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거북시장이란 곳이 있다. 아니 있었다. 왜냐하면 지금은 전통 장시(場市)가 열리지 않기 때문이다. 대신 수원의 옛 관문답게 상가들이 밀집돼 있다. 이 지역 상인들은 상인회를 결성하고 거북이를 상징하는 ‘느림보 타운’이라고 명명했다. 느림보 타운은 수원화성의 북쪽 대문인 장안문 밖 영화동 일대에 형성돼 있다. 220여 년 전 수원화성 축성과 더불어 장안문 밖에 형성된 유서 깊은 시장이었다. 조선시대엔 관원들이 묵어가고 말을 빌려줬던 ‘영화역(迎華驛; 영화동사무소 일대)’도 있었던 곳이어 늘 사람들로 북적일 수밖에 없었다. 화성 축성시 축성자금을 보충하기 위해 인부들을 대상으로 주막촌을 열어 상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는 전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그래서 옛 지명은 ‘새술막거리’다.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이곳은 그 역사만큼이나 잘 나가던 황금상권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초반 교통수단의 발달과 더불어 대형 할인점과 백화점이 수원 곳곳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쇠락해갔다. 그러다가 2008년 겨울,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연구진과 관련 전문가들이 거북시장 상인회와 상권살리기에 나섰다. 이듬해 5월 ‘거북시장 경관협정’ 프로젝트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어 2
지난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일곱 번의 기표를 하면서 유권자가 가장 고민한 선거가 교육감선거가 아닐까 싶다. ‘어떤 교육감이 교육시름을 덜어주고 내 자녀 교육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과 교육감의 됨됨이와 공약 자체를 잘 몰라서 선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후보는 많고 공약을 꼼꼼히 살펴볼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공보물의 이력이나 언론과 인터넷을 통한 진보·보수성향 여부만을 보고 투표장에 들어간 유권자가 상당수 될 것이다. 이는 2010년 중앙선관위가 유권자 대상 설문조사에서 ‘교육감선거에 관심이 없다’는 응답비율이 58.5%에 달하는 것에서 확인된다. 이렇듯 교육감선거가 깜깜이 선거가 될 수밖에 없는 제도적 요인이 있다. 정치선거와 같이 치러지다보니 유권자의 관심은 정치선거에 쏠리게 되고, 교육감선거는 당연히 뒷전으로 밀리게 된다. 특히, 올해는 세월호 참사 여파로 교육감 후보의 언론 등에 의한 노출도 줄고 후보자간 정책대결도 더욱 약화되었다. 그럼에도 주민 선택에 의해 향후 4년간 지역교육 발전을 도모할 17명의 교육감이 당선되었다. 어려운 선거과정을 통해 당선된 교육감들에게 축하를…
요즘 시장·군수 당선자들이 행정기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느라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다. 자치단체마다 참석범위가 다르겠지만, 당선자뿐만 아니라 시·도의원, 사회단체장 등이 시·군청 각 부서별로 시정 전반에 대한 보고를 받고 미래발전전략을 고민해 보는 아주 생산적인 자리가 되기 위해 마련됐다. 11일부터 여주 신륵사 내 도자기축제장 회의실에서 열린 ‘시민과 함께 하는 여주시장 당선자 업무보고’는 원경희 당선자의 공식 데뷔무대란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참석자들은 “인·허가 시 기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다른 자치단체는 원스톱 서비스를 하는데…” “공직자들의 대민서비스에 문제가 있다” 등 갖가지 의견이 쏟아져 나왔다. 원 당선자는 회의 내내 “시민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공직자상”을 강조하는 등 시민 체감행정을 유난히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이날 회의는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여주시 발전을 함께 고민하고 견인해 나가야 할 주인공인 일부 시·도의원 당선자들이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
