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처분하겠다는 마음을 먹고 나면 여러가지 고민을 하게 되는데 그 중에서도 세금에 관한 궁금정이 먼저 떠오른다. 특히 보유기간이 오래 여서 차익이 큰 경우에는 세금 부담이 만만치 않게 되는데 이런 고민과 걱정은 세금이 어떻게 계산되는 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면 더욱 커진다. 하지만 약간의 정보와 세금에 대한 이해를 갖고 있다면 걱정을 크게 덜어내고 전문가와의 상담 과정에서도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사업과 관련된 세금인 부가가치세나 소득세, 법인세 등에 대해서는 사업을 하는 분들의 경우이므로 대부분 기본적인 지식을 가지고 대처하거나 전문가를 통해서 처리하지만, 개인에게 부과되는 양도소득세와 관련하여서는 많은 경우 부적절한 대응으로 인해 안타까운 상황을 왕왕 보게 된다. 너무나 복잡하고 어려운 세금 계산 과정과..
생업전선으로 내몰리는 노인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령화 현상의 일환이기도 하지만, 노인 빈곤의 심각성을 드러내는 한 단면이기도 하다. 고령층 취업이 청년 취업을 압도하고 있는 현실은 큰 걱정거리다. 고령 노동자들의 근로 이유가 ‘생활비 벌이’인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양질의 노인 일자리 마련 확대로 고령 인구의 인생 이모작에 대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당국의 특별지원과 체계적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경제활동인구조사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에서 5월 기준 전국의 고령층(55~79세) 인구가 지난해보다 38만4000명(3.4%) 증가한 1548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34만9000명 늘어난 912만 명을 기록,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같은 달 고령층 취업자는 전체 취업자 10명 중 3명(31.6%)꼴이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부문별 취업자의 연령분포 및 고령화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5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수도권의 경우 경기(41.7%)·인천(42.6%)·서울(38.5%) 등이었다. 고용시장이 빠른 속도로 노쇠해가고 있다는 증거도 뚜렷해졌다. 지난 5월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만9000명 줄어든 400만5000명으로서 고령층 취업자의 절반에도 채 미치지 못했다. 55~79세 인구 중 장래 연속적인 근로를 원하는 비율은 68.5%(1060만2000명)로서 꾸준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근로를 희망하는 다수의 노인이 취업의 목적으로 ‘생활비 보탬(55.8%)’을 꼽아 고령층 취업이 여전히 생계형임을 대변했다. 노년층의 월평균 연금이 고작 75만 원에 머무는 형편에서 고령층의 취업 증가세는 불가피한 현상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고령층 편입이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60대 여성이 많이 종사하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관련 수요가 늘어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이 ‘일터 현장으로 내몰리는’ 안타까운 현상은 앞으로도 쉽게 개선될 여지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050년 취업인구의 평균 연령을 53.7세로 관측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43.8세를 약 10세 가까이나 웃도는 수치다. 지금의 상황을 인구구조 변화 탓으로만 돌리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 접근법이 아니다. 고령층 취업자의 급증이 피할 수 없는 현상이라면 고령층과 청년층이 공존하는 일자리 환경 마련에 더욱 힘을 쏟아붓는 게 현명한 대처법이다. 생산·노동인구가 감소하는 추세에서 고령자들의 안정적 노동환경 조성에 위정자들의 정책적 노력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문이다. 좋은 노인 일자리 창출을 위한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역할이 막중하다. 지방정부도 앞장서야 한다. 늙기도 서러운 노인들이 부족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쥐 벌이’에라도 나서야 하는 처지는 서글픈 일이다. 갈수록 깊어지는 노령층의 빈곤 수렁을 개선하기 위한 보다 정밀한 대책이 필요하다. 자식들은 일자리를 찾지 못해 핀둥핀둥 전전긍긍하고, 늙은 부모들은 죽자사자 일을 해야 생존이 보장되는 사회라니, 이게 말이 되나.
