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하루가 멀다 하고 미투(me too)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본래 미투는 영어의 ‘나도 그래~’라는 의미이지만, 요즘 들불처럼 번지는 미투는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으로서 ‘나도 당했다’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미투 운동은 2017년 미국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틴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던 여성 배우들의 연이은 폭로로 시작되었다. 여배우들의 폭로로 미국 연예계에 강력한 미투 운동이 촉발되었고, 이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배우들이 미투의 용의선상에 오르게 되었다. 이 운동은 순식간에 미국 연예계를 뛰어넘어 전 세계에 확산되고 있고, 연예계만이 아닌 정치계, 학계, 종교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운동이 일고 있다. 우리사회도 미투 운동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벌써 미투 운동에 연루된 배우와 대학교수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또한 차세대 유력 대선후보로 거론된 정치인이 미투 운동에 거의 낙마할 지경에 이르렀다. 그 외에도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는 가해자가 200여 명을 넘어선지 오래이다. 이렇듯 미투 운동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또한 이번 미투 운동을 계기로 그동안 그릇된 남녀간의 성 사고와, 상하간의 왜곡된 성 관념 등에 획기적인 전환을 기대
1930년 공화당이 다수당이었던 미국 의회는 자국의 불황을 타개하고 산업을 살리겠다며 수입품 관세인상 법안을 통과 시켰다. 무역전쟁을 촉발 시킨 대표적 법으로 불리는 ‘스무트-할리’ 관세법이 발효되는 순간이었다. 이법은 2만여 개에 달하는 수입 상품에 평균 60%의 관세를 적용한다는 것이 내용의 골자다. 하지만 법안 통과로, 미국 경제가 살아나기는 커녕 더욱 쪼그라들었다. 영국과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잇따라 수입 관세를 올리는 등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놨기 때문이다. 무역량도 2년이 안돼 반토막 났다. 뿐만 아니라 관세 부과로 비롯된 무역전쟁은 세계교역량을 63%나 줄어들게 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산업생산도 40% 가까이 떨어졌고, 각국 주식 시장은 폭락했다. 자연히 실업자 수도 급증했다. 세계 질서도 망가졌다. 결국 대공항으로 이어졌고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경제학자들의 분석이다. ‘역사는 흘러간 과거가 아니라 미래’라고 했던가? 당시 무역전쟁의 결과가 대공황으로 이어졌던 만큼, 요즘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경제의 두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이 엊그제 현실화되어 그렇다. 예견되긴 했지만, 지난 22일 트럼프 미 대
진달래 /박노빈 개나리는 울타리와 길가에 노란 깜박이를 바르다가 모세의 기적처럼 검은 길을 가르는 벚꽃 거울 흙을 갈아엎는 봄의 파도가 지금 산을 오르고 있다. 짧은 서정시를 접하고 보니 시인의 모습이 그려진다. 진달래와 개나리에 이중적인 화음이 이룬다. 봄빛은 젊은 사람들에게만 주어진 특혜가 아니다. 잠시 나이를 잊고 봄 기분에 있던 자조와 자괴, 자탄을 담는 산행의 길인가 보다. 무심한 듯, 체념한 듯, 잔잔한 마음으로 봄을 즐기자. 지난 겨울은 우리들에게 아주 길었고 엄숙한 슬픈 시간들이었다. 시인은 일정한 시간을 보면서 밤기차를 놓칠세라 귀가하는 뒷모습에서 자신만의 일관된 생활의 규칙을 발견한다. 필자도 그렇지만 자신만의 시간을 살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만의 즐거움을 위해 집중하는 시간을 누렸으면 좋겠다.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가 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는 듯, 하지만 섬세하게 들여다보면 특별한 일상의 시간들로 채워진다. 있는 듯 없는 듯, 하면서도 마이크를 잡고 부르는 시인의 노래는 명가수의 행적을 더듬게 하듯 세련되고 기풍이 있는 시인의 정감에 깊은 울림들을 어디서든지 마주한다. 진달래와 벚꽃 봄의 절정을 담을수록 아름답게 빛난다. /박병두…
