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욕과 망상과 사치와 분노를 다스리는 것이 지혜의 원천이다. 만일 네가 진심으로 정욕을 극복하고자 하는데도 불구하고 때때로 정욕에 지배당할 때가 있더라도 너에게는 정욕을 이겨낼 힘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마부가 단번에 말을 세우지 못하더라도 고삐를 내던지지 않고 계속 잡아당기면 말은 언젠가는 서게 되어 있다. 정욕도 또한 마찬가지이다.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싸움터에서 백만 군대에 이기는 자보다 위대한 승리자이다. 모든 타인을 이기는 것보다 자신을 이기는 것이 훨씬 낫다. 타인과의 싸움은 언젠가는 질 때가 있다. 그러나 자기 자신을 이기는 자는 영원한 승리자로 남을 것이다. (법구경) 남을 자기 자신처럼 존경하고, 자기 자신을 이기며, 내가 원하는 것을 남에게 베푸는 것이야 말로 인애의 가르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보다 더 높은 가르침은 없다. (공자) 젊은이여! 유흥이나 사치 등의 온갖 욕망의 만족을 멀리하라. 설사 온갖 욕망을 완전히 물리치겠다는 생각이 아니더라도, 뒤로 미루면 미룰수록 커지는 즐거움을 위해서라도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관능의 향락을 절제하고 미룸으로써, 네 즐거움은 더욱더 풍성해진다. 즐거움이 수중에 있다는 의식은 그…
사회주의적 도시는 계획된 도시이다. 국가는 도시를 계획하고 건설하면서 사회주의적 이념을 공간에 투영한다. 사회주의적 도시의 가장 큰 특징은 도시 중심에 광장이 있고 기념비나 동상, 문화시설이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주의 도시와 반대로 사회주의적 도시는 금융시설이나 소비를 위한 쇼핑센터보다는 문화시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사회주의적 도시 설계자들의 생각이다. 그럼에도 식민시기 최초의 기업도시를 만들었던 흥남은 일본인들이 이주하여 쾌적하게 살 수 있는 공간을 기획하고 건설되었다. 고급시설을 갖춘 일본인 거주지는 구역으로 나뉘어 등급에 따라 거주했다. 이를 ‘흔히 보는 도시의 모양과 다른 소련식 신흥도시였다’고 기록한다. “흥남은 20년도 안 되는 사이 흥남부(府)로 되고 인구 약 18만 명의 함남도 제1의 대도시로 되었다. 일본인 인구는 조선 전체에서 제3위이고 물동량은 하루 1만 톤에 이르렀다. 쇼와(昭和)초기부터 동양 제일의 화학공장이 생겨난 것은 대 수력 발전에 의해 풍부하고 싼 전력이 개발된 것과 더불어 일본 질소 노구치(野口)사장의 강렬한 의욕과 젊은 기술진의 총결집 나아가 개발을 지원하는 자금원이 일체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공장의 부대설비로는 스스
2022년 11월 30일은 역사적인 날이 되었다. 이날 공개된 인공지능 채팅로봇인 쳇지피티는 바로 인간의 일상과 인간관계,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뒤바꿀 게임체인저로 등극했다. 출시된 지 단 두 달 만에 쳇지피티의 월 사용자수 1억을 돌파했다. 쳇지피티가 가장 먼저 판을 뒤흔들어놓고 있는 분야는 아이러니하게도 기술로 대체할 수 없는 인간의 마지막 영역으로 여겼던 예술분야다. 화가와 음악가들은 경악하고 있다. 이미 AI가 그린 그림이 미국의 공모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쳇지피티를 개발한 오픈AI가 내놓은 ‘달리2’와 미드저니AI연구소가 내놓은 ‘미드저니’에 ‘일본 강제징용 피해자 양금덕 할머니를 고흐 화풍으로 그려줘’라고 요구하면 30초만에 그려준다. 음악AI에 ‘연인을 잃은 사람을 위한 슬픈 발라드풍 노래를 만들어 줘’라고 요구하면 그럴듯한 가사까지 붙인 노래를 작곡해준다. 당혹스럽기는 언어를 다루는 문예창작학과의 강의실도 다르지 않다. 학생들은 쳇지피티라는 이 낯선 경쟁자가 어디까지 자신의 미래를 위협하게 될지 짐작하지 못한다. 교수들은 당장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의 어디서 얼마까지를 쳇지피티가 써준 것인지 알기 어렵다. 문학이 직면한 당혹스러움은 쳇지피티가…
