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는 경제의 성장과 효율을 보장하는 최적의 경제체제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부의 불균형배분이라는 필연적 한계를 갖고 있으며, 이로 인한 부의 편중현상이 점점 심화되고 있어 전 세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프랑스의 젊은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42·파리경제대학 교수)가 금년 초 미국에서 펴낸 ‘21세기의 자본’이 전 세계 경제학계를 강타하고 있다. 그는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주요국의 과거 300년 간 통계자료를 분석하여 자본의 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압도해 왔음을 증명하였다. 그가 추정한 자본수익률은 연 4~5%인 데 비하여 1700년 이후 글로벌 경제성장률은 1.6%였다. 그 중 절반은 인구증가에 따른 것이고, 나머지 절반(0.8%) 정도가 1인당 생산 증가분이다. 자본수익률이 경제성장률을 웃돌면 사람들이 당대의 노력으로 얻는 소득보다 조상이 물려준 재산에서 얻는 소득이 더 빨리 불어난다. 소득 불평등의 뿌리가 바로 여기에 있으며, 더욱 암울한 것은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인구증가율이 낮아질수록 이러한 부의 쏠림현상은 더욱 심해져 불평등이 악화된다는 점
7·30 재·보궐선거의 판이 커지고 있다. 현재 확정된 곳이 수원 3곳을 비롯해 14곳에다가 26일 두 건의 대법원 판결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 여야가 거물 정치인들을 내세우려 하는 이유는 이번 재·보선이 민심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도권 경기지역의 경우 특히 여야 거물급 인사들의 출마 하마평이 나오는 등 이른바 ‘정피아’의 등장이 정가의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선거의 승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지만 자칫 낙하산 공천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수원지역의 3군데 가운데 여당은 우선 지명도에서 앞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의 출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게다가 이혜훈 전 최고위원, 나경원 전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외지 인사들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총리는 높은 지명도와 호남 출신이어서 수원지역에서 승산이 있는 카드로 여권은 보고 있다. 야당도 여당에 맞서 거물급 인사가 거론되기는 마찬가지다. 먼저 경기도지사를 지낸 광명 출신의 손학규 고문의 출마 가능성에다가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 김두관 전 경남지사, 정동영 전 의원, 천정배 상임고문, 안철수 대표 측근인 금태섭 대변인 등 지역과 전혀 관계없는 인사들의 이름
“화친은 곧 투항일 것이옵니다. 싸움으로써 맞서야만 화친의 길도 열릴 것이며, 싸우고 지키지 않으면 화친할 길은 마침내 없을 것이옵니다.”(김상헌) “앉아서 말라죽을 날을 기다릴 수는 없사옵니다. 성 안이 다 마르고 시들면 어느 적이 스스로 무너질 상대와 화친을 도모하겠나이까.”(최명길) 김훈의 소설 ‘남한산성’에 나오는 주전파와 주화파의 말싸움 장면이다. 그리고 조선의 왕 인조는 스스로 성문을 열고 나와 차가운 겨울 땅에 이마를 찧으며 청나라 황제에게 항복했다. 자존심이 강한 우리민족에게 남한산성은 치욕의 이미지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남한산성은 치욕의 성으로만 기억할 수는 없다. 산성이면서도 행궁 등 갖출 것을 모두 갖춘 완벽한 성이다. 오죽하면 청나라 황제가 직접 지휘한 막강한 청군이 공성을 못하고 스스로 항복할 때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을까. 사적 제57호인 남한산성은 백제의 시조 온조왕의 성터였다는 설도 전한다. 기록에 따르면 북한산성과 더불어 서울을 남북으로 지키는 산성 가운데 하나로, 신라 문무왕 시절에 쌓은 주장성(晝長城)의 옛터를 활용해 1624년(인조 2)에 축성했다. 그 남한산성이 드디어 22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기쁘다.
