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과 10월 평택비정규노동센터에서 평택지역 중·고등학생 57명을 대상으로 ‘노동자는 □다’란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의 결과, 노동자는 ‘거지’, ‘못 배운 자들’, ‘일개미’, ‘돈 버는 기계’, ‘강철인간’ 등이 언론을 통해 소개됐다. 노동자에 대한 인식이 이렇게 부정적인 이유는 노동자의 개념을 저임금의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으로 학생들이 매우 협소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점과 사회에서 노동자의 존재가 노동에 시달리는 나약한 존재로 드러났다고 추측됐다. 그러나 노동자란 노동력을 제공해서 임금을 받아 생계를 유지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을 말한다. 자본주의 체제는 생산수단 유무를 따져 생산수단이 있는 계급인 자본가와 생산수단이 없기 때문에 노동력을 판매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계급인 노동자로 이루어져서 발전돼 왔다. 만약 생산수단이 없다는 것이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아니라면, 노동자는 매우 가치중립적인 개념이 된다. 그러나 2013년 한국사회의 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부정적이고 우울하기까지 하다. 자신이 노동자임에도 노동자인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할 수 없다는 사마천의 말이다(戴盆望天 望天戴盆). 옛 글에 ‘사람의 생각은 두 가지를 한꺼번에 날카롭게 볼 수가 없고, 일이란 두 가지를 동시에 융성하게 할 수는 없다. 한쪽이 성하면 다른 한쪽은 쇠하게 마련이다. 밤에 누워 뒤척이기 좋아하는 자는 아침 일찍 일어날 수가 없는 것이다’(意不竝銳 事不兩隆 盛於彼者 必衰於此 長於左者 必短於右 喜夜臥者 不能蚤起也)라는 내용이 있다. 뿐만 아니라 유사한 글은 얼마든지 있다. 사람은 누구나 둥근 것을 좋아한다. 그것은 원만을 뜻하기 때문으로 두루두루 다 알아야 하고 이것저것 다 갖기를 원한다. 모자람이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한비자는 ‘오른손으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왼손으로 네모를 그리다 보면 두 가지 모두 이룰 수 없다’(左手畵圓 右手畵方 不能兩成)라 하지 않았던가. 못하는 것이 없는 자는 한 가지도 잘하는 것이 없고, 무엇이든 다 하고자 하는 자는 한 가지도 제대로 얻는 것이 없다. 바른 행동을 쌓아두면 미치지 못할 복이 없으며, 사악한 행동을 쌓아두면 찾아오지 아니하는 화가 없는 것이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지금 국민들 가운데 특히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건설일용직 근로자들의 걱정이 크다. 겨울은 다가오는데 일자리는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2008년 IMF 금융위기 직후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는 소리를 하기도 한다. 이들 가운데는 아예 일을 포기하는 건설일용직 근로자들도 생기고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도 들린다. 물론 건설 일용직 근로자는 원래 겨울철이면 일감이 줄어든다. 특히 지난해 반짝 상승하는 듯 보였던 국내 건설수주액이 지난해 중반기 이후 급속도로 하락, 더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 건설수주액 감소세는 당연히 건설근로자 채용시장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줄어들기 시작한 건설업 임시·일용 근로자수는 지금까지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고 한다. 건설일용근로자들이 일하는 분야는 다양하다. 시굴·굴착·정지 등의 지반공사, 각종 건물 및 구축물을 신축 및 설치, 증축·재축·개축·수리 및 보수·해체 등이다. 한마디로 이들이 없으면 모든 건설작업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1일 단위의 계약기간으로 고용되고 1일이 종료되면 근로계약도 종료된다. 큰 공사에 투입되면 그 기간 동안 일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인천시가 다시 한번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송도~청량리 노선 조기착공을 정부에 촉구하고 나섰다. 지난해 녹색환경기금(GCF) 유치 때와 지난 8월 박근혜 대통령의 인천방문 때에 이어 벌써 3번째다. 특히 이번에는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와 세계선거기관협의회(A-WED) 한국사무처의 송도 유치를 계기로 GTX 필요성이 더욱 커짐에 따라 다시 나선 것이다. 