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감염 후 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던 바이러스 면역력 저하로 인해 재활성화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특정 신경이 분포하는 영역에만 띠 모양(帶狀)으로 물집이 생기기 때문에 대상포진이라 한다. 요즘은 방송이나 인터넷을 통해 많이 알려져서 더 이상 단순한 피부질환으로 생각하는 분들은 거의 없다. 심한 통증과 함께 띠모양의 물집이 생기며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는 심각한 후유증도 남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대상포진 환자의 96%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그 강도는 분만통, 수술 후 통증보다 심하다. 대상포진에 걸리면 처음에는 작은 물집이 드문드문 나타나다가 점점 뭉치면서 띠 모양이 된다. 그러다 점점 껍질이 딱딱해져 1~2주 지나면 딱지가 떨어진다. 통증은 처음엔 몸의 한쪽 부위가 몹시 아프다가 3~5일 후 피부에 반점과 함께 물집이 생기며 가슴과 허리, 팔, 얼굴 순으로 많이 나타난다. 그래서 신경통이나 디스크, 오십견, 늑막염으로 오진하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가 신경줄기를 따라 퍼지기 때문에 증상이 한쪽으로만 나타난다. 두통을 호소하거나 팔다리가 저리다는 사람도 있다. 숨쉬기가 곤란하고 근육통, 복통을 일으키기도 한다.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신경
파래와 멀미 /주미경 20층 아파트로 이사한 날부터 증조할머니는 자꾸 멀미가 난다고 했다. 완도에서 파래 한 통 올라온 날 바닥에 흘리고 입가에 묻히고 오물오물 파래를 씹던 할머니 “어제까지 시상이 캄캄하고 어지럽더니 이제야 바로 보여야.” 할머니 눈가에 비릿한 바닷물 멀미도 그쳤다. - 주미경동시집 ‘나 벌레야’ /문학동네·2015 우선 사투리부터가 정겹다. 언젠가 국어학자들과 술자리를 한 적 있었다. 이야기 중에 ‘사투리를 어찌 생각하느냐, 내 생각엔 각 지방 방송국들이 그 지방 사투리로 뉴스나 대담 프로그램 등을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좋은 생각이라고들 하면서 술자리가 농익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엔 할머니가 20층 고층으로 옮긴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파래를 씹으며 어지러움이 가신다. 고향이 그리운 것이다. 고향을 잃어버린 것은 할머니뿐이 아니다. 우리 모두가 고향을 잃어버렸다. 파래가 상징하는 고향, 고향이 상징하는 자연, 그리고 공동체를, 파래처럼 파릇한 마음으로 그려본다. /조길성 시인
다행스런 일이다. 사립유치원들이 집단휴업을 전격 철회했다. 어린이집들이 아이들을 볼모로 집단 휴업을 했던 사태의 충격이 아직도 있는데 유치원의 휴업 결정으로 그동안 학부모들이 애를 태웠다. 그것도 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하 한유총)가 내부 견해차로 휴업 선언-철회-철회 번복-공식 철회를 거듭하면서 학부모들의 갈피를 잡지 못하게 했다. 추석 연휴를 앞두고 발을 동동 굴렀던 학부모들은 마음을 놓았지만 씁쓸한 뒷 맛이 남는다. 언제 또다시 이같은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교육부도 학부모들의 따가운 시선으로 한유총이 책임감을 느꼈기에 다시는 이런 논란을 일으키지 않으리라고 본다고 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어른들의 일로 인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이들이 피해를 입는 일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다면 대화로 풀어야 하는 것이 상식이다. 특히 사립유치원들이 주장하는 국공립유치원 증설 중단, 재정지원 확대, 설립자 재산권 강화를 위한 재무회계규칙 개정 등은 한 순간에 이뤄질 일이 아니다. 자신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서 막무가내로 어린 아이들을 볼모로 삼는 행태는 교육자가 할 행동이 아니다. 한유총의 이같은 휴업철회 결정에는 교
