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 대보름의 절식 오곡밥은 글자 그대로 다섯 가지 곡식을 섞어 지은 밥을 말한다. 그해 농사에 풍년 들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농사밥 이라고도 하고, 지역에 따라서는 약밥, 찰밥, 잡곡밥, 오곡잡밥 등으로 다양하게 부른다. ‘동국세시기’에는 오곡잡반(五穀雜飯)이라고 표기돼 있다 섞는 곡식의 종류는 딱히 정해져 있지 않고 지역마다 차이도 있다. 그러나 주로 쌀, 조, 수수, 팥, 콩 등을 넣는다. 이외에 찹쌀 지장 보리등을 사용하기도 하며 다섯 가지 곡식을 모두 넣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다. 지역마다 오곡밥을 부르는 이름이 여러개인 이유다. 경상도와 전라도지역에서는 찰밥이나 잡곡밥이라는 이름을 많이 썼고, 경기·충청·강원도지역에서는 주로 오곡밥이라고 불렀다. 오곡 이외에 찹쌀, 팥, 밤, 대추, 곶감 등을 재료로 넣고 약밥이라 하여 대보름 별식으로 먹었다. 이 같은 사실을 유추해 볼 때 오곡밥에서 명명되는 오곡은 구체적인 다섯 가지 곡식이라기보다 모든 곡식 즉 추상적인 주곡을 말하는 오곡백과(五穀百果)의 개념이 더욱 크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오곡밥에 들어가는 곡물의 혼합 비율에 대해 조선시대 음식 백과사전 ‘정조지(鼎俎志)’에는 좁쌀·기장·멥쌀 각각 2되, 수
장미꽃 한 송이 /정라곤 비 개인 날 아침에 꽃 한 송이 보낸다 방울방울 이슬맺혀 있는 장미꽃 한 송이를, 그대 향하는 내 마음의 한낮은 아무래도 눈부시다 짧게 휘파람불며 꽃 한 송이 보낸다. 내 서재에는 장미꽃 한 송이 대신 조화로 담긴 장미가 놓여있다. 선물은 꽃처럼 아름다운게 없다. 졸업식 내지는 문학상 자리에 가면 꽃은 만발한다. 명절에 아버님께서 세배 돈을 6남매에게 꺼내주었다. 사랑하는 형제들끼리 혹여나 상처주는 말은 없는지 돌아보거라 하신다. 아버님께서 여든여섯이니 지난해 설과 마주하는 아버님 숨소리를 가쁘게 듣는다. 여성은 본능적으로 꽃을 좋아한다. 그러고 보니 아내에게 꽃을 준 적이 없다. 바쁘게 살다보니 대화를 필요로 하는 시간에 나는 책과 원고에 시달렸다. 인동초 실화소설을 작업하면서 아픔도 커갔다. 희로애락의 대소사를 만나지만 이를 다 충족할 수 있는 여건이 안 될 때는 꽃을 보낸다. 기쁜일인 때에 축하로써 즐거움을 나누고, 슬프면 따뜻한 위로를 주는 한마디를 표현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이심전심 작은 일에도 관심을 갖고 진솔하게 대화하는 일이 소중함을 알면서도 잘 안되는 일들이 다반사다. 친절한 가슴을 드러내어 보자. /박병두 소
2016년은 수원화성 방문의 해이다. 2010년 9월 프랑스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에서 열린 세계 40개국 2만5천명이 참가한 섬유예술로는 세계 최고라는 유러피언패치워크 미팅에서 초대국가관인 한국관에 작품과 개막 패션쇼 참가 후 오랫동안 꿈꿔왔던 2016국제 보자기 포럼을 9월에 수원 행궁동에서 세계각국 작가, 교수, 언론인들이 한국 섬유예술에 대해 토론을 하고 국제화에 대한 의견을 나누며 지자체로는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한국의 섬유문화를 표면화 시켜 포럼을 연다. 물위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눈부신 스위스 레만호를 거쳐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과 별의 배경이 된 프랑스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으로 가는 길은 9월 말인데도 벌써 늦가을의 정취가 차창 밖으로 흘러갔다. 파리에서 유레일로 4시간 걸리는 독일과 스위스와 국경을 같이한 알자스 세인트마리오민은 한적한 시골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진입부터 축제를 알리는 플랜카드를 시작하여 카페와 숙소가 이미 만원이 되어 유럽 각지에서 온 많은 사람들로 꽉 차있으며 간혹 동양인으로는 일본과 한국인 몇사람만 보였다. 성당부터 시작된 12개의 국가 전시관과 150개의 유럽과 미국, 오스트리아 등 전시 부스는 각 나라의 작품은 물론 서적
불가항력이라는 죽음. 특히 예고된 임종을 앞둔 사람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호스피스 병원에 입원중인 환자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집에서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대답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사랑하는 가족의 보살핌 속에 죽음에 대한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고 싶은 마음. 어찌 보면 인간의 본성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정작 집에서 죽음을 맞는 환자는 10명 중 1명 정도인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여기엔 가정 호스피스제도의 부재도 한몫하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을 발견하고 확보해 주는 선진의료제도인 호스피스는 ‘가능한한 안락하고 충만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돌보는 활동’ 또는 그 같은 일을 하는 기관을 뜻한다. 