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신고 시스템은 위급한 상황에 시민들의 생명, 신체, 재산을 지킬 수 있는 가장 신속하고 확실한 안전장치다. 최근 들어 112신고에 대한 홍보가 크게 늘어나고 대다수 국민들이 112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의 장난전화, 허위신고로 인해 수많은 경찰력이 낭비되고 진정 급박하고 위급한 112신고의 골든타임을 놓치는 일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례로, 이른 새벽 한 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와 한 남성이 “내가 사람을 죽일 것이다, 칼을 들고 있다”라는 말을 한 뒤 전화를 끊었고, 이후 역 발신을 하여도 전화를 받지도 않고 신고자의 행적이 묘연한 상황이 되었다. 112종합상황실에서는 강력사건 발생 가능성에 대비, 50여 명이 넘는 경찰관을 긴급 투입해 신고자의 휴대전화 위치값 주변을 면밀히 수색했고, 장시간의 수색 끝에 결국 위치값 주변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만취 상태로 쓰러져 자고 있는 신고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수많은 경찰력의 낭비, 경찰관들의 허탈감은 물론이지만 더욱더 중요한 것은 허위신고를 처리하기 위해 출동한 대규모 경찰력의 장시간 동안 이어진 수색 시간만큼 주변 지역의 치안공백과 정작 급박하고 위급
호주정부는 최근 과일에 보이지 않는 바늘을 꽂아 살포한 묻지마 테러가 100여 건 이상 접수되었다고 발표했다.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난 이 사건을 듣고 불안보다 걱정이 앞섰다. 과일 소비가 급속히 줄어들어 좋은 과일을 성실히 재배한 농장주들에게 경제적으로 큰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후 불안감이 떠올랐다. 우리가 자주 섭취하는 과일에 바늘이 들어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필자처럼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큰 공포로 다가왔다. 우리가 뉴스에서 접하는 테러들은 대상이 분명하고 목적이 뚜렷하다. 연인사이의 문제로 인한 염산 등과 같은 독극물 테러, 금전적인 문제로 인한 방화, 종교, 인종, 국가와 같은 문제로 인한 대규모 테러를 흔히 접해 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보통의 테러와 다르게 위 테러는 범인이 왜 범죄를 저질렀는지 동기가 불투명하다. 범행 목표에 대한 일관된 기준조차 없다. 그래서 공포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요즘같이 우리사회의 갈등이 많을 때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성별갈등, 이념갈등, 세대 간 갈등 등에서 비롯되는 대립과 분열의 심화로 묻지마 테러 발생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대구 지하철 참사, 도곡역 열차 방화, 강남 초등학교 흉기
‘남한산성’이라는 이름은 백제 온조왕 시절부터 이어져 왔다. 울긋불긋 붉은 단풍들 사이로 이어지는 성곽길은 끝없는 시간여행을 부추긴다. 남한산성의 회색의 성곽길은 화려한 단풍과 대비되어 한층 더 기나긴 역사를 부각시키는 듯하다. 회색과 오색단풍의 절묘한 만남. 남한산성을 가장 아름답게 만날 수 있는 시기이다. 남한산성에서도 가장 높은 곳 수어장대로부터 오늘 여행을 시작해보자. 수어장대는 남문과 서문 사이에 자리해 있다. 남한산성에서 위치가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해 있어서 산성의 성내는 물론이고 성 밖 멀리까지 살피고 감시하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그래서 수어장대는 장수의 지휘소 겸 감시시설이다. 남한산성에는 동서남북과 외성의 외동장대까지 모두 5개의 장대가 있었다. 그중 서쪽을 방어하는 장수의 지휘소가 바로 수어장대이다. 지금은 나머지 장대는 모두 없어지고 유일하게 남아 있는 것이 바로 수어장대이다. 크고 작은 자연석을 차곡차곡 쌓은 기단 위에 수어장대가 있다. 수어장대 위로 올라서는 계단도 자연석으로 눈길을 끈다. 2층의 수어장대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늠름한 자태를 뽐낸다. 이맘때가 되면 단풍으로 물든 주변 풍경과 어우러져 한층 더 멋스러움을 자랑한다. 수어장대…
