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을 살면서 어떤 경우에라도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그런데 추석을 앞둔 6일 그런 일이 일어났다. 자식과 부모 등 가족을 잃은 슬픔을 누르고 원인을 밝혀달라며 단식을 하고 있는 유가족들 옆에서 이른 바 ‘폭식투쟁’이라며 치킨과 피자를 쌓아 놓고 먹는, 지금껏 살면서 들어보지 못한 해괴한 행동을 벌인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와 자유청년연합이란 단체 회원들이 그들이다.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들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투쟁을 벌이는 것이 잘하는 것인지 아닌지는 국민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그러나 가족을 비참하게 보낸 유가족들의 슬픔을 그렇게 조롱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광화문 광장을 시민들에게 돌려 달라’며 치킨과 피자 등을 먹었다. 이들의 행동에 대해 ‘폭식으로 유가족의 단식을 조롱했다’는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소위 일베들에 대한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자식 참 잘 키웠다’ ‘일베들은 자신들이 무슨 생각인지 알고 하는걸까’ ‘도가 지나쳤다 개인의 정치적 신념과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글들이 줄을 이으며 뜨겁게 인터넷을 달구고 있는 중이다. 사랑하는
지난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은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주었다는 것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교황이 방한 중에 보여준 겸손과 섬김의 자세, 그리고 사랑과 관용, 서민적인 친근감 등 4박5일간 모든 언론매체에서는 교황의 작은 것 하나도 놓치지 않기 위해 경쟁적으로 보도를 하였다. 교황이 방한 중 고통 받고 슬퍼하는 사회적 약자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위로하는 모습, 교황의 입맞춤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 청년과 시민들의 모습, 국민들은 왜 그토록 교황의 한마디에, 작은 행동에 감동을 받았던 것일까? 특히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다가가 눈시울을 붉히며 그들을 위로하는 모습은 한 인간의 진솔한 모습을 보여 주는 큰 감동이었다. 그는 가톨릭의 최고지도자를 넘어 종교를 초월하여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의 불씨를 지펴준 무지개가 되어 준 것이다. 요즘 우리 사회 곳곳에서 들리는 참담한 소식들. 특히 세월호 참사 이후 군 폭행 사망, 학교 폭력, 자살 등 각종 사건 사고 소식들을 통해 우리 사회가 왜 이러한 지경까지 왔을까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우리에게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같은 지도자를 찾아 볼 수 없는 것일까
오랜 남북분단의 시간 속에 자연 상태공간을 평화문화권으로 개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신뢰에 근거한 교류가능성은 경직된 남북관계를 비롯한 어려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어서다다. 최근에 임진강 평화문화권 특정지역 지정 계획이 국토교통부 심의를 통과하면서 경기북부지역 도민들의 개발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경기도는 60년간 단절된 순수한 천혜 자연환경을 활용해 관광·휴양시설과 문화유적을 정비하면서 접근 도로를 추가로 개설하고 북부지역의 부족한 교통망을 확충하여 문화권개발을 서두르기로 하였다. 남북분단 이후 방치된 천혜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문화권으로 개발하여 남북 간의 신뢰와 교류를 확대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국토부의 특정지역은 문화·관광권형, 산업전환지대형, 특수입지형 등 3가지 유형으로 나누는데 경기북부의 임진강 평화문화권은 문화·관광권형으로 연천, 포천, 파주, 동두천, 김포 등 5개 시·군에서 관광자원개발, 역사문화정비, 기반시설지원 등 31개 사업이 추진된다. 여기에 금년부터 2023년까지 10년간 국비와 지방비, 그리고 민간자본 등 총 5천886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 사업으로 부족한 동∼서축이 확충되어 교류효과가 기대된다. 따라
