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역사에는 반드시 재평가되어야 할 인물이 많다. 특히 엄혹한 시대에 일신의 안일함보다는 조국과 민족의 장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진 분들이 그러하다. 의암 손병희 선생도 그중에 한 분이다. 3·1독립혁명의 민족대표 33인 중의 대표임에도 정작 3.1혁명에 우리가 기억하는 인물은 유관순 누나뿐이다. 하물며 손병희가 동학혁명 당시 동학군 최고지도자였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동학혁명 하면 무조건 전봉준을 떠올리지만, 손병희는 글쎄다. 그러나 손병희는 30만 동학군의 총지휘자였다. 1차 동학혁명은 호남지방에 국한된 거사였지만 그해 9월의 2차 기포는 동학교주 해월 최시형에 의해 전국의 동학도가 총동원할 것을 천명한 항일전쟁이자 진정한 혁명이었다. 해월은 1차 기포에서 전투력과 지휘력을 인정받은 전봉준을 호남의 최고지도자로, 그리고 영남과 충청, 강원 그리고 경기도와 이북지역 동학군의 총지휘관으로 당시 34살의 손병희를 임명했다. 안타깝게도 동학혁명은 무능한 정부와 왜군에 의하여 좌절되었지만, 보국안민·광제창생·척양척왜의 기치 아래 전국을 들불들의 함성으로 뒤덮었다. 혁명의 참여자들 대부분 체포되어 처형당하는 순간에도 끝까지 살아남은 유일한…
북한은 2020년 코로나19 발생이후 육로 해로 하늘길을 스스로 차단하면서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은 청정국이라고 자랑하다가 5.12 최초로 평양에서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환자가 나온 국가 최중대 비상사건이 발생하였다고 공개하였다. 이후 방역대전, 건국이래 최대동란 등의 표현을 하면서 전국 모든 도 시 군을 봉쇄하고 사업소별 생활단위별 격폐된 생활을 하면서 전주민 집중 검병과 발열자에 대한 격리 및 치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전염성이 강한 코로나 19 특성으로 매일 수십만명의 확진자와 함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북한의 열악한 보건환경과 백신을 포함한 해열제 등 의약품이 충분치 않은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이 강조하는 자력갱생의 정신 즉, 자체적으로 코로나19라는 역병을 잠재우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북한이 코로나19 청정국이라고 주장할 때 국제사회는 북한이 체제 선전차원에서 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4.25 북한인민군 창건 90주년 기념행사에서 마스크도 착용하지 않고 수만명이 집단 행사를 하는 북한을 보면서 북한이 정말 코로나 역병에서 벗어난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북한은 돌연 2년여 넘는 기간동안 인정하지 않았던 코로
얼마 전에는 스승의 날이었다. 매년 이맘때쯤이 되면 몇몇 아이들이 편지를 써서 책상 위에 두거나 수줍게 전해준다. 편지의 내용은 ‘가르쳐주셔서 감사하다, 앞으로 공부 열심히 하겠다’로 압축할 수 있다. 흔한 말들이지만 평소에 데면데면하게 인사하던 사춘기 아이들이 사랑한다, 감사하다는 말을 아낌없이 써 놓은 걸 보면 괜히 마음이 찡해온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스승의 날이었지만, 최근에는 형식적으로 이름만 남아있는 스승의 날을 ‘교육의 날’로 바꾸자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교사가 나서서 스승의 날 기념행사를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교사들이 쉴 수 있는 날도 아니기에 현실에 맞게 수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스승의 날 기념 행사는커녕 교사들이 디지털 범죄의 피해자가 되거나 감정노동에 못 이겨 정신과나 상담을 찾는 현실에 맞는 건 ‘감정노동자 보호법’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악성 민원인으로부터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는 콜센터 직원들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다. 법이 시행된지 4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법의 실효성에 의문이 있을 정도로 악성 민원인들이 활개를 친다는 기사가 심심찮게 보인다. 다만, 법이 생겼으므로 악성 민원인 등장 시 대응
