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무 국방장관의 국회 발언을 놓고 청와대가 엄중 주의하고 나섰다. 송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참석, 문정인 특보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참수작전부대 창설 반대 발언 등에 대해 비난을 퍼부었다. ‘상대할 사람이 아니다. 학자로서 현실을 모르고 하는 발언들이다’라며 원색적 표현까지 썼다. 나아가 정부의 800만달러 대북 인도주의지원 시기에 대해 주무부처인 통일부와는 전혀 다른 얘기를 하는가 하면, 북핵문제 대응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의 의중과는 반대되는 입장을 나타내기도 했다. 국방장관의 제대로 된 업무파악여부를 떠나 정부 외교안보라인의 불협화음은 가뜩이나 불안한 국민들을 더 불안에 떨게 하는 상황이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의 경고에 이어 급기야 청와대가 송 장관에 대해 엄중 주의 조치를 내렸다. 문정인 특보도 국제정세에 맞지 않은 발언으로 문제가 됐던 상황에서 이같은 외교안보라인의 충돌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더욱이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안보위기가 최고조에 이른 상황인데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참석차 나라를 비운 시기에 벌어지고 있는 자중지란이어서 참 걱정스럽다. 국방과 안보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시기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가정폭력을 겪은 사람은 성인이 되어서도 좀처럼 그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무의식 깊숙하게 내재된 분노감, 공포심, 불안감 등 심리적으로 억압된 감정을 치유하지 못한 채 일부는 똑같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기도 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로부터 물리적 정신적 폭력을 경험한 아들 역시 자기의 자식들을 학대하는 사례도 자주 발견된다. 아주 좋지 않은 대물림을 하는 것이다. 가정폭력은 사람의 일생을 고통의 나락으로 몰아넣는 범죄행위다. 학교 폭력도 마찬가지다. 학교 내에서 왕따나 구타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하다가 견디지 못해 인생의 꽃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지난 6월에도 울산시 한 중학생이 동급생들로부터 집단 괴롭힘을 당하다 자살을 택했다. 이전에도 자살 시도를 했던 이군은 정신건강증진센터에 이 사실을 알렸지만 도움을 받지 못했고, 학교폭력대책위원회도 동급생끼리의 흔한 ‘장난’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이군은 결국 죽어서야 고통을 벗어났다. 지난 8월 전주에서도 여중생이 일부 학생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투신자살한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가해학생들은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SNS 등으로 험담하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경기 이후로 신문에 많이 언급되는 개념이 제4차 산업혁명이 아닐까 생각된다. 신중년들도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제4차 산업혁명의 개념과 관련하여 유망한 산업은 어디인지 알 필요가 있다. 4차면 1·2·3차도 있었다는 얘기일 테고 그럼 1·2·3차는 뭐지? 혁명이란 단어가 들어가니 대단한 변화가 있었던 건가? 아님 기존의 정치, 경제 체제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의미 같기도 한데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다는 거지? 이런 생각을 한두 번은 해봤을 것 같다. 혁명의 개념은 지배자가 피지배자에 의해 전복되어 대체된다는 정치적 용어로 많이 사용되나 산업혁명, 문화혁명 등과 같이 짧은 시간 기존 경제, 사회, 정치 영역에서의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는 과정도 혁명이라고 불려진다. 산업의 개념이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모든 활동을 의미한다고 볼 때 산업혁명이란 과학적 발명과 새로운 생산방법의 도입으로 상품생산 방식의 혁신을 통해 인간의 노동조건과 생활조건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정의될 수 있다. 그럼 1·2·3차 산업혁
