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21일 조사를 받으라고 공식 통보했다. 박 전 대통령이 검찰조사에 응한다면 전두환 노태우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네 번째로 검찰조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으로 기록된다. 자연인 신분으로 돌아간 박 전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조사를 피하기가 어려운데다 변호인측도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방침이어서 조사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에서는 뇌물수수 등 13가지 혐의를 받고 있어 박 전 대통령은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신분이 된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전 대통령에게 오는 21일 오전 9시30분 서울중앙지검에 출두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고 15일 밝혔다. 앞서 1기 특별수사본부와 박영수 특검팀 모두 박 전 대통령을 피의자로 입건해 방문조사를 시도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박 전 대통령 측이 조사에 응하지 않아 결국 이뤄지지는 못했다. 그러나 특검으로부터 수사기록을 넘겨받은 검찰은 ‘초강경’ 수사 방침을 세운 끝에 이날 소환을 통보한 것이다. 이로써 검찰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개시와 함께 끝내 불응할 경우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하는 등 승부수를 던지게 됐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6월이면 광교신도시 주민들의 숙원인 경기도 광교신청사가 착공될 것으로 보인다. 도가 14일 경기도시공사와 634억 원 규모의 신청사 부지매입계약을 체결, 부지 매입을 완료했기 때문이다. 지금 진행 중인 광교신청사 건립공사 시행사 공모에서 시공사가 선정되면 착공에 들어간다. 도 신청사는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186번지 일대 2만6천227㎡에 들어선다. 건물 규모는 연면적 9만9천127㎡(지하주차장 5만1천666㎡ 별도)이며 본청 22층과 의회 12층으로 짓는다. 도 관계자는 이번 달 안으로 경기도시공사와 신청사 공사 대행협약을 체결한다면서 관련 행정절차가 모두 마무리 될 예정이라고 설명한다. 여기까지 오느라고 참 우여곡절이 많았다. 도청 이전 움직임이 시작된 것은 지난 2001년이다. 당시 임창렬 경기도지사가 수원 이의동(현 광교 신도시)에 도청 신청사 이전을 포함하는 행정타운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뒤를 이은 손학규 지사가 광교 신도시 건설을 추진했다. 광교신도시 주민들이 도청 이전계획을 환영한 것은 당연하다. 도청이전 효과로 인해 주변 지역이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땅값과 집값이 오른다는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이 계획에 제동이 걸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지난 설날 세배를 드리고 무릎을 모아 마주앉은 나에게 어머니께서는 삐뚤빼뚤 꼭꼭 눌러 쓴 글자가 선명한 봉투 하나를 내놓으셨다. “우리 딸 생일 축하해” 빼꼼히 웃고 있는 몇 개 글자, 금세 촉촉하게 눈시울을 붉히게 한 그 하얀 봉투는 내 주머니 속에서도 한참을 우두커니 있어야 했다. “내가 늘 너한테 받기만 했제? 3월, 니 생일에 나도 처음으로 생일선물 한 번 할라꼬. 뭘 할까 하다가 그냥 니한테 준데이. 내 생각엔 쪼끄마한 반지라도 사면 좋겠다마는.” 넘치는 사랑, 늘 그 선물주시는 어머니는 그걸 선물로 생각지 않으신 것 같다. 어린 날, 매년 생일 때마다 생일상 받아 안고 얼마나 좋아했던지. 수수팥떡 한 접시에 고봉으로 꾹꾹 눌러 담은 찰밥 한 그릇, 싱싱한 광어 한 마리 우려낸 걸쭉한 미역국 한 대접이면 그날 하루는 주인공이 되기에 충분했다. 삼신할머니께 정성껏 기도드리고 숟가락 들기 시작하는 생일상. 하루 종일 생일 고봉밥 한 그릇으로 세끼 밥 나눠먹으며 겅중겅중 뛰어다녔던 그 생일날의 기분. 아직도 생생하게 살아있는 그 기억…
