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서 인천공항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3시간 남짓 걸린다. 화성이나 용인서 출발하면 시간은 더 소요된다. 이천이나 평택, 안성은 말할 것도 없다. 간혹 버스나 지하철을 놓치게 되면 이동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 수도권에 ‘제3의 공항’이 필요한 이유다. 경기남부지역에 국제공항이 들어설 때가 됐다. 환경은 무르익었다. 환경부, 국방부, LH 등의 전향적 움직임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도 당선인 때부터 “중앙정부 대폭 지원”을 약속했다. 게다가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국민의힘 김은혜 경기도지사 후보도 ‘수원군공항 이전 및 경기국제공항 건설’에 뜻을 같이 하고 있다. 공항 유치는 부산과 대구에서도 큰 이슈였다. 해당 지역사회와 정치권이 시끄러웠었다. 이렇듯 웬만한 지역에선 “신공항 OK!”를 외치며 목청을 돋우는 것이 통례다. 그런데 희한하다. 경기지역에선 “신공항 ‘NO!’” 목소리로 인해 사업이 몇 년째 표류 중이다. 가히 이상하다. ‘님비’(Not In My Backyard ; 내 뒷마당엔 안 돼) 현상과 ‘핌피’(Please In My Front Yard ; 내 앞마당으로) 현상이 뒤바뀌었다. 비근한 예로 인천국제공항 건설 때
굳이 점잖을 필요 없었다. 정치인의 아들이 퇴직금조로 50억 원을 받고, 부친을 통한 농지법 위반, 배우자의 몇 십억 원 주가조작 혐의, ‘이해충돌’ 상임위 소속 의원 가족회사의 몇 천억 원 관급공사 수주에도 “어쩔 건데?”라는 뻔뻔했던 표정들. 국민의 절반은 짐짓 모른척했다. 이름 모를 대학의 표창장 하나로 온 세상이 들썩거렸었건만,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건들거리는 언행은 대수도 아니었다. 그저 절반의 국민은 문재인 정부가 싫었다. 부동산정책이 싫었다. 가치와 이념으로 세상을 재단하는 듯한 ‘선비다운’ 모습에 피로했다. 대통령의 권한은 제대로 사용도 못해봤다. 되레 국민의힘과 절반의 국민으로부터 ‘독재’라는 비난을 받았다. 억울할 것이다. 그런데다가 대체로 민주당을 지지하던 서울시민도 등을 돌렸다. “이번 생에서 집을 마련하기는 글러 먹었어”라는 무주택 청년, 세금을 왕창 내는 게 두려운 주택 보유자들은 민주당을 외면했다. 경기도의 신도시 주민도 대동소이(大同小異)다. 이들의 입장 변화는 불문하고, ‘지선 빅매치’는 한 달여를 앞두고 있다. 언론은 ‘제2의 대선’이라며 호들갑이다. 하지만 민주당 인사들은 여전히 점잖다. 후보들이 ‘실용주의’를 주창
“경기가 너무 안 좋아” “직장 구하기 힘들어”라는 푸념들. 선진국이면 으레 겪는 통과의례다. 귀에 딱지가 붙었다. 2차 산업 비중이 줄어드는 산업 구조에서 국민의 다수는 서비스업에 종사한다. 생산과 소비의 불균형. 당연히 ‘성장엔진’이 꺼질 수밖에 없다. 선진국 경제의 전형적인 생태다. 지식을 자본으로 하는 4차 산업이 ‘경제 도약 산업’으로 주목을 받지만, 대한민국의 ‘수출형 경제’를 감당하기엔 무리로 보인다. 고도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금융 산업은 자본 규모나 전문지식 측면에서 ‘K-한류’ 위상에 턱없이 못 미친다. 국제 경쟁력은 고작 30위권이다. 플랫폼 대표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또 어떤가. ‘국내용(國內用)’이라는 ‘딱지’를 아직도 떼어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FANG(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과 비교하면 갈 길이 멀다. 한편, 많은 수의 제조업체들은 이 땅을 떠났다. 온실가스 제약은 없으면서 저렴한 노동력 조달이 용이한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했다. 결과는 ‘실업 증가’로 나타났다. 생산 기반을 상실한 투자 환경에서 뭉칫돈은 ‘투기’로 쏠렸다. 규제가 주된 원인이란다. 하지만 투자처가 마뜩잖은 시장 환경도 부동산 가격 폭등