‘국민 여러분, 경기도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한국시간 오늘 새벽, 저의 둘째아들로부터 전화를 받았습니다. 군복무 중 후임병을 폭행하는 죄를 지었던 제 큰아들이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 입니다. 독일 베를린 출장 중인 저는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가장 빠른 비행기로 귀국하겠습니다. 그리고 자세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18일 새벽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장남이 마약관련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연락을 받고 본인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남 지사의 장남은 좋지 않은 일로 이미 국민들 사이에서 잘 알려진 바 있다. 남 지사 스스로 밝혔듯이 그의 장남은 지난 2014년 군복무 당시 부대 후임병을 폭행하고 추행하는 등 가혹행위를 한 혐의로 군사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았다. 제대 뒤 대학을 자퇴하고 모로코·아랍에미리트로 봉사활동을 떠나기도 했고 현재는 회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런데 또 다시 지탄을 받는 화제의 인물이 된 것이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장남은 필로폰 투약을 인정했다고 한다. 또 그의 소변을 간이검사한 결과 필로폰 양성반응이 확인됐으며 그의 집
수원화성의 지소(紙所)는 종이를 만드는 곳으로 수원화성의 외부시설 중 하나이다. 이 건물에 사용한 내역이 화성성역의궤에 상세하게 수록되어 정조의 건축 중 의미 있는 건물로 볼 수 있다. 특히 왕의 건물에만 사용하는 취두(鷲頭, 용마루 끝에 있는 장식기와로 상당히 위계가 높은 건물에 사용)와 용두 및 잡상을 사용한 기록이 있어 그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지소는 소(所)의 일종으로 특수행정 구역인 향·소·부곡에서 향과 부곡은 주로 농업에 종사하고 소는 물품을 만드는 기술 집단을 가리키는 것이다. 소의 종류로는 금소(金所)·은소(銀所)·동소(銅所)·철소(鐵所)·사소(絲所)·주소(紬所)·지소(紙所)·와소(瓦所)·탄소(炭所)·염소(鹽所)·묵소(墨所)·곽소(藿所)·옹기소(甕器所)·어량소(魚梁所)·강소(薑所)등이 다양한 공장이 생활에 필요한 제품들을 생산하였다. 수원 지소는 이렇게 많은 공장 중 하나인데 특별히 격을 높인 이유는 무엇일까? 한반도의 종이역사는 통일신라시대부
지인이 보내준 동해안 대종천에서 산란한다는 ‘큰가시고기’에 대한 동영상을 보게 되었다. 큰가시고기, 지구상 어종 중 둥지를 짓고 새끼를 키워내는 유일한 어종이다. 큰가시고기 수컷은 4시간에 걸친 둥지 공사를 끝내고 배가 불룩한 암컷을 맞이한다. 암컷은 둥지 속으로 들어가 바로 산란한다. 산란 후에는 진이 빠져 이내 죽고, 수컷 홀로 알을 돌보아야 한다. 수컷은 알 도둑의 침입을 막기 위해 수초로 위장막을 친 후 알 부화를 위해 부채질을 시작한다. 알이 물살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점액질도 분비한다. 알을 훔치러 온 적을 밤낮으로 물리쳐서 알을 지켜낸다. 먹지도 자지도 못한 수컷은 부화가 모두 끝나면 생을 마감하고, 주검은 갓 태어난 치어들의 먹이가 된다. 마지막 남은 육신마저 새끼들을 위해 내놓는 것이다. 아비의 지킴과 헌신으로 태어난 치어들은 곧 바다로 나간다. 그리고 2~3년 후 다시 이곳으로 돌아와 또다시 뜨거운 부성애로 자신의 새끼들을 키워내는 순환을 하게 된다. 큰가시고기 뿐만 아니라 지구상의 많은 종들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종족을 이어가고 있고, 대개는 처절한 부모의 희생아래 이루어진다. 인간의 경우에도 결혼하고, 자식을 출산해서
지난 11일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동의안이 부결되었다. 헌법재판소가 만들어진 1988년 이래 소장 임명동의안이 부결되기는 처음이다. 이에 청와대 대변인 격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국민의 기대를 철저하게 배반한 것’이고 ‘무책임의 극치’라고 했다. 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대표와 원내대변인은 ‘탄핵 불복이고 정권교체 불인정’이라고 했다. 각 정치권의 평가는 논외로 하자. 정치적 입장과 이해득실에 따라 어떤 이야기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는 헌재소장에 대한 국회의 동의안 부결을 단순히 정치적 이해관계로만 볼 것은 아니다. 우선 ‘국민의 기대’가 무엇일까? 윤 수석은 “오늘은 전임 헌재소장 퇴임 후 223일,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제출 111일째 되는 날로, 석 달 넘게 기다린 국민은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했다. 맞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것이 국민 모두가 바라는 전부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국민의 의사는 다양하므로 하나로 단정하기 곤란 언론보도를 보면 김 후보자에 대한 반대의견이 상당수 확인
