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이 들쑥날쑥하다. 학생들이 희망찬 하루하루를 보내도록 해주어야 하지만 선생님들은 유난히 부담스러운 때가 3월이다. 가르칠 내용이나 맡은 일이 새로우면 그만큼 힘들고 어렵다. 새로 부임한 학교에서는 더 그렇다. 부담스럽지 않은 것은 하나도 없다. 말쑥하게 차려입은 옷조차 으스스한 한기를 막아주지 못한다. 자칫하면 병이나 나기 쉽다. 첫날부터 아이들에게 다가가고 싶고 무엇보다 수업에 심혈을 기울여 일단 잘 가르친다는 말을 듣고 싶다. 인성지도는 마치 교장 훈화나 생활부장의 업무 처리로 이루어지는 것쯤으로 이야기하지만 사실은 담임교사의 몫일 수밖에 없다. 심지어 제 자식이 못된 짓을 한 걸 두고 학교를 찾아와 “도대체 뭘 가르쳤느냐!”며 적반하장으로 대든 학부모도 있었다. 하나라도 더 가르치고 무슨 부탁이든 간절히 하고 싶은 건 당연하다. 교사들에겐 수업 외의 업무는 그 자체가 스트레스의 요인이다. 그동안 교사들이 보직을 잘 맡아 왔다면 승진에 필요해서였거나 교장의 간곡한 부탁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수업은 처음부터 잘 해야 한 해 동안 수월하게 진행될 건 당연해서 3월 초부터 연구와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싶지만 업무가 과중하면 그렇게 할
경기도지사와 기초자치단체장에 출마하려는 단체장 및 광역의원들이 사퇴가 잇따랐다. 본보 보도에 의하면 경기·인천 기초지자체장 가운데 3명이 지난 15일 광역단체장(경기도지사, 인천시장)시장·도지사에 도전하려고 사직했다. 양기대 광명시장(재선), 이재명 성남시장(재선)은 경기지사 선거에 뛰어들면서 시장직을 내놨다. 인천시에서는 여성인 홍미영 부평구청장(재선)이 인천시장 선거 출마를 이유로 구청장직을 내려놨다. 이밖에도 광역의원 의원들도 기초단체장에 출마하기 위해 사퇴가 줄을 이을 전망이다.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이미 출마의사를 밝힌 광역의원은 30여 명에 이른다. 공직선거법 53조 규정상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광역시장·도지사)에 도전하는 기초자치단체장의 사퇴시한은 15일이어서 이재명 양기대 시장이 이미 사퇴서를 내고 부단체장이 시장권한을 대행하게 됐다. 광역의회 의원이 기초자치단체(시·군·구) 단체장 선거에 출마하는 경우 사퇴시한은 선거일 30일 전까지여서 5월14일까지 아직 시간이 남아 있지만 일부 광역의원들은 이미 시장·구청장 예비후보 등록을 한 뒤 일찌감치 의원직을 던지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 때문에 6·13 지방선거 90일을 앞둔 시점에서…
지난 9일 개막된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이 10일간의 열전을 마치고 18일 폐막됐다. 이 대회에 앞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보다는 국민들의 관심이 덜했지만 오히려 더 큰 감동을 준 대회였다. 이번 평창패럴림픽은 역대 최다인 49개국 선수 570명이 참가했다. 신체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하기 힘든 각 종목에서 혼신의 힘을 다한 선수들의 투혼은 그 자체가 드라마였고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서 전 세계인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이 대회는 개막식부터 감동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려한 개막 공연은 관중들의 환호와 탄성을 이끌어냈으며, 남북의 노르딕스키 선수 최보규와 마유철이 함께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선 것은 ‘평화 패럴림픽’에 어울리는 장면이었다. 이와 함께 휠체어컬링 대표팀 주장인 서순석의 휠체어를 평창올림픽 여자컬링 대표팀 주장 김은정이 밀면서 성화대에 불을 붙이는 장면은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다. 경기 중에도 감동은 이어졌다. 대회 9일째인 17일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좌식 중거리 7.5㎞ 경기에서 신의현 선수가 22분28초40을 기록해 금메달을 딴 뒤 눈물을 흘리며 포효했다. 같은 경기에 출전한 외국 선수가 다가와 “그
