塞翁(새옹)이란 淮南子(회남자)라는 사람의 글속에 나온 말인데 북방경계(국경지대)라는 곳에서 점을 잘 치며 사는 늙은이란 뜻이다. 어느 날 그 늙은이가 기르는 말이 느닷없이 도망쳐 오랑캐들이 사는 국경너머로 가버렸다. 동네 사람들이 걱정하며 위로하자 늙은이는 ‘이것이 또한 무슨 행운이 될지 모르잖소’ 하며 오히려 태연했다. 몇 달이 지나서 뜻밖에도 도망갔던 말이 오랑캐의 명마들을 거느리고 돌아왔다. 마을 사람들이 이러한 요행을 축하하러 왔으나 이번에도 늙은이는 ‘그것이 또 무슨 재앙이 될는지 알겠소’ 하고 조금도 기뻐하는 기색이 없었다. 그 말들로 인해 말 부자가 되었는데 말 타기를 좋아하던 그의 아들이 말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져 버렸다. 마을 사람들이 병신이 된 아들을 위로하자 늙은이는 ‘이 노릇이 행운으로 바뀌지 말라는 법은 없는 것 아니겠소’ 하면서 아주 태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 후 일년이 지났을까, 오랑캐들이 밀물처럼 쳐들어와 젊은이들은 모두 활을 들고 싸움터에 나가 모두 전사하였는데 늙은이의 아들만 다리가 부러지는 바람에 무사할 수 있었다. 인생에 있어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 없다는 말이다. 이로움(利)이 해가 되고(害), 실(失
우리 주변에서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을 보게 됩니다. 주로 심성이 착해서 주위 사람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는 분들이지요. 하지만, 정작 이런 분들이 법률적인 분쟁에 휘말리게 되면, 법이 있어도 구제를 못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도 자신처럼 신용이 있고 정직할 것이라는 확신, 상대방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더라도 그 사람이 이야기하는 것이 100% 실제로 실현될 것이라는 확신에 너무 의지한 결과,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해두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법적 장치의 최소한의 예는 바로, 계약서를 써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친한 친구가 찾아와서 100만원을 빌려주면 한 달 후에 반드시 갚겠다고 말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빌려줄까 말까 고민하다가, 금액도 그리 많은 것은 아니고 친분관계가 있어 결국 빌려 줍니다. 이때 계약서를 써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약서라고 하면 거창하게 생각하기 쉬운데, 그냥 백지 위에 빌려주는 사람, 빌리는 사람, 돈의 액수, 언제까지 갚을 것인지와 같은 내용을 적은 다음에 상대방의 서명이나 도장을 받아두는 정도면 훌륭한 계약서가 완성됩니다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에서 임대차 관계의 사회적 관리가 가장 잘 안 되는 나라에 속한다. 임대차 시장이 블랙마켓같이 방치되어 있다는 뜻이다. 가령, 9억짜리 전세를 놓으면, 이자율 3%만 잡아도 한 달에 225만원의 수입이 생기지만, 집주인은 세금 한 푼 안 낸다. 이렇다 보니 현 임대차 시장에선 임대인의 재산권만 행사되고 세입자들의 주거권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전세난이 지난 6년간 계속되는 것은 한국 특유의 임대차 시장 후진성과 무관치 않다. 임대차 시장의 선진화는 전세 문제 해결은 물론, 한국경제의 선진화(부동산경제 의존탈피)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특히 임대소득 과세는 조세정의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재산권자인 집주인에 맞서 주거권자인 세입자의 권리 보호와 안정화를 위해 반드시 실시되어야 한다. 전·월세에 대한 과세는 그래서 ‘비정상의 정상화’의 대표정책이다. 이럼에도 현 정부는 부동산 시장침체가 ‘전·월세 소득에 대한 과세도입“(지난 2월 발표) 때문에 생긴 것으로 보고 당초 방침을 대폭 후퇴시키려 한다. 2천만원 이하 월세수입에 대한 분리과세 적용을 당초 2년에서 3