검찰, 언론, 정치부문 사회개혁은 ‘미완’된 채, 버라이어티 쇼는 끝났다. 승자가 된 국민의힘과 윤석열 당선자는 국민 앞에 낮은 자세로 임할 때다. 패자가 된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고문은 새로운 환경에 응전해야 할 때다. 환호와 절망은 잠시, 시나브로 지방선거는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경기지사 선거에 예비 후보들의 출사표가 몰리고 있다. 정치권은 “대선주자급이 나와야 한다”라는 ‘도그마’에서 목하 고민 중이다. ‘대선 시즌2’라는 얘기도 들린다. 게다가 포스트 이재명은 누가 될 것인가? 유승민과 김동연의 매치는 성사될 것인가? 경기도에서 윤 당선자(45.62%)보다 높게 얻은 이 고문의 대선 득표율(50.94%)은 지선에서 그대로 적용될 것인가에 세간의 관심이 뜨겁다. 국민의힘에서는 유승민 전 의원이, 민주당에서는 과방위·예결위·산자위·정책위의장을 두루 거친 5선의 조정식 의원, 교육 전문가인 5선의 중진 안민석 의원, 3선 경력 염태영 전 수원시장의 3파전에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가세하는 모양새다. 열기가 후끈하다. 민주당 예비후보들은 저마다 ‘이재명 마케팅’ 중이다. 백낙청 교수가 “이재명은 김대중 대통령 이후 최고의 정치 지도자”라고 한 말은 이
백주 대낮. 지난 7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신촌서 선거운동 중에 70대 남성 유튜버에게서 피습을 당했다. 또 지난달 24일에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충남 홍성 유세 중에 ‘선제타격, 사드 배치 반대’를 표명하며 1인 시위를 하던 젊은 여성이 정당 지지자로부터 폭행을 당했다. 소위 ‘태극기부대’ 중장년·노년층 일부의 막무가내 ‘폭력’이 유야무야 용인되던 사회적 분위기에서 ‘정치 폭력의 씨앗’은 이 지경으로 자랐다. 선거를 일종의 전쟁이라고 쳐도, 유권자의 축제에 폭력이 용납되어선 안 된다. 정치적 견해차에 따른 폭력은 아마도 2014년 봄, ‘국가의 무능’으로 인해 세월호가 침몰하는 속에서 꽃 같은 생명들이 목숨을 잃은 후, 희생자 가족을 조롱하던 ‘일베’들의 ‘혐오’와 궤를 같이 할지도 모른다. 그러다보니 국가 폭력 범죄자인 전두환을 옹호하는 발언이 정치인의 입에서 나오기도 했다. 철학자들은 “좋은 정치란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 국민의 자유와 권리, 행복을 증진하는 것이며, 나쁜 정치란 나라를 전쟁 상태에 몰아넣고 국민을 갈등에 시달리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로크, 루소 등의 공통된 주장이다. 또한 좋은 정치란 ‘
네거티브 공방이 난무하는 대선 기간 중 아름다운 소식을 접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가 신년 초에 ‘대한민국의 G5 도약과 국민소득 5만불 목표’ 공약을 발표했을 때보다 반갑다. 지난 16일, 민주당이 발표한 ‘장애인 정책 5대 공약’이 그것이다. 이 후보는 중증 장애인에게 장애인연금 확대 지급, 장애인 이동 보장, 장애인의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고 장애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우리나라가 진정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다는 자긍심이 높아지는 공약이다. 지체 없이 포털을 검색했다. 키워드로 ‘윤석열의 장애인 정책’ ‘이재명의 장애인 정책’을 입력했다. 윤석열 키워드로는 ‘뉴스 화면’에서 장애인 정책을 찾기 쉽지 않았다. 한편, 이재명 키워드로 검색된 장애인 정책 뉴스 보도량은 상당했다. 장애인으로 산다는 것, 혹은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다는 것은 겪어 본 사람만이 안다. 필자의 경우는 모친이 노환으로 요양병원에 장기 입원하게 되면서 ‘고령 장애인’의 가족 구성원이 됐다.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이 ‘적극 관심’으로 바뀌게 된 시점이다. 장애인과 장애인을 위한 정책에 관하여 ‘근원적인 물음’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장애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