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날씨에 소방복으로 중무장한 채 소방공무원을 국가직으로 전환하도록 정부에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소방관의 사진을 보면 가슴이 짠하다. 119명이 릴레이로 1인 시위를 벌인다고 한다. 그저 묵묵히, 그러나 목숨을 걸고 화재 현장이나 응급 재난 현장에서 국민의 생명을 구조하고 있는 이들이 거꾸로 국민들에게 119 응급 구조를 요청하는 것처럼 보여 마음이 아프다. 이와 관련, 본보는 지난 2일자 사설을 통해 부족한 인력·장비로 목숨 걸고 일하는 소방관들의 힘을 빼는 소방방재청 해체 재고를 강력하게 요청한 바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정부는 국가안전처를 새롭게 설립하면서 기존 소방방재청 해체와 소방총수 강등 등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당연히 소방관들은 물론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소방관들은 소방조직을 국가직으로 일원화 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정부의 반응은 아직 없다. 소방관들의 국가직 요구는 지극히 타당하다. 이를 이기주의라고 몰아붙여선 곤란하다. 왜냐하면 4만여명에 달하는 소방관 대다수가 지방직인 까닭에 소속 지자체의 재정 여건에 따라 인력보충이나 장비구입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불 꺼서 먹고사는 사람’
지난 6월7일 신촌에서 올해로 15회를 맞은 퀴어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프라이드 퍼레이드’가 진행되었다. 프라이드 퍼레이드는 이성애자가 아닌 이유로 사회적으로 냉대와 차별을 받는 LGBT(동성애자,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들이 자신들의 자긍심을 담아 도심을 당당하게 행진하는 의미를 담는다. 이것은 1969년 미국 뉴욕시에서 스톤월 항쟁(게이에 대한 뉴욕경찰의 지속적인 학대에 대항했던 최초의 저항)을 기념하면서 시작되어 현재는 전 세계 주요 도시에서 다양한 성적 지향에 대한 관용을 확대하려는 의미에서 개최되고 있다. 더욱이 올해 한국의 축제에 처음으로 주한 미국, 프랑스, 독일 대사관이 참여하면서 한국의 LGBT의 자긍심을 지지하며 연대했다는 점에서 뜻 깊었다. 그러나 국제적 연대와 경향은 뒤로 한 채 혐오의 기운은 한국 사회 내부에 도사리고 있었다. 퍼레이드가 시작되면서 5천여명의 참여자들은 행사의 슬로건인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를 내세워 행진을 시작했지만, 300여명의 개신교인들과 어버이연합회의 격렬한 저지로 20m도 가지 못한 채 멈춰서 버렸다. 이들은 동성애에 대한 혐오를 내세워서, ‘사회적인…
“선거과정에서 지켜봤던 외침을 소중하게 간직하겠으며 군민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강력한 추진력과 패기로 중단 없는 더 큰 발전으로 농민이, 서민이, 군민 모두가 살기 좋은 고향, 일류 힐링도시 가평을 만드는 데 열정을 쏟겠습니다.”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가평군수로 당선된 김성기 당선자의 소감이다. 특히 그는 1년 동안 일하며 계획해온 희망가평, 행복가평 프로젝트가 현실로 다가설 수 있도록 사회, 복지, 관광, 교육, 치유 등 각 분야에 콘텐츠를 강화해 자생력과 경쟁력을 갖춘 성공적인 지자체로 자리매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군수당선자는 이제 500여 공직자들의 수장이자 6만여 가평군민의 대표자다. 이제부터 기업하기 좋은 곳 만들기와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 중소기업 창업 육성자금 지원확대에도 온 힘을 기울여야 한다. 가평은 인구 13만 시대를 대비하는 것은 물론 6개 읍·면의 선거공약으로 내세웠던 대로 ▲가평의 새로운 트렌드를 개발하여 수도권 최고의 명품도시로 조성하는 가평읍 ▲풍부한 산림을 개발하고 다양한 시설과 케이블카까지 완공되는 쾌적한 북면 ▲대규모 테마공원 조성과 레저복합지구로 발전