사군자의 하나로 문인, 화가들의 소재로 많이 쓰여 온 매화나무의 열매가 매실이다. 신사임당은 이 같은 매실나무를 무척 좋아해 그림을 즐겨 그렸다. 뿐만 아니라 첫째 딸의 이름도 매창(梅窓)으로 지을 만큼 사랑도 했다. 또 율곡에게는 ‘움트는 새순이 결국 매화꽃이 되고 열매 맺듯이 열심히 공부하라’며 10세 이전까지 움트는 매화 가지가 새겨져 있는 ‘용연벼루’를 사용토록 했다. 신사임당의 각별한 매화 사랑을 엿보기에 충분하다. 강릉 오죽헌 몽룡실 뒤꼍에 가면 신사임당이 율곡과 함께 직접 가꾸었다는 600년 된 매실나무가 지금도 있다. 매실의 원산지는 중국이다. 그리고 약 3000년 전부터 약재로 사용해 왔는데 신맛을 띠지만 알칼리성이 강해 원기회복과 체질개선에 좋다고 알려져 있다. 매실은 수확시기에 따라 청매와 황매로 나뉜다. 청매는 껍질이 파랗고 과육이 단단한 상태로 신맛이 가장 강할 때 부르는 이름인데 매실주, 장아찌, 엑기스, 매실차 등의 가공품을 만들 때 이용된다. 매실은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생각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인다 하여 망매지갈(望梅止渴)이라는 고사도 나왔다. 중국 위나라의 조조와 부하들이 행군 도중 갈증에 시달렸다. 워낙 목이 말라 전투도 하
차기 여주시의회 의장은 누가 될까. 의장 선거를 앞두고 관심이 커지고 있다. 7명의 당선자 가운데 새누리당 소속은 5명. 따라서 재선 의원인 이환설·김영자 당선자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의장 선거가 관심을 끄는 것은 여주시의회 역사상 가장 강한 야당소속 시의원의 당선자를 배출했기 때문이다. 바로 새정치민주연합 이항진·박재영 당선자 2명.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논리력, 전투력까지 갖춰 무시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 따라서 대화와 타협의 정치적 시험대가 될 수밖에 없다. 현재 구도상 이환설 당선자의 당선이 거의 확실시 되는 듯하다. 중졸 학력의 이 당선자는 언론사 사주, 건설사 운영, 한학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입지전적인 이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그의 부적절한 처신이 눈총을 받고 있다. 지난 13일 오전 원경희 시장 당선자가 신륵사 내 도자기축제장 회의실에서 시 집행부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는 시각, 이 당선자는 부인과 함께 시청 각 부서를 돌며 당선 인사를 했다. 공직자들은 “지금까지 부인과 함께 당선 인사를 한 경우는 없었는데…”라며 이 당선자의 이례적인 행보에 곱지 않은 시
지난 1월20일 정의당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기준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 내용은 현행 공직선거법상 ‘각 시·도의 지역구 국회의원 정수는 최소 3인으로 한다’는 내용의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 인구수 기준에 기본권 침해 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심상정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19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둔 지난해(3월23일 기준) 전국선거구의 평균 인구수는 20만6천702명이지만 서울 강남구 갑 선거구의 인구수는 30만9천776명(+49.87%), 인천 남동구 갑 선거구의 인구수는 30만5천718명(+47.90%)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경북 영천시 선거구의 경우 10만3천3명밖에 안 돼 3:1의 인구편차를 보였다. 말도 안 되는 일이다. 막말로 하자면 인천 남동구 선거권자의 투표가치는 영천시 유권자의 3분의 1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이에 심 대표는 선거구 획정 인구수 기준은 투표가치의 평등이라는 헌법적 이념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맞는 말이다. 이와 비슷한 경우가 수원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오는 7월30일 수원시에서는 3개 선거구에서 재·보궐선거가 치러진다. 공석이 된 권선구(을)를 포함해 팔달구(병)와 영통구(정)가 재·보궐선거를 치른
북한이 지난 10일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인원 엔트리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제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선수단 규모는 축구·수영·양궁·육상·복싱 등 14개 종목에 남자 70명, 여자 80명 등 150명이다. 이로써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45개 회원국 모두 인천아시아게임에 참가하게 돼 명실 공히 아시아인의 대규모 축제로 치러지게 됐다. 그동안 대회 개최지인 인천시와 대회조직위원회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북한 측의 참석을 설득해온 노력의 결과다. 