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임시국회가 얼마남지 않았다. 하지만 주요 민생법안과 공공부문 채용 비리 의혹 국정조사 계획서 처리와 선거제 개혁 논의를 위해 지난 15일 소집된 임시국회가 현안마다 여야의 팽팽한 대치로 열흘째 공전을 거듭, 빈손 국회로 끝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오는 27일 예정된 국회 본회의의 민생법안처리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각 당이 쟁점 현안들을 서로 연계하는 전략을 펴는 데다 청와대 전 특별감찰반원 의혹 공방까지 부상해 민생법안 이슈를 뒤덮고 있기 때문이다. 민생법안 처리에 실패할 경우 국민의 정치 불신은 더욱 커질 것이다. 만약 민생법안 처리도 제때 절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아무리 설득력 있는 근거가 있다 하더라도 국회의원 수를 늘려달라는 주장 쪽으로 국민을 돌려세우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민생법안은 정치적 사안과는 분리해서 27일 본회의에서반듯이 처리해야 한다. 유치원 3법과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안 등 관련 법안의 처리도 마찬가지다. 유치원 비리 사태에 학부모와 여론이 분노했지만, 비리 근절책을 담은 '유치원 3법'은 법안심사소위 단계에서 여전히 막혀 있다. 정부가 국가관리 회계
국방부가 20일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이른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 기간과 관련 2개 안을 보고했다. 1안은 36개월, 2안은 27개월이다. 1안이 36개월인 것은 육군병사의 현행 복무기간이 21개월인데 오는 2021년 말까지 18개월로 단축되기 때문에 그 두 배 기간을 적용한 것이다. 그런데 복무기간이 1안인 36개월로 정해지더라도 1년 범위에서 조정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최대 1년까지 복무기간 단축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기존 병역법에는 현역병은 6개월 이내, 사회복무요원과 산업기능요원 등은 1년 범위에서 국무회의 심의와 대통령 승인을 거쳐 복무기간을 조정할 수 있는 근거조항이 있긴 하다. 병역거부로 인한 대체복무자들에게도 이와 동일하게 복무기간을 일정 범위에서 조정, 복무기간을 단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것이다. 복무기간이 36개월로 확정되고 1년 범위에서 조정할 수 있는 조항이 반영되면 실제 복무기간은 24개월까지 줄어들 수 있다. 물론 최대 48개월까지 늘어날수도 있지만 국가인권위원회가 대체복무 기간이 현역병의 1.5배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권고했으므로 복무기간이 늘어날 가능성은 별로
30대 초반에 트럭 운전수 경력, 대학교 중퇴라는 보잘 것 없는 학력의 소유자가 있었다. 그는 이력서에 적을 것이 별로 없었다. 자격증도 졸업장도 내세울 것이 없는 이 사내는 교육환경이 부족한 마을에서 태어났으나 공상과학소설에 빠져 살았다고 한다. 과학소설을 많이 읽었다고 이력서에 쓸 것인가? 그는 15세 때 스킨스쿠버다이빙을 배우면서 3천시간 이상 바다와 함께 했다. 당연히 바다생물의 다양성에서 영감을 많이 받았을 것이다. 바다에서 보던 갑각류 생물이 우주 어느 행성의 외계인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을 것이다. 그 상상은 강한 산성의 피를 지닌 ‘에일리언’이 되었고, 이력서를 쓰기 곤란했던 그 사람은 영화감독이 되었다. 에일리언이 워낙 오래 전 작품이라서 ‘타이타닉’과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이라고 소개해야 좋겠다. 학교의 교과서보다는 바다를 더 많이 보았던 그는 뭔가 골고루 배우지는 않았지만 어느 영역에서 매우 섬세하고 깊이 있는 경험을 했다. 이처럼 편중된 경험을 깊이 있게 하는 방식은 주식투자에서 리스크를 안고서 특정 분야에 많은 투자를 하는 ‘바벨전략