현재 대학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저출산화와 대학학령 인구의 감소 및 대학교육의 양정팽창으로 정부주도의 대학구조개혁이 강도 높게 추진되고 있다. 교육부는 최근 대학 입학정원을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지금보다 15만명을 줄이겠다는 내용의 대학 구조 개혁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대학 운영, 교육과정에 대한 평가를 해 전국 339개 대학·전문대를 최우수·우수·보통·미흡·매우 미흡의 5개 등급으로 나눈 후 등급에 따라 차등적으로 정원을 줄여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대학평가의 정원감축 정책으로 고등교육의 질과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주장이다. 교육부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국대학노조가 대학구조개혁법안에 반대하는 집회를 했다. 심지어 참여연대 등 20여개 단체들은 ‘대학 공공성 강화를 위한 전국 대학구조조정 공동대책위원회’까지 구성, 대학구조개혁법안 폐기를 요구한 상황이다. 학령인구 감소로 어떻게든 대학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립대학위주의 고등교육체계 하에서는 평가를 통한 정원감축정책으로 교육의 질을 관리하겠다는 목적은 결코 달성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전쟁 속에서 싹튼 미군 파일럿과 베트남 여인의 사랑을 그린 뮤지컬 ‘미스 사이공’. 전쟁 속에서 만난 미군과 사랑에 빠졌고, 그 남자의 아들을 홀로 낳아 키우며 남편이 미국으로 데려가기만을 꿈꿨던 여인. 혼혈의 아픔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아이만이라도 풍요로운 땅 미국으로 보내기 위해 죽음을 택한 여인의 슬픈 사연이 줄거리다. 지극히 오리엔탈리즘적 작품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1989년 9월 초연된 이후 25년 동안 롱런하며 세계 4대 뮤지컬 반열에 올라 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한국인도 수많은 현지 여인들과 사랑이 있었다. 그 사이에서 태어난 자녀들을 ‘라이 따이한’이라 부른다. 우리나라에선 1996년 이들을 소재로 한 ‘블루사이공’이라는 뮤지컬이 만들어져 백상예술대상을 받기도 했다. 1992년 양국의 수교 이후 베트남 여인과 한국 남성 사이에 태어난 아이들을 신(新)라이따이한이라 부르기도 한다. 현재 이들이 얼마나 있는지 정확한 수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정부에서는 1천500명 정도로 추산하는 반면, 현지 사람들은 1만명 이상 존재한다고 추정한다. 이들은 편모 가정에서 극심한 가난과 사회적 냉대 속에 자라고 있어 사회문제로 대두된 지 오래다. 또…
본보 18일자 24면 ‘북한 이탈주민 이방인…’ 제하의 기획특집 기사를 보면 북한이탈주민들이 한국생활을 하면서 느끼는 마음의 부담감과 경제적 어려움을 알 수 있다. 이들은 정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상상하기 어려운 고초를 겪으며 죽음을 무릅쓰고 ‘따듯한 남쪽나라’로 찾아 왔지만 기대와는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이들을 특히 괴롭히는 것은 경제적인 궁핍이다. 자본주의 체제에 쉽사리 적응을 못할 뿐 아니라 정착금만으론 자립이 힘들기 때문이다. 또 사회·문화적 차이와 심리적 불안 등으로 인해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고 있다. 2014년 현재 남한에 거주하고 있는 북한이탈주민의 수는 2만6천여명(올해 3월 말 기준)이다. 한국 인구 약 5천만명에 비해 얼마 안 된다고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통일시대에 대비, 북한이탈주민의 역할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들을 이해하고 보듬어 안는 국가적 사회적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중 도내 거주 북한이탈주민은 6천935명이다. 이는 전체의 약 26%에 해당한다. 지난 5월, ‘통일한국 중심의 경기도 600’을 선언한 경기도는 북한과 경계를 맞대고 있어 타 지역보다 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아직도 여성의 일자리 창출 사업이 어려워 미취업자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이제는 남녀가 함께 자신의 능력과 취향에 맞는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지자체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절실한 때이다. 40대 여성일자리, 주부아르바이트, 여성취업정보센터, 여성고용지원센터 등의 다양한 여성취업을 위한 단체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취업기여도가 매우 미미하다. 