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들을 위한 성품연수가 중독치유를 주제로 사흘 동안 진행되었는데, 저는 교사들에게 다음의 네 가지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질문은 필자가 성품치유 세미나를 진행할 때마다 물어보는 질문입니다. 첫째,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나를 아프게 했던 사람이나 사건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것을 생각하면 어떤 감정이 느껴지나요? 둘째, 당신의 어머니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셋째, 당신의 아버지로부터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넷째, 배우자로부터 꼭 듣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요? 4가지 질문을 들은 교사들은 저마다 자신이 가진 상처를 고백했습니다. “우리 엄마는 먹고 살기 바빴어요. 내가 필요할 때마다 내 곁에 없었어요. 엄마에게 제일 듣고 싶었던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었어요.” “우리 아버지는 늘 무뚝뚝해서 저에게 다정하게 대해주지 않았어요. 저는 아버지의 인정을 받고 싶었죠.” 부모의 방치, 비난, 체벌 등 이런저런 기억들이 성인이 되어서도 ‘상처’로 남아있음을 발견합니다. 부모님의 잦은 다툼과 불화가 상처가 되어 지금의 부부생활에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기억이 상처가 되고,
누구나 쉽게 생각하는 자전거에 대한 착상이 현실화 된 것은 오래지 않다. 이집트와 중국의 벽화에서 자전거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는 그림이 발견되는 등 형태에 관한 기록은 수천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지금과 같은 자전거 기본 틀이 만들어진 것은 1900년대 여서다. 최초의 자전거는 단순히 사람이 발로 땅을 차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앞바퀴가 좌우로 움직이지 않아 곧장 가기만 했다. 1790년 일이다. 그 후 앞바퀴가 좌우로 움직여서 방향을 돌리게 된 것은 1816년경이다. 공기타이어를 붙인 것은 1886년에 나왔으며, 오늘날과 비슷한 형태나 기능을 갖춘 것은 1910년대다. 우리나라엔 1890년대 개항과 더불어 들어왔다. 그로부터 1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나라는 자전거 르네상스 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토종주 자전거 길도 1천700km나 조성됐다. ‘자출족’(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에 이어 ‘자여족’(자전거로 여행하는 사람)까지 급증하면서 자전거 시장에 ‘빅뱅’이 일어난 지도 오래됐다. 덕분에 지난해 우리나라 자전거 대수가 1천22만대를 넘어섰다. 5년 전 620만대에 비해 약 64%나 증가한 것이다. 보유대수로는 경기도가 가구당 1.70
당신의 방 /이승훈 당신의 방엔 천개의 의자와 천개의 들판과 천개의 벼락과 기쁨과 천개의 태양이 있습니다 당신의 방엘 가려면 바람을 타고 가야 합니다 나는 죽을 때까지 아마 당신의 방엔 갈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나는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새는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시학(詩學)의 권위자, 아방가르드 시인, 이승훈 시인이 작고하였다는 소식을 들었다. 우리나라 시단의 큰 별이 태어났던 별로 되돌아가신 것이다. 시인은 새처럼 날아서 ‘당신의 방’에 도착하였을까. ‘당신의 방’이란 도대체 어떤 장소이며 어떤 공간일까. 시인은 왜 ‘당신의 방’에 가고자 할까. 그리고 왜 죽을 때까지 갈 수 없다고 하는 걸까. 당신의 방에서는 곡식이 자라고 나무와 꽃과 풀이 우거져 있는 들판이 천 개 있으며 천 개의 벼락으로 언제든지 천지개벽이 가능할 수도 있다. 아니면 벼락같은 깨달음이나 진리의 충격에서 오는 천 개의 기쁨이 존재하는 곳, 게다가 세상만물에게 저마다의 생명을 부여해주는 천 개의 태양이 떠있는 곳이다. 한 마디로 ‘당신의 방’은 우리 인간에게 유토피아 같은 존재이며 모든 안
