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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의 소통풍경탐구] 소통은 공감의 말이고 언어여야 한다

 

 

 

 

 

믿기지 않는 참사

 

지난 10월 29일 서울 한복판 이태원에서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대참사가 일어났다. 핼러윈 축제에 참여하려고 찾은 젊은 청춘들이 어처구니없이 길바닥에서 스러졌다. 사상자들 중에는 외국인도 다수 포함되어 있고 대부분은 20대들이다.

 

좁은 골목길에 인파가 밀려드는 곳에서 출동한 소방구조대원들과 시민들이 넘어진 사람들을 들어내고 긴급 CPR을 실시하였으나 희생자는 너무나 컸다. 그런데 이후에 드러나는 경찰과 행정자치부, 용산구청 등 관계 기관의 무대응과 책임자들의 발언과 그 인식은 국민적 공분을 사기에 충분하고도 남는다.

 

말의 전쟁 언어 전쟁

 

여권은 이를 두고 사고라 하고, 야권은 참사라고 한다. 한쪽에서는 사망자라고 하고, 다른 측에서는 희생자라고 한다. 분향소에 조화만 있고 영정과 위패는 없다. 국가애도 기간을 선포했지만 검은 리본 띠에는 ‘근조(謹弔)’가 없다.

 

커뮤니케이션학은 사람들의 소통 현상을 커뮤니케이션의 모델로 설명하고 있다. 인간은 말이나 글로써 감정이나 정보, 지식을 소통한다. 화자와 청자는 말로써 서로의 의사를 전하고 수용하고 토론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화자와 청자는 전하고 수용하는 양자 간의 ‘의미 공유’가 핵심적인 과정과 결과가 된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주고받는 메시지는 말과 글이라는 수단을 사용하게 되고 상징화가 이루어진다.

 

사고, 사망자라는 단어는 중립적이나 무미건조하다. 스물여섯 명의 외국인을 포함해서 156명이 목숨을 잃은 이 사고를 그저 ‘사고(事故)’라 할 수 있고 ‘사망자’라고 표현할 수 있는가. 이 말로 하루아침에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와 그 주검을 받아든 가족들의 심정을 어찌 위로할 것인가. 사고, 사망자로 칭한 이들의 공감의 뜨거운 ‘심장’은 어디에 있는가.

 

이는 참사(慘事)이다. 그것도 대참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 분향소에는 왜 영정과 위패가 없는가. 숨진 이들의 정체성은 어디로 가고 조화와 조문객만 있는가. ‘근조’ 없는 검은 리본을 패용(佩用)한다고 근조의 위로가 될 수 있는가.

 

공감과 소통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메시지는 말이라는 수단을 사용한다. 화자는 특히 책임자의 말은 적절한 단어를 선택해야 한다.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물론 사람들(言衆)들의 언어 느낌과 뉘앙스를 잘 이해하고 사용해야 하는 것이다.

 

이번 참사가 어떻게 일어났는지, 그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정말로 무엇이 문제인지, 왜 참사는 반복되는지에 대한 원인 분석과 사회적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중차대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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