사람 사는 일이라는 것이 변화무쌍하여 사람이 짐작하기가 어려운 법이다. 나 역시 삶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오랜 시간 동안 호구지책이었던 연구자의 길을 잠시 접어두고 공공행정이라는 업무 영역에서 일하게 되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업무 분야를 이동하게 되니 낯설기도 하고 업무에 대한 기대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새로운 일을 시작하게 된 화성시는 전형적인 도·농복합도시이며 경부선을 중심으로 동쪽과 서쪽의 생활환경이 매우 다른 지역이다. 내가 일하게 된 재단에서는 이러한 지역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적 방안을 찾는 곳이기도 하다. 재단에 대한 개략적 업무 파악은 연구자적 호기심을 전제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었다. 내가 가진 정체성의 한계이기도 하고 새로운 교육적 환경을 접하는 일에 대한 흥미이기도 했다. 재단에서 하는 사업은 다양했는데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개할 기회를 가지고 싶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접했던 사업인 ‘이음터’는 내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 학교와 마을을 연결하는 이음터는 제법 규모가 있는 건물 형태이다. 주 출입구쪽으로는 마을의 시민이 드나들며 이음터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학교와 연결된 통로쪽으로는 학생들이 넘어와 수업을 진행
얼마 전 MBC 프로그램 《PD수첩》에서 교사와 관련된 방송이 하나 송출되었다. 제목은 ‘나는 어떻게 아동학대 교사가 되었나.’ 제목처럼 아동학대범이 된 교사들의 이야기였다. 방영 직후 교사 커뮤니티가 술렁거렸다. 초반 내용을 보고 심장이 떨려서 차마 영상을 끝까지 보지 못했다는 사람이 있었고, 교사가 아동학대범이 되는 건 교통사고를 당하는 것과 비슷하게 운 나쁘면 생기는 일이 되었다는 의견도 있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침통 그 자체였다. 파급력이 예전만 못하다지만 공중파 방송의 힘은 대단했다. 평소에 교직 관련 이야기를 나눈 적 없던 친구들이 먼저 연락해왔다. “정말 요즘 교사는 방송에 나온 것처럼 서비스 받으시는 분들 기분 나쁘면 아동학대범 되는 거야?” “응, 저것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진 않단다.” “나는 나중에 애 낳으면 안 저럴게.” “좋은 자세다. 그 마음 잊지 않도록.” 처음으로 교사 아닌 사람들에게 진심 어린 공감을 받는 순간이었다. 가뜩이나 학교를 생각하면 힘이 빠지는 일만 잔뜩 있는 시기였다. 여기에 인터넷에 교사 관련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넘실대는 걸 자꾸 보니 마음이 돌덩이를 매단 듯 무거워지며 머리가 아파졌다. 새 학기에 어린이들과 어
사람을 두려워하는 자는 신을 두려워하고 신을 두려워하는 자는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생애가 끊임없는 승리의 연속인 사람, 무한한 것과 진실한 것을 위해 세상 사람들의 칭찬 때문이 아니라, 사명 속에서 자신의 의지처를 발견하는 사람, 세상의 눈에 띄지 않고 눈에 띄려고 생각도 하지 않는 사람, 그런 사람을 존경하라. 그런 사람은 자기가 그것으로 말미암아 괴로워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세상 사람들의 욕을 먹는 선행을 선택하고, 진리를 선택한 것이다. 가장 높은 선은 언제나 세상의 법칙에 반대한다. (에머슨) 세상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사람들 가운데서 훌륭한 인물을 찾으라. 네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일을 주저 없이 행하라. 그리고 그것에 대해서 어떠한 명예도 기대하지 말라. 어리석은 인간은 이성적인 행위에 대한 비판자라는 것을 기억하라. 역사는 자라는 것이고, 자라기 때문에 변하고,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새가 나타나는 것인데, 금새가 보이면 말씀이 옵니다. 모든 시대는 제 말씀을 가졌습니다. 그 말씀을 받은 사람이 예언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봤다. 먼저 알았다. 먼저 말한다. 혹은 대신 말한다 합니다. 대신은 누구 대신입니까.…
언론이 관념적 유형화를 해서 그렇지 진보와 보수는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태도이자 가치관일 뿐이다. 내 살아가는 방법만이 지고지순할 순 없다. 자본주의가 등장할 때 매우 진보적인 사고였다. 마르크스 이후 자본주의는 보수적 이념의 기초가 되고 사회주의가 진보의 토양이 되었다. 분배와 평등은 진보의 담론이다. 그러나 세계사에서 의료보험, 국민연금을 최초로 도입한 건 프로이센의 철혈재상 비스마르크다. 전혀 진보적이지 않은 권위주의 통치자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박정희에 의해 의료보험이 실시되었고 국민연금이 검토되었다. 전 세계가 벤치마킹할 정도로 국민에게 의료울타리를 제공해 주지만 운영개념은 사회주의적이다. 경제 수준에 따라 납부하고 부족분은 국가가 부담하면서 혜택은 똑같이 받는다. 진보든 보수든 사회발전을 위해 필요한 게 있으면 서로의 것을 갖다 쓰면 된다. 유럽의 보수정당은 녹색당등 진보정당의 주요 정책 등을 수용하여 실행하고 있다. 박정희는 군사쿠데타를 통해 집권하면서 기성정치인을 수구로 간주하고 혁신적 정치를 표방하였다. 지금 보수 정치인들이 원조로 생각하는 박정희가 그 당시는 혁신이자 진보였다. 우리나라에서 보수에 대한 논의는 90년 3