수원에서 정형외과를 오랫동안 운영해 온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일반적으로 대다수의 사람들은 정형외과 하면 ‘뼈가 부러지는 골절, 탈구, 외상 등을 진료 및 치료하는 과’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골절이나 외상환자가 감소하면서 정형외과는 ‘관절의 전반적인 염증이나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곳’아라는 방향으로 인식되기도 한다. 하지만 세상은 먹고 사는 것, 수명 연장에서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 개념으로 변화하고 있고, 정형외과가 가장 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는 근골격계 질환을 치료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에 와서 정형회과는 삶의 질을 향상 시키는데 가장 크게 기여하는 치료분야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형외과(orthopedics) 어원은 ‘orthos’(바로잡다)와 ‘paidos’(소아)의 합성어다. 1차적인 의미로 생각해 본다면 근골격계(근육, 뼈)와 관련된 질환의 예방적 성격이 더 강하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면서 좀 더 광범위한 분야를 치료하는 방향으로 정착된 정형외과는 현재는 팔과 다리, 즉 사지와 척추를 비롯한 신체 부위의 부속적인 기능과 형태를 보존하고 물리적으
‘결혼과 육아 그리고 가족 만들기’를 위해, ‘생의 한 가운데’에서, 잠시 일의 세계를 떠났던 여성들, 그녀들은 간절히 일터로의 복귀를 원하고 있다. 그녀들을 일컬어 사회는 ‘경단녀’라 부른다. 직장생활을 통해 경력을 쌓았지만 출산 또는 육아로 인해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칭하는 줄임말 신조어이다. 최근 여성의 경력단절이 개인적 여성 당사자의 문제를 넘어 심각한 사회 문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여성 고용의 특징은 20대에는 남성과 유사한 고용률을 보이나 출산과 육아를 거치는 30대 이후 급격히 하락하는 경력단절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자녀가 성장한 이후인 40대 들어서 고용률이 다시 증가하지만 이는 생계형 하향 재취업의 결과로 보인다.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는 여성 당사자의 일을 통한 자아성장과 역량 개발, 경제적 측면에서의 ‘기회비용 및 소득 단절’ 등 개인적 측면의 손실과 부담으로만 그치지 않는다. 사회적 비용과 인력 손실, 저출산 초고령화 불균형 사회 촉발 등 심각한 사회 문제를 야기한다. 최근 한국노동연구원 발표자료에 따르면 경제협력
올 추석은 예년보다 빨리온 탓에 햅쌀구경이 어려웠다. 그래서 대부분 가정에서는 도정날짜가 추석 무렵인 지난해 쌀로 송편을 빚거나 차례를 지내고 밥을 지어 먹었다. 해서 갓 수확한 햅쌀로 감사의 예를 올리는 추석의 의미가 빛을 바래긴 했어도 유난히 밝았다는 ‘슈퍼문’을 보며 그나마 위안을 삼은 것이 다행이다. 이렇듯 한국인에게 쌀은 주식(主食) 이상의 존재다. 한국인의 삶 또한 쌀과 밥을 떠나 생각하기 어렵다. 일상적인 인사말에도 고스란히 배어있다. ‘밥 먹었느냐’, ‘식사 하셨습니까’. 또 밥을 많이 먹는 것이 흉이 아니라 건강함을 상징하던 시절도 있었다. ‘밥심에 산다’ ‘밥이 보약이다’라고 했을 정도다. 그러나보니 예부터 쌀을 매우 귀하게 여겼다. 때문에 일미칠근(日米七斤)이란 말도 생겨났다. 쌀 한 톨에 일곱 근의 땀이 배어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쌀이 소중하니 한 톨도 허투루 여기지 말라는 경구다. 하지만 쌀도 변하는 세월을 이기지 못하는 모양이다. 먹거리의 변화로 쌀 소비가 30여년 만에 반토막이 났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도 1980년 132.4㎏에서 작년 67.2㎏에 불과하다. 국내 한 도자기업체에 따르면 요즘 밥공기 용량은 평균 290㎖로 19
언론의 사명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알권리 충족이다. 신속하고 정확한, 거짓 없는 정보를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또 정치, 경제, 문화 등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조리를 바로 잡기 위한 신문고 역할도 한다. 다방면에서 공정한 비판과 정책적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진정한 시민의 대변자로서 시민의 관심과 참여, 소통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도 한다. 본보의 사시 ‘시민우선 경기발전 언론창달’ 중 ‘시민우선’을 맨 앞에 놓은 이유다. 자화자찬 같지만 본보는 사시에 걸 맞는 일을 펼치고 있다. 경기신문-경기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하는 ‘착한가게’ 공동캠페인이 그것이다. ‘착한가게’는 중소규모의 자영업에 종사하거나 소상공인들이 참여하는 소액다수의 모금캠페인이다. 다시 말하자면 매출액의 일부를 기부하는 업소다. 매장을 경영하는 자영업자를 비롯해 온라인쇼핑몰, 프랜차이즈, 학원, 병원, 약국 등 업종에 상관없이 가입해 나눔에 동참할 수 있다. 본보가 이 캠페인을 본보가 진행한 지 한 달 만에 34곳의 신규 ‘착한가게’가 가입해 총 438곳으로 증가했다(본보 4일자 18면). 업종별로 살펴보니 병원·약국·미용실 등 서비