윤석열 새정부 1기 조각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은 오는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한 총리가 참석하는 가운데 첫 정식 국무회의를 개최한다. 앞서 국회는 지난 20일 지명 47일 만에 한덕수 국무총리 임명동의안을 통과시켰다. 167석의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내부 격론 끝에 총리 인준안 가결로 당론을 정한 결과다. 고물가 등 나라안팎으로 어려운 시기에 야당의 ‘새정부 발목잡기’라는 시선과 6·1지방선거 민심을 의식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한 시점에 내린 민주당의 결정은 다소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민주당은 지난 대선에서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비록 0.73%의 초접전으로 승부가 갈렸지만 엄연한 민주주의 방식에 따라 정권을 지금의 여당에 내준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야당의 길을 찾아 후일을 도모해야 한다. 새정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기대나 평가와는 별개로 민주당이 대선 이후 보여준 모습은 국민의 눈높이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대선 패배에 대한 최소한의 책임 의식이 보이지 않았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입법 강행,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선거 등이
무릇 참다운 사상, 살아 있는 사상은, 기르는 힘과 변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그 변화는 서서히 나무처럼 변하는 것이지 구름처럼 쉽게 변하는 것이 아니다. (존 러스킨) 진정으로 위대한 사업은 모두 서서히 눈에 띄지 않게 달성된다. (세네카) 인생은 영혼의 탄생이어야 한다. 동물적인 것이 인간화되고, 육체가 정신으로 거듭나고, 양초가 빛과 열로 바뀌듯 육체적 활동이 정신적 활동으로, 의식으로, 이성으로, 정의로, 관용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 이 숭고한 연금술은 지상에서의 우리의 존재를 정당화한다. 여기에 우리의 사명이 있고 우리의 존엄성이 있다. (아미엘) 병아리가 웅크리고 있는 달걀을 깰 때, 병아리의 목숨에 미치는 위태로움을 감수해야 하듯, 사람도 다른 사람의 영혼에 미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고는 그를 자유롭게 할 수 없다. 모든 영혼은 일정한 단계까지 성장하면 스스로 자신의 쇠사슬을 끊는다. (류시 말로리) 생명은 끊임없는 기적이다. 생명의 성장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자연계의 가장 신비로운 비밀을 아는 것이다. (류시 말로리) 자신은 성공했다는 생각만큼 도덕적 완성에 해로운 것은 없다. 다행히도 진정한 도덕적 성장의 길은 눈에
순수한 의문에는 순수하기 때문에 더 강렬한 분노가 예비되어 있다. 법기술의 무법으로 정의를 인멸한 죄, 뿌리도 없이 꽃을 피운 죄, 정직하게 답하지 않는다면 너는 순식간에 진흙으로 돌아갈 것이다. 우리는 다만 의아할 뿐이다. 잠시 너의 바닥 없는 허공을 인정하노니 답하라.
중국의 춘추전국 시대에 ‘편작’이라는 유명한 의사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 사람뿐이 아니라 두 명의 형들 모두 훌륭한 의사였다고 한다. 편작의 맏형은 환자가 고통을 느끼기도 전에 표정과 음색으로 환자에게 닥칠 큰 병을 미리 알고 치료하였으며, 또 둘째 형은 병이 나타나는 초기에 진단을 하여 어려움 없이 치료였다. 그렇다 보니 환자 본인은 자신이 병에 걸렸다는 사실과 치료된 사실조차 모르고 지났기에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는 것이다. 삼 형제 중 막내인 편작은 병세가 아주 위중해진 다음에야 침을 놓고 약을 쓰고 등의 과정을 거친 후에 병을 고쳤기 때문에 유명해졌고 한다. 간혹 우리는 대형 사고 현장에서 가느다란 로프 한 가닥에 아슬아슬하게 매달려 구조되는 극적인 장면을 보게 된다. 그런 장면은 그날의 톱뉴스가 되고 두고두고 화제가 된다. 로프에 매달린 사람의 심정을 헤아려 보았는가? 특별히 훈련받지 못한 일반 사람들에게 로프에 매달린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공포이다. 구조하는 소방대원도 큰 부담을 안고 수행하여야 하는 긴장의 연속인 것이다. 그러한 장면이 최선의 방법은 아님에도 사람들은 아슬아슬하게 구조되는 그런 모습에 더 환호하고 열광을 한다. 결혼 후에 아이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실현하겠다고 마음먹은 오랜 꿈이 있었다. 경향각지의 교육전문가(교사나 학부모·학생활동가) 중 최소 50명이 광역의회나 기초의회의 교육시민후보로 출마해서 당선되도록 조직적으로 돕는 꿈이 그것이다. 다른 일로 내가 꾸물거린 탓에 시점을 놓쳐 나의 오랜 꿈이 이번에는 무산되기에 이르렀다. 교육전문가에 의한 지방교육정치의 개막을 또 4년이나 속절없이 미루게 돼 마음이 쓰라리고 아프다. 다행히 오랜 교직경력과 빛나는 활동이력을 가진 이창국 선생이 동대문구 4인 선거구의 구의원후보로 출마를 결심했노라고 알려 와서 기꺼이 후원회장을 맡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4인, 5인 선거구를 시험 삼아 11군데만 실시해보기로 여야가 합의했는데 마침 사는 곳이 신설 4인 선거구가 된 것이다. 시작부터 나쁘지 않다. 당선자를 넷이나 뽑는 4인 선거구라도 무소속 시민후보 입장에선 조금도 만만하지 않다. 거대양당이 최소한 2인, 보통 3인씩을 공천한다. 양당후보만 해도 최소한 4, 5명이고 진보정당 후보도 두엇은 된다. 이런 구도에서 10%(1600표)를 득표해야 4위로 당선된다. 4인 선거구라도 유권자는 1표만 행사한다. 유권자 입장에선 누굴 뽑을지 더 고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