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장관에 대한 검찰의 인권 말살 수사 속에 진행된 지난 21대 총선이었다. 압승 결과에도 불구하고 개혁은커녕 이를 수행했어야 할 민주당은 2년 후 치러진 올해 대선에서 정권을 야당에 넘겨주었고, 참담한 지선 성적표마저 받았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지난 2년의 몰락을 성찰하기보다는 곧 있을 전당대회의 당권 싸움으로 여전히 소란스럽다. 한편, 대표적 진보 정당으로 여겨졌던 정의당은 궤멸이라 부를 정도의 초라한 성적과 함께 정당 존립 위기마저 거론될 정도로 그 존재감은 사라졌다. 하지만 각 당의 선거 패인 분석은 국민 눈에서는 너무도 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엉뚱한 원인을 거론한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추진해서, 정의당이 조국사태 때문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민주당이 21대 총선의 높은 지지 이후 신속한 개혁 완수에 이어 국민 눈높이 정책을 실시했고, 대선을 맞이해 보기 좋은 경선을 치렀어도 정권이 교체 되었을까? 지난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개혁 열망에 부응은커녕, 당 강령에 개혁이란 단어가 있는 정당으로서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검찰, 언론, 재벌 개혁 등 그 무엇 하나 제대로 개혁을 이루지 못했다. 21대 총선부터 무너진 정의당이 대표적 정책
연일 추락하는 새 정부의 국정지지도를 보면서 쉬운 길을 나두고 어려운 길, 그것도 가서는 안 되는 길을 택하여 고생을 하고 있구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다. 지지도 추락의 원인은 각자 여러 관점에서 볼 수 있지만 여기서는 남북관계만을 가지고 논하고자 한다. 북한에 끌려 다니다 핵문제 등 남북문제를 망쳤다는 생각으로 탈북자 북송 등을 정쟁화하여 지지를 얻겠다고 기대했다면 이는 큰 착각이라 생각한다. 우리 국민들은 이제 과거 북풍공작 같은 일에 휩쓸릴 정도은 아니며 나름 균형감각을 갖는 안보관을 갖고 있다. 그런 수준 있는 우리 국민이기에 이번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가능했다고 확신한다. 관점에 따라 첩보 등 당시 상황을 얼마든지 다르게 볼 수 있는 것이 작금의 상황인데, 지금의 최우선 과제인 경제문제는 제쳐두고, 남의 탓을 통한 자신의 정체성, 가치를 높이려는 꾀를 부림을 우리 국민들은 직시하며 비판하고 있음이 현재의 윤정부 지지율 하락의 근본 원인이다. 문재인 정부의 5년 대북정책을 자세히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북한에 끌려 다녀서가 아니라 미국에 끌려 다니다 대북정책에 실패했다고 보는 것이 정확한 분석일 것이다. 2017년 선거에 승리한 후 문재인 정부는 끊임없이 북
21대 후반기 국회가 50여일의 긴 식물국회를 끝내고 대정부질문을 시작으로 본격 가동됐다. 국내외 대형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많은 국민들은 그동안 허송세월한 시간을 압축해 입법부 본연의 임무를 다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바람과는 달리 여야 정치권을 보면 제사보다는 젯밥에 쏠려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바로 2024년 총선 공천권과 관련한 차기 당권 경쟁이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 반이재명 구도로 흘러가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8월 28일)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국민들이 더 주목하고 우려하는 곳은 집권여당인 국민의당이다. 정상적인 일정대로라면 내년 6월에 당 대표가 선출돼야 하지만 이준석 대표가 6개월의 당원권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으면서 당 지도체제의 불확실성이 파장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당 내부가 이대표 대 비(非) 이대표로 갈라지는 것은 물론 차기 당권 주자 사이에서 대표 선출 문제를 둘러싸고 이견이 분출하고, ‘윤핵관’ 안에서도 갈등이 노출되고 있다. 민주당은 다음달이면 지도체제가 어떤식으로든 결론이 난다. 반면에 여당은 전당대회 시기나 선출 방식 등이 안개속으로 빠져들며 내부 분화가 가속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다 당원
진정되는듯한 코로나가 다시금 확산일로를 걷고 있다. 1주일 사이에 두 배로 뛴다는 더블링이 이어져 전문가들은 8월에는 30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코로나의 재확산은 이미 세계적 현상이 되어 각국은 모두 비상이 걸렸다.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인 오미크론(BA.5)에 이어 더욱 강력하다는 켄타우로스(BA.2.75)까지 거듭되는 변이의 발생으로 도무지 끝이 보이질 않는다. 서구의 학자들은 코로나 팬데믹 사태를 종결시키는 방안으로 4가지 정도의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첫째가 가장 소외받는 사회적 약자부터 배려해야 한다는 존 롤스의 정의론적 관점이고 둘째는 최대 다수가 혜택을 봐야 하므로 먼저 완쾌가 빠른 젊은 층에 집중해서 방역과 치료를 해야 한다는 공리주의적 관점. 셋째는 개인의 생명까지도 자유이므로 국가의 간섭을 최소화한다는 로버트 노직의 자유방임주의. 그리고 마지막으로 모두가 더불어 함께 살아야 한다는 마이클 샌델의 공동체주의가 그것이다. 정답은 단연코 4번째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미국이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고 세계 최다의 확진자국가가 된 것은 전적으로 자유방임주의적 마인드와 정책 덕분이었다. 한국은 지난달 말 블룸버그에서 선정한 코로나19
