어찌 됐던 간에 국민은 불안하다. 마치 부모가 볼 때 형이 혼자만 먹겠다고 다 움켜줬기에 그렇다. 동생도 문제는 있다. 언제까지 땅바닥에 주저앉아 떼를 쓰며 칭얼댈 것인가. 걱정하는 부모 마음도 헤아려야 한다. 꼬인 매듭을 박병석 국회의장이 풀어야 한다. 헌법상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는 입법부 수장이다. 국회가 정상적으로 굴러가게 할 책임이 있기에 그렇다. 더불어민주당은 당명처럼 더불어 정치를 펼쳐가야 한다. 100-1=0 이라는 말이 있다. 비록 한 사람이라도 그 한 사람이 중요하다. 국회 300석 가운데 누구 하나 중요하지 않은 의원은 없다. 더불어 가야한다. 대다수 국민은 그걸 바란다. 그래야 나라가 평온하다. 국민이 불안에 하지 않는다. 미래통합당도 그렇다. 미래를 보며 정치를 펼쳐가야 한다. 소수라 하더라도 존재 의미와 가치는 충분하다. 속히 등원하여 의원 상임위 편성을 마치고 행정부를 감시해야 한다. 동물국회라고 비난 받던 20대 국회와 달라야 하지 않나? 21대는 일하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당선소감이 권력 핵심의 의지를 충실히 집행하자는 뜻은 아닐 것이다. 국회는 여야 간 타협을 통해 시간을 두고 입법과 행정부 견제와 함께 재정 감시를 해야 한다. 무엇이든 지나치면 안 좋다. 과욕이나 과식은 늘 경계해야 한다. 거대 의석은 국민이 만들어줬다. 행정부가 제대로 옳게 펼쳐가는 지를 감시하고 견제하라는 뜻이다. “힘은 모든 것을 정복한다. 그러나 그 승리는 짧다”고 링컨은 갈파했다. 여야 의원들이 음미해야 할 경구(警句)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