최근 자녀가 너무 반항적이라서 고민이라는 부모를 상담한 적이 있다. 부모의 자녀 준호(가명)는 어릴 때부터 장난기가 많다고 지적을 받아왔지만 사춘기가 되면서 그 정도가 심해졌다. 선생님에게 심한 장난을 치기도 하고 선생님의 말을 무시하거나 “그래서요?”, “제가 안 그랬는데요?”라며 되받아치기도 했다. 게다가 학교 규율을 지키지도 않고, 무단결석까지 잦아졌다. 부모는 준호를 크게 혼내보고, 타일러도 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으며 오히려 아이가 짜증내고 소리를 지르는 횟수가 늘었다며 상담 내내 낙담하는 모습을 보였다. 학교에서도 이러한 문제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최근의 교원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사들의 교직에 대한 만족도가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이상 떨어졌으며, 그 이유는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들은 버릇없는 아이들에 대한 가정과 학교의 통제불능 상태를 보여준다. 어느 집 아이나 귀하지 않은 아이가 어디 있을까? 하지만 예절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서 적절하게 순종하는 태도를 배우지 못한 아이들은 학교나 사회에서 윗사람을 무시하고 자기 멋대로 행동하여
중국 전국시대 사상가 장자(莊子)는 나비가 되어 날아다니는 꿈을 꾼 뒤 깨어나 말했다. “내가 나비를 꿈꾼 것인지, 나비가 나를 꿈꾼 것인지 모르겠다”며 “깨어나서야 비로소 그것이 꿈이었음을 알게 되지. 드디어 크게 깨어나면 우리의 삶이라는 것도 한바탕의 큰 꿈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네”라고. 유명한 장자의 ‘제물론’에 모티브를 제공한 호접지몽(胡蝶之夢)은 다름 아닌 나비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나비를 환생의 상징으로 부르기도 한다. 현실에선 애벌레에서 번데기로, 다시 화려한 옷을 입고 나풀대는 멋진 나비로 환골탈태해 더욱 그렇다. 사람과 인연이 깊다고 생각하는 것은 서양도 다르지 않다. 고대 그리스에선 나비를 영혼과 같은 단어 ‘pshche’로 부를 만큼 신성시했다. 기독교에선 지금도 부활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절망에서 희망을 노래할 때도 곧잘 인용된다. 2차 세계대전 중 폴란드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들은 내부 벽 곳곳에 손톱이나 돌조각으로 나비 그림을 새겨 넣었다. 이들은 벽에 나비를 그리며 환생과 자유를 갈망했던 것이다. 17세기 아일랜드에서는 흰나비를 아이의 영혼이라며 흰나비를 죽이지 못하게 하는 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인류가 지금까지 찾아낸 나
봄날 오전 /김명수 배추벌레 무덤은 배추밭 배추벌레 요람은 배추밭 나비 한 마리 날아간다 햇살 잔조로운 봄날 오전 - 김명수 시집 ‘곡옥’ 짧지만 참으로 함축성이 있는 단단하고 알이 꽉 찬 시다. 4줄의 행간에 한평생을 살아 온 인간의 삶이 함축되어 있으니 말이다. 화자의 말대로 배추벌레의 요람과 무덤은 배추밭이다. 우리의 인생 역시 은하계와 태양계, 그리고 그 안에서 생성된 지구라는 혹성 안에서 다투고 경쟁하며 한 생애를 마감한다. 이러한 과정이 어쩌면 우리 인간에게는 요람과 무덤일 것이다. 어지럽고 복잡 미묘한 푸른 혹성을 가로 질러 넓디넓은 우주 속으로 나비 한 마리 날아간다. 푸른 배추밭에서 푸른 물감으로 온 몸을 색칠하고 푸르게 한 생을 마감한다는 것, 배추벌레가 갑자기 부럽기만 하다. 햇살 따뜻한 봄날, 그것도 바람 한 점 없고 잔잔한 봄날 오전에 평화의 여신 이레인(Irene)이 사뿐히 이 지구상에 내려앉았으면 좋겠다. /정겸 시인
“결국 시가 원한 게 수원역 정비하고 여기에 있는 상인들도 하나둘 떠나게 하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 같다”는 나혜석거리 노점상인의 불만(본보 14일자 1면)을 그대로 믿고 싶지는 않다. 수원시가 노점상들을 망하게 할 목적으로 수원역 노점상들을 여기로 옮긴 것은 아닐 것이다. 노점 부스는 지난 2015년 수원시가 ‘2016 수원화성 방문의 해’를 맞아 수원역 일대 불법 노점상 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나혜석거리로 옮겼다. 당시 시는 수원역 일대 노점을 정비, 인계동 나혜석 거리와 매산동 테마거리로 이전시켰다. 사실 그동안 수원역 일대에는 노점상들이 빼곡하게 도로를 점령해 통행에 지장을 주고 경관을 저해시킨다는 민원이 그치지 않았다. 이에 시는 지난해 1월부터 나혜석거리에 19개, 매산동 테마거리에 19개고정형 노점을 설치해 노점상인들이 운영토록 했다. 그러나 나혜석거리로 온 상인들은 1년이 넘은 현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3~4명의 상인은 아예 장사를 접었으며 일부 상인들은 문을 닫고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모두 폐업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와 반대로 남문 시장 지동교에 자리 잡은 푸드 트레일러에는 연일 저녁 사람들이 몰리면서 또 다른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한 탕을 바라는 갖가지 사행산업의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로또 복권 판매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판매액도 지난 2003년 이후 최고액을 경신했다. 