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 쉬즈메디라는 여성전용 병원이 있다. 이 병원 이기호 원장을 비롯한 진료진 4명은 지난 15일과 18일 이틀간 평택~중국 위해를 왕복하는 선상에서 무료 진료를 펼쳤다. 진료 대상은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국제 소무역상인, 일명 ‘보따리 상인’들 가운데 여성들이다. 보따리상은 값비싼 한국산 공산품·전자제품·자동차부품·생필품·화장품 등을 중국으로 수출하고 상대적으로 값싼 농산물을 소량으로 들여온다. 한국으로서는 남는 장사다. 그래서 IMF 시기 김대중 정부에서는 정부차원에서 교육까지 시켜가며 보따리상을 육성한 적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들은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다. 국내 농산물 보호조치로 인해 휴대 면세 허용량을 50㎏으로 제한하자 중국도 이에 맞서 한국산 공산품 반입 규제를 강화했다. 이 결과, 믿어지지 않겠지만 현재 보따리상들의 월수입은 배삯을 제외하고 20만~30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배에서 내리면 곧바로 노숙자 신세가 되기 때문에 죽지 못해 배를 타고 있다. 그래서 이들은 스스로를 ‘배숙자’라고 부른다. 따라서 건강이상이 발견돼도 진료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특히 부인과진료도 해야 하는 여성 보따리상의 경우는 더하다. 쉬즈메디병원은…
그리스 신화의 유명한 이야기 중에 오늘날까지 인간에게 가장 밀접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프로메테우스의 불’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다. 세계의 많은 신화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불에 관한 이야기는 제우스가 인간에게 불을 훔쳐다 준 프로메테우스에게 독수리로 하여금 끝없는 벌을 내린 것처럼 아직까지도 우리 인간에게 행운과 불행의 씨앗으로서의 존재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있다. 산업혁명과 침묵의 봄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은 유럽 제국, 미국, 러시아 등지로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인류문명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20세기 후반에 이르러서는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및 라틴아메리카로 확산되면서 ‘불’로 시작된 인류의 생활양식을 농업중심사회에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로 귀결되는 산업사회로의 변화를 이끌며 위험을 가중시켰다. 인류 역사에서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성장의 이면에는 항상 그늘이 존재했다. 18세기 후반 영국으로부터 시작된 스모그 재해는 짧은 기간 동안 수천명의 사망자를 발생시킴으로써 화석연료를 통한 산업발전의 무모함에 대한 인류생존의 이상신호를 보냈다. 1962년에 출간된 레이첼 카슨 여사의 &lsqu
각 정당이 본선후보 확정을 위한 레이스에 돌입했다. 예선을 통과한 여주지역 3명의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여론조사 경선을 앞두고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새누리당 경기도당은 100% 여론조사를 통해 후보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공천 탈락자들의 무소속 출마가 러시를 이루고 있어 논란거리다. 1차 컷 오프에서 탈락한 4명의 후보 가운데 2명의 후보는 직접, 1명의 후보는 지인들의 입을 통해 무소속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억울하고 복장이 터질 법도 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 각 정당은 공천신청서류를 접수할 때 후보들로부터 ‘공천결과에 승복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는다. 구속력이 없기 때문에 예선 탈락자들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 그러나 정치공학적으로 봤을 때 무소속 출마를 강행할 때는 그만한 명분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이 내세우는 명분에 공감하는 시민들은 별로 없는 것 같다. 한 후보는 탈락결정에 ‘납득할 수 없다’며 반발했지만, 확인결과 그는 당 기여도에서 낙제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공천에 기대를 걸고 출사표를 던진 후보도 여성전략공천에서 배제되자, 경선에 끝까지 참여