한 초등학교 교사의 안타까움 죽음에 대한 애도의 분위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유명 웹툰 작가 부부가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건이 알려져 다시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의 웹툰 작품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던 아이에 대한 주위의 시선에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자폐증 아이 교육이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을 보여준 바 있다. 그런데 정작 자폐증이 있는 자신의 아이를 가르치던 교사에 대해서는 몰래 녹음된 대화를 증거로 경찰에 고소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보여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2021년 화성시에서는 어린이집 원장이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아동학대를 했다는 글이 맘카페에 올라왔고 5천건이 넘는 비난댓글이 달리자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홍범도 장군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범도'를 탈고한 다음 나는 대한독립전쟁에 참전했던 병사들의 이야기를 쓰기로 작정했다. 역사를 바꾼 것은 세상을 바꾸려는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꿈이고, 그 꿈을 위해 행동했던 사람들이 만든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다는 사실을 ‘범도’를 쓰면서 더욱 절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역사는 평범한 사람들이 남긴 자취에 눈길을 주지 않는다. 자료를 찾기가 정말 어려웠는데,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인물 한 명을 발견했다. 한국광복군 공작원 장이호다. 장이호는 평안북도 신의주에서 출신이다. 그가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간 해가 1936년이었다. 그의 나이 스물이었다. 조선 동포들이 많은 서주에 정착한 그는 평양냉면을 파는 ‘통일면옥’을 열었다. 성실하고 재간이 좋은 그의 냉면집은 장사가 잘되었다. 비밀활동을..
해묵은 건국절 논란이 다시 부상하였다. 크게 1948년 8월 15일 건국설과 1919년 4월 11일 건국설이 대립한다. 전자는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정상 국가성을 부정하고, 1948년 8월 15일에 비로소 유엔으로부터 정상 국가로 인정받았으므로 8월 15일을 건국절로 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후자는 전자에 대하여 대한민국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반국가적 주장이라고 비판하고,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일인 1919년 4월 11일이 건국일이라고 주장한다. 제헌헌법 전문은 “기미 삼일운동으로 대한민국을 ‘건립’하여 세계에 선포한 위대한 독립정신을 계승하여 이제 민주독립국가를 ‘재건’함”이라고 명문화하였고, 현행 헌법은 이를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라고 수정하였다. 1919년 건국설은 이 문언들을 근거로 한다...
26일 오산이 지역구인 안민석(민주) 국회의원이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지방교육자치시대 교육자치 강화를 위해 1개 시·군·자치구 기준 설치를 원칙으로 명시하며 교육지원청의 관할구역과 명칭을 현행 시행령이 아닌 법률에서 직접 규정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안 의원은 “통합교육지원청 분리는 지방교육자치시대 교육자치의 시작”이라며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와 협력해 반드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지원청은 도교육청 소속으로써 각 지역의 유·초·중등교육을 지원하는 곳이다. 지역별 특성에 따른 맞춤형 교육행정을 담당하고 있다. 경기신문(27일자 3면)에 따르면 현재 경기도 31개 시‧군 중 19개 시‧군은 단독 교육지원청이 1곳씩의 기초 지방정부를 관할하고 있다. 그러나 나머지 12개 시‧군은 6개 통합교육지원청(화성‧오산, 광주‧하남, 구리‧남양주, 동두천‧양주, 군포‧의왕, 안양‧과천)이 각각 2개 기초지방정부를 동시에 관할하고 있다. 따라서 각 지역별 특성이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교육행정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당연히 수요자의 만족도는 낮아지고 있다. 통합교육지원청이 설치된 것은 적은 학생 수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지역에 대규모 인구 유입이 이루어졌다. 교육행정 수요가 급증했다는 얘기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지난 2017년 ‘통합교육지원청 분리계획’을 수립했고 같은 해 10∼12월 ‘2개 이상 시군을 관할하는 교육지원청 분할 타당성에 관한 연구’를 실시했다. 결론은 화성오산교육지원청과 광주하남교육지원청의 분리·신설이 시급하다는 것이었다. 화성오산의 경우 신도시 개발에 따른 인구와 학생 수가 급증했다. 10년 동안 연평균 4.3%(화성)와 7.9%(오산)의 인구증가율을 보였으며 2017년 말 기준 학생 수가 16만여 명에 달했다. 화성지역은 학생들의 유입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도시다. 