햄릿에서 여자를 약한 자로 묘사했지만 몇몇 스포츠 분야에서는 남자는 여자보다 별로 우월하지는 않은 것 같다. 우선 얼른 떠오르는 것이 골프와 양궁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승마다. 골프나 양궁처럼 국내외 무대에서 통계적으로 나온 자료는 아니고 순전히 내 개인적인 느낌이라는 것을 미리 밝혀둔다. 남자들은 그까짓 말을 못 타느냐고 처음부터 큰소리를 친다. 그러나 막상 말 앞에 서면 한없이 작아지는 경우가 여자보다 많다. 사실 말에 오르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고소공포증이 없더라도 말 위에 앉으면 우선 겁부터 나게 마련이다. 설상가상으로 말은 자신이 태운 사람이 초보자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아차린다. 말은 사람이 겁에 질렸을 때 분비되는 호르몬 냄새를 맡는다고 한다. 카리스마를 상실한 기승자는 이미 말과의 기싸움에서 진 것이다. 그러면 즐거운 승마는 이미 물 건너 간 것과 같다. 기본적으로 자신의 앉은 키에 말 등의 높이가 더해지니 그 높이는 평균 2m 이상은 된다. 자신의 키와 별로 차이가 안 나지만 막상 올라 앉으면 이게 만만치가 않다. 거기다가 내 마음대로 제어가 안 된다. 끈 하나로 그 덩치 큰 말을 움직여야 하니 보통 쉬운 일은 아니다. 이것은 순전히
거리에서 캐럴이 자취를 감춘것은 오래전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인데도 듣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인지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안 난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 캐럴이 사라진 이유가 뭘까. 우선은 저작권 문제가 있다. 음악저작권 관련 단체들은 2006년부터 바닥면적 3000㎡ 이상인 백화점 대형마트 등에 음원 사용료를 내라는 소송을 본격 제기하기 시작했다. 자연히 길거리 매장들도 캐럴을 트는 데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캐럴과 함께 크리스마스의 또 다른 상징은 트리다. 트리가 역사 기록에 처음 등장한 것은 약 600년 전. 독일 제빵사들이 1419년 프라이부르크에서 집 없는 사람들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성령구빈원 앞에 트리를 설치했다는 기록이 그 지방 역사서에 남아 있다. 이밖에 산타, 카드, 선물도 크리스마스하면 빼놓을수 없는 것들이다. 중국에선 성탄전야에 선물로 사과를 나눠주는 독특한 풍습이있다. 그래서 성탄절이 다가오면 상점마다 평안이나 복을 비는 글씨를 새겨넣은 선물용 사과인 ‘평안과(平安果)’세트를 대량으로 쌓아두고 판매하곤 한다. 세계유일이다. 유래는, 크리스마스 이브 성탄전야를 ‘평화로운 밤’이란 의미로 ‘평안야(平安夜)’라고 쓰고 발음은 ‘핑안예(pingany
매년 연말이 되면 일선 학교 교사들은 학교폭력 예방 및 해결 등에 기여한 교원에 대한 승진 가산점이 부여되며, 해당 교원 중 40% 안에 들기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많은 교사들이 “저는 아무것도 도움을 준 것이 없는데, 해당 교원들이 가산점 받길 거부해서 제가 대신 받아요”, “아이들 학폭을 담보로 승진가산점을 받다니”, “저 선생님은 담임도 아니고, 생활지도 한 것도 없는데, 단지 교무부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받아요”, “정작 비교과교사인 진로진학상담교사나 전문상담교사가 포함돼야 하는데, 그분들은 아예 신청도 하지 않아요”라고 민낯을 알린다. 가산점 부여계획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가산점 신설을 위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 가산점 축소를 위한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개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11항(교육감의 임무)은 ‘교육감은 관할 구역에서 학교폭력의 예방 및 대책 마련에 기여한 바가 큰 학교 또는 소속 교원에게 상훈을 수여하거나 소속 교원의 근무성적 평정에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
월명기(月明期) /김택희 올 들어 세 번째 폭설 소식을 접하며 고립된 마을 어귀 서성거리다 지난 혹서에 흐드러지게 터뜨렸던 배롱나무꽃으로 든다 그물처럼 펼쳐 놓고 오래 물들이던 꽃잎들 나 무엇을 위해 백 일 밤낮 꽃 등불 켜 보았는지 지극한 꽃그늘 지어 보았는지 꽃 울음 길던 연유 내 방식대로 배롱꽃 닮은 오랜 사랑이 좋다고 함께 물들고 싶다고 꽃잎 물었던 배롱나무 맨살 쓸어 본다 가지마다 거센 바람 산다 살 에는 눈꽃 둥지 그러안았다 눈 쌓인 지금이 해진 그물을 손질하기에 좋은 시기 내 안의 홍자색 꽃물 식히기에 알맞은 시간이다 ※월명기(月明期): 음렬 보름 전후에 날이 밝아 생선이 잘 안 잡히는 시기 달이 밝기 때문인지 월명기(月明期)에는 집어가 어려워 어부들은 그물을 손질하며 조업을 쉰다고 한다. 어획량으로 보면 손해가 막중하겠지만 달 밝은 밤의 정취가 숨 가쁜 일상을 잠시 내려놓는 여가로서의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여기면 견딜 만하지 않을까. 이 시인에게 월명기는 무엇일까. 폭설로 갇힌 고립된 마을, 그곳에서 여름을 사르던 배롱꽃잎을 떠올리고 꽃잎에 드리웠던 찬란한 기억을 떠올리고 지극한 꽃그늘 아래 사무치던 생각들을 되새기는 값지고 소중한 시간 아닐