중국 전국시대에 어떤 이가 늦게나마 귀여운 아들을 얻었다. 그를 잘 아는 늙은이 한 사람이 “제가 듣기에 자식에 대한 사랑은 그를 올바른 방법으로 가르쳐서 나쁜 길로 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알고 있다. 교만하고 사치스럽고 탐욕스럽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것은 스스로 나쁜 길로 가는 것인데(臣聞愛子 敎子以義方 弗納于邪 驕奢淫逸 所自邪也) 이 네 가지는 모두 지나친 총애와 지나친 풍요에서 오는 것”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러나 이 늙은이의 말을 듣지 않았다. 그는 죽고 그의 아이가 자라서 왕을 죽이고 군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듣고 재상 자리에 있던 한 사람이 ‘나는 덕으로 백성을 화합하게 한다는 말은 들었다. 비인도적인 일로 백성을 화합시키려는 것은 마치 엉킨 실을 풀려다가 오히려 더 엉키게 하는 것과 같다. 그는 무력만을 믿고 잔인한 짓을 하면서도 태연하지만 무력에 의지했다간 백성들이 등을 돌리고 가까운 자들마저 떨어져 나가게 된다(衆叛親離)’ 하였다. 정치인이 되려는 자들이나 사회의 지도자가 되려는 자들은 반드시 ‘사람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여지없이 등 돌리고…
최악의 여객선 사고로 기억될 ‘세월호’의 대참사가 일어난 지 여섯째 날이다. 선수만 드러낸 채 거꾸로 바다에 처박힌 선박은 이제는 수면위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저 안에는 믿기지 않지만 250여명의 17세 우리 아이들이 갇혀있거나 숨졌다. 물이 들어차는 선실에서 열일곱 살 딸이 엄마 전화기에 제 얼굴을 찍어 띄우며 말했다. ‘어떡해, 엄마 안녕. 사랑해.’ 아들은 엄마에게 문자를 보내 고백했다. ‘엄마, 말 못할까 봐 미리 보내놓는다. 사랑해.’ 2학년4반 아이들이 담임선생님과 나눈 대화방 문자도 ‘전부 사랑합니다.’로 끝났다. 질식하도록 밀려드는 두려움 속에서도 못다 한 말 ‘사랑’을 떠올렸다. 이렇게 고운 아이들을 차가운 바닷속 어둠에 있다니 다 내 딸, 내 아들 같아 가슴에서 울컥 뜨거운 것이 솟는다. 배를 탔던 단원고 2학년 325명 가운데 75명만이 구출됐다. 그런데 입원한 ‘세월호’ 76명의 환자 상태가 ‘중등도 이상’ 스트레스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선생님과 살아남은 학생들은…
예전에 없이 어수선하게 지나는 봄도 봄인지라 잠시 밖을 거닐다 보면 뒤죽박죽 꽃이 핀다. 초여름에나 피어야할 조팝꽃이 하얗게 늘어지고 돌 틈에는 제비꽃이 빼곡히 꽂아 놓은 것처럼 피어있다. 출입문 바로 앞에 민들레가 노란 얼굴을 내밀던 수요일, 온 국민을 슬픔으로 몰아넣는 사건이 발생했다. 몇 년 전에 본 영화 죠스의 한 장면이 정지 되어 있고 다급한 목소리와 자막이 지나갔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여객선 세월호의 참사는 며칠을 좌절과 분노와 애통함으로 우리를 몰고 갔다. 그 중에서도 수학여행을 가는 고등학생들 다수가 배 안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은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 그 자체였다. 갈팡질팡 하는 집계에 실망하고 무엇 하나 진행 되는 것이 없는 것 같은 구조 활동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일도 있었지만 승객을 버려두고 탈출한 승무원들의 태도를 두고는 천인공노(天人共怒)할 수밖에 없었다. 굳이 선원 수칙을 들먹이지 않아도 어떻게 그렇게까지 무책임하게 행동할 수 있는지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선장으로서의 사명감은 물론이요 칠십이면 어린 학생들의 할아버지다. 본인의 목숨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손자 손녀 같은 어린 학생들이 두려움에 떨고 있는 선실을…
그간 정가를 뜨겁게 달구었던 기초지자체 공천 문제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철회 결정과 함께 원점으로 회귀하였다. 여당과 야당 공히 지난 대선 때 내걸었던 공약을 폐기하는 것을 지켜보는 국민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어이가 없고, 허탈한 나머지 분노마저 인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후보의 정당공천 폐지는 1995년 지방자치제를 전면적으로 도입하여 20년 운용하면서 나타난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반성적 성찰에서 도출된 여야 모두의 공약이었다. 그간 중앙정치와는 사실상 무관한 지방자치가 소속정당의 진영논리를 판박이로 옮겨와 이전투구를 벌이는 정치 과잉현상을 너무도 많이 보아왔다. 단체장과 기초의회의 다수당이 여야로 나뉜 경우 예산안은 물론이고 조례 개정 하나에도 지루한 정쟁을 일삼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정당별 정책의 차이가 없을 순 없지만, 그보다는 여야의 패거리 정치에 동조하고 앞장서지 않으면 지구당이나 국회의원의 눈 밖에 나서 다음번 선거에서 공천을 확보할 수 없다는 보신책이 그 배경임을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위한 장치로서의 지방자치제도가 그 순기능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비용과 부작용을 초래한 배경에 이 공천제도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번