사람들에게 치명상을 입히는 말벌들은 자기들 끼리 특별한 의사소통을 한다. 외부에서 벌집을 건드리면 선발대가 나가 상황을 살핀 후 위험하다고 여겨지면 ‘공격페르몬’을 내뿜어 동료들에게 알리는게 그것이다. 신호를 받으면 그야말로 ‘떼'로 출격해 독침으로 공격과 방어에 나선다. 독침에서 나오는 말벌의 강한 독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갈 정도로 치명적이다. 독에 있는 ‘만다라톡신’이라는 신경마비물질 때문이다. 하지만 말벌 독이 더욱 무서운 것은 독성 자체보다 독성분에 강한 알레르기 반응이라고도 한다. 독에 쏘이면 ‘과민충격’이 일어나면서 온몸이 퉁퉁 붓고 기도가 막혀 죽음에 이르러서다. 말벌의 독침은 다른 벌과 마찬가지로 원래 알을 낳는 산란관이었다. 이런 산란관이 생존의 법칙에 따라 독침으로 진화한 것이다. 한번 침을 쏘고 죽는 꿀벌과 달리 말벌은 주사바늘처럼 찔렀다 뺐다를 반복할 수 있다. 말벌이 사람머리를 집중 공격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곤충학자들에 따르면 예부터 벌집을 공격할만한 동물은 곰 등 대형 포유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이들의 공격으로부터 집을 방어하기 위해 독침을 갖게 진화했고, 포식자인 곰의 검은 털과 형태가 비슷한 사람머리에 더욱 민감하게…
해에게로 가는, 그녀 /박하리 가끔씩 눈부신 빛이 가물가물해지는 얼굴 뒤로 벽에 매달린 시계바늘 그림자를 쫓는다 한 숟갈 바람이 하늘길 따라 구름을 잡는다 구름이 얼굴들 사이로 사라진다 얼굴들 툭툭 떨어지다가 꽃이 되어 사라진다 시계는 그림자 위를 그저 뱅글뱅글 돈다 하늘은 더 붉게 물들고 뜨거워지더니 손끝으로 가볍게 인사하며 떠난다 그녀의 가슴에 새로운 해가 뜬다 - 계간 ‘열린시학’ 여름호에서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관계하며 살아간다. 가까운 사람이 아무도 없어 혼자인 듯 보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두루두루 가까운 사람 천지이다. 가끔은 뜨겁게 사랑했다가도 때가 되면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자신을 반성하면서 주변을 돌아보면 그들은 언제든 내 곁에서 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신호를 받아주거나 보내지 않으면 끝내는 사라질 수도 있는 사람들이다. 그들을 챙기면서 다시 시작하게 되면 새로운 해는 언제든 뜨기 마련이다. /장종권 시인
반려견으로 인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산행에 함께 나섰던 개의 목줄이 풀리면서 등산객을 물어 중태에 빠뜨리는가 하면 반려견으로 인해 시비가 붙은 주인이 상대방을 밀어 넘어뜨려 의식불명에 이르게 하는 등의 사고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전남 무안에서는 외국인 A(40)씨가 애완견 두마리를 데리고 동거녀와 엘리베이터에 탔다가 목줄을 채울 것을 요구하는 주민 B(64)씨를 시비 끝에 엘리베이터 밖으로 밀어 두개골 파열 등의 상해를 입혀 중태에 빠뜨렸다. 지난해만 해도 경기지역에서만 반려견에 의한 상해사고가 121건에 달했다. 이쯤되면 외출한 반려견들은 공포의 대상이다. 게다가 집에서 같이 지내던 애완동물을 갖다버리는 사례도 경기도내에서만 해마다 수 천 건을 넘어서고 있다. 휴가철에 의도적으로 버리거나, 집을 비우는 사이 반려견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문제는 이렇게 버려진 유기견이나 주인에게 방치된 개들이 시가지나 골목을 활보하며 어린아이, 노인 등에게 빈번하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7월 의정부에서는 70대 할머니가 견주의 소홀한 관리로 두 마리에게 다리를 물려 봉변을 당했다. 지난 4월에는 시흥에서 목줄 없이 돌아다니던 대형 사냥개가 인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