서민들의 어려운 가정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은 시급한 당면 과제다. 육아기간과 가사노동을 고려하여 사이버공간과 파트타임제 등 자유자재로 근무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의 개발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번에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는 용인시에 여성창업센터 ‘꿈마루’를 개관하게 됐다. 개관되는 ‘꿈마루’는 전체 317㎡의 공간에 3개 회의실, 네트워킹 라운지, 사무지원시설 등을 갖춘 여성 특화 창업지원시설이다.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을 비롯한 다양한 재능의 소유자들이 상호간에 정보를 교류하면서 일터를 찾게 된다. 꿈마루는 창업 준비자, 문화 기획자, 프리랜서, 발명가 등 여성 기업인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각종 교육, 자금, 지원정책에 관한 정보를 수시로 받아볼 수 있다. 사전에 예약을 통한…
유월은 본래 음력 6월이다. ‘동국세시기’의 기록을 보면, 유월에는 일 년 중에서 가장 더운 때로 유두(流頭)가 들어 있는 달이라고 한다. 절기로 소서와 대서가 들어 있어 한 해 중 가장 더운 때이기도 하다. 유두에는 맑은 개울물을 찾아가서 목욕을 하고 머리를 감으며 하루를 즐겼다. 그렇게 하면 상서롭지 못한 것을 쫓고,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고 믿어왔다. 유두의 풍속은 신라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동쪽으로 흘러가는 냇가에 가서 머리를 감는 것은 동방이 청(靑)이고 음양오행에서 목(木)이기에 양기가 가장 왕성한 곳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늦봄의 학술대회, 학술적 의사소통 나무 밑동 이끼들 속에서 겨우내 움츠리다가 벌레들이 깨어나듯이 왕성한 변화가 봄에 일어난다. 만물이 샘물처럼 솟는 듯한 봄은 인생으로 비유하자면 한창 자라나는 청춘이다. 더구나 ‘꽃잎 흩날리던 늦봄의 밤/아직 남은 님의 향기 이제나 오시려나’ 노랫말처럼 늦봄은 찬란하다. 대학 학기 중에 교내외 행사가 사뭇 유월에 집중되는 것도 양기가 충만한 시기를 겨냥한 것이 아닐까 한다. 사람들의 생활 리듬은 대개 계절과 밀접하다. 흔히 ‘언제 철들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은 84세로 폐경은 대부분 50세 전후에 발생한다. 그렇기에 여성은 일생의 3분의 1이 넘는 30여 년 동안을 폐경 후에 보내게 되며 건강한 노년을 위한 준비단계로서 폐경 여성의 건강관리는 무척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폐경은 여성이 나이가 들면서 난소가 노화돼 기능이 떨어지면 배란 및 여성호르몬의 생산이 더 이상 이루어지지 않는데서 오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통 1년간 무월경 상태가 지속될 때 폐경으로 진단한다. 이 같은 변화는 대개 50세 전후에 시작돼 점진적으로 진행되는데 이때부터 생리가 완전히 없어지는 폐경이 나타난 이후의 1년에 이르기까지를 폐경이행기, 더 흔히는 갱년기라고 한다.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는 자연 폐경이 대부분이나 양측 난소 제거 수술이나 항암 치료에 의한 의인성 폐경인 경우도 있다. 자연 폐경의 진단은 1년간 무월경 상태가 지속된 경우로 추후에 폐경이 되었음을 알게 되며 폐경이 되기 수년 전부터 월경이 불규칙해지고 에스트로겐 호르몬 결핍에 의한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이러한 혈관운동 증상들은 대부분의 폐경 여성이 경험하게 되며 보통 폐경 후 1~2년까지 지속되고 일상생활에 지
바쁘게 종종걸음을 치는데 신발 속에서 이상한 느낌이 전해진다. 처음엔 별로 거슬리지 않았으나 차츰 더 신경이 쓰이게 한다. 하는 수 없이 신발을 벗고 보니 가운데 발가락이 콩나물 대가리처럼 보인다. 빨아 놓은 양말을 꺼내 들고 발을 들이밀고 당기려는 순간 예의 콩나물 대가리가 쏙 빠져나온다. 다시 서랍을 열고 보니 구멍 난 양말을 따로 묶어 놓은 뭉치가 보인다. 다른 사람들에 비해 유난히 긴 가운데 발가락이 자주 하는 일이 양말에 구멍을 내는 일이다. 그 바람에 나는 구멍 난 양말이 그냥 버리기 아까워 한 번씩 꿰매서 신는다. 혹 누가 보기라도 할라치면 요즘 세상에 양말 깁는 사람도 있느냐고 핀잔이다. 그러면 사람도 손이나 발 조금 다치면 치료해서 살게 하지 말고 그냥 죽여야 한다고 웃으며 대꾸하기도 한다. 기왕 손에 댄 김에 구멍 난 양말 뭉치를 다 꿰매기로 했다. 양말을 꿰매는 일이 지금은 놀림감이 되었지만 예전에는 옷을 손질하는 일은 물론 형제가 물려 입는 일이 다반사였다. 무엇이나 함께 나누고 조심스레 다루고 아꼈다. 영어사전도 한 권으로 형제가 돌려가며 사용하기도 했고 미술도구도 언니나 동생 교실로 건네지며 쓰는 일도 흉이 아니었다. 대부분 가정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