종합소득세는 보통 5월에 신고·납부한다. 그러나 사업 규모가 큰 사람은 스스로 성실한 사업자임을 확인서명함과 동시에 세무사 등 조세전문가에게 세무회계처리의 적정성을 검증받아 그 검증된 확인서를 첨부하여 6월30일까지 신고·납부하여야 한다. 그런데 2014년도부터는 대상자가 확대·개정되었다. ① 도매 및 소매업은 30억원에서 20억원으로 ② 제조업, 숙박 및 음식점업, 건설업은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③ 부동산 임대업, 변호사 의사 등 전문직업은 7억5천만원에서 5억원으로 성실신고확인의 혜택과 제재 ① 세무처리의 적정성 검증업무를 수행하는 세무사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경우 납세자는 지급액의 66%를 공제 받는다(한도 110만원). 그리고도 근로소득자와 같은 수준의 의료비 및 교육비를 소득에서 공제한다. 대학생 자녀가 1인 있다면 900만원의 교육비 공제로 세금은 370만원(세율 38% 가정) 절감된다. ② 신고 후 경정 등으로 수입금액 또는 소득금액 차이가 일정액 나는 경우 공제했던 교육비 등의 추징은 물론이고 향후 3년 동안 공제를 배제하며 성실한 것으로 검증하여 신고한 세무사에게도 업무정지 등 제재를 한다. 법인전환 할
인생 100세 시대가 절로 실감난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접어든 대한민국이다. 60세 모드에 맞춰져 있던 시대보다 물경 40년의 중년기 이후 새로운 삶이 덤으로 더 주어진 셈이다. ‘살아 온 날보다 살아 갈 날이 더 길다’는 희망의 콧노래가 흘러나옴직 하다. 2025년쯤에는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의 장수국가가 될 것이라는 전망치도 나와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4050 베이비부머 중년세대들 은퇴 얘기가 주 관심사였다. 그런데 요즘 장안의 화제는 단연 7080 시니어 세대들이다. 부쩍 젊어지고 활기찬 이른바 ‘꽃노년’ 7080에 이제 더 이상 ‘노인’이란 호칭이 반갑지 않다. 그들의 노익장 과시가 만만치 않다. 얼마 전 어느 일간지 1면에 ‘나이 70 벤처 못하란 법 있나요’라는 기사가 실렸다. 경기도 어느 지역의 평범한 어르신들이 모여 컴퓨터 공부를 했고, 이후 실천과 나눔활동으로 영정사진 봉사를 시작하게 되었는데 결국은 성공적인 벤처 사회적 기업까지 일구게 되었다는 감동스러운 사연이다. 필자의 제자 중 이 사연을 소재로 7080 시니어들의 학습공동체와 사회적 기업가로의 성
‘혁신’ 하면 정조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갖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1776년 등극하자마자 각종 적폐와 기득권 세력 혁파를 위해 규장각을 제일 먼저 설치했기 때문이다. 정조는 당쟁의 혼란 속에 아버지 장헌세자를 잃고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주위엔 오랜 기간 권력의 단맛에 젖은 무리들뿐이었다. 이들은 갖은 계략으로 정조의 신변을 위협하고 회유와 유혹의 손길을 보내왔다. 특히 정사에 일일이 간섭하며 조정을 농단하는 내척과 외척 세력들의 기세는 도를 넘을 지경이었다. 정조는 이러한 혼란의 조정을 바로 세워야 한다는 절박함 속에 첫 번째 조치로 규장각이라는 혁신기구를 설치한 것이다. 사실 규장각은 왕실도서관에서 출발시켰다. 그리고 학술 및 정책 연구기관으로 역대의 도서들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학문의 중심기관 역할을 맡도록 했다. 그러나 설치 초기 정조의 더 큰 목적은 다른 데 있었다. 자신의 혁신정책을 뒷받침하는 핵심정치기관으로 키우려 한 게 그것이다. 그리고 실제 그렇게 추진했다. 정조가 이를 위해 제일 먼저 한 일은 인재 등용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것이다. 그러자 규장각에는 인재가 모여들었다. 정조는 이들 중 당파나 신분에 구애 없이 젊고 참신한 능력 있는 젊은 인
우리나라엔 육아휴직급여라는 제도가 있다. 육아휴직 개시일 기준 월 통상임금의 40%를 지원(상한액 월 100만원, 하한액 월 50만원)받을 수 있다. 그런데 현행 제도에 따르면 육아휴직급여 중 85%를 매월 받고 나머지 15%(통상임금의 6%)는 육아휴직 종료 후 직장에 복귀해 6개월 이상 계속 근무한 경우에만 일시불로 지급 받는다. 이 제도는 육아휴직자의 경제적 도움을 위해 마련된 제도다. 그런데 15%를 직장에 복귀한 후 합산 지급한다는 것은 애초의 취지와 안 맞는다. 복직 후보다는 육아휴직 기간에 더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제도도 있다. 미혼자가 아이를 출생했을 때 아이엄마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게 현행 제도다. 