인형뽑기 기계를 두고 영업하는 ‘뽑기방’ 수는 2015년 21곳에서 지난해 11월 500곳 이상으로 크게 늘었다. 국내 카지노 ‘강원랜드’의 매출도 해마다 늘어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이 전년보다 4.5%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이은 물가 상승과 경기 불황으로 요행으로 큰 수익을 얻으려는 ‘한 탕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2일에는 광주 주민센터 현관문 앞에 권모(39)씨가 휘발유를 뿌리고 미리 준비한 신문지에 불을 붙여 던졌다. 권씨가 도박중독으로 기초생활 수급비를 탕진할까 염려돼 여동생이 통장을 관리하고 있는 것을 주민센터가 지급해 달라는 것이다. 권씨는 4천여 만원 전세금에 보험해약금까지 보태 국내 카지노로 향했고, 순식간에 5천만원을 탕진했다. 20대 중반인 대학생 A씨는 1년 가까이 상담치료센터를 다니며 인터넷 도박을 끊기 위해 발버둥치다가 또 빚을 내어 도박한 것도 모자라 외국에 1년간 어학연수
Q: 국민연금 미납액이 많은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나중에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을 못 받을 수도 있으니 미납분에 대해서는 분할납부도 가능하므로 추후에라도 납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국민연금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소득보장제도로 최소가입기간(10년)을 채웠을 경우 61~65세 이후 노령연금을, 장애를 입거나 사망했을 경우 일정요건 충족하였을 경우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장애·유족연금의 경우 아래 납부 요건을 충족하면 수급권이 인정됩니다. 예를 들어, 가입대상기간 120개월 중 납부한 기간이 90개월이고 미납기간이 30개월인 경우(체납기간 3년 이하)에는 가입자 또는 가입자였던 자가 장애를 입거나 사망했을 경우 장애연금이나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입대상기간 120개월 중 납부기간이 40개월이고 미납기간이 80개월인 경우(체납기간이 3년 이상)에는 장애·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습니다. 대신 61~65세 이후 지급사유발생시 노령연금이나 일시금의 형태로 지급됩니다. 이처럼 미납액이 많을 경우 장애 또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분할 납부를 신청하여 추후에라도 납부하는 게 본인에게 유리합니다. /국민연금공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으로 국론이 분열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더욱이 대통령 궐위상태에서 대내외적인 분위기도 심상치가 않다. 19대 대통령선거는 5월9일 치를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14일 국무회의에 대선일 지정 관련 안건을 보고하고, 선거일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대선일 공고 주무부처인 행정자치부 고위 관계자는 “이미 많은 이들이 분석하고 있는 대로, 우리도 내부적으로는 실무 차원에서 5월9일을 대선일로 잡아 두고 있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5월 첫째 주에는 휴일이 많고, 월요일인 8일은 연휴와 이어지기 때문에 투표율을 높여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9일 외에 다른 날을 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따라 대선에 나설 잠룡들의 발걸음도 분주해졌다. 그러나 현재로선 낙관보다 걱정이 앞선다. 시간이 촉박해서만이 아니다. 무엇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지지와 반대를 놓고 우리 사회의 갈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김용덕 중앙선관위원장도 “이번 선거는 분열을 넘어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두고 한 발언이다. 그래서 이런 다짐들이 실현되려면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와 후보자들이 탄핵을 둘러싼 그간의 갈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