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공무원을 대상으로 1회용 컵을 줄이겠다고 만든 ‘인천e음컵’이 사라졌다. 7680개 인천e음컵 중 남은 건 5370개뿐으로 2310개는 회수되지 않았다.
16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0일 인천e음컵 1단계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공무원들이 1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시청 인근 카페 23곳에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인천e음컵을 무료 비치해 공무원들이 음료를 포장·주문할 때 이용하도록 했다.
다 쓴 컵은 시청 각 건물 1층에 마련된 지정장소에 반납하고, 별도의 업체를 통해 세척 후 다시 카페에 공급했다.
1단계 시범사업 기간인 지난 5개월 동안 인천e음컵은 1만 6962번 사용됐으며, 생활폐기물 237㎏·탄소배출 186㎏ 감량 효과를 얻었다.
하지만 회수율은 약 70%에 불과하다.
시는 2000여만 원을 들여 7680개의 인천e음컵을 도입했지만, 현재 남은 건 5370개뿐으로 10개 중 3개꼴로 사라진 셈이다.
시는 이달 종료되는 1단계 시범사업을 보완한 2단계 사업을 6월부터 오는 11월까지 추진한다.
컵 1개당 보증금 1000원을 책정, 시민 대상으로 다회용컵 사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대기업의 지원을 받아 무인 회수기(다회용컵 컵 포함)를 최대 30대까지 도입한다.
다 쓴 컵을 회수기에 반납하면 QR코드 기능을 통해 보증금이 환급된다. 카페 주인에게도 다회용컵 1개당 50원의 비용이 부과된다.
다만 기존에 만든 인천e음컵은 회수기에 쓸 수 없어 시청 내 부서 회의 등을 할 때 별도로 사용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수요조사를 통해 카페나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회수기를 설치할 예정”이라며 “1단계 사업에서 썼던 인천e음컵은 기존 시스템을 활용해 시청사 직원들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인천시민들과 공무원의 1회용품 사용 감량 의식이 향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