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피는 꽃 중에서 가장 귀하게 여기는 꽃을 눈 속에 피는 매화(雪中梅)라 한다. 눈 속에서 핀다하여 다른 어떤 꽃보다도 文人佳客(문인가객)들의 詩적 주제로 등장되었고 사랑을 받아왔으며 가치 있는 꽃처럼 여겨왔다. 조선 후기 李裕元(이유원)은 시를 통해 눈 속에 피는 매화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보였는데 ‘사람들은 눈 속에 피는 설중매만 사랑한다(人愛雪中梅), 봄날에 피는 많은 다른 꽃들에게는 관심조차 없구나(不愛春日開), 꽃이란 때가 되면 알아 제때에 피는 것을(花則知其時), 사람들은 특별하게 피는 꽃만 가꾸려 하는구나(人則異其栽), 설중매가 아무리 다른 꽃보다 일찍 핀다고 하지만(早開頭百花), 봄날 따뜻한 기운은 때가 되면 돌아오게 되는 것을(香氣已自回), 사람들은 제철 아닌 향기만 좋다하고(人以非時香), 부질없이 빨리 꽃이 피기만을 재촉하고 있구나(徒事?鼓催), 하였다. 일찍 핀다는 것만으로, 눈 속에서 핀다는 것만으로 매화만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지적하면서 사람이 남보다 먼저 영리하고 밝다고 해서 반드시 높이 올라 출세하거나 꼭 위대하다고는 할 수 없다는 글이다.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어떤 쪽에 심히 치우친다거나 조급한 마음에 서둘거
여주시가 분만병원 짓는 데 소요되는 건물신축비, 운영비의 50%까지, 아니 그 이상도 부담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오후 분만병원 설립 용역보고회가 열린 여주시청 상황실. 경기개발연구원 전문가, 시청 고위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분만병원 설립의 시급성을 강조하는 김춘석 여주시장의 모습에선 절절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여주시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것은 지난 2년 전. 지역에 4개 산부인과가 있지만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분만실을 폐쇄했다. 이 때문에 인근 이천·원주지역으로 원정출산에 나선 산모들, 촌각을 다투는 처지에 무거운 몸을 이끌고 1시간 가까이 길거리에서 허비해야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양수가 터지는 것은 아닌지, 차안에서 출산하는 것은 아닌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질까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 간다. 현재 여주시에서 21세에서 50세까지 가임여성은 전체 여성의 40%에 육박한다. 이런 산모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여주시는 지난해 9월부터 묘안을 짜내기 시작했다. 정부로부터 예산지원을 받아 운영에 나설 수 있는 분만취약지 선정을 검토했지만 기준이 너무 까다로워 포기했다. 결국 여주시가 찾아낸 묘수는 분만이 가능한 경기
겨울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에 송천 떡 마을에 들렀다. 송천계곡을 끼고 솔숲을 지나면 작은 마을이 나온다. 예전에 한두 집에서 만들어 팔던 떡이 입소문이 나면서 마을 대부분이 떡을 만드는 일에 종사한다고 한다. 민속 떡 체험관이 있어 체험을 원하는 사람은 즉석에서 떡메도 치고 인절미에 고물도 바르는 등 떡 만들기 체험을 할 수도 있는 곳이 되었다. 우리는 미리 예약하지 않아 떡 체험은 할 수 없었지만 디딜방아도 보고 널뛰기를 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널뛰기는 상대방과 균형이 맞아야하며 무엇보다 가운데 중심이 잘 잡혀야 한다. 남편과 뛰다보니 남편이 쿵하고 구를 때마다 나는 공중으로 튀어 올랐고 내려올 때는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해 널에서 떨어지는가 하면 바닥으로 나뒹굴곤 했다. 몸이 무거워서 그런지 생각만큼 널뛰기가 쉽지는 않았다. 어릴 때는 널뛰기를 많이 했다. 가마니를 둘둘 말아 가운데 중심을 잡고 널따란 송판을 올려 널판을 만들고 동네아이들 불러들여 해가 저물도록 뛰며 놀곤 했다. 동생을 널의 중심에 앉혀 놓으면 널이 뛸 때마다 뒤뚱거리기도 하고 널이 삐뚤어져 다쳐 울면서도 연실 널 위로 올라앉곤 했다. 정월에는 많은 행사가 있었지만 그중 윷놀이가 가장