그런데도 2국 체제에 총 132명의 직원만 배치됐다. 직원들이 ‘업무과도’를 호소하고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연구 결과는 2018년 교육부에 전달됐지만 교육부는 묵묵부답이었다. 2018년 당시 신창현(민, 의왕·과천) 국회의원과 2021년 최종윤(민, 하남) 국회의원이 각각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대표발의했지만 교육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지난 2월엔 송옥주(민, 화성갑) 국회의원 등 해당 시·군 지역구 여야 국회의원 10명이 공동으로 주최한 ‘통합교육지원청 분리·신설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경기도의회도 ‘1시·군, 1교육지원청 설립을 위한 관련법 개정 촉구’를 결의했다. 해당 지방정부 시장들 역시 정부에 교육지원청 신설을 강하게 요청했다. 이런 노력들이 이어지면서 그간 꿈쩍도 하지 않던 정부가 움직이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월부터 ‘통합교육지원청 조직운영 효율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 연구’에 착수했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도 분리 필요성에 적극 공감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고 학생수 또한 증가하는 경기도의 시·군 모든 지역에 교육지원청이 설치돼야 한다.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고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흥남자라면 형부를 떠올린다. 농촌사람의 순박함이 묻어나는 듬직한 체구가 세련된 도시남자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부모님이 언니와 결혼을 반대하니 속상한 형부는 어디가 그렇게 부족하냐고 물었다. 어머니는 얼굴도 보지 않고 눈에 보이는 건 다 싫다고 했다. 그런데 딱 한 가지 건강한 체격에 듬직한 뒤 모습만 마음에 든다고 했다. 그로부터 형부는 얼굴은 마주하지 않되 가능한 뒤 모습을 많이 보이려 노력했다. 뒤 걸음으로 들어오는 웃긴 장면도 있다. 형부와 언니가 결혼하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부모님으로부터 인정받게 되었다. 도시에 살고 있는 함흥남자는 ‘함흥얄개’란 말처럼 만만치 않다. 함경남도 소재지인 함흥에는 큼직한 행정기관과 공장기업소들이 맞물려 있어 생산품도 많다. 화학공업도시로 ‘고난의 행군’때에는 마약을 만들어..
4년 만에 그녀가 한의원을 방문했다. 이전에는 혈압과 당뇨로 인해 내원했었는데 이번에는 팔목이 아프다. 몇 달 전에 우연히 넘어졌는데 팔목에 금이 갔고 한 달 가까이 깁스를 하고 얼마 전에 풀고 나서 일상에서 사용했더니 다시 붓는다. 시간이 지난 것에 비해 치료가 느려서 몸의 진단을 해보니 자율신경의 에너지와 심장 기능이 모두 저하되어 있다. 단지 팔이 다친 것이라고 하기는 4년 전 건강관리를 열심히 하던 그녀를 떠올리니 의아하다. 그동안 좀 힘든 일이 있으셨어요 하고 물어보니 과연 최근 몇 년 많이 힘들었다고 했다. 이제 좀 괜찮으세요. 물으니시간이 좀 필요하다고 말씀하신다. 원하시면 말씀하셔도 되어요 하니 남편이 갑자기 저세상으로 갔다는 말을 하면서 울먹이신다. 얼마 전 은퇴해서 시골에 집도 사놓고 가꾸면서 살자고 먼저 내려가 준비하고 있던 남편이 갑자기 3년 전 쓰러졌다. 이제 애들도 다 키워놓고 편안하게 노후를 보낼 일만 남았는데 먼저 가버린 남편이다. 워낙에 잘 웃고 밝은 표정의 그녀의 얼굴 속에 누구도 눈치채기 어려운 외로움과 쓸쓸함이 숨어있었다. 3년이 지났는데 최근까지도 아무도 만나지 않았다가 얼마 전부터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했는데 아직 정말 가까운 사람 말고는 남편의 죽음을 알리지 않았다. 심지어 간혹 인사를 나누곤 하는 아파트 옆집도 그렇다. 안부 인사로 건네는 “남편분도 잘 계시죠”라는 말에 한 번 더 남편이 생각나서 가슴이 무너진다. 시골집에는 아직도 가면 남편이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이 시골집에 못 가게 말린다고 했다. 인간이면 아마도 누구나 어느 순간 경험할 감정이다. 외로움(loneliness)의 사전적 정의는 '홀로 되어 쓸쓸한 마음이나 느낌'을 뜻한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이 타인과 소통하지 못하고 격리되었을 때 느끼게 된다. 낯선 환경에서 혼자서 적응 할 때, 혹은 그녀와 같이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였을 때 등 혼자가 되었다고 느낄 때 외로움을 느낄 수 있다. 관계의 양보다 질에 영향을 받는다. 고독(solitude)과는 차이가 있다. 외로움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20세기의 종교학자인 폴 틸리히(Paul Tillich)는 이에 대해 “우리의 언어는 현명하게도 혼자 있음의 두 측면에 대해 각기 다른 단어를 남겼다. 혼자 있음의 고통에 대해서는 외로움이라는 단어를, 혼자 있음의 영광에 대해선 고독이란 단어를” 외로움을 고독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삶을 돌아보고 의미를 재점검 하는 시간을 가지면서 동시에 변화 가능한 감정인 외로움을 이해하고 돌보는 것 역시 필요하다. 연구들은 사회적으로 소외감을 느낄 때 뇌의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활성화되며 매일 담배 15개비씩 피우는 것처럼 건강에 해롭다고 말한다. 의욕이 없다는 그녀에게 혈관 검사 결과를 보여드리면서 지금 돌보지 않으면 이곳저곳 아프면서 사는 동안 고생하실 수 있다고 운동을 잘 챙기시고 다음에 올 때 다시 체크해보자고 말을 건넸다. 안 그래도 며칠 전에 공원을 걸었더니 기분이 조금 나아졌다면서 의욕을 보인다. 안도감이 든다.