현직에 있는 서 검사가 검찰 내 성폭력의 실상을 고발하면서 한국사회에 끊임없는 피해를 경험한 여성들의 말하기가 이어지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그 후 여기저기에서 인터뷰 요청이 오지만 응하지 않고 있다. 마치 처음 이슈화 된 것처럼 확 타버리는 일시적인 현상처럼 대하는 언론과 사람들의 태도가 너무 아쉽다. 미투 운동(영어: Me Too movement, #MeToo)은 2017년 10월 미국에서 하비 와인스틴(Harvey Weinstein)인 미국의 영화 제작자에 성추행 행위를 비난하기 위해서 소셜 미디어에서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으로 시작되었다. 과연 ‘미투’로서 처음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의 말하기가 처음 시작된 것일까?에 대한 질문을 해고 싶다. 한국사회에서 여성들의 말하기는 계속해왔다. 1980년 민주화 운동 시기에 여성의전화는 1983년 ‘아내구타’ 문제를 시발점으로 성폭력, 성매매문제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알려왔었고, 여성폭력방지법(가정·성폭력, 성매매)이 제정하게 되었다. 그 뒤에는 피해를 경험한 여성들의 말하기가 있었기에 가능 했다. 여성폭력은 여성에 대한 차
코끝이 알싸하도록 노란 향기가 맴돈다. 프리지아를 안고 돌아오는 길, 마음 먼저 봄을 부르고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얼굴 가득 미소가 넘친다. 겨울 건넌 심심한 사무실 구석구석 심어질 봄 생각에 입 먼저 방긋거리지 않을 수 없다. 해마다 그렇게 나의 봄은 2월 막바지 그 언저리에서 시작되었다. 학교 졸업식이 거의 마무리가 될라치면 봄을 기웃거리던 천정부지 꽃값도 싸지게 마련이다. 때맞춰 기다렸다 노란 프리지아 한 아름 안고 맞는 그 봄이야말로 나의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임에 분명하다. 요즘 사람들 사이에는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을 말하는 신조어. 어쩌면 그 소확행을 잘 다스리는 일이야말로 초를 다투듯 달라지는, 끝없는 사건사고로 점철되는 현실 속에서 흔들리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저마다의 소소하고도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 나만의 큰 행복을 위해 이웃한 그들에게 상처를 주고, 뺏고, 밟는 행위가 아닌 소박하고도 잔잔한 물결 같은, 그 자잘한 자기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세상. 그런 세상이야말로 봄꽃 지천으로 피어있는 4월의 동산 같은 내가 꿈꾸는 세상이 아닐까 싶
우리 동네에는 손재주가 좋은 어르신이 계십니다. 현재는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벋어나 아파트 경비 일을 하고 계십니다. 하지만 여전이 생활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때문에 우리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경로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계십니다. 한번은 어르신께 식당 내 주방의 천장용 확산소화기 설치를 부탁드렸더니 흔쾌히 부착해주셨습니다. 이후에도 시간이 나시면 근처에 혼자 지내시는 어르신 댁의 살림살이 등을 틈틈이 손봐주시고 계십니다. 우리 복지관 사회복지사들은 일주일에 한번은 지역사회를 찾아갑니다. 경제활동 때문에 지역과 나누는 일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을 찾아가 지역주민과 나누는 일을 제안하고 그들의 삶의 현장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부탁드렸습니다. 혼자 사시는 어르신의 생신을 지역주민과 함께 축하하기 위해 동네 빵집을 찾아가고 동네 식당을 찾아가 부탁드려 작지만 소박한 생신잔치를 진행하였습니다. 생활이 어려운 지역주민의 건강을 위해 동네 한의원, 치과, 내과 등을 돌아다니며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부탁드렸습니다. 물론 거절당하기도 했지만 기꺼이 함께 하자고 하시는 분들이 있었기에 우리 사회복지사는 힘이 났고 우리 동네가 살만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금주도 지
저녁놀 /권지영 저녁달 떠오른 창이 활짝 열린 카페 창가에 그와 나 나란히 앉아있었다 도심의 불빛들이 반짝이기 시작하고 간지러운 강아지풀처럼 살랑살랑 입김이 부는 듯하다가 내 귓가에 닿은 아주 작은 목소리 하나 그 한 마디 귓속으로 미끄러져 아득한 곳으로 내달리는 음악이 되고 멀리서 번지던 저녁놀이 내 볼을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가만히 내 가슴 속에 박힌 별 하나 서서히 빛을 내기 시작했다 한 편의 시는 소리와 뜻이 잘 어울려 서정적 통일을 성취하는 법인데 시인의 작품에 소박한 일상의 공간을 대비시켜 저녁놀의 아름다움을 그려내었다. 시를 쉽고 편안하게 써내려가는 시인도 있고, 혼신을 다한 정성을 담은 시에는 시의 깊이도 남다르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마음을 이끌고 쓰다듬어주면서 삶의 의욕을 돋우어준다. 어린학생들과 지내는 날이 많은 시인에게는 자연예지의 순환을 보게 된다. 새로운 시간의 삶을 일상의 어린 새싹들로 하여금 정갈한 순수의 영혼들로 같이 걸어갈 수 만 있다면 그리하여 저마다 반짝이는 고운물살의 되었으면 참 좋겠다. /박병두 문학평론가
