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로 성공한 약 중 상당수는 당초 치료 목적과 상관없이 우연히 나타난 효과의 산물이었다. 발기부전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비아그라’도 당초엔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된 것이었다. 1990년대 초 협심증 치료제로 개발된 실데나필은 임상시험에서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진은 시험 중 실데나필을 복용한 남성에게서 발기현상이 나타난 것에 주목했다. 그리고 개발 방향을 급선회, 8년 만에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를 탄생시켰다. 미용성형과 주름 개선 등에 널리 사용되는 ‘보톡스’도 처음에는 근육 경련 치료제로 개발된 것이다. 특히 안과에서 눈 주변 근육을 마비시켜 사시를 교정하는 약물로 많이 사용했다. 그러나 치료 도중 우연히 눈가 주름이 펴지는 효과가 발견돼 주름개선제로 거듭났다. 미국 모 제약사가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출시한 ‘프로스카’는 남성 모발이 증가하는 부작용을 유발해 전문 탈모치료제 개발로 연결됐고, 당초 고혈압 치료제로 출시된 ‘미녹시딜’도 두피에 바를 경우 사용 부위의 혈류량이 증가해 발모를 촉진시킨다는 사실이 발견되면서 탈모치료제로 변신했다. 하지만 개발 목적에 비해 다양한 치료에 쓰이며 뛰어난 효과를 나타내는 약이라면 ‘아스피
‘밥이 힘이다.’ 예부터 부모님이 하던 말씀이다. 지금은 산업화에 밀려 벼농사가 뒤로 한 걸음 물러나 있는듯해도 아직은 체력이 국력인 것이다. 시흥의 힘이 자라고 있는 호조벌에도 어느새 모를 낸 지 55일째다. 그동안 농부들의 보살핌으로 논의 벼들은 초록의 초세를 튼튼하게 키우고 있다. 남편은 말일부터 장마가 질 것이라고 미리 일기를 점친다. 장마가 지기 전에 호조벌 오구재에 있는 논으로 나갔다. 요즘 논이 있는 벌판의 풍경은 벼 포기의 상태와 병충해 그리고 영양 상태까지 파악하고 논둑의 상태와 물꼬가 제대로 잘 되어있는지 농부들이 괭이를 어깨에 메거나 오토바이나 자전거 혹은 자동차를 타고 이따금씩 다녀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지난 오월 초순께 모를 내고나서부터 지금까지 어린모가 뿌리 내려 잘 자랄 수 있도록 벌레를 막아주고, 영양을 공급해주고, 잡풀을 뽑아주고, 물이 마르면 양수기로 물을 대주느라 밤잠을 설치기도 하였다. 이렇게 호조벌을 지키는 농부들은 모두 다 똑같이 논에서 하는 일이 일상이 되어 지나갔다. 논둑에서 벼들을 바라보니 벼들은 유아기를 막 끝내고 한 사람으로서 잘 성장하기 위해 교육을 받는 초등학생 시절인 것이다. 완전
학교는 바쁘다. 당연한 현상인가? 학생들을 가르치자면 바쁘게 마련이고, 바쁠수록 잘 가르치는 것인가? 교육자가 한가하다면 잘못된 것이고 분주한 것이 기본적인 덕목인가? 교육부, 교육청에서는 교육현장이 때로는 조용하고 여유로울 수도 있지만 대체로 바쁘게 돌아가기를 기대하는가? 교원들이 지금 한가하다고 보는가, 눈코 뜰 새 없다고 보는가? 현장의 현재 상태에 만족하는가, 아니면 ‘뭐가 바쁘지?’ ‘바쁜 것도 문제인가?’ 하고 의아해하는가? 교사들에게는 전화 한번 하기도 조심스럽다. 수업중이라면 당연하지만 수업 후에도 늘 분주하기 때문이다. “바쁘시죠?” 하고 묻는 것이 의례적이고, 아예 “얼마나 바쁘세요?” 하고 인사하는 사람도 흔하다. 교장·교감, 장학사 등 행정가들은 “좀 바쁘지만… 말씀하시죠” 하며 생색을 내고, 그렇게 하면서 권위적인 면모를 과시한다. 그게 어째서 권위적이냐고 하겠지만 이쪽에서 보면 그렇다. 행정가로서 새 출발을 하는 교감·장학사가 지침이 될 조언을 요청해 오면 “교사들에게 바쁜 티를…
국민들이 참았던 눈물을 또 흘렸다. 세월호 침몰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경기 단원고 2학년 생존학생들이 25일 학교로 등교하며 희생자 부모들과 얼싸안고 눈물을 흘리는 사진을 보면서 심장이 예리한 칼로 도려내지는 듯한 슬픔을 다시 맛봤다. 참사가 발생한 지 71일 만에 학교로 돌아온 생존학생들을 교문에서 맞이한 사람들은 학생들의 부모와 교사, 그리고 숨진 학생들의 부모 50여명이었다. 학생들의 손목엔 사고가 발생한 4월16일을 잊지 말자는 뜻의 ‘remember 0416’이 적힌 노란 팔찌가 끼워져 있어 더욱 가슴 아팠다(본보 26일자 1면). 생존학생을 대표해 나온 한 남학생은 ‘사회에 드리는 글’을 끝까지 읽지 못하고 울음을 터트려 마지막 뒷부분은 학부모 대표가 대신 읽었다. ‘주위 어른들은 잊고 힘내라고 하지만 우리는 세상을 떠난 친구들과 선생님들을 기억하며 추억할 것’이라며 ‘우리가 그들을 기억하듯 국민 여러분도 세월호를 잊지 말아 달라’고 울먹였다. 특히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왜 희생되어야만 했고, 왜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겨야만 했는지 어른들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책임자를 엄벌해 달라’는 말은 이 땅의 어른들이 지금 무