연일 청명한 가을 날씨가 이어지더니 소낙성 폭우가 내린다. 옆 동네는 우박이 떨어진다고 지인이 동영상을 찍어서 카톡에 올렸는데 장난이 아니다. 가평군 북면은 우리나라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가평 사과 주산지이다. 과수농가에 피해가 없으면 좋으련만 걱정이 앞선다. 어제는 백일이 갓 지난 손자 녀석이 왔다. 자동차로 30분 정도 걸리는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있지만 자주 가서 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아무리 귀여워도 아직 돌도 되지 않은 놈을 보러 간다는 것이 아들 내외를 불편하게 하는 것이니 사실 보고 싶어도 참아가며 카톡에 올려주는 사진을 보면서 어르고 웃고 한다. 모처럼만에 만난 손자 놈을 안아보고 얼러보고 하니 좋다고 웃는다. 자기 할아버지인 줄 아는지 다행히 낯을 많이 가리지 않는 편이라 다행이고 좋다고 웃어주니 더욱 사랑스럽다. 손자를 보니 이제 나이를 먹어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도 들고 자식을 낳아서 키우면서 가져보지 못했던 묘한 감정도 행복도 느낄 수 있으니 세상에 부러운 게 없다는 생각이다. 사랑의 포로가 되어 결혼을 하고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부지런히 살다 보니 아이가 태어났어도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고 그저 남들에게 뒤지지 않게 키워야…
세월이 지난 후 뒤돌아보면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었다는 평을 듣는 이들이 있다. 부정적인 평도 있지만 대개 긍정적으로 하는 평이다. 특히 예술계와 과학계에 이런 사람들이 많았다. 가까이 대중음악에서는 아직도 활동중인 신중현, 서태지, 미술에서는 고인이 된 백남준, 문학에서는 얼마 전 타계한 마광수를 들 수 있다. 이들의 삶의 자리는 아웃사이더였지만 자부심과 자존감이 높았다. 주변과 남을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주어지지 않는 특질을 지녔던 사람들이다. 이 같은 소수의 사람들이 시대를 이끌었고 어느 순간, 한 시대의 획을 그리기도 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 콜럼버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뉴턴, 정약용, 에디슨, 아인슈타인, 피카소, 버지니아 울프, 나혜석, 비틀즈, 빌 게이츠 등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이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그 시대에서는 소수자였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들이 시대를 이끌었다는 말이 있다. 이들 덕분에 한 시대의 문화가 흥했고 세상이 변화 발전하였다. ‘이미지가 사상에 앞서 간다’라는 학설이 있다. 오해가 있을 수 있지만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동 시대의 미술가의 작품(이미지)을 해석한 것이 그…
장난감을 소재로 한 유명한 영화로는 20여년전 상영된 ‘토이 스토리’를 빼 놓을 수 없다. 3편까지 시리즈로 제작된 이 영화는 장난감 중 인형을 의인화해서 사람과 장난감사이에 우정과 의리, 현실에 대한 이해와 긍정, 이별의 자세 등 사람살이의 덕목을 가르치는 내용이 호평을 받아 공전의 히트를 치며 흥행에 성공해서다. 영화가 아니더라도 우리의 현실 속 장난감의 역할은 그야말로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는 창의력과 정서발달, 심리안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요즘은 어른들에게도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인식되어가고 있다. 인공지능(AI)을 갖춘 애완로봇이라는 일종의 장난감이 반려자를 대신하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그래서 일부에선 ‘장난감’을 완구가 아니라 ‘사람과 더불어 살아가는 존재’ 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장난감의 역사는 인간의 역사와 거의 비슷할 것으로 추측하는 학자가 많다. BC 2000년경의 이집트 유물이나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완구에도 동물을 본뜬 것, 소리가 나는 것, 소꿉장난 도구, 인형 ·목마 ·공 등 오늘날의 장난감과 유사한 물건들이 발견되고 있다. 그중 인형은 당초에 종교적인 우상으로부터 출발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어린
빈 곳 /배한봉 벽 틈에 나무가 자라고 있다. 풀꽃도 피어 있다. 틈이 생명줄이다. 틈이 생명을 낳고 생명을 기른다. 틈이 생긴 구석. 사람들은 그걸 보이지 않으려 안간힘 쓴다. 하지만 그것은 누군가에게 팔을 벌리는 것. 언제든 안을 준비 돼 있다고 자기 가슴 한쪽을 비워놓은 것. 틈은 아름다운 허점. 틈을 가진 사람만이 사랑을 낳고 사랑을 기른다. 꽃이 피는 곳. 빈곳이 걸어 나온다. 상처의 자리. 상처에 살이 차오른 자리. 헤아릴 수 없는 쓸쓸함 오래 응시하던 눈빛이 자라는 곳. - 배한봉 시집 ‘주남지의 새들’中에서 우리의 삶에 있어 틈을 보여주지 않는 완벽한 사람보다는 다소 허술한 틈이 있는 사람이 좋을 때가 있다. 고형물로 이루어진 바위에서는 나무나 풀이 자랄 수 없지만 작은 균열로 틈이 생긴곳은 하나의 생명체가 꿈틀거리는 동·식물의 안식처가 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틈은 생태계의 낙원일 수 있고 생명의 터전이기도 하다. 화자가 시를 이끌어 감에 있어 틈은 사랑을 낳고 꽃을 피우는 곳이라 했다. 따라서 틈은 어쩌면 아름다운 허점인 것이다. /정겸 시인