어떠한 논리와 설명으로도 불가능한 ‘놀라운 일’이 일어난 것을 우리는 기적(奇蹟)이라 부른다. 영어로는 미러클(miracle)이며, 라틴어 미라쿠룸(miraculm)에서 유래됐다. 이 말의 본 뜻은 ‘미소를 짓게 하는 멋진 일’이라고 한다. 종교학에선 기적을 자연법에 반하는 물리적 사건으로 정의하고 있다. 또 통계학에서는 설명되지 않은 극단점이라 규정하고 있다. 이런 기적은 종교적 의미가 강하다. 경험적 자연법칙이나 과학법칙으로 설명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독교 신앙과 기적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성서에도 수많은 기적이 나온다. 그 중 첫째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이다. 기독교인들에겐 믿음의 중심인 이 기적은 기독교를 있게하는 근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기적은 기적을 믿는 사람에게만 일어난다고 한다. 성서에 나오는 여러가지 기적에서도 알 수 있듯 추호의 의심도 없는, ‘일어날 것’이라는 믿음의 세계에 푹 빠져야 기적을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성서 속 기적 중에는 배를 타고 가다가 풍랑을 만나 바다에 빠진 ‘요나’가 큰 고기 뱃속에서 되살아난 내용도 있다. 누가 만든 기도문인지…
대한민국은 지금 패닉 상태다. 침몰된 세월호 앞에 세월이 멈춰 있는 듯 하다. 초기 대응이 늦었느니, 일어나서는 안 될 후진적인 인재(人災)라느니 아무리 떠들어봐야 소용이 없다. 실종자 가족들은 오직 단 한 명이라도 구조하는 것이 목표일 뿐이다. 어제도 정부는 세월호 여객선의 탑승자 숫자를 정정 발표했다. 이번이 여섯 번째다. 탑승객 숫자마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우리다. 결국 모든 것을 답답해 하던 민간인 구조대가 사비로 장비를 챙겨 물 속에 뛰어들었지만 바다의 사정이 녹록지 않다. 텔레비전에 눈 귀를 곧추세워도 온통 오보 투성이다. 가족들의 분노의 메아리는 높아만 간다.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듯한 느낌이이다. 바닷 속에 잠긴 세월호는 대한민국의 총체적인 난맥상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 기본을 잊고 사는 우리가 아닌지 자괴감이 든다. 누구 하나 제대로 된 지침도 없고, 우왕좌왕하고 허둥지둥대는 정부다. 470여 명의 승객들이 수장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자기만 살겠다고 탈출한 선장의 모습이 곧 우리의 모습이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참사로 10여 명의 아까운 대학생들이 목숨을 잃은 지 두 달여 만이다. 그러나 현실을 탓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다. 실종자들이
지난해 4월 경기도는 대한노인회 경기도연합회, 농협중앙회 경기지역본부와 ‘카네이션 하우스’ 사업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카네이션 하우스는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해 마을회관이나 경로당 등을 리모델링한 공동생활주택이다. 이곳에는 생활시설과 작업장이 마련돼 있다. 카네이션 하우스가 들어선 곳은 안양시 만안구 안양9동 공부방,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 이천시 율면 고당3리, 구리시 교문동, 가평군 북면 백둔리, 연천군 청산면 초성2리 등 6곳이다. 도의 예산과 행정, 노인회의 서비스연계, 농협의 사업비와 일자리가 지원되고 있다. 카네이션 하우스는 노인자살예방과 노인의 응급상황 발생 시 초동대처 등 노인문제 해결을 위해 설치됐다. 최근 홀몸 노인들의 수가 늘어나면서 각종 사회문제로 대두되자 도가 대책으로 내놓은 시범 사업 중 하나다. 도 관계자에 따르면 홀몸노인들로부터 호응도가 높다고 한다. 특히 안양에 위치한 카네이션하우스의 경우 매일 웃음과 활기가 넘쳐난다고 한다. 쇼핑백 만들기 등 소일도 하고 용돈 벌이도 할 수 있단다. 비슷한 처지의 노인들과 함께 생활을 하다 보니 어느새 모두가 한 가족이 됐다고 한다. 보통 직장인들은 60세 정도에 정년을 맞는다. 그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