…
과학적으로 설명해 주는 혈중 알코올 농도별 사고율이란 게 있다. 0.05% 이하에서는 정상인과 별 차이가 없으나, 0.05~0.09%면 몸의 균형이 흐트러지는 상태로 사고율은 1.2~2배로 높아진다.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횡설수설하는 0.1% 상태가 되면 사고 위험은 5배나 된다. 사고력과 판단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0.15%면 10배, 그리고 0.18%에 이르면 정상인보다 20배나 높은 사고율을 보인다고 한다. 음주운전 차량이 ‘달리는 폭탄’에 비유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몇 년 전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면 마신 폭탄주 한 잔 가격이 600만원꼴이라는 자료가 발표된 적이 있다. 소주와 맥주를 섞은 ‘소맥’ 5잔을 마신 후 전치 4주의 인명사고를 낼 경우 벌금 1천만원, 변호사 선임비용 500만원, 운전면허 재취득비용 100만원 등 비용을 따져보니 3천만원 이상이 든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망사고를 낼 경우는 사정이 달라진다. 금전적으론 물론이고 ‘도로 위 살인자’로 낙인 찍혀 본인은 평생 죄책감에, 피해 가정은 평생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해서다. 그래서 나라마다 음주운전 처벌은 매우 강력하다. 미국은 음주운전 사망사고에 살인죄를 적용한다. 싱가포르는 첫
어느 마을에 늙은 홀아비와 아들과 며느리 세 식구가 살고 있었다. 아침저녁 끼니도 해결하기 어려운 형편인데 늙으신 아버지의 환갑이 다가왔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방법이 없자 궁리 끝에 며느리는 길게 자란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팔기로 결심했다. 그 시절에 여인이 머리카락을 자른다는 일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고 부모님께 받은 머리카락을 자르는 일은 부모와의 연을 끊는 행위로 간주되는 때였다. 그렇지만 홀로 되신 시아버지의 회갑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그 돈으로 쌀을 사고 반찬을 마련해 정성껏 환갑상을 마련했다. 특별히 사람을 초대해서 성대한 회갑연을 해 드리지 못하는 죄스러움에 초라하게 차린 환갑상을 받아야 하는 홀아버지를 조금이라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서 아들은 방바닥을 두드리며 장단을 치고 며느리는 잘라낸 머리를 감추기 위해 보자기를 쓰고 춤을 추었고 그 광경을 바라보는 늙은 아버지는 잔칫상을 앞에 놓고 눈물을 흘렸다. 마침 미행을 나간 성종은 이 기이한 광경을 목격하게 되었고 백면서생인 아들에게 다음번 과거에 꼭 응시하도록 간곡히 당부했다. 그 이듬해 별시를 치른다는 방이 붙었고 과장에 걸린 시제는 다름 아닌 喪家 僧舞 老人
며칠 전 회의가 있어서 대구로 출장을 갔었다. 회의시간에 쫓겨서 발걸음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데 대구역 광장으로 나오는 출구 옆에서 누군가 계속 쳐다보는 것이 느껴졌다. 걸음을 멈추고 쳐다보는데 “선생님”하고 뛰어와 팔을 잡는다. 가까이서 보는데도 바로 누구인지 알아차리지 못했다. “저 몰라요?” 묻는데도 어색한 미소로 답하고 얼굴을 찬찬히 보니 그때야 기억이 났다. 반가움과 미안함에 이런저런 짧은 안부를 묻고 저녁에 다시 역에서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회의를 하는 내내 직업적 촉이 작동하기 시작했다. 아는척해주는 것이 감사했지만 잘 살고 있겠지? 지금 무엇을 하는지? 계속해서 궁금함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지금은 성인이 되었지만 처음 만났을 때 18세였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이기는 했지만, 수원남부경찰서 여성청소년계 조사실에서 마주한 그녀는 가출을 한 지 시간이 좀 지나서인지 말끔한 모습은 아니었다. 단발머리에 조사를 받으면서도 핸드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철부지 십대였다. 그렇게 인연이 되어서 사건지원, 의료·상담을 진행하다가 1년이 지나서 연락이 두절되었었다. 현장에서 만나 지속적인 관계를 아직