품위 있게 죽을 권리를 중시하지만 환자의 죽음을 결코 의도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안락사와는 다르다. 다시 말해 죽음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도록 돕고 고통을 덜어줌으로써 남은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다. 명칭은 라틴어 hospes(host와 guest의 합성어, 손님을 맞아 돌본다)에서 유래했다. 중세기엔 성지순례자들이 하룻밤을 쉬어가는 곳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요즘은 ‘완화의료’라는 용어와 함께 말기 환자의 육체적 통
아침의 시작 /강정 어젯밤엔 집으로 돌아가던 나의 그림자가 죽었다 문지방 앞에서 흘러내린 어둠엔 꽃 냄새 가득했다 달의 뒤편으로 추락하던 지구가 새로운 별을 임신했다 창가에 남아있던 냉기가 시간의 한 틈을 쪼개었다 문득 별이 터지니 죽은 내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웃었다 십년 전의 벚꽃들이 폭약처럼 터졌다 이제 나는 슬프지 않을 거야, 라고 노래 부르며 한 아이가 문밖으로 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낡고 메마른 굴렁쇠가 수평선 바깥으로 가라앉고 있었다 -강정 시집 ‘키스’ 시작 이전엔 죽음이나 어둠 혹은 추락, 가라앉음 같은 것들이 있다. 그러한 요건들을 바탕으로 새로움은 탄생한다. 하루의 마감은 언제나 내일을 기대하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오늘 하루를 되돌아본다.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반성과 후회와 만족과 교차하는 여러 감정을 통해 하루를 정리하고 내일을 계획한다. ‘달의 뒤편으로 추락하던 지구가 새로운 별을 임신하고,’ ‘창가에 남아있던 냉기가 시간의 한 틈을 쪼개며 문득 별이 터지니 죽은 내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웃었다.’ 하는 시인만의 감각적인 표현에서 이러한 상황들을 읽는다. ‘
‘경기북부경찰청 신설’은 경기 북부 지역주민들의 숙원 중 하나다. 경기북부지역은 320만명에 달하는 인구가 거주해 치안 수요가 많다. 뿐만 아니라 북한과 머리를 맞대고 있는 접경지역으로서 테러가 발생할 소지가 많다. 이런 특수성을 반영한 독자적 경찰정책 수립과 경찰력의 보충이 절실한 곳이다. 따라서 주민들은 북부청 신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왔다. 국회에서도 필요성을 인정해 승격을 위한 법적 근거를 2012년에 통과시켰다. 그러나 아직도 이 문제는 계류 중이다. 왜냐하면 예민한 문제인 ‘경기분도(分道)론’과 연결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행정자치부 등은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을 독립청으로 승격시키라는 요구에 ‘경기분도(分道)론’과 ‘소방·교육청과의 형평’ 등을 이유로 승인을 수년째 미루고 있다.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경찰청이 분리되면 경기 남·북 분도론이 다시 분출된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경기북부경찰청 신설이 필요한 이유는 또 있다. 지난해 10월 실시된 경기경찰청 국정감사에서 문희상 의원(더 민주, 의정부 갑)이 지적한 대로 앞으로 경기도내에 경찰서가 새로 신설될 경우 현 41개서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문의원은 이럴 경우 제대로 된…
개성공단 폐쇄에 따른 입주기업들이 피해를 극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어야한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입주기업지원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갈 때이다. 기업의 존폐위기를 합리적으로 극복해 갈 수 있도록 총체적으로 지원해준다. 경기도는 개성공단 입주기업에 200억 원 규모의 긴급 안전자금을 투입하고 대체부지도 알선해간다. 자금 확보가 어렵고 새로운 운영방법을 모색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혁신적인 지원방법이 절실하다. 도는 지원 대책을 피해기업에 대해서 자금지원, 고용지원, 세정지원, 판로지원, 대체부지 알선, 협력업체·영업기업 지원의 6개 분야로 나눠 추진한다. 우선적으로 피해기업에 운전자금과 창업 및 경쟁력강화자금 등 총 200억 원 규모의 특별경영자금을 융자 지원할 방침이다. 지난 2013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 때는 100억 원 규모보다 배가 많으나 현실적으로 문제가 많다. 건설과 정비에 따른 막대한 자금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운전자금은 업체당 5억 원 이내에 1년 거치 2년 균분상환이다. 창업과 경쟁력강화자금은 15억 원인데 3년 거치 5년 균분상환 조건이다. 중소기업의 현실은 운영문제에 따른 자금수요가 증대되고 있다. 농협과 우리, 하나, 신한