국가보훈처가 발표한 ‘2019년 달라지는 보훈정책’을 보면 저소득 고령 국가유공자 보상을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아울러 내년 3·1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에 관한 내용도 있다. 저소득 국가유공자와 유족에게는 생활조정수당 5만원을 인상한다. 현재 생계 곤란 국가유공자 등에게 지원되는 생활조정수당은 월 16만∼27만원에 불과하다. 5만원이 오르니 내년부터는 월 21만∼32만원을 받게 된다. 그런다고 해도 생활비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런데 19일 경기도가 민족의 독립을 위해 헌신한 도내 항일 애국지사 9명에게 매월 100만원의 ‘경기광복유공연금’을 지급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도 관계자는 “민족의 자주독립을 위해 헌신하신 항일 애국지사의 공로에 감사와 존경의 뜻을 기리는 사업”이라면서 민족의 자주 독립을 위해 헌신한 생존 항일 애국지사를 예우하고 자긍심을 높이고자 12월부터 ‘특별예우금’으로 ‘경기광복유공연금’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기광복유공연금’은 전액 도비로 지급된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 8월15일 ‘제73회 광복절 경축기념 행사’에서 항일 애국지사들에 대한 특별예우금 지원 의사를 나타낸 바 있는데 이 약속이 지켜지는
정부가 20일 발표한 자영업 성장과 혁신 종합대책은 취업자의 20%를 웃도는 자영업자가 살아나지 않으면 경제를 살리기 어렵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종합 처방으로 볼 수 있다. 자영업의 창업, 폐업, 재기에 이르기까지 정부 부처들이 전방위로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상당한 자금을 투입해 자영업자의 연체 채무를 탕감해주는 방안, 18조원 규모의 지역 화폐를 발행하는 안, 17조원 규모의 저금리 자금을 공급하는 안 등을 통해 자금 공급의 '파이프라인'을 보강한 점이 특히 눈에 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은 기존에 나왔다가 다시 테이블에 올린 대책이 다수여서 한계를 노출했다는 지적도 따른다.벼랑 끝으로 몰린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터줄 수 있을지의 실효성 문제와 더불어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지, 막대한 자금 지원이 되레 도덕적 해이를 불러오지는 않을지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자영업 구조는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확충되지 않은 상태에서 은퇴자와 비취업자 등이 몰리면서 출혈 경쟁을 양산했다.국내 자영업자는 10월 기준 567만명으로 전체 취업자의 20.9%를 차지한다. 때문에 자영업자의 이익은 갈수록 줄어들고 경영난 등으로 부채는 날로 늘어나는 추세다. 사정
이사를 하면서 그동안 쌓기만 했던 물건들을 정리하게 되었다. 물건들은 구입한 순간 잠깐의 즐거움을 주고 난 후 언젠가 사용할일이 있을거란 기대만 잔뜩 뒤집어 쓴 채 아파트 안을 채우고 있었다. 점점 쌓여 간 조용한 물건들에게 공간을 빼앗긴 나로서는 사는 공간이 부족해 보이고 매일하는 청소에도 깔끔해지지 않는 살림이 어렵기만 했다. 참 많이도 끌어안고 살았다. 욕심을 덕지덕지 붙여 가끔은 쓸지도 몰라서 혹은 지금 필요 하진 않지만 언젠가는 쓸데가 있을 거란 헛된 기대를 짊어진 물건들을 꺼내놓으니 큰 트럭 두 대를 채우고도 부족했다. 살던 집을 줄여서 간 집은 수납공간이 많았던 것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두서없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어찌해야하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세상은 예쁘고 갖고 싶은 것들로 넘쳐나고 있었다. 가지고 싶은 것을 구매하고 나면 그렇게도 갖고자 했던 간절함은 또 다른 물건들로 간절함이 쉽게 옮겨갔다. 갱년의 심리적 허기가 이유였을까 왜 그리도 물건에 매혹된 시기가 왔는지 이유를 잘 알긴 어렵다. 알뜰히 살았던 시간에 대한 보상으로 여유가 생기면 언젠가 누려 보리라던 막연한 물욕의 시간이 물밀 듯 밀어닥친 것인지도 모른다. 사고 들이고 주말이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