사실 GTX사업은 인천의 최우선 숙원사업이나 마찬가지다. 낙후된 인천의 미래를 송도에 걸고 있는 시로서는 GTX를 서울 등 외부와 송도를 연결하는 동맥으로 삼고 있으며, 송도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려면 이 같은 동맥은 필수요소로 판단해서 그렇다. 특히 서울~송도~인천국제공항을 잇는 GTX는 교통난을 겪고 있는 수도권 시민들에게 꼭 필요한 것으로, 지역의 균형발전적 측면에서도 매우 시급한 사업이다. 때문에 인천시는 지난 이명박정부 시절부터 최근까지 줄기차게 GTX 송도~청량리 구간의 우선 착공을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는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이 같은 요청을 번번이 무시하고 있다. 또한 GTX사업의 우선순위에서도 뒤로 미뤄놓고 있다. 정부가 GTX 3개 노선 가운데 A구간(경기 고양~화성)만 먼저 착
지난 4월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 빌게이츠가 한국을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고 갔다. 빌게이츠는 현재 “핵폐기물로 미국이 800년간 쓸 전력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테라파워(Terra Power)라는 회사를 차리고 차세대 원전 개발에 열성을 쏟고 있다. 테라 파워는 차세대 원자력발전소를 지어 에너지의 안정적 공급과 핵무기 확산 차단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2008년 설립됐다. 원자력 발전은 자연 속에 0.7%밖에 존재하지 않는 우라늄-235를 농축하여 연료로 쓴다. 99.3%를 차지하는 우라늄-238은 핵분열이 일어나지 않는다. 우라늄-235 1g으로 얻을 수 있는 에너지는 석유 9드럼이나 석탄 3t을 연소했을 때 발생하는 에너지와 비슷하다. 사용 후 핵연료에서 발생하는 플루토늄이 바로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원료가 된다. 만약 사용 후 핵연료를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만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면, 더욱 싼 전력생산은 물론이고 핵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핵무기 확산까지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핵연료 재활용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빌게이츠의 테라파워 또한 4세대 원자로 기술에 큰 관심을 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위자료를 지불한 스타로 기록되고 있다. 2011년 교통사고로 인해 알려진 외도사실 때문에 결혼생활을 마무리하면서 이혼 대가로 지불한 금액이 7억5천만 달러, 한화 약 9천200억원이었다. 당시 우즈의 재산이 10억 달러 정도로 추산됐는데, 무려 75%를 위자료로 내준 셈이다. 아직까지 이 기록을 깬 커플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불륜사실 이외에 성격차이로 이혼하면서 가장 많은 위자료를 지급한 사람은 영화배우 멜 깁슨이다. 2011년, 31년 동안 같이 산 아내 로빈 무어에게 재산의 절반인 4억2천500만 달러(약 6천100억원)의 위자료를 지급했다. 멜 깁슨은 자신이 받게 될 연금 중 절반도 아내에게 양보했다. 슬하에 7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그들이 이혼을 막지 못했다. 그런가 하면 팝스타 마돈나는 이혼하면서 남편에게 거액의 위자료를 준 여성으로 유명하다. 그는 2008년, 10년간 부부생활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무려 1천40억원을 남편 리치에게 주었다. 여성으로서는 최고금액이다. 우리나라 최고 이혼 위자료가 2009년 가수 박진영이 전 아내에게 지급한 30억원인 것을 감안하면 상상이 가질 않는다. 한편 미국 뉴저지, 코
지금은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이 예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 정년이 보장되는 철밥통을 차지하기 위해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도 공무원 사관학교라 불리는 학원으로 향할 정도로 인기직종이 되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렇지가 못해 대부분 쥐꼬리라 불리는 월급으로 생활했다. 사정은 군인들도 마찬가지여서 직업군인들도 대부분 시골집 셋방에 살았다. 우리 이웃에도 아무개 상사로 불리는 사람이 노모를 모시고 살았는데 몇 년을 잘 지냈다. 그러나 밤새 안녕이라는 말처럼 초겨울 추위에 노모를 여의었다. 고향은 멀기도 하거니와 고향에 간들 장지 또한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친정아버지께서 예전에도 그와 같은 사람을 도와주신 것처럼 조금도 망설임 없이 묏자리를 내어 주셔서 장례를 무사히 치렀다. 며칠 후 두 내외가 찾아와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고무신 한 켤레와 군용담배 한 보루를 드리며 부모님 같고 큰 형님처럼 모시겠다는 말을 하며 돌아갔다. 매서운 추위도 물러가고 산골 마을에도 봄이 왔다. 농촌의 봄은 꽃보다 먼저 병아리 장수가 온다. 집집마다 몇 마리씩 사서 처음에는 쌀쌀한 날씨라 라면박스 같은 데 넣어서 키우다 조금 자라면 닭장으로 옮겨 기르는데 어떤 집들은 그냥…