세상은 늘 한 번에 망가지지 않는다. 서서히 붕괴한다. 그건 마치 박찬욱의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주인공 형사 해준(박해일)이 서래라는 이름의 조선족 여인(탕웨이) 때문에 붕괴하는 것과 같다. 붕괴는 물리적인 파괴보다 해준처럼 참담함이라는 정서적 공습으로 다가선다. 붕괴는 간조(干潮)가 끝나고 밀물이 차오를 때 마냥 서서히 스며든다. 지금 우리 사회가 딱 그렇다. 예컨대 1. 이전 정부 때까지 정권의 핵심 공간이었던 청와대를 지금의 정부는 베르사유 궁전처럼 바꿔 관광 장소로 활용하겠다고 한다. 이미 그곳을 버린 자들이지만 공적인 공간을 자기들 멋대로 바꾸겠다고 하는 것이 일단 이해가 가지 않는다. 적어도 공청회 같은 것, 여론을 모으는 척 같은 것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 좋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게 누구 발상이고 누구 아이디어인지, 생각한다는 것이 기껏 베르사유라니, 그 상상력에 코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물론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전은 18세기 후반 프랑스 왕정 시대의 가장 화려했던 면면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고 그래서 사람들의 발걸음이 아직 이어지고 있지만, 그건 이 공간이야말로 이중의 역사적 가치를 동시에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대일배상 요구, 그 시작과 역전 1947년 8월, 남조선 과도정부는 “대일배상요구 조건 조사위원회”를 조직한다. 미국이 주도하는 대일(對日) 강화조약(講和條約) 샌프란시스코 회의에 이 문제를 정식 제기하기 위한 준비과정이었다. 조사위원회는 해방 당시 일본이 다급하게 남발한 조선 은행권 45억원의 발행보증으로 남긴 공채보상과 반출한 금괴반환 등을 요구하면서 민간피해에 대한 내용도 다음과 같이 그 피해목록을 정리했다. 항목당 자세한 내용이 있으나 일단 제목만 거론해보겠다. 이는 당시 조선은행 업무차장이었고 훗날 한일교섭 과정에서 재산청구 위원회 대표가 된 이상덕의 노력에 의한 것이었다. “(1) 약탈에 의한 손해 (2) 강제동원된 전쟁의 결과로 받은 손해 (3) 학대 강탈에 의한 손해”로서 이는 일본의 식민지 지배와 전쟁피해를 목록화한 것이었다. 그리고 이 요구의 논리는 “징벌적 보복조처로서의 부과가 아니라 희생과 피해 회복을 위한 공정한 권리의 이성적 의무 이행”이었다. 이보다 앞서 1945년 11월, 미국의 트루만 대통령은 대일배상사절단 단장 폴리(Edwin E. Pauley)를 동경에 파견했고 그 다음 해인 1946년 남한에도 보내 상황진단을 지시했다. 이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운영이 중지됐던 도내 곳곳의 공원 물놀이장이 무더운 여름을 맞아 일제히 재개장했다. 그동안 집에 갇혀 지내던 어린이와 부모들의 크게 기뻐하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물놀이장에서 무더위를 해소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역마다 다르긴 하지만 물놀이장에는 워터스프레이, 뭐터 슬라이드, 워터드롭·미끄럼틀, 유아풀 등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놀이시설을 갖췄다. 따라서 멀리 있는 해수욕장이나 워터파크를 가지 않아도 집 근처에서 산책하다가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경기내도에는 수원시를 비롯, 고양·용인·평택·안양·이천시 등 많은 도시에서 물놀이장을 운영하고 있다. 수원시의 경우 공원 내 물놀이장을 2013년 처음 5곳에 설치했는데 시민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일월·샘내공원(장안구), 권선·마중·매화·고래의모험어린이·산들어린이공원(권선구), 숙지공원(팔달구), 매여울·고래등어린이·물봉선어린이·방죽공원(영통구) 등 12곳으로 늘어났다. 시는 올해 무더위가 시작되자 물놀이 시설들을 개장했다. 도시공원 내 분수 32곳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바닥에서 물이 솟아 나오는 바닥분수는 물놀이장 만큼 인기가 높다. 어린이들이 분출하는 물줄기 속으로 들어가 뛰어…
지난 4월, 지방에 위치한 어느 채석장에서 벌어진 일이다. 당시 채석장에는 암벽에 구멍을 뚫어서 암석을 채굴하는 천공작업이 한창 진행 중에 있었다. 천공 작업을 진행하던 천공기 운전원은 잠시 천공 작업을 멈추고 조작하던 천공기에서 내려 뚫고 있던 구멍을 확인하고 있었다. 당시 천공작업이 진행되던 암벽의 경사는 61도에서 65도 정도 되는 급경사였다. 운전원이 구멍 깊이를 관찰하고 있던 사이에, 천공 작업으로 인해 발생한 진동의 작용으로 큰 돌이 암벽의 급경사를 타고 굴렀다. 낙석은 그대로 운전원을 덮쳐 버렸다. 운전원은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원칙대로라면 작업 시작 전 경사면에 부석(절리 등에 의하여 자연적으로 혹은 가벼운 충격에도 쉽게 떨어지려고 하는 암석) 유무와 상태 등을 점검하고 작업을 실시 했어야 했다. 특히 해당 천공 작업의 경우 천공 당시에 엄청난 충격파와 진동이 발생하기 때문에 부석이 분리돼 낙하할 위험이 높았다. 그렇기에 부석 및 부석의 균열발생 여부 탐색과 부석 제거 작업은 사전에 이루어져야 했으나, 해당 채석장에서는 그렇게 하지를 않았다. 또한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사전조사 및 작업계획서의 미비 그리고 관리감독 소홀도