지난 1월 해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이 행사를 직접 두 눈으로 보니 IT 발전의 현주소를 파악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그 속에서 당당히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오늘은 CES 2014에서 느낀 점과 IT코리아가 나아갈 길에 대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CES는 매년 1월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최대 가전전시회로 1967년 뉴욕에서 시작되어 VCR(1970), CD 및 캠코더(1981), HDTV(1998), OLED TV(2008), 3D TV(2013)와 같은 시대와 문화를 견인하는 혁신적인 가전제품이 발표되는 경연장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행사이다. 올해 CES는 3천200여 업체가 참여하고, 약 15만명이 방문하여 역대 최대 규모였는데, 포춘지(Fortune)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기업 중 78%가 올해 CES에 참여했다. 이는 이제 IT가 전자제품을 넘어서 자동차, 의료기기 등 다양한 분야의 업체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이번 CES에서 두드러졌던 특징은 필자가 경기신문의 지면과 상임위를 통해…
사진을 처음 찍은 한국인은 1860년쯤에 동지사은사(冬至謝恩使)로 중국에 갔던 이의익(李宜翼)과 그 수행원들이다. 이들은 베이징(北京) 소재 러시아인 사진관을 찾아 초상 사진을 찍은 뒤 이를 갖고 돌아와 친지들에게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 언제 사진기술이 들어왔는지 정확한 기록은 없다. 다만 한성순보 1884년 2월14일자 잡보란에 실린 기사를 근거로 도입 시기를 유추하고 있을 뿐이다. 당시 기사는 이렇다. “지난 여름 저동에 살고 있는 우후를 지낸 김용원이 일본인 사진사를 초빙해서 촬영국을 설치했으며 금년 봄에는 마동에 사는 지운영 또한 촬영국을 설립했는데… 중략.” 촬영국 설치는 지금의 사진관 개업을 말한다. 내용대로라면 김용원은 1883년 여름에, 지운영은 1884년 봄에 사진관 문을 연 것이다. 이중 지운영은 개업과 동시인 1884년 3월16일, 고종의 어진(御眞)을 촬영한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당시 사진 기자재는 매우 고가였다. 때문에 사진 값으로 많은 돈을 지불해야 했고 자연히 대중보다 특권층이나 부유층의 독점물로 인식됐다. 해서 수난도 많았다. 1884년 갑신정변 당시에는 사진관을 파괴하고 사진을 찍는 행위마
300여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성남시민프로축구단이 공식 창단식을 갖고 새롭게 탄생했다. 이는 전국에서 유일한 기초자치단체 K리그 클래식 시민구단으로 사실상 도내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시민구단으로 탄생, 시민들의 자부심 또한 커 보인다. 성남FC는 최근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이재명 구단주를 비롯 최윤길 성남시의장,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 등 지역정가 및 축구계 인사, 시민 등 8천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성대한 창단식을 가져 프로축구의 성남시로 배가되는 순간을 맞았다. 2시간 30여분간 진행된 창단식 내내 대회장은 후끈 거렸다. 그간 일화축구의 반쪽 가치에서 시민이 적극 합세해 바야흐로 온전한 하나의 축구단으로 탄생하는 날로 매김 돼 이날의 영광된 모습은 가시지 않을 것만 같다. 이재명 구단주는 ‘통합, 참여, 희망’의 성남FC 탄생의 깃발을 높이 쏴 올리며 승리로 시민의 바람을 승화시켜나가겠다고 천명했다. “하나 된 시민이 탄생시킨 성남FC로 경기에서 기적의 강팀으로 발전돼 수원FC, 서울FC 등 수도권 강팀을 모두 이겨내 사랑받는 축구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창단 포부를 소
그래도 설 연휴기간 푸근하다니 다행이다. 고향 가는 길이 즐겁고 설레기는 하지만 그놈의 교통사정이 워낙 고생길인 까닭에 날씨라도 춥거나 궂기라도 하면 모처럼의 설렘이 짜증으로 변해서다. 하지만 이번 설엔 이마저 위안이 되지 못할 듯싶다. 전국적으로 확산조짐을 보이고 있는 AI가 ‘가야하나 말아야하나’라는 원초적인 고민을 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정부도 예방차원에서 고향방문 자제를 직간접으로 홍보하고 있어 더욱 그렇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내 새끼’들을 본다는 설렘에 벌써부터 명절을 기다리던 시골집의 고민도 마찬가지다. ‘내려오라고 하자니 그렇고, 그냥 있으라고 하려니 섭섭하고….’ 답답한 마음에 TV를 틀어보지만 뉴스에서 AI 소식이 늘어나면 날수록 주름진 얼굴의 고민은 깊어만 간다. 즐거워야 할 설이 시름으로 가득 차 우울함으로 변한 꼴이다. 도심보다 농촌이 더욱 심하다. 우리네 고향, 특히 농촌 어디 한 곳 닭 한두 마리 키우지 않는 곳이 없는 게 현실임을 놓고 볼 때 고민의 깊이를 헤아리기 충분하다. 마치 이북이 고향인 실향민이 설을 맞는 심정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설을…