마크 로스코 /나희덕 적갈색 위에 옅은 빨간색이 스며들 때 적갈색 위에 검은색이 번져갈 때 면은 또 하나의 면을 향해 나아간다 안간힘으로 색이 색을 찢고 나오고 색면들 사이로 불에 타버린 입술은 무어라 달싹거리고 마음을 소등한 자에게만 보이는 희미한 빛은 끝내 비밀을 누설하지 않는다 적갈색에게로 가는 검은색, 그가 죽음을 향해 스스로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벽이 간신히 못을 삼키듯 검은색 위에 더 짙은 검은색이 내려앉을 때 검은색이 비로소 한 줄기 빛이 될 때 ‘색채 속으로 사라진 로스코’ 이 말은 마크 로스코와 친교가 두터웠던 뉴욕 화파 화가, 로버트 마더웰의 표현이다. 시 ‘마크 로스크’는 그의 해석에 동의하는 것일까. “적갈색 위에 옅은 빨간색이 스며들 때/ 적갈색 위에 검은색이 번져갈 때” 이 이동은 ‘스며듬’과 ‘번져감’으로 작동된다. 이것은 삶에의 의지일까. 죽음에의 의지일까. 당신의 기억은 ‘스며듬’으로 ‘번져감’으로 고정을 부정한다. 당신의 모진기억들, 혁명을 조장하는 자들을 잔인한 방
지난 10일 시작된 올해 국정감사가 오늘 종합감사를 끝으로 막을 내린다. 그러나 이번에도 여전히 국감장이 정쟁의 장으로 변질해 국민에게 실망감을 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와 정부의 일방적인 편 들기에 급급하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정치공세를 벌이는 구태가 재연됐다. 국가 안보나 민생과 직결된 경제 사안이 안중에 없는 듯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공동선언·남북군사합의서 비준을 놓고 여야는 국감장에서 소모적 논쟁만 되풀이했다. 평양선언은 남북교류협력 강화와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합의가 담겨 있다. ‘4·27 판문점 선언’보다 낮은 단계의 합의다. 평양선언·군사합의 비준에 대해 한국당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국회의 동의 없이 비준한 ‘위헌적 행위’라며 공세적 수위를 높이는 데 열을 올렸다. 민주당은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아 국회 동의가 필요 없다는 법제처 해석을 방패막이로 삼는 태도로 일관했다. 여야에 진지하고 생산적인 대화는 찾아볼 수 없었다. 주목도가 컸던 채용 비리·고용세습 의혹은 날이 가면서 정치 공방의 도구로 변질하는 느낌이다. 하지만 잘한 일도 있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
자신의 아빠를 사형시켜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 달라는 친딸 세 명의 글이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올라왔다. 23일 게시된 ‘강서구 아파트 살인사건 피해자의 딸입니다’라는 글엔 28일 오전 10시 현재 14만5천59명이 동의했다. 이들은 지난 22일 새벽 발생한 등촌동 아파트 지상 주차장 흉기살해 사건으로 사망한 이 모(47)씨의딸들이다. 또한 범인 김 모(49·구속)씨의 딸들이기도 하다. 이들은 4년 전 이혼했다. 그러나 전남편 김씨는 끊임없이 이씨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하는 한편 주변 가족들에게도 위해를 시도했다. 딸들은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썼다. “아빠는 온갖 방법으로 엄마를 찾아내 살해 위협을 했다. 결국 사전답사와 치밀하게 준비한 범행으로 엄마는 허망하게 하늘나라로 갔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빠가 치밀하고 무서운 사람이라고 했다. “엄마를 죽여도 6개월이면 나올 수 있다”고공공연히 말했다는 것이다. 자신이 심신미약자이기 때문에 사람을 죽여도 큰 처벌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아빠를 사형시켜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고 심신 미약을 이유로 또 다른 가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탁 드린다”고 국민들의 동의를 요청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