계곡을 따라 오른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는 녹음 사이로 들어차는 바람이 흥건히 젖은 몸을 씻어준다. 적당히 드리운 그늘과 산새 소리가 어우러져 지친 발걸음을 달랜다. 시야를 시원하게 해주는 푸름과 자연이 내는 소리는 깨끗하다. 낮게 흐르는 물소리가 그렇고, 나뭇잎 뒤척이는 소리며 간혹 들리는 새들의 소리가 그렇다. 산을 올라보면 산도 사람살이와 비슷하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오르막을 치닫다 보면 완만한 경사지를 만나게 되고 숲이 우거졌다 싶으면 어느 순간 하늘이 보인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산이 가파를수록 계곡이 깊다.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어야 하고, 길을 잃으면 온 산을 헤매는 것이 우리네 삶과 닮아있다. 너나없이 살기 힘들다고 한다. 역 광장에 노숙자가 부쩍 눈에 띈다. 벤치를 차지하고 술판을 벌이고 만취 상태에서 싸움을 하는가 하면 주변상가를 돌며 돈을 구걸한다. 그곳을 지나는 행인은 가급적 이들을 피해 돌아간다. 그들이 처음부터 노숙생활을 한 것은 아닐 것이다. 어떤 이는 사업에 실패하고, 어떤 이는 가정 파탄으로 인한 문제 등 경제적 정신적 여러 이유가 그들을 거리로 내몰았을 것이다. 오십 중반의 자영업자가 노숙자가 되었다가 결국 폐인
6·4지방선거가 끝났다. 여야 간에 ‘승자 없이 국민의 현명한 선택이 돋보이는 선거 결과’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이게 나라인가?’라며 탄식과 분노의 한숨소리가 가득했던 세월호 참사 정국 중에 치러진 선거임을 감안할 때, 민심의 바로미터라 할 수 있는 수도권 3곳 중 경기 인천을 새누리당이 가져갔으니 여당이 선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정당개입이 금지된 교육감선거는 진보 후보들이 압승했다. 진보교육감 후보들이 단일화에 성공했기에 선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구도’에서 유리했었고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고승덕 후보가 가정사 때문에 막판 추락으로 진보후보가 덕을 본 면도 있지만, ‘가만히 있으라’는 말에 순응했다가 꽃다운 나이에 먼저 간 아이들에 대한 기성세대로서의 미안함을 가졌던 유권자들은 무상급식, 혁신학교 등 진보교육감이 일궈낸 성과와 실천력들을 떠올렸고 그것이 유권자들의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고 보아야 한다. 진도참사 정국에서도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완승을 하지 못한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을 지켜 달라는 읍소 때문이 아니라, 국민의 눈에 새정치연합은
“말하기 좋다 하고 남의 말 하는 것이/남의 말 내가 하면 남도 내 말 하는 것이/말로써 말이 많으니 말 말을까 하노라.” 1728년 지은 김천택의 청구영언(靑丘永言)에 있는 작자미상의 시조다. 한 번 내뱉으면 주어 담을 수 없으니 함부로 말하지 말라는 뜻이다. 누구보다 말의 위력을 잘 알았던 중국 오나라 명재상 풍도(馮道)는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입은 재앙이 들어오는 문이고)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제 몸을 베는 칼이다)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을 닫고 혀를 깊이 감추어 두면)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가는 곳마다 몸이 편안하리라)”며 말조심 하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우리 속담에 ‘세 치 혓바닥이 몸을 베는 칼’이라는 말이 있다. 혀를 잘못 놀려 큰일을 그르치고 힘들게 쌓아 올린 공든 탑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함을 빗댄 말이다. 사불급설(駟不及舌)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네 마리 말이 끄는 수레도 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다. 또 언비천리(言飛千里: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 이속우원(耳屬于垣: 담에도 귀가 달려 있으니 말을 삼가라), 호령여한(號令如汗: 땀이 몸속으로 들어갈 수 없듯 한 번 내린 명령은 취소할 수 없다), 악사천리
