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5월2일 서울 동소문 밖 삼선평(지금의 삼선교부근)에선 많은 사람들이 모여 300보 경주, 대포알 던지기, 멀리뛰기, 높이뛰기 당나귀 경주 등을 벌이느라 시끌벅적 했다. 이 행사에는 당시 조정대신들과 각국공사 등 고관대작들도 참석했고 운동장 둘레에는 붉은 깃발을, 입구와 대청에는 만국기를 나부끼게 해 분위기도 한껏 고조시켰다. 영어학교(英語學校)가 소풍을 가서 영국인 교사의 지도 아래 화류회(花柳會)라는 이름으로 벌인 행사 모습인데 우리나라 ‘운동회’의 시초로 기록되고 있다. 그로부터 10년 후 1905년 5월 20일 황성기독청년회(현 YMCA)가 최초의 운동회를 개최했다. 이듬해인 1906년 6월 1일에는 화성 남양사립보흥소학교(현 남양초교)에서도 공립과 사립소학교 연합운동회를 개최하는 등 민간단체와 학교를 중심으로 다양한 운동회가 치러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일제의 침탈에 대한 민족의 울분과 교육구국 의지를 다지는 행사로 발전했고 일제는 이를 막기 위해 1912년 학교연합운동회를 폐지시키기도 했다. 광복 이후에도 운동회는 각 학교와 지역별로 단결심과 공동체의식을 고취시키고 향토애를 발현시키는 커다란 행사로 이어졌다. 또한 학도체육대회, 소년체육대
하늘이 점점 높아가고 조석으로 싸늘한 기운이 드는 걸 보니 이제 가을이 분명하다. 화창한 아침 햇살이 자꾸 밖으로 발걸음을 재촉한다. 문을 나서니 나도 모르게 안현동 가다말 마을 앞에 있는 호조벌로 발걸음이 옮겨진다. 호조벌 입구에서 넓게 펼쳐진 들판을 바라보니. ‘아, 진정 이제 가을이구나.’ 하는 감동이 먼저 온다. 들판을 가로지른 농로에는 듬성듬성 산책하는 사람들이 가을 들판길을 걷는다. 안현동에서 미산동, 포동까지 이어진 농로는 산책하기에 정말 좋은 곳이다. 들판입구에서부터 불어오는 바람에 달작지근하게 벼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초록빛으로 빳빳이 서있던 벼들은 제법 누른빛이 돌기 시작하고 이삭이 갸웃해지기 시작한다. 미산동 앞에서 포동 송신소까지 구불구불 이어진 농로는 호조벌 사람들의 산책 코스다. 벌판 주변으로 매화동, 안현동, 미산동, 포동, 연성동의 아파트들이 우뚝우뚝 솟아있어서 도시 속의 농촌임을 말하지 않아도 알 수가 있다. 차가 다닐 수 있도록 만든 농로에 아침저녁으로 많은 사람들이 잔잔하게 출렁이는 벌판을 바라보며 산책을 하기도 하고, 자전거를 타기도 하고, 직장이 가까운 사람들은 차를 이용하지 않고 이 농로를 걸어
신라인들은 아름다운 육체에 아름다운 정신이 깃든다는 영육일치사상(靈肉一致思想)에서 남성인 화랑(花郞)들도 여성들 못지 않은 화장을 했다, 또 귀고리 가락지·팔찌 목걸이 등 갖가지 장신구를 하고 그 멋을 뽐냈다. 남자인 화랑이 왜 화장을 했는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삼국유사에 ‘진흥왕때 잘생긴 남자를 택하여 곱게 꾸며 화랑(花郞)이라 이름 짓고 그들을 받드니, 무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예식의 일종이 일반화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화장품은 쌀 같은 곡식의 분말, 분꽃 씨앗의 가루, 조개껍데기 빻은 가루 등 백분이 많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를 사용, 얼굴을 희게해 결점을 감추었다. 또 홍화로 연지를 만들어 입술과 볼을 치장했고 굴참나무와 너도밤나무를 사용, 눈썹 모양을 그렸다. 이런 화장품은 대부분 여자용이나 당시 화랑 등 남자들도 함께 사용했다. 사실 남자의 화장은 고대부터 있었고 대개 종교적인 색채가 짙었다. 그런가 하면 미개 사회일수록 여자보다 남자의 화장이 더 보편화 되기도 했다. 화장을 하는 것이 성적매력의 증대에 큰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목축민의 전사(戰士)사회에서도 남자의 화장이 발달했다. 아프리카의 부족들이 대
인간의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생명을 끊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우리사회의 인명경시현상이 심각하여 최근에 자살률이 급증하고 있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자살한 사람은 1만4천427명으로 하루 평균 40명에 이른다. 우리나라는 인구 10만 명당 28.5명이 자살하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4개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남성 자살자가 여성 자살보다 두 배 이상 많이 발생하였다. 이 중 30대와 40대, 50대의 자살률이 각각 3.8%, 6.1%, 7.9%로 증가하고 있다. 한창 경제활동을 할 나이인 이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실직과 가계수입 감소 등의 이유 때문에 자살을 택하게 된다. 10대와 20대의 사망원인은 자살이 가장 높은 사망 원인이 되고 있다. 지나친 경쟁 속에서 생존해 가야하는 각박한 현실이 자살률을 높이는 것이다. 따라서 자살률을 감소시키기 위한 정책마련과 사회적 노력이 절실하다. 정부와 지자체의 효과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자살 예방 정책을 추진해 가야한다. 자살의 원인은 일반적으로 깊은 소외감과 우울증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발생한다. 이웃주민들은 자살충동을 느끼는 사람의 이야기를 충실히…
