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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맷돌고성(孤聲)] 대물림되는 파워엘리트

 

 

1959년 시카고대학의 찰스 라이트 밀즈(C. W. Mills. 1916∼1962)가 쓴 『파워엘리트(Power Elite)』는 출간과 동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그는 관료집단과 군수업자 그리고 군부 등 세 집단이 삼위일체가 되어 미국의 주요한 정책결정을 내리니 이들을 ‘파워엘리트’라고 하였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세 집단은 이해관계를 같이하며 공동목적을 향해 공동전선을 형성하고 나머지 미국인들을 이에 추종케 한다고 주장했다. 밀즈는 이같은 미국 사회는 결코 다양한 여러 집단 간의 유화(宥和)가 이루어지는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맹비난을 하였다.

 

밀즈에 의하면 미국 사회는 결코 기회의 나라도 아니고, 다양성의 나라도 아닌 것이다. 권력은 항상 그들 파워엘리트들에 주어져 있고 그들은 전가의 보도처럼 그것을 행사해 미국을 점차 군산복합체(military-industrial complex) 국가로 만들고 있다고 외쳤다. 사람들은 그를 분노의 사회학자라고 했다. 그런데 그가 이런 별명을 얻기에는 파워엘리트의 전횡만을 고발해서가 아니었다. 어쩌면 밀즈를 가장 분노케 한 것은 권력이 대물림되고 있는 미국 사회였을 것이다. 그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파워엘리트의 권력과 부 그리고 지위는 시간이 흐를수록 자식들에게로 승계되는 비율이 증가해 1950년의 파워엘리트의 자리는 이미 68%가 이전 세대의 파워엘리트의 자녀들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늘 21세기의 미국 사회는 어떨까? 이미 권력과 부의 대물림은 확고부동한 사실이 되었고 이제는 2대가 아니라 몇 대를 이어서 쓰고도 남을 만큼의 힘이 계승되고 있지 않을까. 밀즈의 분석을 우리 사회에 대입해 보면 어떨까. 전통적으로 문벌과 학벌을 따지는 우리는 미국보다 몇 배는 더 심할 것이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은 이제 먼 옛날의 이야기다. 커다란 변동 없는 재벌 그룹과 2세 정치인들의 등장 그리고 전문직 영역에서의 대물림 등등 그 증거는 차고도 넘친다. 특히 패자부활전이 없는 우리 사회는 학벌이 평생을 보장하는 구조이다 보니 부모는 자녀들의 대학입학에 목숨(?)을 건다.

 

최근에는 글로벌 엘리트를 지향한다. 한때 자녀에게 탄생 선물로 미국 국적을 주기 위한 원정 출산이 유행이더니 이제는 까다로워진 규제를 피해 미국의 주요 대학의 입학으로 목표를 바꾼 듯하다. 어차피 미국 국적이든 미국 학위든 다 국내용이기 때문이다. 우리와 달리 평소 생활에서의 스펙을 중요하게 여기는 미국 대학입학을 위해 중고등학교부터 스펙 조작에 몰두한다. 논문표절은 기본이고 대필작가의 등장에 대리 앱 제작, 미리 확정해 놓은 봉사활동까지 수법도 다양하다. 이미 30대 대기업의 사내이사 38%가 외국대 출신이고 윤석열 정부의 장관 59%도 국외 석박사 출신이다. 그들만의 스카이캐슬은 오래된 이야기였는데 멍청한 나만 모르고 있었다. 아니 알았더라도 해줄 능력 없는 부모이니 자식들에게 면이 안 서게 되었다. 참, 넘겨줄 권력이나 부도 없으면서 괜한 걱정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