셰이크 모하메드 UAE 총리는 지난해 인공지능(AI) 장관을 임명하고 AI가 주도할 세상을 대비하며 교육에서도 맞춤교육을 시도하고 있다. AI는 맞춤교육을 하다가 맞춤복지를 향해 발달할 것이다. 올해 영국은 외로움부 장관(Minister)을 사회체육부 장관(Secretary) 겸직으로 임명했다. 900만 명이 외로움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외로움은 매일 담배 15개비만큼 건강을 위협한다고 보고 있다. 외로움을 경감하는 일은 의료비를 줄이는 것 외에도 교통사고나 범죄, 자살을 줄이는 일이니 별도로 장관급의 관리자가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김종원 작가는 고독이 무언가를 추구하기 위한 자발적 고립이고 외로움은 버려진 것이라 한다. 자발적 고립은 견딜 만하지만 외로움은 사회를 병들게 한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외로움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영국의 900만 명보다 많을까 적을까? 어떤 사회에서 관계로부터 버려진 사람들의 인구는 그곳의 자살률과 비례할 것이다. 그렇다면 답은 뻔하다. 영국보다 먼저 우리나라에 인권과 관계를 다루는 행복인권부가 생겨서 보건복지부의 반대편 날개가 되어야 할 것이다. ‘복지부’나 ‘여가부’가 사람
과천시는 얼마 전까지 국민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도시 중의 하나였다. 정부의 신도시 건설계획에 의해 조성된 행정 타운으로서 우리나라 행정 중심지라는 시민들의 자부심이 높았다. 도시기반시설이 잘 갖춰졌고 고갯마루 하나만 넘으면 수도 서울인데다 전철도 연결돼 있어서 교통기반도 잘 조성돼 있다. 친환경적인 도시로서 주변에 관악산·청계산, 양재천 등이 있어 자연환경이 우수한 데다 과천서울대공원, 서울랜드 등 유수의 테마파크와 국립과천과학관, 국립현대미술관, 경마공원 등 문화와 과학, 레저가 어우러진 도시다. 지역주민의 사회경제적 수준도 높았다. 그런데 요즘 과천시 분위기가 심싱치 않다. 중앙행정기관 등의 세종시 이전문제 때문이다. 시민들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지난 22일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세종시 이전 관련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는 과천시민들의 거센 항의 속에 파행을 겪었다. 신계용 과천시장과 정부과천청사이전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시민들은 정부서울청사를 찾아 이전 이후 겪게 될 과천시의 도시 공동화에 대한 지원대책을 우선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는 이들의 주장에 공감한다. 정부 과천청사
주식시장이 파랗게 질렸다. 오늘 시장 역시 얼마나 더 폭락할지 몰라 투자자들을 불안하다. 지난 주말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9.26포인트(3.18%) 하락한 2천416.76을 기록했다. 코스닥 역시 41.94포인트(4.81%)가 빠지면서 포인트 기준으로는 2007년 8월16일, 등락률 기준으로는 2016년 2월12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20.21포인트로 전일 대비 24.45% 치솟았다. 시장이 불안하다는 증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을 향해 25% 관세 폭탄을 터트리고 중국이 즉각 맞불 관세를 예고하면서 무역 전쟁이 현실화하자 아시아 증시 모두가 동반하여 일제히 폭락한 것이다. 이같은 패닉 셀링은 국내 증시뿐 아니라 주요 아시아국 증시 역시 마찬가지여서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하루에만 1천포인트 가까이 빠지면서 2만617.86까지 밀려났고,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역시 3% 이상 하락했다. 지난달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서 촉발된 급락장 이후 간신히 회복세를 보였던 증시다. 글로벌 경제와 국내 경제 및 정치상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주식시장이다
우리나라 혼인 건수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통계청의 ‘2017년 혼인·이혼 통계’를 보면 지난해 전체 혼인 건수는 26만4천500건으로 1년 전보다 6.1%나 줄었다.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수를 뜻하는 조혼인율은 5.2건인데 이는 1970년 관련 통계를 낸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조혼인율은 2007년에 7건이었지만, 2015년 5건대로 감소했다. 이제 머지않아 5건대도 무너질 상황이다. 또 평균 초혼 나이는 남자 32.9세, 여자 30.2세로 1년 전에 비해 남자는 0.2세, 여자는 0.1세 늦어졌다. 결혼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현상은 경기 불황과 심각한 청년실업, 천정부지로 높아진 집(또는 전세)값, 인구감소, 가치관의 변화 등이 원인이다. 실제로 공무원 등 젊은 층 직장인이 많은 세종특별자치시 조혼인율은 6.6건으로 가장 많았다. 반면 울산광역시는 5.4건이었다. 울산은 2016년 전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6.0건이었지만 2016년 진행된 조선업 구조조정의 후유증으로 인해 지역경기가 침체되면서 급락한 것이다. 울산의 지난해 혼인 건수는 6천331건이었는데 이는 최근 10년 동안 최저치라고 한다. 청년들이 혼인을 포기하거나 늦추면서 출산율도 더…