혹한의 겨울이 지나가고 천지에 봄빛이 완연하다. 남도에선 홍매화가 개화했다는 꽃소식도 들린다. 이제 봄 행락철이 시작되어 많은 국민들이 관광 전세버스를 타고 봄나들이를 할 것이다. 이에 경기도가 도내 전세버스 업체를 대상으로 시·군, 교통안전공단, 경기도전세버스조합, 지역 경찰서 등과 함께 전세버스 안전관리 합동점검을 실시한다. 점검은 업체 주사무소와 차고지 뿐만 아니라 고속도로 휴게소, 행락지 현장 등에서도 진행된다. 점검 내용은 음주운전, 운전자 자격, 속도제한장치·운행기록계 작동, 재생타이어 불법사용, 안전띠·소화기·탈출용 비상망치 설치 여부 등이다. 모두 대형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이와 함께 운행 중 전 좌석 안전띠 착용, 차내 가무행위 금지, 운전자 핸드폰 사용 금지 등 안전수칙 캠페인도 병행 실시할 방침이다. 현재 도내 등록된 전세버스 업체는 총 538개사라고 한다. 그러니 쉽지는 않을 것이지만 대형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치밀하고 꼼꼼한 점검이 이루어지고 위법사항이 발견되면 엄격한 행정처분을 해야 할 것이다. 도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버스 사고 원인 중 안전운전 의무 위반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고 한다. 따라서 운행차량과 운전자를…
필자는 예언과 예측을 동시에 중요시한다. 예언은 과정이 압축된 초합리성이고, 예측은 인과를 종합하는 합리성이 있다. 그러나 예측은 초기 조건을 빠뜨리는 맥나마라의 오류를 범하기 쉽다. 미국은 베트남 독립의 아버지 ‘호치민’이 지하 벙커에서 30년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초기 조건을 몰랐다. 숨겨진 중요한 변수를 무시하는 실수는 예측 불가능한 ‘나비효과’를 만든다. “초기 조건의 작은 차이가 최종적 현상에서는 아주 큰 차이를 만든다. 이전의 작은 오류가 나중에 큰 오류를 낳는다. 예측이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수학자이자 과학철학자인 푸앵카레의 저서 ‘과학과 방’에 나오는 말이다. ‘카오스 이론의 창시자’라 볼 수 있는 발언이다. 자연계의 카오스적 혼돈에 대해 최초로 연구한 사람은 미국의 기상학자 에드워드 로렌츠였다. 그는 날씨 패턴을 예측하기 위한 컴퓨터 모형을 개발하여 실험하다가 무심결에 아주 작은 소수점 이하의 입력을 바꾸었다. 그런데 결과에는 엄청난 차이가 생겼다. 그렇게 어떤 대륙에 사는 나비가 팔랑거리니 다른 대륙에서 태풍이 불게 되었다는 &
지난달 28일 경기도 여야 연정(聯政)이 공식 종료되고, 13일에는 강득구 연정부지사가 퇴임했다. 1천300여 일 동안 우여곡절을 겪으며 실시됐던 연정은 여소야대 구조 속에서 처음으로 실험되면서 성공 여부를 떠나 경기도정의 새로운 이정표를 만들었다. 경기도 연정은 지난 2014년 8월 시작됐다. 남 지사는 여소야대의 불리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민주당에 연정을 제안했다. 여야가 인사와 정책, 예산 권한을 공유하며 소통과 화합 속에 도정을 이끌어가는 상생 모델로 일정 부분 성과를 거뒀다. 독일의 연정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한국 정치의 새로운 실험 모델로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민감한 정치적 이슈가 불거지거나 남 지사의 탈당과 입당 등 당적 변화 등으로 위기와 갈등을 겪어 민주당이 파국을 선언하기도 했다. 당초부터 우리의 정치 현실을 볼 때 크게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듯이 많은 과제도 남겼다. 출발부터 상생의 정치를 표방한 것은 참신했지만 제도가 뒷받침되지 못했다. 연정의 본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집행부와 의회의 예산 나눠 먹기로 전락했다는 일부의 비판은 양측 모두가 뼈저리게 반성할 일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평소보다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오늘 오전 검찰에 출석한다.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구속된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다섯 번째로 전직 대통령 모두가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됐다. 검찰 출두 전날까지 이 전 대통령은 논현동 자택에서 관련 법률 쟁점을 따져보고 방어 논리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검찰 출두 당시만 해도 전직 대통령이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어야 한다는 여론에 비춰볼 때 어떻든 서글픈 현실이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난 1995년 검찰에 출두하고 구속 수감됐다. 두 사람 모두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다가 1997년 12월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특별사면을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9년 4월 검찰에 나왔다가 자살해 더 이상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전직 대통령이라 해도 범죄 혐의가 있거나 잘못을 저질렀다면 마땅히 수사를 받는 게 도리다. 그러나 전직 대통령들의 수난사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감정은 착잡하기 이를 데 없다. 검찰은 그동안 이 전 대통령의 소환조사에 앞서 핵심 측근들에 대한 자택 등을 압수수색을 단행했고,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도 불러 조사를 마친 상태다. 이미 사실관