인천아시안게임에 참가할 북한 선수단 규모는 12년 전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당시 18개 종목 184명보다 작은 규모이지만 오는 8월15일까지 최종 엔트리가 접수되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우리 정부로서도 최근 경색된 남북관계를 고려한다면 반가운 소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지난 3월 독일 드레스덴 선언에서 남북관계 개선과 관련해 “순수 민간 접촉이 꾸준히 확대될 수 있는 역사연구와 보전, 문화예술, 스포츠 교류 등을 장려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래서 북한의 아시안 게임 참가 자체는 선수단의 규모나 응원단의 파견 여부와 관계없이 남북관계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임에…
이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인사 중에서 “대통령 이제 다시 한다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라는, 말이 되는 것인가 싶은 ‘명언’을 남긴 사람이 있다. 후보 시절 ‘준비된 대통령’을 표어로 내걸었다가 당선이 되자마자 “곳간이 그렇게까지 비어있는 줄은 몰랐다”라고 하더니 임기 내내 그 빈 곳간을 채운다는 명목으로 나라의 살림살이를 온통 외국 자본에게 헐값에 팔아넘기는 데에 매달리다가 임기를 마친 대통령도 있고, “그 놈의 헌법 때문에” “대통령 못해 먹겠다”라는 막말로 ‘자리’의 버거움에 장탄식을 토해냈던 대통령도 있었다. 우리나라의 선출직 공무원 후보로 나서는 사람들에게 대체로 공통된 현상은, 그들은 그들이 담임하고자 하는 자리에 거의 대부분 낯설다는 것이다. 재선이라고 해봤자 어차피 첫 4년은 헤매는 기간이고, 그 다음 4년은 다시 당선된 덕으로 굴러가는 기간일 뿐이기 쉽다. 어쩌다 3선을 한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고…. 5선 6선을 넘어가는 국회의원의 경우라면 좀 전문성이 생길 법도 하지만 애당초…
한국마사회(KRA)의 이른바 ‘신의 직장’이란 비아냥은 틀린 얘기가 아닌 것 같다. 감사원이 지난해 11∼12월 한국마사회에 대한 수익금 집행과 관리실태 감사 결과를 11일 공개했는데 방만한 경영 실태가 드러난 것이다(본보 12일자 2면). 마사회의 방만 경영 문제는 감사원뿐만 아니라 국회나 언론 등에서 이미 수년간에 걸쳐 여러 차례 지적된 사항임에도 어쩐 일인지 시정이 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여론을 비웃듯이 임·직원 급여를 인상하고 각종 수당과 복리비를 펑펑 쏟아 붓는다. 참 이해하기 어려운 공기업이다. 마사회는 2010∼2012년 기본급 외에 1인당 평균 608만원의 수당을 매년 지급했다. 이와는 별도로 9억원의 예산을 편성, 장기 근속자에게 평균 200만원 상당의 순금 기념품까지 선물했다. 뿐만 아니라 건강검진 등을 위해 1인 평균 400만원을 지급하고 6억6천만원을 별도로 편성, 가족 건강검진비까지 지급했다. 자녀 학원비에다 스키캠프 참가비도 추가로 줬다. 의무교육 대상자인 초·중등 자녀에게도 1인당 평균 220만원을 지원해 왔다. 자녀가 없는 직원에겐 매월 15만원 상당의 문화상품권을 지급했는데 여기에 2년간 15억원을 썼다. 1인당 복리 후생비가
본격적인 피서철을 앞두고 해수욕장을 비롯한 피서지 사람들은 손님 맞을 준비에 분주하다. 무더위의 일상에서 지친 사람들이 가족단위 또는 친구들과 모처럼 피서를 가게 된다. 아름다운 자연환경 속에서 그동안의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고 활기찬 내일을 구상하기 위해서다. 때로는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을 만들기도 한다. 문제는 피서객이 불편하지 않도록 안락한 피서환경을 만들어주지 못하고 있다. 상인, 관리자, 주민, 피서객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새로운 피서문화를 정착시켜 가야할 때이다. 특히 해수욕장과 피서지로 유명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관광객을 위한 특별 프로그램 운영과 철저한 관리가 절실하다. 해마다 반복되는 피서지의 추악한 작태는 이제 사라져야 한다. 파도소리 철석이고 갈매기떼 나르는 평화로운 해수욕장에서 만취하여 고성방가를 하며 담배를 마구 피워대는 사람이 아직도 있다. 과도한 노출과 진한 애정행각은 피서객을 괴롭힌다. 술병과 쓰레기를 아무 곳에나 버리는 행위도 근절되어야 한다. 피서지가 많은 서해안을 관할하는 지자체는 피서철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인천시 옹진군이 여름 피서철을 앞두고 관광객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옹진군은 관내 섬 지역의 해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