고 박석수(1949~1996)는 평택시 송탄에서 태어나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보내고 수원과 안양에서 청년기의 한때를 살았던 시인이자 소설가였다. 수원북중과 삼일상고를 졸업한 그는 1971년 대한일보 신춘문예에 ‘술래의 잠’이 당선되면서 등단, 1996년 뇌종양으로 투병하다 타계할 때까지 ‘술래의 노래’(1976), ‘放火’(1983), ‘쑥고개’(1987), 소설 ‘철조망 속의 휘파람’(1988), ‘로보의 달’(1990) 등 시와 소설 장르를 넘나드는 활발한 문학 활동을 펼쳤다. 그의 지역 후배이기도 한 우대식 시인은 “박 시인은 본능적으로 기지촌의 문제를 간파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문인을 고향에서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어쩌면 우리 시대의 열악한 문화적 지형도라 해도 무방할 터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기지촌 문제를 정면으로 다루며 한국 문학사에 ‘기지촌문학’을 정립시킨 문인으로 평가받았다. 연작시 ‘쑥고개’와 소설 ‘철조망 속의 휘파람’이 대표적인 기지촌 문학 작품들이다. 그럼에도 그의 사후 한국 문단과 고향에서조차 박석수는 잊혀져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여 년이 지난 올해 같은 지역 출신 친구 이성재씨(회장)와 시인 우대식씨, 그리고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한다. 2015년 현재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54만명으로 총인구(5천101만명)의 12.8%를 차지하는데, 2065년에는 1천827만명으로 늘어나 총인구대비 42.5% 수준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주요 원인으로 최근 1.17명까지 낮아진 저출산과 함께 매년 0.5년씩 늘어나고 있는 기대수명 연장을 들고 있다. 이처럼 저출산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 경제적으로 크게 두가지 문제가 야기된다고 한다. 첫째는 일할 수 있는 노동력의 감소로 생산 실적이 줄어들게 되며, 또 이로 인해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소득도 축소되면서 수요가 함께 줄어들어 경제성장률이 둔화된다는 것이다. 둘째는 고령층의 비중이 높아지면 산업 생산형태, 가계 재무구조, 주택 거주방식, 재정 복지지출 등 여러 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 혼란을 겪게 되는데 이를 수습하는 비용이 늘어나면서 경제에 더 많은 부담을 줄 것이라는 것이다. 즉 고령화로 노동력이 감소하여 생산은 줄어들고 비용은 늘어나 경제가 침체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과연 우리사회가 고령화되고 있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주변을 살펴보면
건강 진단에서 이상 판정을 받은 소방관이 70%에 달한다고 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홍철호 의원(김포을. 바른정당)은 최근 소방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체 소방관 4만840명 중 건강 이상 판정을 받은 비율은 68.1%(2만7천803명)라고 밝혔다. 지난해 소방관들의 건강진단 결과다. 소방관의 건강 이상 판정 비율은 지난 2012년 47.5%, 2013년 52.5%, 2014년 56.4%, 2015년 62.5%로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만큼 건강을 돌볼 새도 없이 격무에 시달린다는 증거다. 소방공무원 보건안전 및 복지 기본법에 따라 시·도 소방본부는 소방보건의를 두도록 돼 있지만 전국에 단 한 명도 없다고 한다. 건강진단 중에서도 정신건강에 대한 위험도 있다고 한다. 지난 2015년 전체 소방공무원을 대상으로 정신건강 설문조사를 했을 때도 조사대상 가운데 6%인 2천340여 명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 노출 위험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엊그제도 강릉에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2명이 순직했다. 사고가 날 때마다 정부는 소방관의 근무환경과 처우개선 그리고 건강에 대해 개선을 약속한다. 그러나 동료들의 순직을 보며 정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