요즘 일본만큼 행복한 나라도 없을 것이다. 한국 대통령이 화끈하게 무릎을 꿇었다. 두 나라 외교전을 콜드게임으로 장식했다. 그들을 더 기쁘게 한 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전승 우승이다. 멕시코와 준결승에서 4:5로 뒤지던 경기를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6:5역전했다. 영웅은 일본의 이승엽, 무라카미였다. 그는 역전 2루타를 치기 전 4번 타석에 나와 모두 삼진만 당했다. 그래도 감독은 그를 믿었다. 결승도 미국을 상대로 3:2로 승리했다. 9회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오타니가 마운드에 올랐다, 미국의 마지막 타자는 LA에인절스서 오타니와 같이 뛰는 연봉 490억 타자 트라웃. 메이저리그 다섯 번째 고연봉자다. 2020년에는 최고연봉 선수였다. 그를 삼진으로 잡고 경기를 끝냈다. 14년만의 우승이었다. 말 그대로 만화야구였다. 한국야구는 호주와 일본에 져 예선 탈락했다. 대표팀을 향한 언론의 날선 비판이 쏟아졌다. 지난 1월 안우진이 WBC 대표팀에 탈락하자 이를 비판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추신수 발언까지 옹호하는 듯한 보도가 나왔다. 추신수는 미국의 한 한인 라디오 방송에 출연, “이해하기 힘들다”며 “일찍 태어났다고 선배인가”라고 했다. 김현수
일제는 1차적으로 독도를 강점했다. 이어 한반도를 강점했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서 패전하며 한반도 전체를 우리에게 반환했다. 독도는 대한민국 영토다(김학준, 2020). 변함없는 역사다. 서슬이 퍼렇던 군사독재정권 박정희 정부(1962~1979), 전두환 정부(1981~1988), 노태우 정부(1988~1993) 시절에도 변치 않은 진실이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이를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깜짝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16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주요 포털의 몇몇 블로그, 게시판은 그간 숨어 있었던 토착 친일파들의 글로 더럽혀졌다. 한국을 혐오하고 일본을 찬양하는 자들의 모습들이 거리낌 없이 드러났다. “한일관계 개선을 반대하는 사람은 빨갱이”라는 글도 보였다. 또 “일제에 강제 동원된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일본 전범기업이 아닌 우리나라 대기업이 배상하는 게 맞다”라는 글도 올라와 있었다. “어처구니없다”라는 말은 이런데 쓰라고 있었던가보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 사람을 사랑해야 한다는 것. 이렇게 힘든 일인지 몰랐다. 사실과 상식을 왜곡하는 사람들. 이제는 더 이상 그들을 용서할 자신이 없다. 보다 못해 서울대, 고려대 교수도…
지난주 한일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박진외교부장관이 언급한 일본의 ‘물컵 절반 채우기’가 기대와 너무 다르다는 실망감에 강제동원피해자나 시민단체, 그리고 야당이 총체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정부는 ‘미래지향적 한일관계를 위한 대승적 결단’이었고 당장은 만족스럽지 못할지라도 지켜보아 달라고 한다. 관점에 따라서는 정부의 이번 결단을 이해할 수도 있다고 본다. 우리가 먼저 손을 내밀면서 반성은 저들의 몫으로 남기고, 도덕적 우위를 갖고 대승적으로 포용하면서 미래를 위한 길을 가겠다는 의지는 평가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 문제는 정부의 방침내용을 액면 그대로 받아 들릴 수가 있는가에 있다. 이번 정부의 행보 이면에는 미국의 입김이 작용하고 있지 않나 하는 강한 의구심이 있다. 미중갈등상황이 깊어지면서 미국의 동북아 전략 중 가장 중요한 대중 한미일 공동전선 강화를 위한 미국의 전략에 우리가 조종당한다는 생각이다. 근래 미국반도체법의 내용(미국 지원금을 받는 기업의 중국 신규투자제한 등)이나, 정부 방침 발표에 곧 이은 미국의 윤석렬대통령 국빈 방문 발표, 그리고 일본정부의 초청에 의한 한일 정상회담 등 일련의 사안들은 이번 정부의 결단과 무관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