본보는 지난 2월 14일자 사설을 통해 119구조대들이 겪고 있는 고충과 이들을 괴롭히는 사례들을 소개한 바 있다. 한 소방관은 “119는 부른다고 무조건 가야 하는 머슴이 아닙니다”라고 하소연하면서 황당한 사례들을 예로 들었다. 산에서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아달라거나 김치 냉장고 작동이 잘 안되니 와서 봐 달라, 방문 따 달라, 동네 도둑고양이 잡아 달라, 손가락 반지가 안 빠지니 빼 달라, 술에 취했으니 집에 데려다 달라는 등 어이없는 내용이었다. 이는 119 신고전화가 긴급을 요하는 상황에 신고를 하는 ‘긴급전화’라는 사실을 망각한 사람들의 무지한 행동들이다. 그런데 앞으로 경기도에서는 이런 일들을 신고해도 소방관들이 출동하지 않는다. 경기도 재난안전본부는 생활안전분야 요청사항 출동기준을 마련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따라서 앞에서 예로 든 황당한 사례를 비롯해 위급하지 않은 경우는 119에 신고해도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당연히 화재나 응급환자는 즉각 119구조대가 출동한다. 도 재난안전본부의 출동기준에 따르면 앞으로는 재난종합지휘센터가 신고자의 위험 정도를 ▲긴급 ▲잠재적 긴급 ▲비긴급 등 3가지로 판단해 출동 여부를 결정한다. 물론 신고만으로 위
최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공세가 강력하다. EU, 중국 등이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반발하는데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고집스럽다. 자유무역으로 인해 미국이 손해를 보고 있으므로 자국 산업의 보호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과연 보호무역주의가 미국에 이익을 가져다 줄 수 있을까? 자유무역주의가 서로의 이익인 반면, 보호무역주의는 교역 당사자 모두의 손해라는 것은 이론적으로, 역사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자유무역주의가 상호이익이라는 이론적 근거는 경제학 원론에 소개되는 리카도의 비교우위론에 있다. 어떤 물건의 생산비가 절대적으로 저렴한 경우(절대우위론), 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우(상대우위론) 저렴한 물건을 집중 생산하여 다른 나라가 생산한 상대적 고가물품과 교환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것이다. 보호무역주의가 큰 손해를 입힌다는 역사적 교훈은 1930년대 대공황에서 찾을 수 있다. 1930년 미국이 스무트-홀리법을 제정하여 농업 및 제조업 2만여개 품목에 대해 관세율을 대폭 인상하자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도 보복적으로 관세를 높이게 되었는데 그 결과 1930년 25억 달러였던 세계 무역액(수입액 기준)이 3년 후인 1933년
1979년 9월 입대해 신병훈련을 마치고 ‘5만 촉광에 빛나는’ 이등병을 달았다. 자대에 배치되고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 박정희 대통령이 사망했다. 내무반에는 신문이라고는 전우신문 이외에는 없었다. 그나마 화면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 흑백TV에조차 눈길을 줄 수 없는 졸병이었다. 하루가 지나서야 그 사실을 고참들의 귀동냥을 통해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안가에서 만찬 중 중앙정보부장 김재규가 박정희 대통령과 차지철 경호실장을 살해하면서 10·26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연회 도중에 김재규는 대통령 박정희의 가슴과 머리에 총탄을 쏘았고, 국군 서울지구병원으로 이송되었으나 사망했다. 당시 국민들은 유신체제가 끝나고 민주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대학생들의 시위도 이어졌다. 그러나 혼란스런 정국을 틈 타 보안사령관 전두환이 10.26 사건 합동수사본부장에 올랐다. 군부 내 하나회를 중심으로 하극상을 준비한 전두환 등 신군부는 12·12군사반란을 일으켜 군부와 권력을 장악했다. 1980년 4월 14일에는 공석 중이던 중앙정보부장까지 겸임하게 되었다. 신군부는 5월 17일 자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