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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도, 햄버거도 30% 넘게 올라”…‘런치플레이션’에 무너지는 서민 식탁

5년 새 외식물가 25% 급등…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5배
원자재·인건비·배달비에 이중가격까지…“먹는 것조차 부담”

 

외식 물가가 5년 만에 25% 가까이 오르면서 직장인과 서민들의 ‘한 끼’가 위협받고 있다. 특히 김밥·햄버거·떡볶이·도시락 등 국민 식단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품목들이 줄줄이 30% 이상 가격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일명 ‘런치플레이션(Lunch+Inflation)’으로 불리는 점심값 급등 현상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0년 외식 부문 소비자물가지수를 100으로 기준 삼았을 때, 2024년 5월 기준 지수는 124.56으로 4년여 만에 약 24.6%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지수가 16% 오른 것과 비교하면 외식 물가의 상승 속도는 1.5배에 달한다.

 

39개 외식 품목 중에서 김밥(38%)과 햄버거(37%)의 상승률이 가장 높았고, 떡볶이·짜장면·생선회·도시락·라면·갈비탕 등 9개 품목은 30% 이상 가격이 올랐다. 짬뽕, 돈가스, 칼국수, 비빔밥, 치킨, 설렁탕 등도 상승률이 30%에 육박했다.

 

심지어 냉면, 김치찌개, 된장찌개, 삼겹살, 그리고 구내식당 식사비까지 대부분 20% 이상 뛰었다. 외식 품목 중 물가 상승률이 전체 평균보다 낮은 것은 소주 등 4개 품목에 불과했다.

 

외식비 상승은 식자재비와 인건비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후위기로 농수산물 공급이 불안정해지고, 환율 상승으로 수입 식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축산물·수산물 가격은 20% 이상, 밀가루·치즈·설탕 등 가공식품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인건비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배달 인력 구인난까지 겹쳐 외식 단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여기에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 부담도 외식 가격 인상의 또 다른 원인이다.

 

실제로 일부 업체는 배달 가격과 매장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도시락, 분식 등은 배달앱 수수료를 반영해 온라인 주문 시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도시락 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11.1% 상승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배달앱 수수료가 외식물가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는 “배달앱이 무료배달을 마케팅으로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점주에게 수수료가 전가된다”며 “주문금액이 1만 5000원이면 수수료와 배달비로 4000원이 빠져나간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높은 원재료 가격과 임차료, 인건비 등의 비용 구조는 쉽게 해결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에 이상기후 영향으로 농수산물 공급이 점점 불안정해지는 것을 우려, 기후변화에 강한 종자를 만드는 등 중장기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유통 구조를 개선해 과도한 원재료 유통비용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2023년 기준 농축산물 평균 유통비용률은 49.2%에 이른다. 1만 원을 내고 농축산물을 샀다면 약 5000원이 유통비용인 셈이다.

 

이 밖에도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공약에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을 포함했다. 배달 플랫폼에서 부과되는 수수료의 상한선을 설정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줄이고, 건전한 배달 시장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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