중국말로는 관광객들을 ‘요우커’(遊客)라고 부르는데 이젠 우리나라에서도 잘 알려진 용어다. 우리나라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모두 1천200만명이고 그 중 중국인은 430만명이었다. 이는 전체 관광객의 35%다. 중국인 관광객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올 연말이면 5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이나 제주도에선 중국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수원 등 도내 유명관광지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이처럼 많은 인원이 찾아온다는 것도 있지만 그들의 소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국내에 들어 온 외국인 관광객의 전체 평균 지출액이 한화로 1명당 168만원인데 중국인 관광객인 요우커가 국내에서 쓰는 비용은 한 명당 250만원 정도다. 전체 평균보다 외국인 관광객 평균인 168만원보다 1.3배 많은 액수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한국 경제에 큰 보탬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광업계는 물론 유통업계, 전국 각 지자체에서 돈이 되는 중국인 관광객 유치에 적극 나서는 실정이다. 특히 최근엔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야 말았다. 더 곪기 전에 터졌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한류 지상주의가 공식적으로 철퇴를 맞았다. 지난 19일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식에서 보여준 문화적 역량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문화정책과 수준을 극명하게 드러낸 치욕스런 사건이다. 개막식이 끝나자 아시아 언론과 네티즌들은 ‘최악의 아시안게임 개막식, 스포츠는 사라지고 한류만 남았다’며 비난과 혹평을 퍼붓고 있다.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는 단순히 운동경기를 통해 국가의 위상이나 국력을 과시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근대올림픽의 이상이 ‘스포츠에 의한 인간의 완성과 경기를 통한 국제평화의 증진’인 것처럼 승리보다 참가, 성공보다 노력의 가치를 앞세우고 있다. 개막식 행사는 자국의 문화예술 역량을 결집해 이러한 정신을 표현하게 된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이 ‘평화의 숨결, 아시아의 미래’라지만, 아시아인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겠다는 구호와는 다른 표리부동한 행사가 되고 말았다. 개막식의 주된 내용이 한류라는 점과 행사 기획과 연출에서 드러난 문화적 후진성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한류’는 무비판적인 서구…
지방자치단체 의원들의 연수활동이 본래의 기능을 상실한 채 예산낭비와 탈선행위에 대하여 지역주민들의 비난을 받고 있다. 일정한 지역을 기초로 하는 지방자치 의원들은 자율성을 갖고 지역문제 해결과 주민복리 증진을 위해서 성실히 노력하여야 한다. 이러한 본질을 외면한 채 외유성 연수활동으로 시간과 예산을 낭비하고 있어 문제이다. 최근에 수원시의회는 산적한 현안문제를 외면한 채 수천만 원의 예산을 낭비하는 관광성연수를 자행해 비난을 받고 있다. 수원시에는 현재 롯데몰수원역전점 입점에 따른 상인연합회의 생존권집회와 북수원민자도로 건설반대 등의 해결하여야할 현안문제가 산적해 있다. 따라서 주민의견과 업주자의 이해관계를 해결하기 위한 대화와 설득의 노력이 필요한 시기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방의원들은 이같은 현안을 조정하고 대안을 찾는 역할을 해야 하는 중심에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수원시의회는 3천300만원의 예산을 들여 22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로 하반기 의정연수를 떠났다. 그것도 대부분의 연수일정은 관광지 견학과 체육행사를 한 후에 술판을 벌였다고 한다. 모두가 얼빠지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수원시의 많은 산적한 지역문제를 생각할 때 더욱 그렇다. 6기 지
