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두뇌를 움직이며 숨 가쁘게 세상을 발전시켜 왔다. 특히 축적된 지식과 과학을 바탕으로 미래지향적인 발전을 추구했다. 더 높이 올리려고 파괴해 버리는 빌딩, 신기술을 적용한 각종 전자기기, 편리함을 찾아 끝없이 진화하는 생활용품 등 기존의 것들을 파괴하고 진화하는 데 온 힘을 쏟고 있는 게 요즈음의 현실이다. 수원에는 세계문화유산 화성(華城)이 자리 잡고 있다. 조용하게 수원을 품고 있는 화성을 보면 수원의 밝은 미래가 보인다. 화성을 기반으로 하여 수원은 풍요롭고 행복할 수 있다. 잘 복원하고, 잘 다듬고, 잘 개발하고, 잘 홍보하면 수원시민의 자부심과 삶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화성 주변이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는 각종 사업들 때문이다. 팔달구청 신청사, 택시쉼터, 물체험관, 팔달구 노인복지관, 미술관, 예절관 등 현재 화성 주변에서 이루어지는 신축 중이거나 추진 예정인 사업들이 즐비하다. 제각각 멋을 뽐내려고 하지만 이들 사업이 각기 다른 부서에서 추진되다 보니 구심점 없이 흘러가고 있다. 다시 말해 화성과 행궁을 중심으로 사업 전체를 보듬어 보면 조화롭지 못하며 세계문화유산 화성의 이미지를 훼손시킬 우
오늘도 부조금을 담은 봉투를 어머니께 드렸다. 어머니와 오래 전부터 잘 알고 지내는 분이 칠순을 맞아 부부가 합동으로 고희연을 하게 되어 나들이 삼아 다녀오시라고 했다. 그나마 날씨는 조금 누그러진 듯해서 다행이었다. 예전 같으면 음력 섣달을 썩은 달이라고 해서 잔치를 하지 않았는데 이제는 계절도 없이 청첩장이 날아온다. 오후가 되어 어머니께서 흡족하신 얼굴로 돌아오셨다. 자식을 많이 낳으면 기르기는 힘들어도 큰일 때는 좋다고 하시며 딸이 다섯이나 되어 외아들 내외와 손자 손녀들까지 한복을 곱게 차려 입으니 꽃밭처럼 호화롭다고 칭찬이 이어진다. 떠나실 때는 마땅치 않아 한겨울이나 삼복에는 잔치를 하지 않기를 바랐지만 친한 분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이 되신 것 같아 괜한 불평을 하지 않았나 싶었다. 그런가 하면 요즘은 칠순이라고 해도 너무 젊은데다 부모님께서 생존해 계시면 잔치를 하지 않는다고도 한다. 물론 듣기에 따라서는 일리가 있어 보이나 부모님께서 살아계실 때 즐거워하는 모습을 한 번이라도 더 보여 드리는 게 그나마 효도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살면서 환갑이나 칠순이면 강산이 변하기를 몇 차례나 하고도 남을 세월이니 모처럼 식사라도 하며 뜸 했던 소식도 들으
옛날 골목상점 유리창에 흔히 붙어 있던 ‘외상사절’이라는 문구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당시에는 돈이 없어도 일단 물건을 가져가고 외상장부에다 적어 놓고 뒤에 월급날 갚곤 했다. 돈이 필요하면서도 차마 외상값을 갚아 달라 하지 못하고 애를 태우거나, 제 날짜에 갚지 못해 눈치를 보던 훈훈한 마음씨도 있었다. 지금은 동네 슈퍼마켓이나 골목상점에서 외상거래가 거의 사라졌다. 이렇게 골목상점도 거래행태가 바뀌었는데, 그보다 규모가 크고 거래질서가 잡힌 기업 간 거래에 아직도 외상거래가 많이 남아 있다. 흔히 말하는 어음결제라는 방식으로 30일, 60일, 100일 등 결제 기일이 들쭉날쭉하다. 지난주 경기도 어느 시에서 대기업에 납품하는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 기업인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 중에 매출이 2천억원을 조금 넘는 기술력이 우수한 중견기업 사장의 말씀이, “거래하는 대기업의 납품대금 결제는 15일 현금결제로 바뀌어 크게 좋아졌다. 그런데 매출액 중 1천억원은 그밖에 기업과 거래하는데, 상당수는 아직도 납품하고 6개월 후에 대금을 받는다. 그래도 나는 협력기업에 60일 결제를 해주고 있다. 이것 좀 개선할 방법이…
