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의 최대 격전지는 이탈리아다. 작년 초 밀려온 코로나로 밀라노에서는 순식간에 3만 명이 사망했다. 국토는 봉쇄되고 경제활동은 전면 중단됐다. 실업자가 속출했고, 먹을 것을 찾아 길거리를 헤매는 시민들이 즐비했다. 카리타스(Caritas) 수녀회가 운영하는 밀라노의 한 배급소에 식료품을 받으러 나온 65세의 여인 마리아(Maria)는 “참 괴롭네요”라며 수줍어했다. 마리아는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에는 라 스칼라(La Scala) 오페라 극장 휴대품 보관소에서 일했다. 그런데 오페라 극장이 문을 닫자 생계는 막막해졌다. 미망인 연금으로 월세를 내고 의약품비로 매월 60유로를 지출해야 한다. 로마 한복판에서 생필품 보급차(Ronda della Solidarieta: 연대 순회차)를 기다리는 50대 여인 아나(Anna) 역시 “생활이 어려울 때 가끔씩 오지요. 창피하네요”라고 말한다. 아나는 가사 도우미였지만 코로나로 직장을 잃었다. 집세를 내려면 식비를 아껴야 한다. 노동조합 콜디레티(Coldiretti)에 따르면, 이 여인들처럼 식료품을 보급 받는 사람은 약 370만 명. 전보다 100만 명 더 증가했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la Repubblica)
탐욕과 망상과 사치와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지혜의 원천이다. 만일 네가 진심으로 정욕을 극복하고자 하는데도 불구하고 때때로 정욕에 지배당할 때가 있더라도 너에게는 정욕을 이겨낼 힘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마부가 단번에 말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고삐를 내던지지 않고 계속 잡아당기면 말은 언젠가는 서게 되어 있다. 정욕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싸움터에서 백만 군대에 이기는 자보다 위대한 승리자이다. 모든 타인을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훨씬 낫다. 타인과의 싸움은 언젠가는 질 때가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영원한 승리자로 남을 것이다. (법구경) 남을 자기 자신처럼 존경하고, 자기 자신을 이기며,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야 말로 인애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높은 가르침은 없다. (공자) 젊은이여! 유흥이나 사치 등의 온갖 욕망의 만족을 멀리하라. 설사 온갖 욕망을 완전히 물리치겠다는 생각이 아니더라도,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커지는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관능의 향락을 절제하고 미룸으로써, 네 즐거움은 더욱 더 풍성해진다. 즐거움이 수중에 있다는 의식은 그
요사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심상치 않다. 한국갤럽이 지난 3월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를 보면,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은 34%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사실 보다, 지지율을 올리기 매우 힘들어 보인다는 데 있다. 그 이유를 요약해 보면 이렇다. 먼저 시기적인 요인을 들 수 있다. 시기적으로 문 대통령은 레임덕으로 돌입할 때가 됐다. 여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은 레임덕이 없는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주장은 인간의 불로장생이 가능하다는 소리와 똑같다. 권력도 인간사의 일부이기 때문에, 쟁취하면 시간이 감에 따라 노쇠해지고 사멸하는 길을 걸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레임덕에서 문재인 대통령도 예외가 될 수 없다. 만일 이번 서울, 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여당이 패하기라도 하면 레임덕은 더욱 빠른 속도로 현 정권을 덮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다. 두 번째 이유로, 현 정권이 추진 혹은 주장했던 일들이 하나같이 이상 징후를 보이고…