2월의 취업자 증가 폭이 10만 명을 간신히 넘었다. 2010년 1월 ‘1만 명 감소’ 이후 월간 취업자가 가장 적게 늘어난 것이다. 제조업 취업자 증가가 부진했고 도·소매업 취업자도 줄어든 탓이 컸다. 여기에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세 사업장들의 고용감축도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 같다. 통계청에 따르면 2월 취업자는 2천608만3천 명으로 작년 동기보다 10만4천 명 늘었다. 전년 동기 대비 취업자 증가 폭은 지난해 9월 31만 명이었다가 그 후 연말까지 3개월 연속 20만 명대로 떨어졌으나 올해 1월에는 31만4천 명으로 다시 30만 명을 넘어섰다. 그런데 바로 다음달에 10만 명을 겨우 넘는 수준으로 주저앉은 것이다. 2월의 취업자 감소는 도·소매업(9만2천 명), 교육서비스업(5만4천 명), 숙박 및 음식점업(2만2천 명) 등에서 두드러졌다. 자영업자도 4만2천 명이 줄어 6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건설업(6만4천 명)과 공공행정·국방 및 사회보장행정(5만9천 명)은 늘었다. 양질의 일자리로 여겨지는 제조업 취업자는 1만4천 명 늘었지만, 증가 폭은 전달(10만6천 명)보다 축소됐다. 2월 실업자는 126만5천 명으로 1년 전보다 7만
수원시의회 안전교통건설위원회가 지난 13일 ‘수원시 건설기계 공영주기장(駐機場)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 조례안은 경기도지사의 인가를 받고 시장이 공영주기장을 설치할 수 있고, 필요한 경우에 경기도에 예산지원을 요청할 수 있는 내용이 들어 있다. 이 안건들은 오늘(16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할 예정인데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기계 공영주기장 조례를 만드는 건 수원시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경기도의회가 먼저 ‘경기도 건설기계 공영주기장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를 발의해 통과시켰다. 의정부시도 최근 시의회 임시회에서 ‘건설기계 공영주기장 설치 및 운영 등에 관한 조례안’을 의결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 2014년 9월 당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강동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지방정부가 건설기계 주차 공간 확보를 위해 공영주기장을 설치하는 법 개정안을 발의, 2015년 7월 본회의에서 ‘건설기계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의결됐다. 이전까지는 건설기계사업자가 보유한 주기장에 건설기계를 주기하도록 돼 있었다. 그런데 대부분 사업자들은 도심지 땅값이 비싸다는 이유로 외곽지역에
요즘엔 봄을 알리느라 그런지 비가 잦다. 빗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고 낙숫물 소리에 잠을 깨는 아침 조금이라도 빨리 봄비를 만나고 싶어 따뜻한 잠자리의 유혹과 매달리는 새벽잠을 뿌리치고 일어난다. 아파트에 사는 분들은 낙숫물 소리의 정겨움을 모른다. 한 방울씩 일정한 간격을 두고 울리는 청아한 소리, 그 소리를 두고 어떻게 이불속에서 뭉그적거리며 아까운 시간을 흘려보낼 수가 있을까. 어느 깊은 산중에 화전을 일구며 사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젊은 부부가 어린 아들 딸 남매를 기르며 단란하게 살았다. 부지런한 남자는 새로 화전을 일굴 땅을 일구느라 해가 저무는 것도 몰랐다. 캄캄한 산길을 혼자 길을 걸어오다 그만 발을 헛딛고 벼랑으로 떨어져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이웃 사람들에게 발견되어 집으로 옮겼으나 며칠 못 가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홀로된 아내는 힘들게 화전을 일구며 살았다. 새벽부터 밤까지 남편 없이 고된 일에 매달리다 모처럼 방에 있으니 피곤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바느질거리를 손에 든 채로 병든 닭처럼 졸다 비스듬히 벽에 기대고 잠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지 낙숫물 소리에 잠이 깨어 방을 살펴보니 밖은 깜깜한 밤이었다. 저녁도 굶고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