괴담(怪談) 때문에 세계적으로 홍역을 치른 것은 아마 1999년일 것이다. 새 밀레니엄 시대를 맞아 2000년부터 컴퓨터가 인식을 못해 대재앙이 올 수 있다는 ‘Y2K’ 오류 공포가 그 진원지였다. 세계 각국이 모두 초긴장하며 해를 넘겼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400조원에 가까운 천문학적인 자금만 허비하게 만든 해프닝으로 끝났다. 이처럼 괴담은 어느 한쪽에 정보가 지나치게 편중된 상황에서 정보 독점이 심할 때 가장 많이 생긴다. 우리나라에서 괴담이 국민용어가 된 것은 2008년 광우병 괴담부터다. 당시 유언비어나 풍문, 루머 등의 유사어를 모두 압도했다. 그 후 천안함 괴담, 선거부정 괴담, 방사능 괴담, 민영화 괴담 등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마다 난무했다. 지난해만 보더라도 SNS상에 대통령선거 개표부정 괴담이 난무하더니 연말에는 철도와 의료 ‘민영화’를 둘러싼 괴담들이 판을 쳤다. KTX가 민영화되면 서울∼부산 간 요금이 40만원대가 된다느니, 의료 민영화되면 ‘맹장수술비 1천500만원, 진료비 10배 폭등’이라는 식이다. 여름에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한국토지주택(LH)공사가 고양 원흥보금자리지구에 이케아와 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보금자리사업은 집 없는 서민용 주택을 싼값에 공급하기 위하여 각종 세제 혜택 및 강제수용 등 제도적 특혜를 주면서 조성된 특수목적의 주택단지다. 그런 곳에 과연 거대자본이 지배하는 세계 굴지의 대규모 마트가 입주해도 되는 것인지, 특히 이곳이 상업용지라고는 하나 보금자리지구 입주민이 아닌 타 지역까지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 공공용지를 정부 재정지원금을 받고 각종 특혜를 누리는 LH공사가 추진하는 것은 법 이전에 보금자리택지 사업의 고유 목적에 배치되는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규모 점포가 입주하려면 상권영향 평가가 있어야 하고 이해관계자들과의 갈등조정 등 협의조건을 수행토록 법에서 정하고 있다. 그러나 광명 이케아 입주에서 알 수 있듯이 1년여의 반대투쟁, 지역 주민 간 갈등 유발, 경기도 청원, 대사관 앞 1인 시위, 항의 집회, 지역상권 붕괴 등 수없는 분쟁의 연속이었고 상권영향 평가는 실질적 내용을 규정하지 못하고 형식에 그치고 있다. 주민 요구 중 경미한 부분을 반영하여 강제 추진하는 광명 이케아 경우처럼 고양 원흥보금자리 지구의 경우도 강제추진으로 결론이
수업시간에 사오정이 손을 들더니 말했다. “선생님 칠판 글씨가 안 보이는데요.” 그러자 선생님이 “이게 안 보여? 너 눈이 몇이니?”라고 물었다. 사오정이 대답했다. “제 눈은 둘인데요.” 선생님은 손사래를 치며 “그게 아니고 눈이 얼마냐고?” 사오정이 벌떡 일어났다. “예? 제 눈은 안 파는데요-.” 오래전 유행한 사오정 유머시리즈 중 하나지만 소통이란 이처럼 어렵다. 그래서 실제로도 이 같은 일은 드물지 않고 사회에서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상황만 다를 뿐이다. 대화를 하다보면 전화는 고사하고 멀쩡하게 마주 보고 나눈 얘기조차 잘못 알아듣는 일도 있다. 잠깐 딴 생각을 하다 그럴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상대의 의중과 상관없이 듣고 싶은 대로 듣거나 말뜻을 자의적으로 해석하기 때문일 때가 더 많아서다. 그래서 불통사회인 요즘 사오정 유머를 그냥 웃어넘기기엔 왠지 씁쓸함이 앞선다. 진정한 소통은 부모 자식은 말할 것도 없고 수십 년을 함께 산 부부 사이에서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때로 ‘어쩜 이렇게 말이 안 통할까’ 싶어 가슴을 칠
‘호남이 국가를 보장한다(湖南國家之保障).’ 이순신 장군의 말이다.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하기 위해 떨쳐 일어난 인재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인물이 제봉 고경명(霽峰 高敬命) 선생이다. 예순의 나이에 왜군에 맞서 칼을 뽑았으니 그 기개가 대단하다. 당시 선생이 의병을 모집하기 위해 뿌린 격문은 이렇다. ‘국운이 비색하여 섬나라 오랑캐의 침략을 받아 나라가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는데 수령이나 관군들은 죽기를 두려워하여 도망치기 일쑤니 어찌된 일인가. 신하라는 사람들이 어찌 왕을 무도한 왜적 앞에 내버려둔단 말인가. 각 읍의 관군 수령 민중들이여, 무기를 들고 군량을 모아 모두 분연히 일어설 때다. 구국을 위해 다 함께 목숨을 걸고 앞을 다투어 나설 지어다.’ 이 같은 제봉 선생의 격문은 현재 진행형이다. ‘왕을 무도한 왜적 앞에 내버려둔’ 형국이 재현돼 보이기 때문이다. 노다의 ‘고자질 망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는 청와대 사람들 이야기다.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칼을 뽑았다. 14일 방송된 미국 CNN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 지도자들도 무라야