음식은 잘 나누면 정이 돈독해지지만, 잘못 나누면 서운한 마음이 쉽게 드는 법이다. 옛말에 ‘음식 끝에 정 난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반대로 ‘음식 끝에 마음이 상한다’라는 속담도 있다. 그래서 음식을 나눌 때 나보다는 상대편을 배려하는 마음이 넘치면 자리가 즐겁고 돋보이는 것도 이런 연유다. 정으로 나눈 음식은 좋은 기억으로 오래 남는다. 반대로 음식으로 상한 마음은 잘 잊히지 않고 오래간다. 때가 됐으나 소외된 채 혼자 식사한 적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시간이나 여건상 어쩔 수 없어 혼자 먹는 건 그렇다 치더라도 동료들이 자신을 의도적으로 빼고 간 것을 안 뒤 음식을 먹는 기분이란, 아마 겪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를 것이다. 이럴 땐 상대에 대한 배신감마저 느낀다. 그래서 가장 흔하게 건네는 ‘밥 한번 먹자’라는 말에 사람들이 감동하는가 보다. 물론 지켜지는 경우가 많지 않은 ‘인사치레’인줄 알지만 왠지 듣기에 나쁘지 않다. 배려와 관심의 정이 담겨있어서다. 그중에서도 점심보다 저녁을 제의 하면 더욱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어쩌다 성사가 돼 식사와 함께 술 한 잔을
‘서럽다 뉘 말하는가 흐르는 강물을/꿈이라 뉘 말하는가 되살아오는 세월을/가슴에 맺힌 한들이 일어나 하늘을 보네/빛나는 그 눈속에 순결한 눈물 흐르네/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가네 가네 한 많은 세월이 가네/마른 잎 다시 살아나 푸르른 하늘을 보네/마른잎 다시 살아나 이 강산은 푸르러/가네 가네 서러운 넋들이 가네/가네 가네 한 많은 세월이 가네.’(안치환 글·곡 ‘마른 잎 다시 살아나’) 1987년 6월이었다. ‘4·13 호헌’조치와 ‘박종철 고문치사축소은폐’로 정국이 한창 뜨거웠다. 마침내 10일 국민대회가 전국 18개 도시에서 일제히 열렸다. 6월 항쟁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보다 하루 전인 9일, 연세대 이한열 군이 학교 정문 앞에서 시위 도중 경찰의 직격최루탄을 맞고 쓰러졌다. 항쟁의 도화선이 됐다. 7월 5일 세상을 떠났다. ‘마른 잎 다시 살아나’는 그의 추모곡이다. 결국 정부는 ‘6·29선언’을 발표, 직선제 개헌과 민주화조치를 약속한다. 호헌은 가고 개헌이 왔다. 대통령 선거는 직선제로 치러졌고 국민들의 바람과 달리 민주화 진영은 분열했다. 신군부의 2인자 노태우가 대통령이 됐다.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궜던 민주화에 대한 열기와 거리를 가
올해 49세, 젊은 남경필 경기도지사 당선자에게 기대를 걸어도 될 것 같다. 지난 선거 운동 기간 중 공약으로 내걸 때만 하더라도 설마 했는데 정말 그렇게 할 모양이다. 제일 먼저 시선을 끄는 건 선거기간 약속했던 야당 몫의 사회통합부지사직 신설이다. 이는 야당과의 소통·화합을 위한 것으로, 이로부터 내 사람만 챙기는 정실인사가 아닌 탕평인사가 비롯되기를 바란다. 남 당선인은 도청을 찾아 기자들과 만난 상태에서 ‘도를 대표할 야당 인사’에게 이미 추천 요청을 한 상태라고 밝혔다. 물론 야당에서 이에 응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처음 있는 일이라 부담을 느낄 수도 있겠다. 그러나 선의의 제의라면 거부할 일이 아니다. 남 당선자는 만약 당사자가 고사하면 도의회 야당 다선 의원들과 협의해 추천을 받겠다고 말할 정도로 야당과 소통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정책 입안 단계부터 야당의 의견을 반영하고 항상 의사결정 과정을 같이하겠다는 것이다. 남 당선자의 눈에 띄는 행보는 또 있다. 대부분 당선자들이 대규모로 화려하게 펼치는 취임식을 아예 열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도내 취약지역이나 어려운 사람들이 있는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고 밝혔다. 선거 때 기치로 내건…
본격적인 무더위 철이 다가왔다. 높은 기온으로 다양한 식품들이 변질하여 질병 발생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와 노약자에 대한 특별한 관리와 더불어 철저한 위생 점검이 요구된다. 초등학교 앞의 영세판매점과 노상에서 판매하는 음식물에 대한 여름철의 각별한 관리가 절실하다. 전염병의 경우 많은 사람의 건강과 사회불안을 야기하므로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인천경찰청이 지난 9일 쌀을 수입해 원산지를 허위로 속여 시중에 판매한 사람을 원산지 허위표시 위반 혐의로 구속하였다. 이 외에도 불량식품 제조와 유통, 허위 과장광고, 무허가로 도축하고 판매한 24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사람의 건강을 해치는 불량음식을 판매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돈만 벌겠다는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될 일이다. 인천경찰청은 지난해 11월부터 지난달까지 불량식품 14t을 압수하여 폐기하고 영업정지와 취소 등 행정처분 등을 통해서 불법행위를 사전에 차단하였다. 근절되지 않고 암암리에 자행되는 불량식품의 유통방지를 위한 범국민적인 노력과 당국의 지속적인 관리단속이 절실하다. 최소한 사람들이 먹는 식품에 대한 불법 유통과 판매는 근절되어야 마땅하다. 이번에 인천경찰청이 단속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