지난 19일 개막식 이후 대회 중반에 들어선 인천아시안게임이 각종 화제를 낳고 있다. ‘인구 70만명의 부탄이 금메달을 딸 것인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부탄은 이번 대회에 양궁, 육상, 복싱, 골프, 사격, 태권도, 테니스 7종목에 16명의 선수단이 출전했다. 11명이 참가한 브루나이에 이어 가장 적은 규모다. 부탄은 1990년 중국 베이징 대회 이후 7차례 참가했지만 아직 단 한 번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 사실 그동안 아시안 게임은 한·중·일 3국의 각축장이었다. 일본은 16차례 참가해 2천650개의 메달을, 중국은 10차례 참가해 2천553개, 한국은 15차례 참가해 1천829개를 차지했다. 그나마 중국의 국력이 강성해진 지금 중국의 메달 싹쓸이가 계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는 ‘비전 2014’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원국이 한 개 이상의 메달을 얻어 모두가 시상대에 오르는 기쁨을 나누자’는 취지로 스포츠 약소국에 지도자 파견과 운동장비, 선수 초청 전지훈련 등을 지원해왔다. 비전 프로그램은 인천시가 지난 2007년 제17회 아시
2014년 7월 민선 6기가 출범한지도 벌써 두 달 반을 넘긴 시점에서 여전히 민선 6기를 이끌고 갈 경기도의 주요 인선이 마무리되지 못하고 있다. 야당과의 연정이라는 새로운 도정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일견 이해가 가는 측면도 있지만, 인사가 늦어지는 만큼 주요 도정에 대한 남경필 도지사의 정책방안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사회복지분야를 보면, 민선 5기의 경우 무한돌봄 정책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하여 그 효과가 충분치는 못하였지만, 전문가들로부터 독자적인 정책제시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서울시의 경우도 서울복지기본선이라는 독자적 사회복지정책 방안을 마련하여 구체적인 사회복지 프로그램에 기준선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에 비해 경기도 민선 6기의 사회복지정책에 대해서는 아직 정책방안이 발표된 바가 없다. 사회복지분야에서 중요하게 고려되었으면 하는 새로운 정책 방안은 경기도 차원의 사회기반투자 구축이다. 왜냐하면 저출산 고령화, 청년실업, 소득양극화 가족과 지역공동체 해체 등에서 발생하는 사회위험 현상들은 전통적인 사회복지와 경제정책에서는 대응하기 힘든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정책패
긍정적인 태도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가장 희망적인 생각, 말, 행동을 선택하는 마음가짐”(좋은나무성품학교 정의)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성취욕구가 높은 자녀일수록 다음과 같은 특징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지나친 완벽주의와 실패를 두려워하는 부정적인 태도를 보일 때가 있다. 성취를 향해 달려갈 때는 완벽주의자처럼 집중하지만 실패했을 때는 과도하게 자신을 비판하곤 한다. 그런데 이러한 부정적인 생각, 감정, 행동들을 극복하지 못하면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학습을 꺼리고 ‘안전제일주의’에 빠져버린다. 둘째, 높은 이상주의를 가지고 있는 데 반하여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우울감을 느끼는 경향이 있다. 특히 청소년들은 자신의 높은 학습욕구가 충족되지 않거나, 자신의 창의적인 사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삶에 대한 의문이 생기거나 자신의 존재가치에 대한 우울감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정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면 ‘긍정적인 태도’의 성품을 훈련해야 한다.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아이는 실패를 겪더라도 거기에 빠지지 않고 그 원인을 검토하여 개선한 뒤 성공을 향해 자신의 생각, 감정, 행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