“연말정산 재작년 것도 되나?” 아침부터 뜬금없는 소리에 사무실 사람들의 어안이 벙벙해졌다. 사람 좋기로 소문난 선배의 어의없는 말 한마디 때문이다. 후배가 툭 뱉듯이 답한다. “일년치만 되는 거예요.” 그러자 그 선배 왈 “연말 정산은 너무 힘들어.” 그 말에는 모두들 공감하는 눈치다. 그래, 13개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 정산을 위한 자료찾기란 쉽지 않다. 국세청이 제공하는 인터넷 사이트 ‘간편한 연말정산’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특히 40~50대 중년에게는 더더욱. 하여, 대부분 젊은 사람의 힘을 빌리기 일쑤다. 그렇지 않고 혼자 낑낑대다간 검은 머리에 서리내린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차라리 군대를 대신 가겠다’라는 엄살이 나올 정도니 알만하다. 일단, 공인인증서가 있어야 한다. 인터넷이나 모바일 뱅킹이 일상화 돼 있는 사람이야 접근하기 쉽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은행을 찾아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난 후에야 간신히 ‘간편한’ 사이트에 들어설 수 있다. 그 다음부터 겪는 우여곡절이야 말해 무엇하랴. 연말정산서를 제출한
아직도 경기도 일부 지역 주민들은 분만시설이 사각지대에 놓여있어 출산하는 데 고통을 겪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출산율 저하는 당면한 정책과제로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펴가야 함에도 불구하고 산모들이 까다로운 분만시설 선정기준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주시의 경우 산모들이 지역 내 분만병원이 없어 원정출산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을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된다. 안정된 원만한 출산을 위해 정부가 분만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산모에 대한 지원 사업을 서둘러 가야한다. 전국에는 인구가 적은 농어촌지역에 병원 운영이 어려워 49곳에 분만시설이 없는 실정이다. 정부는 이곳에 조속하게 분만시설을 건립하여 출산에 따른 시간낭비와 경비절감을 해결해 주어야 한다. 산모들을 위해 추진하고 있는 분만 취약지 선정기준이 매우 까다로운 규정도 조속하게 수정하기 바란다. 분만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확보와 산모복지 차원에서 분만시설건립 규정을 과감하게 바꿔야 할 때이다. 정부는 2011년부터 인구가 적은 농어촌지역에 분만실을 갖춘 산부인과 병원이 없어서 산모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선정기준은 관내에서 1시간 안에 분만이 가능한 의료기관이 없거나 이로 인해 총 분만 건
경기도가 올해부터 본격적인 빅데이터 활용 사업을 시작한다고 한다. 도는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도민 무한 행정 서비스 구현’ 계획을 발표하고 올해 말까지 ▲CCTV 설치 위치 최적화 ▲축제관광 분석 ▲환승센터 위치선정 ▲비만예방관리 체계 구축 ▲민원지도 제작 등 5대 빅데이터 사업을 추진할 계획임을 밝혔다. 빅데이터가 무엇인지를 아주 간단히 설명하면 엄청난 대용량의 데이터를 가공해서 사용자에게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대량의 정형·비정형 데이터에서 가치를 추출하고 결과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이는 기존 데이터베이스 관리 도구를 이용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저장·관리·분석하는 역량을 넘어선다. 빅데이터는 복잡한 현대 사회의 방대한 자료를 분석하고 미래를 매우 정확하게 예측해 도움을 준다. 또 개인에게도 맞춤형 정보를 제공, 관리·분석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사회, 경제, 문화, 과학기술, 정치 등 전 영역에 걸쳐서 사회와 인류에게 가치 있는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기술을 실현시키기도 함으로써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도가 시작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