미혼부는 혼인외자 출생신고를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출산 후 아버지가 출생신고를 할 수밖에 없는 딱한 경우도 많다. 미혼 상태에서 아이를 낳고는 엄마가 집을 나가버려 행방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행규정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 경우 출생신고를 하지 못한다. 유전자검사 등을 통해 친자임이 확실할 경우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관련 법령의 개선이 절실히 필요한 부분이다. 이에 경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인천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는 바다 속에서 남·북한 해역을 자유롭게 오가는 점박이물범을 2014인천아시안게임 공식 마스코트로 지정한 바 있다. 점박이물범은 한 번도 다른 곳의 마스코트로 사용된 적이 없고 둥글둥글하고 귀엽게 생겨 캐릭터화하기 쉬웠을 것이다. 인천 아시안게임 공식 마스코트가 된 바라메(Barame), 비추온(Vichuon), 추므로(Chumuro) 등 점박이물범 삼남매는 백령도의 점박이물범을 모티브로 디자인되었다. 서해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은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대부분의 물범들은 북위 45도 이북의 북극권에서 생활하는 데 반해, 서해의 점박이물범은 1년 중 출산기를 제외하고는 북위 38도 이남인 백령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며 생활한다. 매년 11월쯤 북상하기 시작하여 보하이만(渤海灣)과 랴오둥만(遼東灣)의 차가운 얼음 위에서 새끼를 낳는다. 출산 직후 곧바로 교미를 한 뒤 4월쯤 다시 회유지인 백령도로 이동하여 여름을 난다. 새끼는 수유(授乳)가 끝날 때쯤 털갈이를 시작하며, 성장하면서 검은 반점이 생긴다. 그래서 점박이물범이 되었다. 점박이물범은 동그란 눈망울을 굴리며 경계하는
세상의 모든 관계가 다 그렇다. 하늘과 땅이 있듯이, 남편과 아내가 있듯이, 부모와 자식이 있듯이, 입술이 없다면 이는 반드시 시리게 된다. 밥 먹는데 입술이 없다고 상상해보라. 반드시 못 먹는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온전하게 먹을 수가 없다. 세상엔 있어야할 것은 반드시 다 있어야 한다고 어느 학자가 말한 바도 있지만, 꼭 나에게 도움이 되는 것만 있을 수는 없는 것이다. 이 세상에 다 잘난 사람만 있다고 생각해 보자. 또 다 못난 사람만 있다고 생각하면 어찌되는가. 못난 사람이 있고 못하는 사람이 있기에 잘난 사람이 드러나는 것이며 대접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七步詩(칠보시)는 너무도 유명하다. ‘콩을 태워 콩을 삶으니(煮豆燃豆箕), 콩은 솥 속에서 울고 있네(豆在釜中泣), 본래 한 뿌리에서 나왔건만(本是同根生), 어찌 이다지도 괴롭히는가(相煎何太急)’. 콩을 삶으면서 꽁 깍지로 불을 땐다는 말이다. 무심코 넘길 수 있는 구절이지만 콩을 통해서 한 몸에서 태어난 형제간의 시샘을 읽을 수가 있다. ‘내 옆에서 지켜주는 당신이 있어 내 인생은 정말 따뜻합니다’. /근당 梁澤東(한국서예박물관장)
4년 전인 지난 6·2 지방선거 당시의 일이다. 여주시장 선거에 나섰던 원경희 후보는 현 김춘석 시장에게 3천여표 차이로 아쉽게 패했다. 원경희 후보는 당시 패배의 쓰라린 상처를 뒤로 하고 당당히 무개차를 타고 시내 곳곳을 누비며 낙선사례를 했다. 당시 주민들은 “낙선한 후보가…”라며 안쓰러워했다. 낙선자들 대부분 의기소침 했지만, 그는 보란 듯이 낙선 인사를 하고 다녔다. 그는 “당락에 관계없이 꼭 인사를 드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고 말했다. 4년이 지난 지금, 원경희 당선자는 당선자의 신분으로 좀 쉴 만도 하지만, 여전히 유세차를 타고 시골 구석구석을 누비며 당선사례를 했다. 원 당선자의 부인인 주영숙 여사도 마찬가지. 지난 6일 시내 중앙시장에서 만난 주 여사는 나홀로 시민들에게 “감사합니다. 열심히 일하도록 내조 잘 하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했다. 주 여사는 점퍼차림에 운동화를 싣고, 보통 주부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시민들은 “설마 원 당선자 부인이겠어…” 했지만, 나중에 원 당선자의 부인이란 사실을 알고 “그 남편에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