신앙은 어느 시대에나 같은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는 신앙(신념)의 변화이다. 벼랑 끝에 서 있는 주정꾼이, 위험하다고 소리치는 사람들을 향해 비웃으면서 횡설수설하는 것처럼, 온갖 물질욕망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은 비참한 운명에서 자신을 구하고자 하는 선각자들을 비웃고 있다. (류시 말로리) 과거 예언자들은 외쳤다. “너희는 신을 잊고 신의 뜻을 실천하는 일에서 벗어났다. 그렇지 않았다면 불행이 너희를 덮치지 않았을 것이다. 너희는 신의 뜻을 따르지 않았고 허위와 기만의 세속에 빠져 진리를 외면했다. 그리하여 마침내 자연의 인내력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는 아직 세상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은 사람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말이다. 그러나 요즘 자연을 수천 년 전에 발명된 태엽시계 비슷한 고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그 시계는 지금도 여전히 째깍거리면서 가지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떠한 충고와 비난도 무용지물이다. 그러나 다행히 모든 사람이 다 그런 것은 아니어서, 만약 인간의 삶이 불행하다면 그 죄는 오직 인간 자신에게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들도 있다. (칼라일) 인류는 영원
“농민들은 죽어간다. 그들은 이 죽음에 익숙해져 버렸다. 아이들의 죽음, 여성들의 과중한 노동, 특히 노인들의 기아 등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제 농민들이 가난에 시달리는 이유가 무엇인지 대낮처럼 명확해졌다.” 톨스토이의 작품 《부활》에 등장하는 주인공 네흘류도프의 고백이다. 그가 말하는 “가난의 이유”란 무엇일까? “농민들의 유일한 수입원인 토지가 지주들에게 약탈되었다는 것이다. 그들을 먹여 살릴 토지가 그들의 손에 있는 게 아니라 소유권을 행사하며 농민들의 노동력으로 먹고사는 자들의 손에 있기 때문이었다.” - 가난의 이유 그 자신도 지주이자 귀족인 네흘류도프가 과연 이런 말을 할 자격이 있을까? 있다. 그는 자신의 토지 소유권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토지에서 나오는 모든 수익을 농민들의 공공자금으로 쓰겠다고 하자 토지 관리인이 묻는다. - 그러니까 토지 소유권을 포기하는 대신 이 공공자금의 이자수익을 가져가시겠다는 거지요? “아니요, 그것도 포기합니다. 토지가 개인의 소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는 사실을 당신도 이해해야 합니다. 토지에서 나오는 모든 것은 만인의 소유입니다.” - 그렇게 되면 나리의 수입도 없어질 텐데요. -…
삶을 영원히 살 것처럼 착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한 번 자기 무덤에 묘비명에 새길 글이라든가 세평(世評)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예전부터 가훈, 급훈, 교훈이나 인간 개개인의 좌우명이 있다. 가훈, 급훈, 교훈 등은 실제로 피부에 닿지 않으므로 공허한 표현들이다. 개인의 좌우명은 인생을 겪으면서 가슴에서 생성된 길잡이 역할을 했던 글귀이므로 공감이 가고 외우고 가슴에 간직하고 싶은 내용이 되겠다. 나는 좌우명이라 할 것도 없지만 마음에 새기는 말은 “베풀지는 못할지라도 빚은 지지 말고 살자”이다. 나잇값으로 무엇을 해야 하나 하다가 한 달에 만 원이면 학생 일곱 명의 한 달 학비가 된다고 하여 기부를 하고 있다. 아프리카도 6년제라면 14명 정도는 초등학교를 졸업했겠다. 되돌아보면 많은 빚을 지고 있다. 받은 만큼 갚지도 못하니 이 또한 빚이고, 미국에서 프리웨이에서 보닛이 뒤집혀 좁은 갓길에 겨우 차를 정차하자 수많은 차가 서행하므로 체증이 시작됐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보다는 당장 저 많은 사람들한테 누를 끼치므로 빚을 졌다는 생각에 어찌할 바를 몰랐었다. 요즘 LH 불법투기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고 자살하는 모양을 보며 자신