김영호 통일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역대급 부실 청문회로 기록될 것이다. 국회 인사청문제도가 도입된 지 23년이 됐다. 김대중 정부였던 2000년 6월 23일 16대 국회는 여야 합의로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했다. 대의기관인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대통령 인사권을 법률에 의거해서 견제하고, 주요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투명하게 공개해서 주권자인 국민의 알권리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됐다. 그동안 국회 인사청문회의 실효성에 대해 문제제기가 끊이지 않았다. 각 정당들도 여론의 질타를 받을 때마다 인사청문회법의 개정을 주장해왔다. 하지만 결국은 말뿐이었고,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면 슬며시 덮는 것이 관행이 됐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여론의 비판은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존재한다. 하나는 청문 후보자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도를 넘어 지나칠 정도의 사생..
일신상의 문제로 인해 군에 입대를 하는 대신 관이나 공공기관에서 군 복무를 대신하는 인원을 사회복무요원 또는 공익이라고 부른다. 사회복무요원은 기초군사 훈련을 마치고 민간인 신분으로 다양한 기관에서 공익목적의 업무를 수행한다. 이들은 신체적, 또는 정신적인 건강의 이유로 인해 징병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은 젊은이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의무인 병역을 대체하기 위해 복무를 하게 되는데, 문제는 이들의 근무지 배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이유는 소집대기자가 복무기관 자리수 보다 많기 때문이다. 성일종 의원이 병무청으로 제출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8년 기준, 소지대기자는 5만 8천명인데 복무기관 자리수는 3만 명에 불과하다. 이러한 통계 수치는 2019년 이후 2022년까지 소집대기자가 복무기관 자리수보다 훨씬 많다. 이러다보니 복무지를 배정 받기 위해 대기하는 젊은이는 계속 적체가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 처해진 소집대기자는 통상 3년이 지나면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고 병역이 면제되는데 매년 1만명 정도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중요한 문제는 소집대기자가 전시근로역 판정을 받기까지 기다리는 동안에는 유령처럼 살아야 한다는 점이다. 엄연히 대한민국의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국방의무를 이행하지 못했다는 이유만으로 취업에 제한을 받음은 물론 여행을 비롯한 일반적인 삶을 영위하는데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형식적으로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얻는 불이익을 없어 보인다. 하지만 대부분의 취업공고에는 병역을 필한자 또는 면제자를 구인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보니 이들은 정상적인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전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와중에 병무청에서는 소집대기자를 6개월 단위로 소집통보를 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있다. 이러한 결정이 좋은지 그렇지 않은지는 아직 모르겠다. 다만, 병역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대기했던 젊은이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시행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소집을 기다리다가 인생의 황금기인 20대의 1/3을 정상적으로 살지 못했는데 새로운 정책의 시행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대충 계산해 봐도, 1만 명의 젊은이들의 소중한 시간이 하루 동안 240,000시간 버려지고 있으며 1년으로 계산하면 천문학적인 시간이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복무기관의 자리수가 확보되지 않는다면 과감히 면제 처리를 해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도 젊은이들의 소중한 시간이 속절없이 날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