우리나라의 뛰어난 의료기술로 인해서 외국인 환자의 경기도 방문이 크게 늘어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몇 년 전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외국인 환자는 지난해에는 더욱 늘어났다. 도 당국은 그동안 나눔 의료, 의료인 해외연수, 글로벌 의료네트워크 사업 등 극동 아시아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도를 찾은 외국인 환자는 2만5천673명으로 32.7%나 증가했다. 러시아, 카자흐스탄, 몽골 등지에서 환자들이 몰리고 있다. 도내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 가운데 중증환자의 규모가 두드러져 우리의 의료수준이 세계에서 뛰어났음이 입증됐다. 인명의 존엄성을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의료인들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환자들이 완치되어 귀국하면 한국의술에 대한 고마움은 물론 국가이미지 선양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의료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환자와 보호자에 대한 친절과 배려의 문화를 확충해가야 할 것이다. 일본의 경우 재작년부터 해마다 외국인 환자가 줄어들고 있다. 이들은 전문적인 의료치료보다 관광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다.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외국인 환자들의 선택의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진에게 중증질환을 맡기는 외국인은 높은 의료수준과
십여 년 쯤 전의 일이다. 문학 분야 주요 출판사 대표들이 교보문고를 찾아갔다. 그들의 방문은 문학 출판계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려는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시집이 베스트셀러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때였다. 그런데 문제는 오직 판매 부수만이 베스트셀러 선정의 유일한 기준이었다는 점이다. 문학성이 두드러진 시집과 그렇지 않은 시집 사이에 구분이 없다보니, 베스트셀러 상위권이 온통 대중적 시집으로 도배되는 현상이 이어진 것이다. 자존심 하나로 먹고사는 시인들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시집이 도대체 누구인지도 알 수 없는 대중시인들의 책 아래 놓이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모양이다. 출판사 입장에서도 베스트셀러 목록에 들어야 그나마 판매 가능성이 있는데, 질적 수준이 의심스러운 대중시집들의 이름에 자신들의 책이 가려지는 일이 불만스러웠을 것이다. 대중시집만 없다면 베스트셀러는 문학 전문 출판사들의 몫일 테니까 말이다. 결국 그들의 뜻대로 되었다. 문인과 출판계의 ‘문학적 논리’를 거부하기 어려웠던 교보문고가 그들의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교보문고 시집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대중시집은 제외되었다. 다른 서점들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문학적 논리가 승리
블루베리는 2002년 타임지에서 세계 10대 건강식품에 선정된 후 전 세계적으로 그 생산과 소비가 급격히 증가한 초여름 대표 과일이다. 블루베리의 대표적인 기능성 물질로는 안토시아닌과 프테로스틸벤을 들 수 있다. 특히 블루베리의 껍질 색을 나타내는 색소인 안토시아닌은 강력한 항산화 능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블루베리의 안토시아닌 추출물을 이용한 다양한 실험에서 여러 가지 블루베리 기능성이 밝혀졌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시력 유지, 심장계 질환 완화, 골다공증 예방 및 뼈 생장 촉진, 항암 효과, 비만과 당뇨병 예방 효과 등이다. 2013년에는 안토시아닌 외에 블루베리에 함유된 프테로스틸벤과 레스베라트롤이 선천적인 면역계를 향상시켜주는 효능이 있다고 발표됐다. 레스테바트롤은 포도에 함유되어 있는 대표적인 기능성 물질이나 블루베리에서도 발견되는 물질이다. 일반적으로 프테로스틸벤은 항염증, 항암 등과 같은 항산화 활성을 가지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동물실험에 따르면 혈관 내 지방 및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역할을 하며 당뇨병을 개선하는 데 잠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인지 기능 저하를 막아주며 항암 작용을 하는 것도 밝혀졌다. 프테로스틸벤의 최초