국내 최대의 엘리트 스포츠 축제인 제94회 전국체육대회가 18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리는 화려한 개막식을 시작으로 7일간의 열전에 돌입한다. 2002년 제주도에서 열린 제83회 전국체육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이후 줄곧 1위를 지켜온 경기도는 이번 전국체전에서 종합우승 12연패에 도전한다. 경기도 선수단은 17개 시·도 선수단 중 가장 많은 2천17명의 선수단을 파견한다. 이중 선수는 1천568명(남자 968명, 여자 600명)이고 임원은 449명이다. 지난해 대구광역시 일원에서 열렸던 제93회 대회(1천985명) 때보다 32명 늘어났다. 이들 선수단은 짧게는 보름, 길게는 한달 가까이 각 종목별로 강화훈련을 실시했다. 선수단은 경기도의 12년 연속 정상 수성을 위해 나름대로 비지땀을 흘리며 훈련에 매진했지만 예년처럼 신바람이 나진 못한 것 같다. 특히 선수들을 지도하는 감독, 코치들은 강화훈련을 하면서도 불안감을 표출했다. 그 이유는 매년 지급되던 강화훈련비가 이번 전국체전을 앞두고는 5일 분밖에 지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체육회는 추경을 통해 강화훈련비를 확보하려고 했지만 지난달 열릴 예정이던 추경이 도의회와 도 집행부 간의 갈등으로
오늘날 투표에 관한한 1인 1표와 무기명투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예외적으로 부재자투표의 일종인 우편투표만 유일하게 인정할 뿐 대리투표 등 기타 어떠한 간접투표도 허용치 않고 있다. 하지만 1890년대 벨기에에서는 이런 투표제도도 있었다. 한 선거구에 2년 이상 거주자에 2표, 3년 이상 거주자에게는 3표를 부여했다. 또 25세 이상에 2표, 30세 이상에 3표, 50세 이상에 5표를 주며, 미혼자에게 3표, 기혼자에게는 5표를 인정했다. 뿐만 아니라, 초등학교 졸업자 1표, 중학교 졸업자 2표, 대학교 졸업자 3표를 허용했다. 선거인의 재산·교육·신분 및 그 밖의 조건에 따라 참정권을 부여한 복수투표제와 등급투표제가 그것이다. 지금으로선 상상도 못할 과거로의 여행 같은 이야기지만 엄연히 존재했다. 요즘 한국관광공사가 진행하는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 100선’ 선정 인터넷 투표에서 순위를 왜곡하기 위한 중복투표가 성행한 사실이 국감에서 드러났다. 투표수는 한 사람이 수회에서 수백회에 이르고 있다. 중복투표를 조장하는 주체는 지방자치단체들이다. 자기 고장 관광지 순위를 높이기 위해 사람을 동원한 것이다.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문경새재(본보…
슬로푸드 국제대회를 치러낸 남양주시가 유감스럽게도 여러 가지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다 (본보 17일자). 그 중 이석우 시장의 선거법 위반 건은 꽤 파장이 클 전망된다. 이 시장은 추석 직전 개당 20여만원 하는 갈비 세트를 600여만원어치 구입해 슬로푸드국제대회조직위원회 명의로 돌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선물은 지역주민, 시 홍보대사, 정치권 인사들에게 전달됐다 한다. 시장 측은 대회에 도움이 될 만한 인사들에게 홍보 차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기도선관위는 지난 9일 이 시장과 관련 공무원들에게 서면경고를 했다고 밝혔다. 갈비 선물이 슬로푸드 정신과 어긋난다는 점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슬로푸드 운동은 단순히 향토음식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 아니다. 생산성의 이름으로 우리 삶의 존재방식을 왜곡하고, 환경과 경관을 파괴하는 문명을 인간적 방식으로 되돌리자는 운동이다. 슬로푸드는 그런 정신이 담긴 음식을 가리킨다.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시장이 선물했다는 갈비 세트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그런 정신이 담겨 있지 않은 듯하다. 선물을 돌리기 전에 이 점을 깊이 짚어봤어야 한다. 지난 1~6일 치러진 슬로푸드 국제대회 자체는 성공적이라고 평가된다. 시의 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