평소 자주 통화를 하는 ‘긍정’의 전도사인 존경하는 선배님은 행복이란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에 달려 있다는 이야기를 하신다. 사람 스스로가 지나치게 욕심을 가지게 되면 ‘행복’이란 존재는 더 멀리 도망가게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행복은 사소한 곳에 숨어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은 주변에 많이 있는데 사람이 그걸 찾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사는 곳은 산책하기 너무나 좋은 전원도시이다. 가끔 산책로 근처의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책 한 권을 집중해서 읽을 때마다 진정으로 소소한 일상 속 행복의 포만감을 맛보게 된다. 이렇게 사소하지만 스스로 행복하다면 그것은 인생의 최고의 가치가 아닌가 싶을 때가 있다. 원래 사람은 자기가 보는 것, 관심이 있는 것은 자기에게 유리한 것만 보이지 다른 것은 잘 보이지가 않는다. 눈앞에 보이는 것은 늘 중요하고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은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다. 사람은 자신이 필요한 것만 보이고, 진실로 필요한 것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티벳의 ‘해탈의 서(序)’에 나오는 속담,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으면 걱정이 없겠네&rsqu
오는 26일 발의할 정부 개헌안 내용 중 찬반 의견이 뚜렷하게 갈릴 대목은 토지공개념과 수도조항인 것 같다. 청와대가 개헌안에 반영했다고 밝힌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공공성과 합리적 사용을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해 특별한 제한을 가하거나 의무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현행 헌법에도 토지공개념을 뒷받침하는 조항이 있지만 이처럼 토지공개념을 직접 명시하지는 않았다. 현행 헌법 23조 2항에는 “재산권의 행사는 공공복리에 적합하게 해야 한다”고 돼 있고, 122조는 “국가는 국민의 생산 및 생활의 기반이 되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위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제한과 의무를 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청와대는 “사회적 불평등 심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공개념 내용을 명확히 규정하겠다”며 이 조항 신설의 취지를 설명했다. 만일 이 개헌안이 국회를 거쳐 국민투표로 확정되면 토지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할 수 있는 헌법적 근거가 확보된다. 과거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폐지된 ‘택지소유상한에 관한 법률’이나 ‘토지초과이득법’이 부활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 야당은 자유시장경제와 사유재산제를 기본으로 하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에
어느 늦은 여름의 이른 아침에 건초더미 위에 드리운 햇살이 눈부시다. 이른 아침 건초더미 위에서 쪼개지는 그 눈부신 빛으로 말미암아 눈을 질끈 감아 버린고 한다. 평볌하고 흔한 어느 농촌의 풍경이지만, 그것은 찰나를 의미했으며 또한 영원을 의미했다. 모네의 1891년 늦여름 아침의 <건초더미>이다. 먼 산과 하늘을 아늑한 배경을 두고 들판 위에 건초더미가 눈부신 햇살과 영롱한 그림자를 드리우며 서 있다. 건초더미는 에메랄드 블루와 라벤더, 오렌지 빛깔 등으로 거칠게 칠해져 있고, 거칠고 대담한 색깔들의 혼합으로 말미암아 대상에 드리운 빛은 더욱 강렬해지고 있다. 본디 물감이란 탁하고 찐득거리는 물성의 액체이건만, 그러한 물감을 지니고 이처럼 눈부신 빛을 창출해낼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모네의 중요한 업적이기도 하다. 모네는 탁한 속성의 물감을 가지고 유동적이며 찬란한 빛을 표현하기 위해 일생을 연구했던 화가이다. 당시에는 기존의 관념들을 송두리째 흔드는 색채이론들이이 분수령처럼 발표되곤 했는데 이는 화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미쳐서, 이제부터 이들은 빛이란 절대로 고정되어 있지 않으며 유동적이고 풍부하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