가족 단위의 놀이문화가 확산되면서 야영하는 사람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오토캠핑장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 기관에서 운영하는 캠핑장도 있지만 개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이 많아지면서 안전사고의 문제가 발생되고 있다. 특히 정해진 장소를 이용하지 않고 계곡이나 강가에서 야영하다보면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다. 많은 비가 한꺼번에 계곡으로 몰리기 때문에 순식간에 물이 불어 고립되기도 한다. 십여 년 전 지리산 뱀사골 집중호우 때도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했지만 우리 일행은 발 빠르게 대처해서 다행히 목숨은 건졌다. 그 날을 생각하면 아찔하다. 우리는 4박 5일 일정으로 뱀사골 계곡에 텐트를 쳤다. 오후에 접어들면서 부슬부슬 비가 내렸다. 남편이 계곡 건너 점포에 가서 비가 오면 우리가 텐트 친 곳이 안전할지에 관해 물었고, 상인은 본인이 이곳에서 장사한 지가 십수 년이 되었지만 텐트 친 곳까지 물이 올라온 적은 없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는 말과 함께 혹여라도 비가 많이 내리면 헬기가 바로 구조를 해 줄 거라는 말에 별걱정 없이 즐겁게 놀았다. 다른 야영객들보다 높은 곳에 텐트를 친 것이 위안이 되기도 했다. 밤이 되면서 빗방울은 굵어졌고 차츰 양동이로 들이 붓는 것처럼…
지구촌 최대 스포츠 잔치 중 하나인 2014 브라질 월드컵축구대회의 16강 진출 팀을 가리는 조별리그가 27일 열릴 G조 2경기와 한국이 속해 있는 H조 2경기 등 4경기를 남기고 모두 마무리 됐다. A조부터 F조까지 12개 팀과 H조에서 16강 진출을 확정한 벨기에를 제외한 나머지 3장의 16강 진출권을 놓고 마지막 투혼을 불사를 때다.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은 벨기에, 러시아, 알제리와 한 조에 속했다. 지난해 말 조 추첨이 끝나자 언론들은 일제히 16강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러시아와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을 때도 16강 진출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떠들었다. 하지만 지난 23일 알제리에 2-4로 패하자 한국의 16강 진출 실패를 기정사실화 했다. 벨기에와 마지막 3차전을 남겨두고 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1위인 벨기에를 이기기가 쉽지 않은데다 다득점으로 이겨야 하고, 같은 시각 열리는 러시아와 알제리의 경기에서 러시아가 이기거나 비겨줘야만 16강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 경기를 하지 않았는데 경우의 수부터 따지고 있다. 오랜 기간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면서 지기 위해 운동을 하는 선수를 본 적이 없다. 더
우주선은 가속도가 매우 크고 지구와 환경이 달라 심한 멀미를 일으킨다. 운항 중일 때는 더하다. 눈앞의 경치가 계속 바뀌면서 시각과 몸의 정보가 혼동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선엔 중력은 물론 위아래가 없어 감각기관이 혼동을 불러오고 귓속 전정기관도 위아래를 판단하지 못해 더욱 멀미를 지속시킨다. 우주 정거장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장기간 우주 생활을 해야 하는 우주인은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평형감각 조절 자율 훈련법으로 멀미를 극복한다. 일반인들 중에도 이런 우주 체공 관련 특별 훈련을 받고 하늘에 갔다 오면 우주인이 될 수 있다. 즉 우주인은 우주선을 타고 지구 밖으로 나가는 사람을 지칭하는데, 돈을 주고 우주 관광을 하는 사람은 제외한다. 하지만 일반인이 우주인이 된다는 것은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 우리나라의 최초 우주인인 이소연 박사도 3만6천대1의 경쟁을 거쳤다. 인류 최초의 우주인은 구 소련의 ‘유리 알렉세예비치 가가린’이다. 유리는 1961년 4월12일 오전 9시7분(모스크바 시각) 발사된 보스토크 1호를 타고 301㎞ 상공에서 1시간29분 만에 지구를 한 바퀴 선회한 뒤 오전 10시55분 지구로 돌아왔다. 유리는 그 후 다른 우주비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