지난 16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광명시를 방문해 양기대 시장과 광명동굴 관광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도와 시는 앞으로 광명동굴을 도의 대표적인 해외 관광객 유치 허브로 개발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 이후 앞으로도 다양한 관광상품 개발과 홍보마케팅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 사설의 제목을 ‘광명동굴의 기적’이라고 붙인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지난 1972년 폐광된 뒤 새우젓 저장창고 용도로 사용돼 젓갈 비린내가 진동했던 곳이 국제적인 관광지가 됐기 때문이다. 원래 이름은 가학광산인데 일제시기인 1912년부터 금·은·동을 캐던 금속광산으로서 일제 수탈의 현장이다. 일제 시기의 채광량에 대한 기록은 남아있지 않지만 1955년부터 1972년까지 황금 52㎏을 캤다고 한다. 광명시는 양기대 시장이 취임한 후 2011년 별로 쓸모가 없다고 평가 받았던 이 폐광을 사들였다. 그리고 보수보강 공사를 실시하고, 동굴 내에 예술의전당을 개관했다. 동굴이 위치한 가학산 환경정비도 실시했다. 반대 목소리도 많았지만 양시장은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광명동굴을 유료관람으로 전환했고 여름 성수기엔 하루 관람객이 2만 1천명이나 몰린 적도
국회 연설에 나선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정권이 핵개발로는 생존할 수 없으며 체제 붕괴를 재촉할 뿐이라며, 스스로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보다 강력한 조치들을 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격렬하게 반응해온 북한붕괴론을 연상시키는 통첩성 발언이었다. 이제는 햇볕정책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도 흔적조차 남지 않는 시대로 접어들게 되었다. 특별한 전기가 없는 한,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군사적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국제사회의 우려를 무시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 북한에 대한 제재는 불가피하다. 그래서 이미 국제사회는 유엔 안보리를 통해 그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 와중에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중단과 사드 한국 배치라는 사실상 독자적 제재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같은 극약 투여에 대한 우려와 논란도 적지 않다. 개성공단 중단의 경우 북한에 주는 타격보다, 우리 입주 기업들이 입게 되는 피해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자해적 조치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개성공단에서 지급된 임금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었다는 정부의 설명도 진위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거리가 되어버렸다. 사드 배치 문제는 ‘결연한 반대’까지 하는
나 홀로 가정의 증대와 시간부족 속에 허덕이는 생활 속에 가족 중 환자가 발생할 경우 전문 간병인에 위탁하게 된다. 체계적인 간병인력 활용을 위한 대책마련이 절실하다. 가족 중 입원하면 다른 가족들이 간병을 하거나 전문 간병인을 써야한다. 과거와는 간병문화가 크게 바꾸어가고 있다. 가정을 비롯한 일선병원의 간호 인력마련에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간호와 간병통합서비스의 전면 시행을 앞둔 일선 병원들은 간호인력 부족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가야한다. 부족한 간호인력 문제와 공급체계는 해결해 가야할 문제다. 현실적으로 간호인력 수요와 공급 관리의 상급병원 쏠림현상이 예상되고 있어 소형병원은 간호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될 전망이다. 1차병원의 구인난과 의료서비스의 질 저하도 도미노처럼 일어날 것이다. 최근 건강보험공단과 경기도내 병원에 따르면 지난 2013년 7월 100억 원이 투입되는 국고보조 시범사업인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이듬해 공공의료원 시범사업으로 확대 돼 184억여 원이 추가 투입되었다. 첫해에는 기관, 병동, 병상의 서비스 대상 지정 건수가 크게 늘어났다. 이 기간 간호·간병통합서비스에 대한 환자와 간호 인력의 만족도는 높아졌다. 조사한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