사회복지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사회보장이나 주택보장 등 전체 국민들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한 사회정책을 말한다. 사회복지종사자들은 이러한 정책을 일선에서 수행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청소년, 노인, 여성, 가족, 장애인 등 다양한 사회적·개인적 욕구를 가진 사람들의 문제에 대한 사정과 평가를 통해 문제 해결을 돕고 지원한다. 또 사회적·개인적 문제로 어려움에 처한 의뢰인을 만나 그들이 문제를 처리, 해결하는 데 필요한 방안을 마련,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밖에 재정적 보조, 법률적 조언 등 의뢰인이 필요로 하는 각종 사회복지프로그램을 기획·시행·평가하며, 공공복지 서비스의 전달을 위한 대상자 선정작업, 복지조치, 급여, 생활지도 등을 한다. 사회복지정책 형성과정에 참여하여 정책분석과 평가를 하며 정책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러한 복지 종사자들이 오히려 복지의 자각지대에 놓여 있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특히 복지 담당공무원들의 경우는 더욱 열악,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잇따르고 있다. 원인은 업무량이다. 사회복지 공무원들은 퇴근이 빨라야 밤 10시고 주말도 복지급여 정산이 끝난 월말에나 겨우 쉴 만큼 격무에 시달린다
여름방학을 이용해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다녀왔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러시아 제2의 도시로 제정 러시아의 수도였고 예술의 도시였기에 도시 자체가 역사이다. 세계 3대 미술관의 하나로 불리는 에르미타주 미술관, 러시아 정교회의 성당으로 성당 자체가 박물관인 이삭성당. 이 두 곳에 소장된 미술품만으로도 세계미술사를 쓸 수 있을 정도이다. 핀란드만과 숲, 그리고 분수대가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여름 궁전이 있다. 시내 중심부는 역사도시답게 1990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한러 수교 이후 많은 한국 관광객이 이곳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찾고 있다. 박물관과 유적지를 관광하는 한국인 중 상트페테르부르크에 대한제국 러시아 공사관이 있었고, 그들이 감탄하며 둘러본 여름 궁전에서 제정러시아 니콜라이 2세에게 신임장을 제정한 대한제국 외교관이 무너져가는 조국의 국익과 국권회복을 위해 애쓰다 쓰러져간 아픈 역사가 숨겨져 있음을 아는 이는 별로 없는 것 같다. 지금부터 114년 전 1900년 여름인 7월 대한제국 러시아 공사 이범진이 이곳에 도착한다. 이범진은 도착 후 지금은 여름 궁전이라 불리는 빼쩨르고프 궁전에서 니콜라이 2세에게 신임장을 제정한다. 러시아 공사로 근무하면
치유를 원하는 이 시대는 진정 힐링(healing)의 시대인가? 그렇다. 감동의 눈물이 눈시울에 고여선 감정의 정화인 진정한 카타르시스를 염원하고 있는 이 시대의 수많은 대중들은 진정 치유를 원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잔잔한 감동의 물결에 빠져있다. 하나는 교황의 방문으로 이 시대 음지(陰地)에서 가엾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치유의 은사가 주어졌다. 진실한 마음이요 소박한 바람이었다. 다른 하나는 영화 ‘명량’이다. 임진왜란, 정유재란에 이순신 장군이 보여준 ‘애민(愛民)정신’은 풍전등화(風前燈火), 바람 앞의 등불인 조선을 구한 위대한 정신이었다. 두 분의 공통점은 싱크홀처럼 주저앉은 불안한 이 시대에 대중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사랑’이었다. 세월호처럼 뒤집힌 배를 내동댕이치고 제 목숨 하나 구걸하듯이 도망치는 불의한 선장과 선원들의 행태를 보면서 무책임의 극치로 말미암아 이 시대의 보통사람들은 치유하기 힘든 상황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이 현실. 이순신 장군의 애민정신은 나라를 구한 ‘사랑’의 실천적 가치였다. 교황의 방문이 우리의 아픈 마음을 다독여준다. 예수그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