프랑스 하원이 건국이념 조항인 헌법 1조에 "공화국은 생물다양성과 환경보전을 보장하고, 기후변화와 맞서 싸워야 한다"는, 인류사회 전체가 직면한 시대적 요청을 명문화할 것을 압도적으로 통과시켰다. 상원을 통과하면, 마크롱 대통령은 국민투표로 확정하게 된다. 역시 프랑스답다. 이는 "프랑스는 '슬로우 푸드(slow food), 슬로우 라이프( slow life)'를 구가하는 나라가 되겠다", 는 천명이다. 실로 감동적이다.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 대혁명(1789~1799)의 기치와 가치가 이 품격 선언의 뿌리다. 역사적 사건들은 우연 같지만 예외 없이 필연이다. 과거는 현재의, 오늘은 내일의 원인이다.1986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했지만, 3년 후 '슬로우 푸드(slow food) 선언'이 파리에서 채택된 것 역시 우연이 아니다.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를 비롯, 전세계 180개국에서 10만명 넘게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그 선언문의 일부다. "산업혁명으로 최초로 기계가 발명되었다. 기계는 오늘날 우리 생활의 모델이 되었다. 우리는 속도의 노예가 되었다. 기계는 우리의 소중한 관습을 망가뜨린다. 사생활을 침해하고 식사시간을 줄여서 일하도록 '패스트 푸드'(f
당분간, 이라는 말의 쓸쓸함이 쓸쓸함의 지도를 펼치네 어느 봄날 보고 싶은 쓸쓸함이, 죽은 시계를 보는 쓸쓸함이, 벽만 바라보는 쓸쓸함이, 내 시를 생각하는 쓸쓸함이, 이름도 모르는 약을 매일 삼키는 쓸쓸함이, 쓸쓸함을 만끽한 어느 시인의 쓸쓸한 죽음이, 푸릇한 가시를 거느리고 우르르 떠내려 오네 밟으면 추락하는 껍질 같은 오늘이 어제의 쓸쓸함과 내일의 쓸쓸함 사이에 있네 약력 ▶충남 논산 출생 ▶'미네르바'(2004)로 등단 ▶시집 '오답으로 출렁이는 저 무성함', '빛의 뿌리' ,'동박을 뒤적이다 외 미네르바문학상, 서정주문학상
3월 셋째 주 네이버 포털 뉴스에서 4‧7재‧보궐 선거보도를 모니터한 서울부산시장보궐선거미디어감시연대 보고서를 보면 가장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 기사는 ‘LH 분노…오세훈‧안철수 둘다 박영선에 18%P 이상 앞섰다’였다.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한 보도로 LH 파문이 여권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면서 야권 후보의 지지세가 여권 후보를 앞지를지 모른다고 전망하는 내용이다. 여론조사 결과는 유용한 정보지만 해석에 늘 주의해야 한다. 마치 승패가 결정난 것처럼 보도해선 안 된다. 남은 선거기간에 유권자의 선택이 더욱 신중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후보자 정책 차이를 선명하게 알게 해 줄 필요가 있다. 여론조사에서 부각되기 쉬운 거대양당 구도는 선거를 단순하게 압축시켜 버린다. 때문에 소수정당이나 신진후보가 나설 기회를 좁힐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배려를 선거보도에서 찾기란 쉽지 않다. 앞에서 언급한 같은 보고서에 조회수가 높은 보도의 상당수는 정치인의 거친 입담이 그대로 실린 경우였다. “선거 거의 이긴 듯”, “○○○, 잘리겠네”, “양심선언 나오면 후보 사퇴” 등의 직접 인용 제목이 많다. 소위 잘 팔리는 선거 뉴스는 후보 동정을 포함해 막말 인용
"진보를 자신의 특허품인 양 떠드는 진보 꼰대나 상식조차 지키지 않는 수구 꼰대나 거기서 거기 같아요." 한동안 20대들하고 책모임을 한 적이 있었다. '계급장'을 떼고 매번 수평적으로 토론을 벌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속내가 드러났다. 여론조사나 경제통계 수치 등으로는 잡아낼 수 없는 20대들의 감성을 들여다본 것이다. "우리는 알바족이잖아요. 술집이나 음식점, 편의점, 백화점 등에서 생활비를 벌기위해 감정 노동을 하죠. 기성세대들에 대한 이미지는 그들과 부딪혀서 생긴 감정의 결과물이죠." 재일 동포 철학자 강상중 전 도쿄대 교수의 말을 빌릴 필요가 있다. 그는 한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악의 시대를 건너는 힘》 (사계절)에서 인간의 이성은 변화가 가능하지만 감성은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우리의 보통 관념과 정반대 사유다. 감성을 인간 이해의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일테면 20대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내용이 아니라 형식이다. 진보든 수구든 하나의 달걀 꾸러미에 넣어 계열화해서 자신들과는 다른 부류의 사람으로 분류한다. 이처럼 감성의 성은 생각보다 크고 견고하다. 이제 여론조사 분석이 가능하다. 하루가 멀다하고 벌이는 정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