경기도내 지역의 가축사육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불황 속에 축산 농가들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육규모를 축소시켜가기 때문이다. 사육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경기불황으로 인한 소비감소는 가격정체가 이어져 경영손실이 크다. 경인지방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한우, 육우, 젖소, 돼지, 산란계, 육계 등이 많게는 8.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우와 육우사육농가의 경우 28만 마리를 7천922농가에서 사육한다. 평균적으로 농가당 35마리를 사육하는 소규모 영세농가가 대부분이다. 경기도내의 축산 농가는 한우와 육우의 경우, 경영비 상승으로 인해서 암소 도축은 늘어나고 있으며 반면에 송아지 생산은 줄어들고 있다. 날로 늘어나는 사료비와 인건비를 비롯한 사육비를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어려운 현실이다. 축산농가의 수익성 악화 요인은 비합리적인 유통구조에 따른 판매가격 불이익과 사료비, 시설비, 관리비의 상승이다. 양축농가의 수익창출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당국은 이를 탈피하기 위한 판매제도 확충과 사육비감소를 위한 사료비와 관리비 지원 등의 종합대책을 서둘러야한다. 날로 늘어나는 축산농가의 휴·폐업 방지를 위한 종합대책을 마련해
‘공무원연금 개혁’ 문제가 요즘 우리사회의 화제가 되고 있다. 공무원연금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공무원연금 적자가 쌓이기 시작한 1993년부터 잊을 만하면, 정권이 바뀌면 끊임없이 제기됐다. 지난 20년 동안 네 차례나 공무원연금 개편 작업을 했지만 적자는 커졌다. 그동안 여기에 들어간 국가예산이 10조원이라고 한다. 지난 2008년에도 ‘공무원연금 제도발전위원회’가 설치돼 개혁안을 내놓았다. 연금을 받는 연령을 60세에서 65세로 올리는 안은 2010년 이후 신규 채용자부터만 적용하기로 했다. 박근혜 정권 역시 또다시 ‘공무원연금 개혁’ 칼을 빼들었다. 안전행정부는 공무원연금 제도 발전위원회를 구성, 연금 제도 개선안을 다음 달 대통령 업무보고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공무원연금 적자액이 2조원을 돌파했기 때문에 공무원연금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도 이런 움직임이 있다.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은 국민연금보다 지급률이 훨씬 높기 때문에 전체…
논어에 富貴(부귀)는 누구나 원하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얻어진 것이 아니면 절대로 누리지 말아야 하며(富與貴是人之所欲也不以其道得之不處也), 빈천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지만 정당한 방법으로 벗어날 수 없다면 거절하지 말아야 한다(貧與賤是人之所惡也不以其道得之不去也). 군자가 仁(인)을 떠난다면 어떻게 명분을 이루겠는가(君子去仁惡乎成名). 마땅히 얻지 않아야 하는데 얻었다는 것은 정당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부자가 되는 것과 귀한 신분이 되는 것은 모든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가난함과 천함 역시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이지만 道(도)로써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피하지 않는 것이다. 孔子(공자)는 군자는 밥 한 끼를 찾아 먹는 동안에도 仁(인)을 어기는 법이 없다고 했다. 어떤 일을 성취할 때도 반드시 仁(인)과 함께하며 또한 실패할 때도 반드시 仁(인)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일의 성패가 따른다 하더라도 행동을 가벼이 하여 군자다움을 잃지 않고 성인들처럼 대처하라는 교훈이다. 과거에는 성공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설사 성공했다 해도 방법에 문제가 있었다면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